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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홀릭's 노트 - 집에서 즐기는 스페셜티 커피 레시피
박상희 지음 / 예담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미쳐야 미친다라는 것처럼 무엇인가에 미치지 않고서는 어떤 경지에 이를 수 없다는 홀릭이란 단어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밥을 먹고 숭늉을 찾는 것처럼 커피를 찾는 매니아라면 누구나 꿈꾸는 경지, 바로 나만의 커피를 맛보고 싶었다. 아닌 읽고 싶었다. 기다려라 커피야.
개인적으로 자판기에서 나오는 종이컵이 뚝 떨어지는 소리만으로도 기다려지는 달콤함, 냄새에 매혹되어 공부는 뒷전이요.쉬는 시간만 기다렸다가 강의실 복도를 뛰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아마 그때는 맛도 맛이지만 친구들과 수다떠는 재미로 마셨을 테니..
「 커피 홀릭's 노트」 (2008. 9 예담)을 첫장을 펼때 부터 나도 모를 어디선가 커피냄새가 났다. 내가 좋아하는 흔하디 흔한 믹스 커피가 아니라 금방 내려 구수한 냄새가 가득한 까페에 들어섰을 때 그 냄새 말이다.
일단 커피를 마셔놓고 시작하자. 그러나, 내가 생각한 커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야말로 작가의 세밀한 커피놀이에 따라가다 보니 어. 이거 이럴수가... 커피콩을 볶는 작업에 밥통이 등장하는 게 아닌가.
어려운 커피 만들기 작업에 용어가 익숙해지니까 이제는 이런 생각을 도대체 어디서 부터 한거야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정말 기발하다는 말밖에 안나온다. 주도 면밀한 실험정신, 그리고 따라해도 될 만큼 자세한 그림설명까지. 웃음이 나오는 문구가 있는가 하면 진정 이렇게까지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커피를 마셔야 할지 고민한 흔적이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
한 권을 다 읽는 동안 정말 까페에 가고 싶었다. 연애시절에는 돈이 없어서 길거리 까페를 주로 이용했던 나였지만, 이제는 오히려 갈 수 없는 처지라 (조용한 까페에서 딱 쫓겨나기 좋은 두아이의 엄마로서) 잠시나마 좋아하는 커피를 한 권을 다 읽는 동안 카페에 다녀온 느낌이 들게 했다.
중간 중간 커피의 종류, 역사 , 우리나라가 최초 믹스커피를 만든 나라이며 소비량도 최고라는 작가의 가십거리도 눈여겨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