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Children Archive (Hardcover)
발레리아 루이셀리 / Alfred a Knopf Inc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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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아 루이셀리의 최근 소설. 이 책은 시집, 지도 모음집, 사진집, 산문집, 소설집 다 될 수 있다. 정말 복잡 미묘하게 모든 장르들이 얽혀 있고 얼마나 작가가 많은 생각을 해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독자 입장에서는 주제와 서술 방식에서 너무나 많은 생각들이 엉켜있다고 느끼긴 하지만. 


화자는 딸을 하나 데리고 아들을 하나 데리고 온 남자와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 둘은 같은 일을 하다가 만났다. 남편은 다큐멘테리언, 아내는 다큐멘테리스트. 그들은 이 세상의 모든 소리들을 찾아가 녹음해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남편은 서사에 관심이 더 많고 아내는 세상사에 관심이 더 많다. 이들 부부는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일로 아이들을 데리고 뉴욕에서 아리조나까지 로드 트립을 떠난다. 남편은 아파치의 고향을 찾아서 아내(주 화자)는 멕시코에서 밀입국하다 추방당하게 생긴 지인의 딸을 찾으러 먼 길을 떠나기로 한다. 


그 와중에 두 사람은 의견 차이를 보이고, 저자와 아주 비슷하게 느껴지는 아내는 이렇게 말한다. 


Although she loved my father, my mother explained, she had been following him around all her life, always putting her own projects aside. And after years of doing that, she had finally felt an inner "earthquake," something that stirred her deeply and maybe even shattered a part of her, and had decided to go out and find a way to fix all the brokenness. Perhaps not fix it, but at least understand it. 


저자는 결혼제도의 답답함을 깨어있는 여성이었던 화자의 어머니 입을 빌어 이야기한다. 당시에는 열 살 밖에 안 된 자신을 버리고 멕시코 게릴라 운동을 하러 집을 나가버린 엄마를 이해 못 했지만 그녀가 이제 어머니의 나이가 되고 보니 너무나 잘 이해되는 것이다. 어머니의 심정이. 그것은 어머니나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이해하게 된 것이다. 


어쨌든 이들은 이번 여행이 그들의 4인 가족으로서의 마지막 여행이 될 것임을 직감하면서도 최대한 스케줄을 조정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노력한다. 10살 아들과 5살 딸들과 함께. 큰 틀은 엄마인 화자가 가족 4명과 함께 뉴욕에서 남쪽으로 자동차 여행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그 와중에 아빠는 아파치들 - 네이티브 어메리컨 - 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엄마는 수시로 라디오 뉴스를 체크하며 국경 근처에서 벌어지는 아이들 추방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다. 


미국인들은 네이티브 어메리컨들을 무력으로 제압하고 그들을 기차에 실어 추방한다. 그런데 지금은 살기 위해 목숨 걸고 미국이라는 곳을 찾아온 아이들을 똑같은 방법으로 기차에 실어 추방한다. 역사는 반복되는가, 진보하는가. 


많은 생각들이 중첩되어 읽어내려가기 쉽지 않은 소설이다. 내용과 형식 모두 어렵다. 하지만 미국의 과거와 현재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 아닌가 싶다. 

Unhappiness grows slowly. It lingers inside you, silently, surreptitiously. You nourish it, feeding it scraps of yourself every day - it is the dog kept locked away in the back patio that will bite your hand off if you let it. Unhappiness takes time, but eventually it takes over completely. And then happiness - that word - arrives only sometimes, and always like a sudden change of we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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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 심윤경 장편소설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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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적 선행학습은 중고등학생에서 초등 6학년생으로 내려왔는데 그들의 부모는 젊어지지 않고 예전 그대로다. 386세대들(지금의 50대)의 자녀교육과 X세대의 그것은 달라야 할 텐데 전혀 그렇지 않고 더 심해진 듯하다. 작가의 한계인가, 현실의 반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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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l Me How It Ends: An Essay in 40 Questions (Paperback)
Valeria Luiselli / Coffee House Pr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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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관한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심각해졌다. 구체적으로는 2010년에 비상사태가 선포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난민들의 권리는 훨씬 더 낮아졌고. 벽을 세우느니 마느니, 돈을 누가 내냐 마냐 식의 논쟁은 이 문제의 얄팍한 겉핥기에 불과하다. 


