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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의 심리학 - 숨겨진 욕망을 자극하는 치명적인 유혹
크레이그 네켄 지음, 오혜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에 중독되어 고통을 당하고 있다.
'중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것은 '알코올 중독'과 '마약 중독'이 아닐까 싶다. 그 두 가지는 너무나 강력한 중독으로 우리 가정과 인생을 다른 중독들보다 쉽게 그리고 빠르게 파멸시킨다. 그보다 아래에 있는 중독이 있다면 '게임 중독', '쇼핑 중독' 등이 아닐까? 이것들은 앞에 중독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역시 심하면 만만치 않은 악영향을 끼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중독의 정의이다. 사전에서는 중독을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정의한다.
'생체가 음식물이나 약물의 독성에 의하여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일.'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
'어떤 사상이나 사물에 젖어 버려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
이 책에서는 중독을 어떻게 정의할까? 그것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책의 구성을 알아보겠다.
이 책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중독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중독의 원인을 간략히 말한다. 2부에서는 중독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그것이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그로 말미암아 삶이 어떠한 변화를 겪게 되는지 3단계로 알아본다. 3부에서는 중독의 회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 설망한다. 마지막 4부에서는 가정환경이 한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쳐서 중독자로 만드는지 이야기 한다. 그러면 이제 이 책에서 말하는 중독이 무엇인지 보겠다.
이 책에서는 중독을 이렇게 말한다.
"인력으로 어쩔 수 없이 변화되는 행복감을 통제하려는 시도...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서 보자면 행복에 대한 갈망을 통제하고 충족시키려는 노력이다."(17p)
"중독은 물질이나 행동과 맺는 비정상적인 관계이다."(32p)
그리고 중독은 정서적 논리에 근거한다고 말한다.
"중독은 중독자가 친밀함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물질이나 행동과 맺는 정서적인 관계이다."(29p)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식, 쇼핑, 술과 같은 것들과 단순히 편의에 따라 관계를 맺는다. 그 대상과 그런관계를 맺으며 정서적인 유대를 느끼거나 친밀하다고 착각하지 않는다.(31p) 그것들을 단순히 이용하고, 가볍게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중독자는 이러한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정서적이고 친밀한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한다.(31p) 이것이 중독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중독에 빠질까? 사람들은 지원, 보살핌, 안내, 사랑, 정서적, 정적인 성장을 위해 '가족과 친구', '보다 높은 영적 존재', '자아', '공동체' 등에 의존한다.(51~53p) 그런데 이 네 부류의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면 다른 관계에 의지하고, 그럴 때 중독이 개입된다고 한다.(53p)
이 책은 중독에 대해 아주 쉽게 설명한다. 그것이 왜 발생하고, 어떻게 진행되며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말이다. 여느 심리학 서적처럼 혹은 전문 서적처럼 딱딱하지 않다. 내용과 단어가 복잡하고, 어렵지도 않다. 쭉쭉 훑으며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이해가 쉽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바가 만고불편의 진리는 아니고, 전부가 아니겠지만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중독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하다. 중독의 개관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때문에 중독에 대해 간단히 살펴 볼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반면 중독에 대해 더 깊이 알기 원하는 이들에게는 많이 부족 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중독은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파괴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자신과 관계된 사람의 인생까지 파괴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중독이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다. 중독의 선을 어디까지 긋냐에 따라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가벼운 중독은 인생에 활력소가 되고, 부스터(booster), 즉 보조 추진 장치가 된다. 앞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역시 중독은 중독이다. 일 중독 등과 같이 처음엔 좋아보이는 중독일지라도 중독은 결국 가장 먼저 자신을 파괴하는 독약이 된다.
중독은 아편이다. 좋지 않은 것인 줄 알면서도 한 번 손을 대면 끊기 힘든 아편 말이다. 처음에는 인생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지만 결국에는 인생의 전부가 되어 버리는 아편. 인생을 송두리 채 앗아가는 그것 말이다. 그렇기에 아예 처음부터 막는 것이 좋다. 그것의 자각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차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게임 중독, 인터넷 중독 등과 같이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접근 했지만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그것에 깊이 빠져 한시라도 멀리하면 참을 수 없는 답답함과 괴로움을 느끼는, 벗어나려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중독 상태에 처하게 될 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