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매혹적이다. 기초대사량의 저하로 나이가 들수록 똑같이 먹어도 체중이 늘어나는 것이 정상인데 10kg을 빼고 그걸 유지하다니. 156.5cm 신장에 62.5kg의 몸무게를 갖고 있던 저자가 1-2년에 걸쳐 52.5kg의 목표했던 몸무게에 도달하고 그것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성공 비결을 담은 책. 더불어 다른 동료들도 체중 감량에 동참해 160cm정도의 키에 51,52kg 정도의 몸무게였던 동료들이 49kg대에 도달하게 되는 과정도 짧게 담겨있다. 이는 다이어트는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사례 제시로 보여주는 것. 과체중이 아니어도 좀 더 나은 옷맵시를 위해서 살을 빼고 싶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체중 감량 성공의 비결은 여럿이지만 우선은 대부분 자신이 주로 섭취하는 음식의 열량을 알고, 자신의 몸무게를 매일 측정하는 것, 그리고 자신이 먹은 음식들을 기록하고 그것을 되돌려 반성해 보는 것. 그리고 이것이 습관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을 실패없이 요요현상없이 저자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이 활동을 심리상담과 더불어 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음식을 먹는 여러 이유 중의 하나로 여겨지지만 사실 그 가장 주된 이유는 바로 우리의 심리 상태 라는 것, 그리고 사소한 습관이라는 점. 그리고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것. 우리처럼 밥을 주식으로 하는 일본인이라 우리와 비슷해 더 도움이 되는 점이 있다. 또, 체중 감량은 원하지만 단 것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체중 감량에 성공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마음과 습관을 읽고 돌아보며 바른 습관을 만들어나가는 것, 그런데 그것을 억지로 참으며 하지 않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해 나가는 것. 오래 해 나가는 것의 비결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예전에 읽던 책이 생각이 났다. 


바로 이 책. 최고도비만의 저자 록산 게이가 자신의 삶을 펼쳐 보인 책인데, 결국 그녀의 최고도비만도 심리적인 이유에서였다. 이상적인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기간에 자신의 욕구를 참는 일시적인 것으로는 요요현상으로 좀 더 늘어난 체중을 기록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억지로 참는 것이 아닌 자신의 마음을 알고 그것을 잘 다잡아 나가는 과정이 (매사에 중요하겠지만) 체중 감량과 유지에도 중요하다고 한다. 치명적인 비만으로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특히나 정신적으로 많은 괴로움을 겪고 있는 저자 록산 게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비법이다. 내 느낌에는 비록 그녀도 이미 이것을 알고 있지만 오히려 그것을 자학의 도구로 삼고 있다는 인상을 받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은 자신이 어떻게 최고도비만이 되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책이라 앞의 책과는 완전히 상반된 내용의 책일 수 있고, 그래서 오히려 이 책에 씌여진 내용을 정반대로 하면 체중 감량에 성공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결국 저자는 심리적 허기를 폭식으로 잊으려 했기 때문에 최고도 비만이 된다. 모든 다이어트를 다 시도했지만 심리적인 이유로 심각한 요요현상을 겪게 되고 비만의 정도는 점점 더 심해지기만 한다. 그리고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가 된다. 


매사에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며 고칠 점을 찾고 바르게 나아가는 것. 비단 이것이 체중 감량에만 적용되겠는가. 세상살이 모든 것에 적용될 수 있다는 느낌이다. 이런 내용을 만화와 적절히 배합하면서 다양한 형식으로 변주해서 들려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휘리릭 읽기에도 좋고 실제로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참 마음에 드는 실용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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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쓰여 있었다 - 어렸을 적이라는 말은 아직 쓰고 싶지 않아, 일기에는…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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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잃어도, 내게는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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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작가들의 주거니 받거니 글을 읽다보니 그들의 우정이 부러웠다. 물론 본인들은 손사래를 치며 그런 거 아니라고 하겠지만. (맞죠?) 40대였던 작가들이 2020년이 된 지금은 50의 문턱에 서 있겠지. 함께 여전히 티격태격 성숙해져가고 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드는 생각. 여자들은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 쓰면 안 되나. 그런 글들이 있나 생각해 보게 됐다. 40대 작가가 누가 있었나. 그럼 50대는. (왜 혈기 왕성하게 아니면 꾸준히 활동해오는 40,50대 여성 작가는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일까.) 30대는. 아무리 꼽아봐도 내가 아는 한 이렇게 주거니받거니 글을 쓴 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러다 아. 요조 임경선의 작품이 있구나 싶었다. 


이 책은 팟캐스트에서 홍보 이야기를 들었지만 왠지 별로 보고 싶지 않았었다. 하지만 김연수 김중혁 두 작가의 우정어린 티격태격을 보고 있노라니 샘이 나서 이 책은 여자로서 무조건 읽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사명감까지 생겨났다. 내 생각이 옳았는지 아닌지는 읽어봐야 알겠지만 괜시리 '대책없이 해피엔딩'을 읽다가 드는 독서 욕구. 








