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바 마을 이야기
베르나르도 아차가 지음, 송병선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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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환상문학이나 SF소설을 읽다보면 가끔 현실이 오히려 이상하게 여겨질 때가 있다. 상상의 세계에서 깨어났을 때 조금 허탈하기도 하고 잠시지만 뭔가  다른 세상에 빠졌던  느낌이 싫지 않다. 그래서 또다시 읽고 빠지는 것을 반복하게 된다.

   미지의 세상보다 가보지 않은 나라에 대한 상상이 가져다 주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지리적으로 아주 먼 나라도  방송매체를 통해 간접경험을 하게 되는 것과는 다르겠지. 하지만 우리나라에 소개된 알려진 많은 세계문학을 보더라고 익숙하지 않은 나라의 것은 사실 접하기 쉽지 않다. 

   강렬하고 격정적인 투우의 나라 스페인, 문학적으로는 거의 알지 못했던 나라 바스크어라는 생소한 언어로 쓰여진 작품<오바바 마을 이야기>(2011.8 현대문학)은 그만큼 알려지지 않고 상상의 마을 오바바 마을을 배경으로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에 소설이 이어지는 연작소설이다.

  일종의 꼬리에 꼬리를 물듯 이야기는 계속 나오지만  앞의 내용을 애써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마치 익숙한 천일야화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퍼즐맞추어 전체적인 오바바 마을을 상상하게 만든다. 마치 우리나라 오지의 전해내려오는 전설내지는 민담을 읽고 있는 느낌이 먼저 든다. 

   총 3부의 스물여섯개의 이야기로 되었지만 멧돼지로 변한 소년을 회고하는 수사신부의 슬픈 고해편지와 도마뱀이 머리에 들어가 뇌를 먹었다는 사실의 진실을 알기 위해 오바바로 떠난 나와 친구의 로드무비같은 이야기 속에 또 이야기가  제일 맘에 든다.

   오바바마을에서 외롭게 혼자만의 상상으로 사랑을 하는 여선생님은 낙도에 부임한 여선생님을  떠올리게 하고 죽음의 신을 보았던 하인의 이야기는 저승사자를 보고 멀리 도망갔던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구전되어오는 우리나라 민담이 떠올랐다.

  낯선 언어로 쓰여졌다는 데  일종의 선입견을 가지고 읽기 시작해 처음에 약간 어려웠다.  읽을 수록 자신들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야기를 알려줄게 하는 것처럼 속삭이는 느낌을 받게 된다.  날카롭고  확실한 반전이 주는 헉하는 반전은 없지만 조금 무디지만 부드러운 반전, 특히 도마뱀과 이스마엘의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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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의 기록 - 동아투위에서 노무현까지
정연주 지음 / 유리창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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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정연주라는 이름을 듣고  전 kbs사장이셨던분이라는 것만 알고 읽기 시작했다.  무슨 시상식에서나 잠깐 뵈었고 그분의 글이나 이력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읽기 시작한 터라  부제목이 먼저 들어왔다. 동아투위에서 노무현이라.. 

  일부러 맨 뒤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일화부터 열어보았다. 무슨 인연이 있을까.  대통령이 된 뒤로 전화하지 않았다는 검찰과 언론,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삶을 마감했던 비운의 대통령과의 짦은 만남과 대화를 읽고 있으려니 저 위에서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을 노무현 전대통령의 입가의 맺힌 잔잔한 미소가 생각나게 한다.
 
  대개 기록이라 하면 한 사건을 둘러싼 일화들을 다루는 데 비해 자신의 기자라는 삶이라 불릴 직업이 가져다 준 일들이 격동하던 시기와 같이한  사건들을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는 <정연주의 기록>(2011.8 유리창)은  우리나라 현대사의 언론사의 역사까지 들여다볼 수 있었다.

  농아의 방주의 비둘기가 되고 싶어 처음 기자가 된 후 동아일보기자가 되었는데  군부독재시대의 철저한 검열과 연일 벌어지는 데모 또 데모현장등 사실을 보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언론자유수호를 외치고 강제로 쫓겨난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아니 지키기 위해 가족들 마저 같이 고통을 감내해야 했고, 부모님의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 나중에 아내가 고문을 당했던 일을 듣고 가슴이 미어졌으리라. 읽고 있는 제3자의 입장에서 읽어봐도 당시의 비참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비열하고 저질스런 고문현장, 눈을 피해 아버지와 목욕탕에서 만나고 멀리서 그저 지켜보기만 해야했던 가족과의 사무치는 그리움, 왜 쫓기는지 도망을 다녀야하는지 몰랐던 당시의 상황이 답답하기만 했다.

