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olutionary Road (Mass Market Paperback)
리처드 예이츠 지음 / Vintage Books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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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헤밍웨이, 피츠제럴드와 함께 20세기 3대 미국작가에 든다는 예이츠의 첫 작품. 기대가 컸던지 그다지 흥미진진하지는 않았다. 진부한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어하지만 그럴 수 없는 부부 이야기이니 무척이나 우울했다.

이른 결혼, 기대하지 않던 아이들,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는 남편 프랭크와 아이를 낳기 전 시절을 그리워하고 주부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에 우울해하는 에이프릴. 겉으로는 교외의 멋진 집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족으로 보이지만 이들 부부는 맨날 싸우고 비슷한 조건의 이웃들도 지리멸렬한 삶을 살아간다. 일상으로부터의 탈출과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그들은 무계획적으로 파리행을 결심하지만 결국 에이프릴의 세번째 임신으로 그들의 허황된 꿈은 좌절되고 주부로서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 레이첼은 자살하고 만다. 
 
제목은 그들의 집 앞 길 이름인데 그들의 권태로운 삶과 불륜, 자살로 마감되는 그와 그녀의 삶을 생각해 볼때 엄청나게 반어적이다. 우리 인생에서 뭔가를 획기적으로 바꿀 혁명적 길은 없다는 것인가.

미국 중산층의 대화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읽기 괴로웠다. 그들의 무의미한 대화들이라니..아내는 끊임없이 말을 하고 남편은 보청기를 꺼놓고 지내는 프랭크 부부 옆집 사람들이 참으로 상징적이었다.

주제는 멋지나 읽어나가기에는 너무나 아픈 소설이었다. 언제나 진실은 아파야 하는 것일까. 

맘에 드는 문장 Hard work is the best medicine yet devised for all the ills of man and of w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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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Paperback, 영국판) - and Two Other Stories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 Penguin Books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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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읽고 싶어서 읽었는데, 의외로 늙게 태어나 점점 젊어져 나중에는 뱃속의 아기가 된다는 발상만 새로울 뿐이지 별다른 재미는 없는 듯하다. 태어나자마자 할아버지랑 죽이 맞고 나중에는 아버지랑 죽이 맞는 모습이 가장 압권이었고, 나중에는 아들보다 젊어질 때는 벤자민 버튼이 불쌍해 지기도 했다. 피츠제럴드는 어떻게 그런 상상을 했을까.

나머지 이야기들도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다. 흥청망청 노는 젊은이들이 나오고 니그로라는 말도 그대로 나오고..그 시대에는 그랬겠지. 항상 피츠제럴드의 소설을 읽으면 재즈시대 젊은이들의 무력감이 사무쳐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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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ok Thief (Paperback) - 『책도둑』 원서
마커스 주삭 지음 / Alfred A. Knopf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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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의 책. 잘 쓰여진 청소년 소설이 웬만한 성인 소설보다 훨씬 더 멋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 작품은 1939년에서 1943년 전쟁이 한창이었던 독일을 배경으로 하는, 힘겨운 시절을 책읽기로 버텨낸 소녀 리젤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을 그냥 유별나게 책을 좋아하는 소녀의 이야기로만 생각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13세 소녀의 눈에 비친, 전쟁으로 미쳐가는 세상의 모습도 정말 치밀하게 잘 나타나있고 소녀의 섬세한 감성도 살아있다.

양아버지 한스와의 정, 남자친구 루디와의 우정, 양아버지가 지하실에 2년간이나 숨겨준 유태인 맥스와의 우정 등등 참으로 감동적인 장면이 많다. 공교롭게도 '더 리더'와 시대적 배경이 같은데 '더 리더'에서는 배움의 기회가 없었던 평범한 독일 여성이 생계를 위해 기계적으로 나치에 협력하게 되는 상황을 그려 가해자도 결국 피해자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면, 이 작품은 양아버지 한스를 통해서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페인트공에 불과한 독일 시민도 끝까지 양심을 지켜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한스는 자신이 많이 배우지 못해 글읽기를 잘 못하면서도 정말 자상하게 리젤에게 글을 가르쳐준다. 죽은 동생 꿈을 꾸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그녀를 위해 항상 밤에 아코디언을 연주해 주고 함께 책을 읽고 친아버지보다도 더한 사랑을 베푼다.)

주인공 리젤과 책과의 인연은 남다른데, 양부모집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남동생이 죽고 난 이후에 책을 훔치는 것부터 시작해서 폭격을 피해 방공호에서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 원수지간이었던 옆집 여자에게 귀한 커피 레이션을 받고 책을 읽어주는 일, 유태인 맥스가 만들어준 책, 양어머니의 세탁일로 알게된 시장 부인과의 인연 등등. 결국 그녀는 밤에 혼자 지하실에서 글을 쓰고 있다가 갑작스러운 폭격에도 유일하게 살아남게 된다. 양부모의 죽음 이후에는 시장 부인의 도움을 받고. 결국 책과의 인연으로 어려운 시간을 견디고 목숨까지 건질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 그녀는 책을 증오한다. 책이 없었다면 전쟁도 히틀러도 없었을 것이라고 한 말이 의미심장하다.