+ 김중혁의 공장 산책기 '메이드인 공장'은 아주 재미나게 읽었다. 씨네 21인가 한겨레인가 ESC 코너의 글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는데(잡지 제목은 긴가민가 해도 그 코너만큼은 기억이 난다. 맞아. 그런 코너가 있었지.) 김중혁 작가가 아이디어 기획도 했단다. 아이디어도 좋고, 그림도 그리고, 발상도 기발하고, 글도 쓰고. 책도 참 예쁘다. 중간중간 실린 만화도 곱고 아이디어도 좋다.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어디선가 그의 글에서 '펭귄뉴스' 데뷔작이 부끄럽다고 했는데 그래서 더 호기심이 일었다. 그럼 어디 한 번 그의 소설도 도전해 볼까. 뭐가 그리 부끄러울까. 







이렇게 이책저책 넘나드는 것 재미있다. 넘나드는 독서!!! 책 속에서 텀벙텀벙. 종횡무진. 어디든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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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구할 수 있는 한에서 김중혁의 책을 읽고 있다. 우선 검색을 해보니 그의 책들은 한결같이 표지가 알록달록하고 예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책의 그림도 본인이 그린 것이었다. 그림도 그리고 디자인도 하고 그래서 색깔에 그렇게 민감했구나 싶었다. 음악(

모든 게 노래)이나 영화(대책없이 해피엔딩)에도 지대한 관심이 있어 책도 냈고 무슨 공장 체험기 같은 책(메이드 인 공장

)도 냈더라. 세상에 이런 다재다능꾼이 있을 수가.


김중혁의 책을 몇 권 읽다보니 그의 유머코드가 익숙해져서인지 이 책이 유독 재미있어서인지 낄낄거린 대목이 꽤 되었다. 뭔가 촌철살인의 유머랄까. 


그의 글을 읽어보면 넘쳐나는 시간과 넘쳐나는 에너지와 넘쳐나는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독신남 느낌이 물씬났는데 알고보니 그는 이미 결혼을 했었다. 하지만 결혼을 했다는 언급 한 번, 아내 이야기 딱 한 번 (그것도 같이 형 가족들과 캠핑을 갔다 정도.) 뿐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남자 작가들(여자 작가들도 마찬가지겠지만)을 두 부류로 나누면 결혼을 해서 아내 이야기를 많이 하는 작가와 그렇지 않은 작가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하루키, 김영하, 장강명 등은 아내 이야기를 꽤 많이 하는 편이고 특히나 장강명은 아내 이야기로 책도 두 권이나 내고 뭔가 어느 정도 캐릭터가 완성되어 그의 소설 속 등장인물처럼 느껴지는 면이 있고, 하루키의 아내나 김영하의 아내는 늘 남편의 스케줄을 따라 세계 각지로 남편을 따라다니는 특성이 있어서 그녀들의 직업은 뭘까, 그녀들은 그녀들의 삶에 만족할까(왠지 끌려다니는 삶으로 보였다. 물론 그 선택들은 본인들의 자발적인 선택이었을 텐데도 말이다. 두 커플 다 아이가 없고 고양이를 키운다는 공통점도 있다. 소설가의 아내라면, 유명인의 아내라면 아내의 직업이 없으면 더 편리한 것인가 싶기도 하고 뭔가 왠지 아무 상관도 없는 내가 노심초사 하게 되는 면이 있었다.) 하는 궁금증이 지속적으로 일기도 했다. 각설하고 나는 후자 작가들을 더 선호한다는 것. 사생활 이야기가 안 나올 수는 없지만 사생활은 사생활로 남겨두는 작가가 더 멋있다. 그런 면에서 갑자기 최민석 작가가 아내와 교대해서 아이를 봐야하고 똥기저귀를 두 시간에 한 번씩 갈아야 한다는 이야기(외로움이 철철 넘치던 까도남 최민석은 어디에?)를 했을 때 웬 갑툭튀하면서 약간 실망감을 느낀 적이 있다. 그렇다면 나는 약간의 신비주의를 선호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보통 양이 많으면 깊이가 아쉽고, 깊이가 있으면 양이 적은 경우가 많은데 김중혁은 어디에도 적용이 안 되는 작가인 것 같다. 인내심이 재능이라는 말이 그에게도 적용이 되는 것 같다. 묵묵히 다작하는 작가. 질로도 양으로도 승부할 수 있는 작가. 그러고 보니 김중혁의 작품도 대부분 에세이를 읽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너무 에세이 편향인가. 어떤 사람들은 더이상 에세이를 읽지 못하게 되었다고도 하는데 나는 요즘 픽션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기가 더 어려워졌다. 꽉 짜인 허구의 세계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들어가도 그다지 재미가 없고 걸어 나오기도 힘이 든다. (하지만 빨려들게 만드는 책은 바로 빨려들어가준다. 그런 책을 만나기 쉽지 않아서 그렇지.)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기도 하다. 그냥 휘리릭 읽히는 책들이 편하다. 하지만 그 편함에 질려 또 꽉 짜인 뭔가를 찾아나서겠지만 지금은 그렇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이 계절에 술술 읽히는 에세이를 잔뜩 쌓아놓고 차를 마시는 시간들이 소중한 요즈음이다. 


