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l Me How It Ends: An Essay in 40 Questions (Paperback)
Valeria Luiselli / Coffee House Pr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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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관한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심각해졌다. 구체적으로는 2010년에 비상사태가 선포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난민들의 권리는 훨씬 더 낮아졌고. 벽을 세우느니 마느니, 돈을 누가 내냐 마냐 식의 논쟁은 이 문제의 얄팍한 겉핥기에 불과하다. 


이 글의 제목의 기원은 이렇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멕시코 난민들의 사연이 직접 들어보면 또 각자 다들 다른 듯도 한데 저자가 통역을 도와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리하는 와중에 저자의 아이들이 묻는다. 그래서 그들은 어떻게 되었냐고.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돌려보내지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는 것보다 못한 상황일 텐데. 미국은 부시 정부 이후로 그들의 권리를 최대한 박탈해 21일 이내에 그들을 추방할 수 있는 법을 만들었다. 하긴 엄청나게 몰려오는 그들을 막을 방법이 막막했을 수도 있다. 


부제목은 미국이 그들을 추방하기 위해 묻는 40가지 질문을 의미하고 이 책은 그에 대한 난민들(아이들)의 대답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 책은 미국에 사는 사람들도, 특히 미국에 합법적으로 사는 멕시코인들도 눈감아 버리고자 하는 숨은 진실을 파헤친다. 미국에 사는 소위 깨어있다는 사람들도 왜 난민들이 목숨을 걸고 미국으로 오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벽을 세워버리기만 하면 이 모든 비상사태가 잠재워질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높은 벽을 세우더라도 그들은 올 것이며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으면 그들이 이해될 수도 있다. 왜 그들이 험악한 난민 캠프에라도 머물게 되기를 바라는지, 왜 탈출 도중에 죽더라도 탈출을 감행하는지.. 참으로 슬픈 이야기. 


특히나 아이들은 늘 그렇듯이 죄가 없는데. 가족과 헤어지는 것은 기본이고, 탈출 도중에 기차 지붕에서 떨어져 죽기도 하고, 어렵사리 들어간 캠프에서 죽기도 한다. 피임 기구와 같이 딸려 보내지기도 하고, 전화번호가 새겨진 옷을 입고 내보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끔찍하게 내보내지는 아이들은 그나마 그럴만한 돈이 있는 집 아이들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그런 돈을 송금해 줄 사람이 미국 어딘가에 있거나. 아니면 그들은 등하교 길에 총에 맞아 죽거나 카르텔의 협박으로 카르텔의 일원이 되어 범죄자가 되겠지. 그곳은 전쟁터였다. 아니 전쟁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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