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멀 피플' 샘플과 '친구들과의 대화' 샘플을 읽고 '친구들과의 대화'를 읽기로 했다. 노멀 피플은 훌루에서 볼 수 있으니 이 책을 먼저 읽어봐야지 싶었나 보다. (아니면 이 책이 아주 조금 더 싸서? ㅠ) 그러나 다 읽고 보니 그것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는지 의문이 든다. 내가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은 이유는 솔직히 구매한 돈이 아까워서였으니까.
저자 샐리 루니에 대한 찬사 문구인 스냅쳇 시대의 샐린저, 프레카리아트의 제인 오스틴, 더블린의 사강 중에서 그래도 가장 공감이 가는 것은 '스냅쳇 시대의 샐린저'다. 홀든이 이 시대에 여자로 태어난다면 매리엔 같았을까. 유감스럽게도 난 샐린저의 팬은 아니지만 말이다. 뭔가 젊음의 혼돈스러움을 두서없이?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샐린저도 과대평가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솔직한 내 느낌이니 샐리 루니도 과대 평가되었다고 느끼는 것일 게다.
이 책을 구매하기 전에 아마존과 아이북스 사이트 리뷰를 훑어보았는데 아마존은 혹평 일색이었고 아이북스는 호평 일색이어서 판단이 어려웠다. 하지만 샐리 루니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 일단 읽게 되었는데, 데뷔작이라 그렇겠지만 아무래도 과대평가된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 내 최종 소감이다.
유러피안들의 분방한 인간관계가 놀라울 뿐이었고 스토리는 별로 색다를 것이 없었다. 그런데도 이 소설이 평단의 극찬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끝까지 뭔가 기대를 품었었는데 결말도 마음에 안 들었다. 결말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젊은 여성의 자아 찾기라는 평은 어울리지 않는다. 자아 찾기가 꼭 성장이나 깨달음이어야 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노멀 피플'은 더 나으려나. 읽어야 하나 훌루를 봐야하나. 이도저도 다 시도하지 말아야 하나 잘 모르겠다. 암튼 정말 재미있는 로맨스 소설은 절.대. 아니었다. 많이 우울해지는 책이라 우선은 다른 작가의 작품으로 분위기 전환을 해야 할 듯하다. 나는 한 작가가 맘에 들면 모든 작품을 다 한꺼번에 읽어버리는 스타일이지만 또다시 샐리 루니 문체에 빠지기엔 문체가 너무 어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