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ader (Paperback, Media Tie In) - Vintage International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Janeway, Carol Brown 옮김 / Vintage Books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이것저것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는 책. 다 읽고 얼마나 머리속이 복잡해지던지.

첫 챕터는 36세 Hanna와 15세 소년의 사랑이 주로 묘사되므로 매우 에로틱하고, 두번째 챕터는 독일 전범 처리 재판 과정이 주로 묘사되어 다소 평범한 편이고, 셋째 챕터는 반전에 반전이 계속된다. '나'의 심리묘사가 매우 집요하다. 15세 소년의 완숙한 여성에 대한 사랑의 감정, 8년 후 우연히 법정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그녀에 대해 속속들이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어가는 과정 중에 느끼는 감정 등등.

20년이라는 나이차이를 무시하고, 서로에 대해서 거의 알지 못한채 육체적 사랑만을 나누는 그들의 관계는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만든다. 육체적 사랑이라고는 하지만 한나에 대한 '나'의 사랑은 거의 평생이라고 할 정도로 지속된다. 역사의 흐름 앞에서 한 인간은 얼마나 나약하고 역사의 격랑에 휩쓸리기 쉬운 존재인가하는 생각도 하게 만든다.

한나에게 문맹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였고, 왜 모든 걸 감수하며 숨기려고 했을까, 그녀의 '나'에 대한 감정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왜 그녀는 마지막 순간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걸까, 왜 그녀는 끝까지 도와주는 '나'에게 아무 말도 남기지 않은 걸까, 왜 그녀는 '나'를 끝까지 'kid'라고만 부른 걸까. 한나라는 여자의 자존심이 두드러진다. 한 남자의 인생을 완전히 유린한, 죽을 때까지 나름의 자존을 지킨 한나. 무시무시하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지만 어쩐지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이런 여자도 있어야지 싶다.

영화도 멋질 듯하다.

Illiteracy means depedence.
Whatever I had done or not done, whatever she had done or not to me-it was the path my life had taken.

한나의 잘못인가, 내 잘못인가를 평생 되뇌이며 내가 얻은 결론이다. 역시 인생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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