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이야기(The handmaid's tale)'는 여자들이 아이를 낳지 않아서 국가가 강제로 개입해 아이를 낳게 만드는 (그것도 매우 극단적인 방법으로)내용을 담고 있는 디스토피안 소설이다. 폭발적인 지구촌의 인구 증가가 인류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문제는 차치하고, 아이를 낳지 않으려하는 여성이 늘어날수록 개별 국가 차원에서는 골치아픈 일임은 각 나라가 속속들이 내놓고 있는 각종 출산장려 정책들을 보면 어느 정도 그 사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대세는 '혼자 살아도 괜찮아(Happy singlehood)'의 비혼이나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의 결혼은 했으나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사람들(Double Income No Kid-DINK)- 딩크족이다.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는 오지랖이 넘쳐나는 한국 사회에서 결혼은 했으나 아이는 낳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매우 궁금했다. 거의 이들은 내 눈에 전사로 비쳤다. 그 많은 오지랖들을 매일매일 어떻게 물리치고 사나 싶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상황에 놓여있는 여성들을 인터뷰해서 각자의 상황은 다 다르지만 그녀들이 어떻게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을 지켜나가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 '한국에서 아이 낳고 싶은 날이 올까?' 부분은 좀 아쉬웠지만. - 북유럽 어딘가에 정말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은 다양한 정책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고도 몽환적으로 이야기를 하지만 말그대로 그것은 한낱 환상에 불과하다. 이들은 헬조선을 외치고 있지만 서구 국가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그들의 기막히고도 교묘한 인종차별주의를 경험해 보지 못한 '우물 안 개구리'의 발언에 불과하다. 아무리 좋은 나라라도 그 나라는 우리 나라가 아니라 외국인을 철저히 차별하거나 소외시킬 가능성이 크다. 어느 정도의 삶의 질은 보장하나 그 이상으로 올라가기에는 어려움이 정말 많다. 또  미국은 출산에 그리 좋지 않은 한국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 안 좋은 점을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다. 예를 들어, 미국은(물론 이 책에서 미국을 출산에 이상적인 국가로 보지는 않고 있다. 미국은 선진국 중 거의 유일하게 출산율이 줄지 않고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특이한 통계를 가지고 있는 나라인데 알고 보면 대부분 이민자들의 다출산 덕분이다.) 출산휴가를 주는 곳이 거의 없어 아이를 낳자마자 업무에 복귀하는 엄마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영아를 마음놓고 맡길 수는 있지만 보육 비용이 어마어마하고(물론 소득수준에 비례하지만 극빈층이 아니면 아주 비싸다. 평균 1500불 정도), 고군분투 키워서 학비가 무료인 공립학교에 보내놓아도 학부모의 참여를 엄청나게 요구하고 비정기적으로 학교문을 닫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특히나 눈이 많이 오면 학교 문을 늦게 열거나 아예 닫아버려 미리 도우미를 구해놓을 시간을 주지 않는다(물론 스노우 데이에 아이들을 봐주는 곳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하루에 백불 정도. 경단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소위 고장난 기차-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를 타고 계속 달려야 하는데 거기에 적자까지 난다면 과연 이 불완전한 운행을 계속할 것인가에 대해서 쉽게 회의를 느끼고 자신의 경력을 포기하기 쉽다. ). 게다가 여름방학은 3개월이 넘고. 