역사의 소용돌이 앞에서 한 인간은 얼마나 무기력한 존재인가 하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우리의 근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 생각이 드는데 2차 대전 때의 독일도 엄청났다. 전쟁없는 시대에 사는 것은 큰 행운이라는 사실은 진부하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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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ader (Paperback, Media Tie In) - Vintage International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Janeway, Carol Brown 옮김 / Vintage Books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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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것저것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는 책. 다 읽고 얼마나 머리속이 복잡해지던지.

첫 챕터는 36세 Hanna와 15세 소년의 사랑이 주로 묘사되므로 매우 에로틱하고, 두번째 챕터는 독일 전범 처리 재판 과정이 주로 묘사되어 다소 평범한 편이고, 셋째 챕터는 반전에 반전이 계속된다. '나'의 심리묘사가 매우 집요하다. 15세 소년의 완숙한 여성에 대한 사랑의 감정, 8년 후 우연히 법정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그녀에 대해 속속들이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어가는 과정 중에 느끼는 감정 등등.

20년이라는 나이차이를 무시하고, 서로에 대해서 거의 알지 못한채 육체적 사랑만을 나누는 그들의 관계는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만든다. 육체적 사랑이라고는 하지만 한나에 대한 '나'의 사랑은 거의 평생이라고 할 정도로 지속된다. 역사의 흐름 앞에서 한 인간은 얼마나 나약하고 역사의 격랑에 휩쓸리기 쉬운 존재인가하는 생각도 하게 만든다.

한나에게 문맹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였고, 왜 모든 걸 감수하며 숨기려고 했을까, 그녀의 '나'에 대한 감정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왜 그녀는 마지막 순간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걸까, 왜 그녀는 끝까지 도와주는 '나'에게 아무 말도 남기지 않은 걸까, 왜 그녀는 '나'를 끝까지 'kid'라고만 부른 걸까. 한나라는 여자의 자존심이 두드러진다. 한 남자의 인생을 완전히 유린한, 죽을 때까지 나름의 자존을 지킨 한나. 무시무시하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지만 어쩐지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이런 여자도 있어야지 싶다.

영화도 멋질 듯하다.

Illiteracy means depedence.
Whatever I had done or not done, whatever she had done or not to me-it was the path my life had taken.

한나의 잘못인가, 내 잘못인가를 평생 되뇌이며 내가 얻은 결론이다. 역시 인생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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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Starbucks Saved My Life: A Son of Privilege Learns to Live Like Everyone Else (Paperback)
마이클 게이츠 길 지음 / Gotham Books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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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부자집에서 태어나 아이비리그에서 교육을 받고, 유명한 광고회사에서 부회장 자리까지 오르며 잘 나가던 주인공이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쫓겨나고 바람을 피워서 아이를 낳고 이혼을 당해 전재산을 빼앗기게 되고, 자신의 머리에서 암세포가 자라고 있다는 걸 알게 되지만 자신은 커녕 새로 태어난 아이의 의료보험조차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몇 대 밖에 없는 멋진 피아노를 맨해튼 집에 드이기 위해 크레인을 동원해주던 부모밑에서 자라, 뉴욕시티 남서쪽으로는 가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살아온 그가 스타벅스 라떼 한 잔도 감당하기 어려워진 자신의 상황에 망연자실 하며 스타벅스에서 라떼를 먹다가 우연히 스타벅스 매니저에게서 취업권유를 받아 일하게 되면서 새 인생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 사람이라면 스타벅스가 아닌 어떤 직업이라도 올인하게 되었을 것 같은데 은근히 스타벅스가 얼마나 좋은 회사인가를 떠벌린다. 얼마나 위생적인지, 얼마나 최고의 커피맛을 내려고 노력하는지,  파트타이머에게도 얼마나 좋은 의료보험을 제공하는지 등등. 하지만 하루에 한 두번 정도만 10분 휴식이 있고, 점심시간은 30분 뿐이며, 레지스터를 잘 못하면 해고될 수 있으며, 매니저의 한 마디 한 마디에 해고될까 긴장하고,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화장실 청소부터 시작해서 아침에 상점열기, 야간에 상점닫기까지 해내야 한다는 것 등등이 더 기억에 남는다.

오히려 특권층이었던 사람이 흑인들과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의 일자리에 고용되어 일을 하면서 느끼는 자괴감과 그것을 극복해 내는 과정이 더 인상적이라고 할 만 하다. 주인공의 급전직하 인생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로 보아서는 굳이 스타벅스가 아니더라도 그의 인생을 바꾸어 주었을 것 같다. 생전 청소라는 걸 해보지 않던 사람이 변기청소를 기꺼이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어느 누가 그렇지 않을까. 그래서 부제가 더 마음에 든다. A son of Privilege Learns to Live Like Everyone Else!! 

커피얘기라도 좀 읽어볼까 싶어서 읽은 책인데 커피 얘기는 평범했다. 스타벅스에서 한 번 일해보고 싶다는 꿈도 산산 조각 나고.  할아버지 이야기라 그런지 불필요하게 여겨지는 과거 이야기가 좀 지루한 면이 없지 않지만 읽기는 쉽다. 

 마음에 드는 구절 

-Work is dignity.
-I had better spend more time sing and laughing, and less time crying about the p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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