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파란, 나폴리‘의 소설 버전. 실제로 작가도 나폴리 3개월 체류가 수필과 소설로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 비교해 읽어보라고 권유하기도 한다. 수필과 소설 모두 분량이 짧고 깔끔하다. 가독성도 좋고. 작가는 영화에 파묻힌 지난 10년이 고생스러웠겠지만 이렇게 문학 작품에 그 고생스러움이 녹아나오는 것이 매우 성공적으로 느껴진다. 의무 소방 2년의 삶도 ‘급류‘에 녹아있듯이 말이다. 소설 이야기로 돌아오면. 미래에서 신호를 보내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하는 선택이란 어떤 선택일까. 늘 과거의 결정적 선택으로 되돌릴 수 없게 되어버린 내 삶을 혹은 내 삶의 잘못된 선택을 후회만 해봤지 내가 정말로 잘한 선택이 뭐였는지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깨닫게 되었다. 맛있는 나폴리건, 파란 나폴리건 어디든 무엇이든 이렇게 우상화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고 부러운 것이다.호흡이 짧고 빠른 새로운 소설 쓰기를 하는 작가를 만났는데 어느새 그의 작품 대부분을 읽어버렸다. 약간 아쉬운 느낌이 들기도. + 이제 도서관 대출 예약 중인 gv 빌런 고태경만 읽으면 되는데 예약을 기다리지 못하고 듣던 오디오북을 다 들어버릴 수도. ++ 위즈덤하우스 책이 참 예쁘다. 이 시리즈 제대로 뒤져봐야할 듯.
작가로 3개월간 나폴리에 머물며 그 소회를 풀어낸 작품. 워낙 예외적으로 선물처럼 제공된 시간이었기에 그런지 작가는 나폴리에서의 삶을 그리워한다. 제3의 고향이라고까지 한다. 여행자 모드로 살아간 3개월이어서 그렇겠지만 한편으로는 단 3개월만 살았음에도 그전에는 가지지 못했던 고향을 가졌다는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니 부럽기도 하다. 해외 체류 경험이 긴 나로서는 길든 짧든 해외체류기를 좋아한다. 제 3자의 시각에서 고국에서의 삶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경험이므로. ‘급류‘를 읽고 정대건 작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게 되었는데 이 수필집은 기대 이상의 수확이었다.
밀리의 서재에서 발견하고 한 번에 읽은 책. 믿고 보는 민음사의 ‘오늘의 한국 소설‘이니.쫄깃하게 휘리릭 읽히는 한국 소설을 오랜만에 만난 것 같다. 영화같은 서두가 인상적이고 호흡이 빠른 편이라 잘 읽힌다. 결말이 그래도 해피엔딩이라 다행이기도 하고. 정대건 작가에게 호기심이 생겨 그의 다른 작품을 찾아 읽어볼 생각이다.
서울편 사대문 안동네-내 고향 서울 이야기의외로 서울 천만 인구 중 서울 토박이는 많지 않다고 하는데 유홍준 작가가 서울 토박이인가보다. 토박이는 3대 이상이 그 지역에서 살아왔어야 한다던가. 그래서 그런지 서울 사대문 안동네에 얽힌 자신의 추억 이야기를 풀어놓은 듯 해 더 정감이 있으면서도 일면 부럽기도 하다. 이로써 읽는 순서는 뒤죽박죽이 됐지만 9-12권에 해당하는 서울편은 다 읽게 되었다. 이 독서의 영향으로 고궁박물관도 가보고 부러 창경궁도 가보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유행시켰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하지만 보아야 알게 되기 때문에 나는 일단 보고 그 중 관심가는 것들을 다시 가서 살펴보는 식으로 해 보았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재미있었다. 좋은 경험!!
도착하자마자 읽기 시작해서 쭈욱 다 읽었다. 기다리던 시간에 비해 읽는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웠다. 이 책에 우리 나라 근현대사가 압축되어 있는 것 같았고 우리 문화를 주름잡았던 1940년대 50년대 인물들이 하나둘 스러지는 것이 마음 아팠다. 이렇게 한 시대가 저무는구나. 마지막 부록 ‘나의 글쓰기‘는 유홍준 작가의 글쓰기 비법을 전수받는 것 같았다. 중요한 점을 잘 포착하신듯. 역시. 그의 어머니부터 가족, 결혼 등등 그의 인생 전반이 녹아있어 더 정감있고 푸근했다. 오래오래 건재하셔서 많은 유산을 더 물려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