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방콕 - 방콕은 또 한 번 이겼고, 우리는 방콕에 간다 아무튼 시리즈 11
김병운 지음 / 제철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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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에 랜선여행보다는 아무튼 방콕으로 독서여행을 떠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방콕은 아무튼 시리즈의 한 권으로 자리잡을 만큼 상징적인 곳이다. 어서 코로나가 종식되어서 방콕땅을 디딜 그 날을 상상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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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고르겠는가? 양극단의 책 중에서. 하나는 먹을 것의 최대치 플렉스를 보여주고 다른 하나는 단 하나뿐인 지구를 위해 의미있게 우리의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당신이라면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나는 무엇을 선택할까? 


맛집을 가 본 적이 없다. '힘들 때 먹는 자가 일류'의 저자 손기은은 곱창구이를 뒤늦게 먹어보았다고 아쉬워했지만 나는 아직도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전혀 억울하지 않다. 그냥 고기맛 아닐까? 그렇다고 채식주의를 실천하고 있지도 않다. '우리가 날씨다'의 저자 조너선 사프란 포어처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보통 이 두 양극단의 어디 중간쯤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 포어는 말한다. '아침 식사로 지구 구하기' 즉 적어도 아침, 점심만이라도 고기를 멀리한 식사를 하자고. '아무튼 비건'의 저자 김한민은 그렇게 하면 어영부영 다시 원래의 식사로 돌아간다고 채식주의를 실천하고자 한다면 단번에 무 자르듯 확 해버려야 한다고 한다. 요조처럼 일년에 하루 날잡아서 곱창을 먹는 사람은 비건이 아니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육식을 일년에 한 번 하는 사람과 매일 하는 사람은 다르지 않을까. 평생 쌓아온 지식습관을 단번에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래서 포어의 제안이 더 와닿는 것일 수 있다. 음식 플렉스도, 철저한 금욕주의같은 채식주의도 보통 사람들에게는 거리가 있어 보이고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 아침, 점심부터 실천하자는 포어의 솔직한 제안이 더 실현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먹을 것이라면 물불을 안 가리고 쫒아가는 것이나 먹을 때마다 동물들의 얼굴을 떠올리고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나 다 아닌 것 같고 그냥 최소한 내 건강을 위해서 소식하고, 최대한 붉은 고기를 적게 먹고, 최대한 환경에 해가 되지 않도록 -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예를 들면 운전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일회용품을 멀리하고 장바구니를 활용하고-행동해 나가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지구를 위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이 아닐까 싶다. 


'지구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지구는 하나뿐이다.' 라는 문구는 많이 들어봤다. 하지만 인간은 실제로 지금 지구가 4개 정도 있는 것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환경 파괴로 인한 문제는 생각보다 더 심각하고 특유의 악순환을 일으켜 우리의 예상보다 더 빨리 우리의 삶을 와해시키고 있다. 과거에 읽었던 공상과학소설에나 나왔던 알약으로 식사를 대체하는 생활이 생각보다 우리 곁에 빨리 온 것인지 모른다. 채식주의자들이 관심을 갖는 베지 버거를 보면 이것이 그 알약의 초기 형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뭔가 원래 식재료와는 점점 멀어지는 먹거리라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유발 하라리는 우리가 홀로코스트를 평가하는 것과 같이 우리가 후대의  평가를 받을 만한 것이 바로 '비인간적 공장형 동물 사육'이라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 음식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에는 눈을 딱 감고 김한민의 말 대로 세 치 혀의 감각만을 쫒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미각은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 감각이라 우리는 '추억의 맛'을 잊지 못하고 사무치기도 하기 때문에 단순히 '세 치 혀'라고 치부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생산하는 사람, 유통하는 사람, 소비하는 사람이 뚝뚝 끊어진 현 시점에서 음식을 먹을 때마다 최소 그것의 기원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이 정말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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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읽게 되었다. 출간된지 언 십년 남짓이 흘렀고, 속편도 나왔다. 빛나는 67쇄를 읽었다. 가독성이 좋다길래 청소년용 소설은 잘 안 읽는 편인데 읽게 되었다. 서평을 훑어보니 '시간의 양면성'이라는 말이 나오길래 도대체 그건 뭔가 싶어 그 답을 찾기 위해 읽었다. 다 읽고 보니 '시간의 양면성'은 하나도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크로노스니 카이로스니, 물리적 시간이니 심리적 시간이니 그런 말들은 평론가들이나 즐길 말들이고, 청소년들에게는 이 책을 멀리하라는 경고처럼 들릴 뿐이다.


나에게는 가독성이 좋지 않았고 반전이 있다던데 반전이 반전처럼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 이유는 지난 십여년간 우리의 청소년용 소설이 발전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김선영 작가를 필두로 많은 작가들이 노력한 성과가 최근작에 나타났다고 본다. 


최근 읽은 

'유원'이나

'천 개의 파랑'이 만 배는 더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그런데 속편이 궁금하긴 하다. 성장하는 청소년들이 어찌 살아내는지를 지켜보는 것은 언제나 옳다. 소설에서나 실제에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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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좋아해서 이국생활 때 커피먹는 양만 늘었었다. 한 잔에서 두 잔으로, 두 잔에서 세 잔으로. 쇼트는 톨로, 톨은 벤티로 먹어야 먹은 것 같았다. 그러다가 역시 탈이 났다. 진한 콜드브루와 밀가루 음식을 즐겨 먹으며 이국 생활의 스트레스를 달래던 차에 걸린 위궤양 덕분에 커피를 못 먹게 되었다. 통증 때문에. 그러다가 조금 나아졌다 싶으면 다시 마시고 마시다 보면 또 많이 먹게 되고 그러다가 다시 위궤양이 재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하지만 이제 그 악순환도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커피를 포기해야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팍 왔다. 아예 끊지 않으면 영원이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함이 온몸으로 느껴지던 차에 발견한 이 책.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될 바에야 그냥 커피 지식이나 쌓아야지 하고 읽은 책이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었다. 커피 지식은 덤이고 이 책의 주된 골자는 '열정'이었다. 


