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를 읽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굳이 거슬러 올라가면 셜록 홈즈까지 거슬러 올라가긴 한다. 


워밍업 느낌으로 이다혜의 '아무튼, 스릴러'를 읽었다. 내가 읽은 스릴러 작품들은 셜록 홈즈, 애거사 크리스티와 최근 스릴러 몇 권 정도였다. 그것도 원서 읽는 재미를 들여 읽게 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고 진지하게 파고든 것은 아니고 몇몇 작가의 책만 공항에서 읽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다혜는 스릴러를 읽다 보면 아무리 거듭되는 반전이라도 물리게 마련이고 예상 가능하게 마련이므로 범죄 다큐 등 진짜 이야기로 옮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그것이 픽션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도 너무 무서울 것 같고 그 충격에서 헤어나오기 쉽지 않을 것 같아 접근하기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사실 간단히 스릴러의 역사를 훑은 이유는 이다혜의 '코넌 도일'을 읽기 위해서였다. 


나는 이다혜처럼 어릴 때부터 셜록홈즈 시리즈에 빠지진 않았고 다만 황금가지에서 나온 셜록 홈즈를 심심풀이로 즐겨 읽었던 기억은 있다. 드라마 셜록이 한창 인기였을 때도 셜록에 빠지진 않았었지만 반복되는 스릴러의 패턴도 차차 지루해질 무렵 다시 셜록이나 애거사 크리스티로 돌아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고 그런 차에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니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연말연시지만 여느 연말연시와는 다른 집콕을 해야하는 이 때 역시 연휴에는 스릴러고 코넌 도일의 발자취를 더듬는 형식의 이 책은 우리에게 여행의 기쁨도 선사해 준다. 맞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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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에세이가 범람하는 시대. 에세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다보니 어느 순간 더이상 에세이가 읽히지 않는 시기가 왔다. 이런..에세이의 숲..에 너무 깊이 들어가서 길을 잃었던 것일까. 관심가는 에세이를 산처럼 쌓아놓고(이건 내 오랜 타향살이 내내 가졌던 꿈이었다.)도 잘 읽어내지 못하게 되자 이게 뭔가 싶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읽히는 빛나는 책들이 있었으니..바로 이 책들..공통점은 바로 시인들의 에세이라는 점이다. 역시 시인이라 그런지 에세이도 결이 달라도 한참 달랐다.



이 두 시인은 서로 알고 있는 것 같던데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김민정 시인은 도발적이고 도전적이고 솔직하고 자칭 싸가지 없는 (이런 거친 평가 죄송) 산문시 스타일같고 박연준 시인은-나는 그인지 그녀인지도 몰랐다-책 표지 사진의 비누같다. 연한 분홍빛에 투명한 듯 빛나는 듯 금방 녹아버릴 듯 연해 보이지만 내부에 단단함이 있는 스타일이었다. 김민정의 솔직함에 박연준의 섬세하면서도 개성있는 관점이 마음에 들었다. 


에세이의 숲이 있다. 그 속에 여러 마리의 닭들이 있다. 숲보다는 닭들이 눈에 띄지만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학이겠지. 숲에 닭과 학이 있다는 것이 참 어설퍼 보이는 비유지만 내 느낌은 그렇다. 실력자들은 어떻게든 눈에 띄는 법이겠지.


이런 저런 일들을 처리하느라 정신없던 와중에 내게로 와준 이 책들이 참으로 고맙다. 특히 모월모일의 책 표지가 마음에 들었는데 역시나 구본창 작가의 사진이었다. 작풍과 정말 잘 어울리는 표지인 것 같다. 요즘 책들은 참으로 예쁘기도 하다.  내용은 물론이고..

모든 인간은 자라서 노인이 된다...