이래저래 작금의 사정을 훑어보면 우리의 미래는 '시녀 이야기'에 나오는 그 상황으로 치달아 갈지 모른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성의 인권을 위해서는, 아무리 임신 출산 육아를 위한 정책을 내놓고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합심해서 엄마와 아이를 돕는다해도, "비출산"이 답이고, 거칠게 말해서 비출산을 선택할 거라면 '그럴 거면 결혼을 왜 했냐'라는 질문보다는 '언제 결혼할래, 결혼은 왜 안 하니?'와 같은 질문을 받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 비혼을 선택할 것 같다. 거기에 더해서 결혼한다는 것은 타인에 의해 자신의 인생 궤도를 수정당해도 좋다는 약속으로 볼 수 있기에 . 어쩌면 비혼의 길이 아이러니하게도 인류의 멸망을 막는 가장 빠른 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읽은 '혼자 살아도 괜찮아'는 부제 'The Rising Acceptance and Celebration of Solo Living'가 모든 것을 말해 준다. 비혼이 대세이니 그것을 받아들이고 즐기자는 이야기인데 가장 통쾌했던 점은 아이를 안 낳으면 말년에 외롭다느니, 아이가 있어야 결혼생활이 오래 간다느니 하는 고정관념이 얼마나 사실과 다른지 통계 결과를 통해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쉬웠던 대목도 많은데 예를 들면, 얼마나 비혼자들이 여러 언어폭력에 시달리는지를 낱낱이 드러낼 때 그 어조를 객관적으로 하지 못해 비혼주의자들의 넋두리처럼 들려 끝까지 읽어내려가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결혼해서 이혼하는 것보다는 그냥 쭉 비혼을 유지하는 것이 개인의 행복지수로 볼 때 더 바람직하다는 논리 또한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결혼할 때 아무도 이혼을 염두에 두고, 아니 이혼을 하기 위해서 결혼을 하는 것은 아니니까. 인간은 이혼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자 결혼을 감행하기 때문이다(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장 이상적인 경우로). 결과적으로 봤을 때 어리석은 일일지라도 그것을 감행하는 것이 바로 우리 불완전한 인간이므로. 하지만 비혼 유지보다 결혼 후 이혼의 후유증이 훨씬 크고 일생일대에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각종 통계 수치를 볼 때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만 들었다. 연애도 섹스도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어난다는데 그들이 맞게 가고 있는 건가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앞으로는 젊은 남녀 모두 애완동물이나 키우며 비혼생활을 하게 된다는데 어쩌면 그러한 삶이 가장 실패(?)의 위험이 적은 안온한 삶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결혼/출산과 딩크와 비혼 사이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하지만 이런 논란이 계속 된다는 것은 여성들이 이제서야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고, 자신들의 인권을 주장하기 시작했고, 스스로를 돌보고,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는 반증이라는 면에서는 적어도 긍정적이라 할 수 있겠다.  


+덧 

픽션이라는 틀을 쓰고 있지만 너무 리얼한 소설. 너무 빡빡하게 읽었으니 소설 좀 가볍게 읽어 볼까 하는 마음에 읽었지만..너무나 뼈있는 소설. 점점 영악해지고 있는 젊은 여성들이 예쁘다. 아름다운 시도다. 이렇게 살고 싶지만 차마 살고 있지 못하는, 그러면서도 한없이 공감하게 되는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82년생 김지영의 진보된 영 버전이랄까. 역사는 진보한다. 여성 인권의 역사도 진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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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oming: 비커밍 - 미셸 오바마 자서전 (Hardcover) - 『비커밍』 원서
Michelle Obama / Crown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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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의 전기 A life를 아주 지루하게 읽어서 이 책을 읽게 되기 까지 근  삼 년의 시간이 흐른 듯 하다. A life를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미셸은 블루 칼라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교육의 힘 하나만 믿고 미셸을 후원해 준 부모 슬하에서 잘 자라 성공해서 그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한 흑인 여성으로 느껴졌다. 너무 모범생 이미지랄까. 그래서 더 이 책을 읽는 데 주저되었다. 게다가 발간 이후 미국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 지금까지 리스트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기에 그런 분위기에 나까지 굳이 동참해야 하나 하는 오기도 한몫 했다. 오히려 버락 오바마의 팬이었던 나는 그의 자서전 두 권을 매우 감명깊게 읽었었다. 그래서인지 미셸이 이 책에서 버락 오바마가 첫 책 계약 날짜를 맞추지 못해 빚더미에 오르게 되어 결국 글을 쓰기 위해 신혼 때 혼자 발리 섬에 들어가 넉달 동안 책을 썼다는 말을 했을 때 더 흥미로웠다. 이런 가십성 멘트라니.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는 미셸의 어린 시절 이야기, 2부는 변호사가 되어 자신의 커리어를 쌓고 버락을 만나 결혼해서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버락이 정치에 뛰어들게 되고 버락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기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3부는 백악관에 머무른 8년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 