이 글의 제목의 기원은 이렇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멕시코 난민들의 사연이 직접 들어보면 또 각자 다들 다른 듯도 한데 저자가 통역을 도와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리하는 와중에 저자의 아이들이 묻는다. 그래서 그들은 어떻게 되었냐고.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돌려보내지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는 것보다 못한 상황일 텐데. 미국은 부시 정부 이후로 그들의 권리를 최대한 박탈해 21일 이내에 그들을 추방할 수 있는 법을 만들었다. 하긴 엄청나게 몰려오는 그들을 막을 방법이 막막했을 수도 있다. 


부제목은 미국이 그들을 추방하기 위해 묻는 40가지 질문을 의미하고 이 책은 그에 대한 난민들(아이들)의 대답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 책은 미국에 사는 사람들도, 특히 미국에 합법적으로 사는 멕시코인들도 눈감아 버리고자 하는 숨은 진실을 파헤친다. 미국에 사는 소위 깨어있다는 사람들도 왜 난민들이 목숨을 걸고 미국으로 오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벽을 세워버리기만 하면 이 모든 비상사태가 잠재워질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높은 벽을 세우더라도 그들은 올 것이며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으면 그들이 이해될 수도 있다. 왜 그들이 험악한 난민 캠프에라도 머물게 되기를 바라는지, 왜 탈출 도중에 죽더라도 탈출을 감행하는지.. 참으로 슬픈 이야기. 


특히나 아이들은 늘 그렇듯이 죄가 없는데. 가족과 헤어지는 것은 기본이고, 탈출 도중에 기차 지붕에서 떨어져 죽기도 하고, 어렵사리 들어간 캠프에서 죽기도 한다. 피임 기구와 같이 딸려 보내지기도 하고, 전화번호가 새겨진 옷을 입고 내보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끔찍하게 내보내지는 아이들은 그나마 그럴만한 돈이 있는 집 아이들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그런 돈을 송금해 줄 사람이 미국 어딘가에 있거나. 아니면 그들은 등하교 길에 총에 맞아 죽거나 카르텔의 협박으로 카르텔의 일원이 되어 범죄자가 되겠지. 그곳은 전쟁터였다. 아니 전쟁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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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ilent Patient (Paperback)
Alex Michaelides / Celadon Books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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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스릴러 소설이 있을까. 


스릴러 팬은 아니지만 근 한 달 넘게 원서가 안 읽히던 차에 내 호기심을 자극한 책. 


게다가 한 번 쥐면 놓기 싫어지고 또 그만큼 술술 읽히기도 하는 책. 


여름에 읽기 딱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오싹하게 되니까. 


이 소설에 예상을 뒤엎는 반전이 몇 번이나 나올까. 


요즘 스릴러는 살짝 비트는 걸 참으로 여러번 해야하는구나 싶다. 


영화같다는 느낌으로 휘리릭 보게 되었는데 역시나 영화화될 예정이라고. 


320 페이지 정도 분량으로 금방 읽어낼 수 있다. 


심리 스릴러인데 모든 인물들이 알고보면 다른 인간들이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해 결말로 치달아간다. 


결말은 사필귀정이라 다행이긴 하지만 심리 스릴러 답게 인간이 어린시절의 트라우마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받고 얼마나 거기서 벗어날 수 없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인물의 캐릭터에 반전이 있다는 점. 그래서 핵심은 '네 주변 사람들을 너무 믿지 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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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구원
임경선 지음 / 창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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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의 딸과 함께 열 살의 나와 열 살 때의 부모님을 추억하러 열 살 때 머물렀던 그 곳 포르투갈로 가다. 이 발상 하나로 이미 이 책은 최고의 책이 되기에 손색이 없다. 작가인 딸로서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엘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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