결국 우리는 사라질 것이다. 영원한 것은 없으니까. 영원이란 ‘아득하고 쓸쓸하게 사라지는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수많은 노인들은 ‘아직‘죽지 않은 사람들이 아니라, ‘벌써‘ 세상을 많이 살아온 사람들이다. 늙는 것은 오래되어가는 것이다. 오래된 것은 귀한 것이고.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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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사랑도 일단 한잔 마시고 - 음주욕 먼슬리에세이 3
권용득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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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득을 모르지만 이 책이 대단히 ‘용득적인‘ 책이라고는 말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재밌다. 낄낄거리다 보면 어느새 완독!! 이로써 먼슬리에세이 5권을 다 읽었다. 먼슬리에세이 신간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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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떠나보내는 딸들의 이야기. 둘째딸 정아가 메인 캐릭터라 할 수 있겠다. 남자친구와 사별하고 엄마와도 일년여의 길고 긴 여정 끝에 사별한다. 오래 알아왔고 도움을 받아왔던 고호민과도 사귀어보지만 결국 헤어지고 그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지만 그녀는 무사할까. 


그래도 아직은 딸의 입장에 이입이 되어 작품을 읽었지만 '엄마'의 입장에 이입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 놀란다. 


정말 사람은 모두 자신의 명이 있는 것일까. 어느 누구도 바꿀 수 없는. 


어렵게 홀로 자매들을 키워온 엄마이지만 자매들과 서로 그리 살갑지도 않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나름 살뜰히 엄마를 챙기는 자매들을 보면서 그 모습이 너무 리얼해 후반부에서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수술 후 엄마가 깨어나지 않을까봐 큰 소리로 번갈아 엄마를 애타게 부르는 딸들이라니. 


이 책을 읽고 나니 '산 사람은 살아야지' 라는 말이 제일 잔인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어떻게 살아야할까. 어떻게 살아질까.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꾸역꾸역 산다는 느낌 없이 말이다. 어려운 일이다. '정아'의 건투를 빈다. '정아'는 언젠가는 홀로 남겨질 우리 모두이기에.


++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남아야 하니, 정아에게 이 책을 선물한다. 맑고 밝게 살아야한다. 어차피 살아야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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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아무튼' 시리즈가 아니다. '수영장의 냄새'를 통해 알게 된 박윤선의 작품이다. 


소위 강남키드로 자라 서울대 미대를 나왔지만 '한국이 싫어서' 한국을 떠나 프랑스로 가 프랑스에 살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림은 동글동글하고 귀엽기도 해서 그림만 보면 맑고 밝은 만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그의 작풍은 매우 어둡고 어둡고 어둡다. 이 세상에 아이를 밀어낼 필요가 굳이 있느냐고 말하는 저자는 '누구 좋으라고 애를 낳아' 정도의 강렬함은 없지만 그에 못지 않게 세상에 대한 희망이나 인간에 대한 믿음이 없다. 늘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고 누구나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둡고 음습하고 우울한 이야기들. 그는 행복할까. 그곳에서?


+ 함께 빌려온 '개인간의 모험'은 읽지 않기로 했다. 친구는 '개인간의 모험을 나는 '아무튼 프랑스~'를 읽고 좋으면 서로 바꿔서 읽고 책에 대해 이야기 해 볼 생각이었지만 친구도 '개인간의~'을 읽고 기분이 나빠졌다고 한다.  이 작가는 뭔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매우 차갑고 어떤 면에서 잔인한 것 같기도 하다. evil, provoking, dark, pessimistic, gloomy, weird, grotesque, strange 등등의 단어들로 이 느낌을 표현해보고 싶지만 딱 들어맞는 것은 없다. 나는 evil이 가장 가까운 것 같고 친구는 dark가 가장 가깝다고 했다. 하지만 그냥 어둡다고 하기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 뭔가 더 기분나쁜. 특이하다. 


++그래픽 노블이 많은 서구에서는 이런 류의 만화들이 많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생소한 느낌이다. 한국에서도 (아니 프랑스구나) 이런 작품이 나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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