1부의 어린 시절은 전작을 읽어서 새롭지 않았지만 문체가 전작보다 더 자연스럽고 읽기 쉬웠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2부 becoming us 였던 것 같다. 정말 버락 오바마가 열일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부분.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는 말은 버락 오바마에게 하는 말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초봉이 일억이 넘는 보장된 길을 마다하고 가시밭길을 걸으며 큰 비전을 제시하는 버락과 와인 정기구독과 유럽차, 비싼 피트니스 멤버쉽이 보장되는,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을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는 시카고 한복판 고층 빌딩 투명창이 달린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지만 변호사라는 직업에 만족하지 못해 직업 노선을 변경하려는 고민을 하고 있던 미셸의 만남은 예고된 것이었을 수 있다. 그들은 변호사라는 직업과 시카고라는 접점이 있었고 백인 중심의 변호사 계에서 흑인 로스쿨 출신들이 극히 적은 상황에서 언젠가는 만나게 될 그들이었다. 고등학교 때 만나 평생을 해로해온 부모님 밑에서, 동네에 무수한 친척들에 둘러싸여 자랐던 미셸이 아프리카 출신 아버지와 캔자스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 양아버지, 백인 어머니와 함께 인도네시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교육을 위해 어머니와 헤어지고 하와이에 다시 돌아와 캔자스 출신 조부모님 슬하에서 자란, 그래서 당연히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버락을 설득해 결혼하는 과정이 상세히 나와있다. 인간적인 미셸의 면모가 가감없이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연봉의 절반 이상을 포기하고 보다 의미있는 일을 향해 나아가는 부부. 버락은 시카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버락이 시니어 렉처러가 되면서 시카고 대학 데이케어 비용을 절감하게 되어 가계에 큰 부담을 덜었다는 부분에서는 얼마나 그들이 가깝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얼마나 서민적인가. 미국의 비싼 데이케어 비용을 사회사업가와 상원의원의 낮은 소득으로는 감당하기 버거웠다는 이야기. 수려한 외모에, 빛나는 학벌, 늘 흑인최초가 붙는 그 무수한 타이틀에, 로스쿨 일년 차였을 때부터 무수한 로펌으로부터 잡 오퍼를 받았던 천재 오바마여도 그도 역시 가족을 위해 투잡, 쓰리잡을 뛰는 흙수저 가장이었었다고 말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아무리 자수성가한 그들이라지만 금수저들이 아니기에 학자금융자를 갚아야 했다. 버락도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그제서야 학자금 융자를 다 갚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여기에 드라마틱하다고 말하기에는 정말 부족한, 정치를 싫어하던 미셸을 전국 투어 길에 오르게 만들고 결국은 버락이 극적으로 대통령에 당선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은 웬만한 영화보다 더 스펙터클하다. 


3부는 백악관 영부인 시절 자신이 펼쳤던 여러 사업에 대한 이야기(주로 마이너리티, 아이들, 군인 가족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부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시점까지 묘사되어 있다. 정원을 가꾸어 아이들의 비만을 막고 자신이 자랐던 시카고 남부 - 이제는 수십명의 십대들이 한낮에 총에 맞아 죽는 - 의 아이들을 바른 길로 이끌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들이 나온다. 교육에 대한 힘을 믿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게 된 (남편의 정치적 활동을 지원하며 자신의 일을 하고 자녀들을 도맡아 키우던 미셸이 인스턴트 음식으로 저녁을 때우게 되면서 딸이 비만 경고를 받게 되었던 일) 미셸이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벌인 학교급식 개선 활동 등이 자세히 나와 있다. 


다 읽고 난 느낌은 오바마 부부는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것. 미국의 역사를 바꾼 사람들이라는 것. 외롭게 자란 버락을 미셸의 대가족 마인드로 품어 주어 그의 능력이 더 잘 펼쳐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이러한 그녀의 역할보다도 자신은 그냥 아이비 리그 출신 영부인 정도로만 묘사된다는 그녀의 언급이 와닿았다. 미셸도 공부를 많이 하고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온 사람인데 하루아침에 어떤 직업도 가질 수 없는 영부인이 되어서 황당하기도 했을 것이다. 여전히 미국은 여성 대통령을 만들어내지 못했기에 힐러리 클린턴도 그 벽을 깨뜨릴 수는 없었던 것일까. 