'천 개의 파랑'에서 휴머노이드 '콜리'가 말했었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생명체는 눈이 빛나고 몸이 떨린다고. 그 떨림을 위해 콜리는 자신을 두 번이나 희생했었다. 바로 그 떨림을 시종일관 느낄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특히나 코로나로 50일간 과테말라에서 머물게 되면서 유배 아닌 유배 생활을 하는 대목이 마음에 들었다. 역시나 유배에는 공부만이 살 길인지 저자도 밀린 스페인어 공부도 하고 휴식 아닌 휴식을 취하게 된다. 늘 들르는 까페와 성당을 오가며. 저자에게는 나름 곤혹스러운 시간이었겠지만 그것마저도 의미있게 보내는(것처럼 보였다. 적어도 내게는) 서필훈 커피리브레 대표가 멋졌다. 


커피를 좋아하면 생기는 일이 이런 파란만장한 인생이라면..물론 위궤양보다는 낫겠지만 아무나 감당할 수 있는 인생은 아닌 듯 하다. 그릇이 아주 커야 할 것 같다. 열정을 갖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삶의 끝판을 보여준 저자 서필훈. 멋진 인생, 멋진 분이다. 그의 열정이 계속 꽃필 수 있기를. 왠지 커피 산지의 현지인들이 걱정된다. 그들이 무사하기를. 경제적 타격이 크지 않기를 바래본다. 역시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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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튜버 김겨울을 역시나 책으로 만났다. 내가 그렇다. 김겨울 말로는 유튜브를 보는 자와 안 보는 자로 나뉜다고 했는데, 그렇게 따지자면 나는 어디에 속할까. 안 보는 것은 아니지만 즐겨 보지 않는다? 거의 보지 않는다? 하지만 책을 왜 굳이 영상으로 소개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북튜버 김겨울 본인도 하는 생각이었다. 책 이야기를 라디오로, 티비로, 팟캐스트로, 유튜브로 하는데 나는 그냥 책은 책으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그렇다. 


그래도 김겨울이 궁금해 이 책을 끝까지 읽었다. 그의 혹은 그를 선호하는 사람들의 감성이 궁금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겨울서점에 들러서 영상을 봐야할 텐데 그렇게 까지 하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딴짓하면서 유튜브를 틀어놓는다는데 나는 그것조차 쉽지 않다. 그렇다고 초집중을 하게 되면 김겨울도 언급했던 것처럼 자막 3초면 되는 내용을 3분 이상을 들여 봐야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물론 겨울서점은 안 그렇겠지만 말이다. (그냥 내가 영상이랑 안 친한 시대착오적인 사람이라 그런 것이겠지.)


최종 소감을 말하자면 책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좋았다. 책 표지, 띠지, 책갈피, 다트 등 책의 물성에 관련된 것들도 새로웠다. 놀라운 점은 한국인들이 쓴 책은 많이 읽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일찍이 조동일 박사가 불문학을 전공했다가 국문학으로 방향을 전환하기도 한 역사가 있는데 요즘 세대들은 글로벌 세대라 그런 장벽이 느껴지지 않는가 보다. 선호하는 문학이 남미나 유럽 쪽이라니. 가장 이국적인 것을 선호하나보다. 나도 현대 미국문학을 즐겨 읽고 그들의 문학이 읽으면서 우리보다 몇 수 위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지만 한국 문학을 접할 때 뭔가 착착 몸에 감긴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 느낌 때문에 나는 한국 문학에서 손을 떼지 못 한다. 그가 언급한 좋아하는 작가 리스트를 보고 좀 더 다양한 한국 작가들을 만났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 밑천이 다 드러나는 것 같아 감히 좋아하는 작가들을 언급하는 것을 대부분 주저하는데 그것을 공개하는 용기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북튜버도 하고 책도 만들고 글도 쓰고 여기 저기 콜라보도 하고, 라디오 진행도 했고, 싱어송 라이터이기도 하고. 왠지 그의 모습이 요즘 우리 젊은이의 초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느 하나를 직업으로 삼지 않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며 살아가는. 독서의 기쁨을 영상으로 알리는 북튜버가 또 책을 써서 인상적이었다. 


+ '불을 키다'라는 표현이 두 군데 있었다. 하지만 불은 '켜는' 것이 아닌가. 2쇄를 찍게 돼 기쁘다는 대목이 나오던데 내가 읽은 책은 무려 5쇄였는데. 

++ 내지 디자인을 이야기할 때, 숲 출판사 시리즈와 서광사 번역본을 비교하는 대목이 있는데 그 서광사가 바로 시공사 판으로 변신하는 대목도 있었다. 서광사면 서광사고, 시공사면 시공사이지 그게 섞이는 건 뭔가. 5쇄인데 수정이 안 된 것인가, 내가 오독을 한 것인가 어리둥절했다. (참고로 29쪽이었다.) 물론 이런 것은 중요하지 않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다만 옥의 티로서 조금 아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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