+ 경북 김천 고향 친구 사이인 김중혁과 김연수의 주거니 받거니 에세이집. 서로가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웃겨서 읽게 되었다. 남자들의 우정. 티격태격. 공수레 공수거라고 칭찬하는 줄 알았는데 그냥 수레가 비어서 요란하다는 소리라는데 빵 터질 수 밖에. 두 사람의 폭소 베틀을 경험할 수 있다. 예전 씨네 21을 다시 읽는 느낌도 나고. 십여년 전 출간된 책들을 읽고 있노라니 다시 그 시간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나의 타임머신. 이런 글들이 나를 그 시대로 돌려보내준다. 위대하다. 그런 의미에서 Seize the mo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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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 책을 왜 이제서야 만났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시종일관 들었던 생각이다. 최민석과 피츠제럴드의 조합을 듣는 순간 반신반의했다. 재기발랄 최민석과 더 그레잇 개츠비라니. 최민석도 이 책에서 언급했지만 바로 그 하루키의 개츠비 사랑 때문에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 읽은 나로서는 이 책으로 개츠비와 최민석 모두에게 실망하는 일은 겪고 싶지 않았다. 


잠깐 개츠비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개츠비는 처음 읽을 때랑 두 번 읽을 때랑 세 번 읽을 때랑 달랐다. (모든 책이 그렇겠지만.) 세 번을 읽고 나니 개츠비가 얼마나 추웠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참 마음이 아팠었다. 왠지 이 기회에 집을 뒤져 개츠비를 한 번 더 읽어야 할 것 같다. 


이런 여러 궁리 끝에 읽게 된 최민석과 개츠비의 조합은 기대 이상으로 아주 좋았다. 위대한 개츠비에 대한 그의 해석과 미국 사회에 대한 그의 견해는 탁월하고 훌륭했다. 특히 미국 사회에 대한 그의 이해와 해석은 의외로 깊이가 있었다. 이국 생활을 많이 경험해 본 자의 능숙함이 단연 눈에 띈다. 


고흐처럼 사후에 더 유명해진 피츠제럴드의 궤적을 쫓으며 그의 작품과 그의 인생을 논하다니. 이렇게 멋질 수가. 그것도 최민석이. 감히 여기에 더 더할 것도 더 뺄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오래 간만에 책다운 책을 읽었구나 하는 감동을 느꼈다. 이게 실로 얼마만인가. 


논외로 괜히 그의 아내 젤다에게 더 관심이 갔다. 읽으려다 말았던 그녀의 작품들이 떠올랐다. 늘 그렇지만 그녀가 피츠제럴드와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조현병에 걸리지도 않고(조울증이라고도 했고,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성역할을 힘겨워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더 많은 집필 활동도 하고 꿈에 그리던 발레리나도 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옥의 티라고 할까. 책 맨 앞부분에 실려있는 지도인데 위치가 영 잘못되어 있다. 2 성마리아교회 묘지공원은 볼티모어에 있다는데 볼티모어는 메릴랜드 주에 있는데도 지도상에는 아칸소 즈음으로 되어있다. 3 핍스정신병동도 존스홉킨스 대학 병원에 있는데 이곳도 역시나 메릴랜드인데 지도에 표시된 곳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즈음 된다. (노스도 아니고!) 젤다가 앨라배마 출신이라서, 그들이 잠깐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살았으니까 그 근처로 뭔가를 표시하려 했었나 하는 생각도 잠깐 했지만 그것은 그들의 궤적을 따라가는 이 책의 여정에서 크나큰 오점이 아닐 수 없다. 이 지도를 보고 얼마나 실망했는지.  옥의 티가 옥만 했다. 


++ 안 팔릴 것이 너무나도 분명한 이런 책을 한 권도 아니고 시리즈로 기획한 아르테 출판사에 감사한다. 하도 가벼워 날아가 버릴 것만 같은 글들을 사로잡아 책으로 내야 백만부 이백만부를 찍을 수 있는 이 가벼운 세상에서 이렇게 묵직한 책을 꿋꿋이 내는 출판사가 있다니. 시리즈를 검색해 봤더니 모두 다 멋져서 소장각이다. 


+++ 소장각이라면서도 부랴부랴 헤밍웨이 편과 카뮈 편을 예약했다. 내 인생의 3대 작가를 모두 이 시리즈에서 만날 수 있다니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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