요즘 미국의 상황이 그들이 발전시켜온 미국 역사를 그 이전으로 되돌린 것 같아 서글프지만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나아가라고 외치는 이들 부부의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덧) 흑인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느라 다른 것에는 지식도 부족하고 관심도 없다. 그런 면에서 버락 오바마의 외교 정책은 비판을 많이 받는다. 특히나 동남아시아 정책에서는.  아는 바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 냉정한 평가다. 이것도 고정관념일 수 있지만, 흑인들은 미국에서도 자신의 마이너리티 테두리 안에 라티노들은 넣어주지만 동양인은 넣어주지 않는다.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는 사람들은 미국에서의 동양인인데 평등성을 외치는 흑인들의 모습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요즘이다. 그들이 말하는 평등은 누구를 위한 누구에 대한 평등일까. 


그녀의 성장은 계속 되고 있으니 앞으로 그녀의 활약을 더 기대해도 될까. 미국인들은 혹시나 기대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녀가 정치를 혐오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무언가가 그녀를 자극해 다시 정치로 되돌아 오기를 말이다. 


+ 프린스턴 대학 시절 자신만 흑인이고 여성이었던 경험을 이렇게 표현했다. 

1) Poppy seeds in a bowl of rice 파피 시드는 정말 까맣고 알갱이가 작아 크고 하얀 쌀과 대조적이다. 그럼 동양인은 뭘까. millet in a bowl of rice 쯤 될까. 하얀 밥 속의 노란 좁쌀. 색깔 뿐 아니라 곡물의 알갱이 크기까지 대조적이라 깔깔 웃었던 대목. 


2) a cork floating on the ocean of another place. 정말 적확한 표현이다. 


3) everyday drain of being a deep minority 이것도 공감 백배. 집에 오면 정말 하루 종일 애썼다는 마음이 가득. 


++버락의 정체성에 대한 묘사. his Afro-Kansan-Indonesian-Hawaiian-Chicagoan... 대단하다. 버락 오바마..이 와중에 그렇게 잘 성장했으니. 그것도 미국에서 말이다. 하지만 이런 정체성이 그를 만든 것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것이 아니라. 


+++a place for a black guy based in Chicago to try to define himself 맞다. 유색인종은 미국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야 한다. 온몸으로. 


They have to push back against the stereotypes that would get put on them, all the ways they'd be defined before they'd had a chance to define themselves. They'd need to fight the invisibility that comes with being poor, female, and of color. 그렇지 않으면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흑인은 모두 가난하고 못 배웠을 것이고 음악이나 체육에만 소질이 있다. 동양인은 돈이 많고 공부를 잘 한다는 등. 이런 고정관념에 맞으면 그냥 당연한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정말 존재감 제로가 되는 유색 인종의 현실. 고정관념에 맞아도 문제 안 맞아도 문제다. invisibility..정말 의도적으로 못 본 척 하는 사람도 많다. 


++++I grew up with a disabled dad in a too-small house with not much money in a starting-to-fall neighborhood, and I also grew up surrounded by love and music in a diverse city in a country where an education can take you far. I had nothing or I had everything. It depends on which way you want to tell it. 모든 것이 관점과 태도에서 나온다. 


+++++에필로그의 유명한 한 구절 

There's power in allowing yourself to be known and heard, in owning your unique story, in using your authentic voice. And there's grace in being willing to know and hear others. This, for me, is how we become. 


