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작가들의 주거니 받거니 글을 읽다보니 그들의 우정이 부러웠다. 물론 본인들은 손사래를 치며 그런 거 아니라고 하겠지만. (맞죠?) 40대였던 작가들이 2020년이 된 지금은 50의 문턱에 서 있겠지. 함께 여전히 티격태격 성숙해져가고 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드는 생각. 여자들은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 쓰면 안 되나. 그런 글들이 있나 생각해 보게 됐다. 40대 작가가 누가 있었나. 그럼 50대는. (왜 혈기 왕성하게 아니면 꾸준히 활동해오는 40,50대 여성 작가는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일까.) 30대는. 아무리 꼽아봐도 내가 아는 한 이렇게 주거니받거니 글을 쓴 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러다 아. 요조 임경선의 작품이 있구나 싶었다.
이 책은 팟캐스트에서 홍보 이야기를 들었지만 왠지 별로 보고 싶지 않았었다. 하지만 김연수 김중혁 두 작가의 우정어린 티격태격을 보고 있노라니 샘이 나서 이 책은 여자로서 무조건 읽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사명감까지 생겨났다. 내 생각이 옳았는지 아닌지는 읽어봐야 알겠지만 괜시리 '대책없이 해피엔딩'을 읽다가 드는 독서 욕구.
+ 김중혁의 공장 산책기 '메이드인 공장'은 아주 재미나게 읽었다. 씨네 21인가 한겨레인가 ESC 코너의 글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는데(잡지 제목은 긴가민가 해도 그 코너만큼은 기억이 난다. 맞아. 그런 코너가 있었지.) 김중혁 작가가 아이디어 기획도 했단다. 아이디어도 좋고, 그림도 그리고, 발상도 기발하고, 글도 쓰고. 책도 참 예쁘다. 중간중간 실린 만화도 곱고 아이디어도 좋다.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어디선가 그의 글에서 '펭귄뉴스' 데뷔작이 부끄럽다고 했는데 그래서 더 호기심이 일었다. 그럼 어디 한 번 그의 소설도 도전해 볼까. 뭐가 그리 부끄러울까.
이렇게 이책저책 넘나드는 것 재미있다. 넘나드는 독서!!! 책 속에서 텀벙텀벙. 종횡무진. 어디든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