(덧2) 이제 넷플릭스 비커밍을 보러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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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nocent Wife (Mass Market Paperback, Original)
Amy Lloyd / Hanover Square Pr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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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있는 사형수를 사랑하게 되어 그와 결혼을 했는데 운 좋게도 남편의 누명이 풀려 남편과 자유롭게 살게 되었지만 결국 아내는 남편이 누명을 쓴 것이 아니라 원래 범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과연 그 아내는 어떻게 할까. 이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말콤 글래드웰은 그의 최신작에서 여러 가지 사례 -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 를 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전 여자친구를 죽이려 해서 여러 정황만으로 봤을 때는 꽤 중형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깊이 반성하는 자세를 높이 인정받아 금방 풀려나게 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애초에 본인이 죽이려 했던 그 전 여자친구를 살해했다는 사례이다. 만약 기계나 인공지능 뭐 이런 것들이 형을 내렸다면 그 전 여자친구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결국 초범이라거나 깊이 반성하는 태도 등이 재판관이나 배심원의 감정을 흔들어 살인을 막지 못했다는 것. 이 작품의 1/3은 이런 내용이다. 구체적인 증거 없이 소녀 살인범으로 몰려 사형까지 받게 된 데니스에게는 빛나는 그의 외모 덕에 많은 팬이 있고 팬들이 끈질기고도 다양한 방법으로 그의 무죄를 주장하던 와중에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어 무죄로 석방된다. 무죄 판결 전에 사만다와 결혼도 하게 되고. 만약 그가 누가 봐도 범죄자의 인상착의를 하고 있었더라면 이런 상황이 가능하기나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알투나, 뉴욕, 레드 리버로 배경이 세 번 바뀌는데 뉴욕 파트까지는 전형적인 미국의 모습들이 많이 나온다. 미디어의 힘이 얼마나 강력하고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모습들 말이다. 그래서인지 2/3 정도는 대체로 지루하고 평이하게 읽혔다.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으로. 하지만 모든 걸 알게 된 그 아내는 어떻게 행동했을까에 대한 호기심 하나 때문에 마지막 부분을 초집중해서 읽었는데 끝까지 실.망.이.었.다. 그래서 혹시 작가가 남자인가 재삼 확인해 보았다. 이 작품에 나온 여성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남성의 시선에서 쓰여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아내라는 제목이 붙은 책들이 많다. 파일럿의 아내, 시간 여행자의 아내, 헤밍웨이와 파리의 아내, 완벽한 아내, 더 굿 와이프, the zookeeper's wife 등등. 그 중 이 책이 제일 실망스러운 작품이 아닌가 싶다. 데니스를 끝까지 지원해준 캐리, 데니스의 제한된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와 편지를 주고받다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되고 끝까지 남편에게 끌려다니는 아내 사만다, 주체적이지 못하고 데니스의 말을 고분고분 잘 듣기만 하는 린지. 정상적이지 않은 남편의 애정을 갈구하고 끝까지 기다리고 그리 따스하지 못한 손길에도 기뻐하는 여성상은 도대체 어느 시대의 여성상인지 구태의연하기 이를 수 없다. 


미국의 모든 소설은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쓰여진다는 말처럼 이 작품도 읽는 내내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읽히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소설이든 영화든 보고나면 그리 썩 유쾌해지지 못하는 그런 작품이다. 물론 결국 누명과 오명은 벗겨지고 진실이 밝혀져 인과응보로 끝나는 결말이지만 그것이 항상 유쾌한 결말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다고 한다면 너무 앞서간 것일까. 마지막에 임신하게 된 사만다의 태도가 마음에 걸려서 그렇게 느낀 것인가. 용두사미라는 느낌을 떨칠 수 없고, 무죄 판결을 받게 된 남편이 진범이라는 것을 알게 된 아내의 태도가 상당히 진부하고, 부부 관계이지만 결코 평등한 관계에서 갖게 된 아이도 아니고 남편이 다시 무기 징역을 받게 되는 데도 의연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 등등 앞뒤가 맞지 않다거나 뭔가 설명이 누락된 부분이 많은 듯한 느낌이 든다. 갑자기 무죄의 결정적 증거가 나온 것도 석연치 않고  뭔가 그에 대한 내막이 나올 듯 하다가 그냥 없어져 버리기도 하고. 도대체 사만다는 여전사인가, 무대책인가, 애정결핍인가. 도대체 앞뒤를 잴 수 없는 특이한 여자 주인공 캐릭터인데 가장 놀라운 것은 이런 캐릭터를 여자 작가가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진취적인 여성상은 아니더라도 뭔가 innocent wife 라면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싶다. 하긴 innocent 라는 단어가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 참으로 오랜만에 소설을 읽고 분개했다. 오랜만이군. 


+ 빨리 기분전환할 다른 책을 찾아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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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mal People (Paperback) - '노멀 피플' 원작
샐리 루니 / Hogarth Pr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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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 루니의 데뷔작 '친구들과의 대화'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도 결국 그녀의 최근작을 훌루 시리즈로 볼까 책으로 볼까 고민하다가 책을 구매해 보게 되었다. 이것이 샐리 루니의 마력인가. 총평은 이 작품이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는 것. 분량도 더 짧고 가독성도 훨씬 좋다. 


그녀의 작품에는 늘 계층 문제가 나온다. 상위 계층에 대한 선망과 혐오, 속하고 싶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 미묘한 감정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다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메리엔과 코넬은 서로 사랑했던걸까. 끊어질 듯 끊어질 듯 하면서도 이어가는 그들의 관계를 지켜보면서 제인 오스틴 시대가 더 편했겠다 싶다. 그 시대에는 조건만 보면 되는데(제인 오스틴은 섭섭해하겠지만) 이 시대에는 조건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가도 극복할 수 없어 보이는 문제가 되기도 한다. 


사랑받고 자란 아이가 온전한 사랑을 하고 온전한 사랑을 줄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아이는 자라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극복이 가능하긴 한 걸까. 훌루로 봤다면 보고 싶지 않은 장면들을 많이 보게 되었을 것 같아 책을 읽은 것이 더 나은 선택인 듯 싶었다. 


메리엔의 자아는 너무 어둡다. 아니 샐리 루니의 등장 인물들은 하나같이 어둡다. 좀 더 밝을 수는 없는 것일까. 밀레니얼 세대는 정말 이렇게 불안하고 우울한 것인가. 새로운 '시대의 우울'의 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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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versations With Friends (Paperback, Reprint)
Sally Rooney / Hogarth Pr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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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 피플' 샘플과 '친구들과의 대화' 샘플을 읽고 '친구들과의 대화'를 읽기로 했다. 노멀 피플은 훌루에서 볼 수 있으니 이 책을 먼저 읽어봐야지 싶었나 보다. (아니면 이 책이 아주 조금 더 싸서? ㅠ) 그러나 다 읽고 보니 그것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는지 의문이 든다. 내가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은 이유는 솔직히 구매한 돈이 아까워서였으니까. 


저자 샐리 루니에 대한 찬사 문구인 스냅쳇 시대의 샐린저, 프레카리아트의 제인 오스틴, 더블린의 사강 중에서 그래도 가장 공감이 가는 것은 '스냅쳇 시대의 샐린저'다. 홀든이 이 시대에 여자로 태어난다면 매리엔 같았을까. 유감스럽게도 난 샐린저의 팬은 아니지만 말이다. 뭔가 젊음의 혼돈스러움을 두서없이?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샐린저도 과대평가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솔직한 내 느낌이니 샐리 루니도 과대 평가되었다고 느끼는 것일 게다. 


이 책을 구매하기 전에 아마존과 아이북스 사이트 리뷰를 훑어보았는데 아마존은 혹평 일색이었고 아이북스는 호평 일색이어서 판단이 어려웠다. 하지만 샐리 루니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 일단 읽게 되었는데, 데뷔작이라 그렇겠지만 아무래도 과대평가된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 내 최종 소감이다. 


유러피안들의 분방한 인간관계가 놀라울 뿐이었고 스토리는 별로 색다를 것이 없었다. 그런데도 이 소설이 평단의 극찬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끝까지 뭔가 기대를 품었었는데 결말도 마음에 안 들었다. 결말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젊은 여성의 자아 찾기라는 평은 어울리지 않는다. 자아 찾기가 꼭 성장이나 깨달음이어야 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노멀 피플'은 더 나으려나. 읽어야 하나 훌루를 봐야하나. 이도저도 다 시도하지 말아야 하나 잘 모르겠다. 암튼 정말 재미있는 로맨스 소설은 절.대. 아니었다. 많이 우울해지는 책이라 우선은 다른 작가의 작품으로 분위기 전환을 해야 할 듯하다. 나는 한 작가가 맘에 들면 모든 작품을 다 한꺼번에 읽어버리는 스타일이지만 또다시 샐리 루니 문체에 빠지기엔 문체가 너무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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