  각서를 쓰고 미국유학길에 오른 뒤 한겨레 신문의 기자가 되어 워싱턴 특파원이 되었다.  김일성주석의 사망, 북한 핵사찰, 평양방문과 냉전종식의 한 가운데에 굵직굵직한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기자생활중에 처음으로 조중동이란 표현을 썼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내가 대학 1년에 아르바이트를  지금의 대형마트보다는 조금 작은 슈퍼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마침 아침에 부산하게 일을 하던 중에 갑자기 전쟁이 난다고 양초며 라면이 동이 났었다.  북한에서 핵을 터뜨린다는 둥 하는 알 수 없는 일들이 신문이며 방송에서 난리가 난 것이다. 불안하기만 했던 그 때 그 상황의 전말을 이제야 이 책을 통해서 정리가 되었다. 

   작고하신 리영희선생님과 감옥에서 만난 사연과 고 노무현 전대통령과의 짧은 조우까지 역사의 현장과 시대에 정의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던 저자와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생각나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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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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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을 대표하는 많은 작가들의 글들은 한국인의 정서를 잘 반영한다. 그만큼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읽으면서 같이 슬퍼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면서  읽게 된다. 또  읽으면서 생각하지 않아도 술술 그냥 술술 읽힌다. 그중에 최고라면 아마 조정래선생님이 가장 최고가 아닐까 

   주인공들의 이름만 해도 그렇다. 그렇게 많은 인물들의 이름을 지어내 10권의 대하소설이면 아.. 생각만 해도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나온다. 아마 외국소설이었다면 그 이름들을 적어가며 읽어도 헷갈려했을테지만 굳이 기억해 내려 하지 않아도 인물의 특성까지 고려한 이름은 금방 익숙해진다.

  중편이지만 장편 같은 느낌을 들게 하는 <황토> (2011.5 해냄) 의 주인공 점례, 일제시대부터 한국전쟁을 겪은 우리네 할머니쯤 되는 분 한국의 역사와 함께한  굴곡진 인생을 겪은 여인네다. 

  1974년에 이미 발표된 소설이지만 37년만에 내용을 수정하여 새롭게 발간된 이 책은 조정래 특유의 황토라는 제목이 말해주는 느낌처럼  구겨지고 짖밣혔던 우리나라 역사와 맞물린 여인의 비참한 삶을 보여준다.

  처음 등장하는 동익이의 조난사고, 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한통으로 가슴이 철렁한다. 경자만 들어도 깜짝짬짝 놀라는 점례에게 과연 그녀에게 무슨일이 있었는지 동생의 사고소식에도 걱정하는 것이아니라 인디언 어쩌구 하는 욕설부터 하는 큰 아들 태순, 그리고 그런 큰오빠를 나무라는 세연이까지 이들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지 궁금하다.

 큰아들과 막내 동익이는 왜 그리 사이가 좋지 않은지 .. 다음장을 또 다음장을 넘기게 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그들의 숨은 이야기에 어머니 점례과 뗄 수 없는 삼남매의 아버지들 (세남매의 아버지는 모두 다르다)까지 일제시대, 전쟁, 그리고 미군정의 한국역사가 고스란히 담아 있었다.

 아버지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일본지주 야마다에게 당하고, 큰이모에 손에 이끌려 박항구라는 사람에게 재혼을 하고 한때 오붓한 삶을 살지만 전쟁으로 인해 풍비박산나고 북으로 간 남편때문에 옥고를 치르면서 딸 세진이의 죽음을 눈으로 봐야했던 참혹함까지 감내하고 나니 거부할 수 없었던 운명의 소용돌이앞에 굴복할 수 없던 모성애로 혼혈아를 키워내 감싸안은 여인내의 삶은 한마디로 기구하다.

 놀라운 사실은 지금도 사회적 인식이 많이 바뀌어 혼혈이라든가 애비가 다른 자식을 키워낸 어머니에게 던지는 시선은 따뜻하지 않다. 70년대라면 두말없이 더 심했을 텐데 그런 사회적 시선에게 과감하게 세연의 입을 통해 던지는 말, 이세상 사람들이 널 어떻게 보든 그건 그들의 천박함이고 야함일 뿐이야라고 눈물로 호소는 시대적 아픔을 향한 일침이었다.

 애들아빠가 쇼파에 있었던 책을 아침 출근길에 잠깐 읽는다는 것이 하마터면 지각할 뻔했다는 말을 들었다.  궁금해서 일을 할 수 없었다는 데 결말을 말해주지 않았다. 늘 결말부터 읽는 잘못된 습관을 고쳐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여튼 조정래님의 글은 읽기 시작하면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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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육아 이야기 : 생활편, 질병편 - 전2권
모우리 다네키.아마다 마코토 지음, 김순희.박정원 옮김, 조애경 감수 / 꿈소담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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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가 올해 10살이다.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모두 좌충우톨인 엄마를 만나 목욕하다 여러번 물에 빠뜨려져도 울기만 할 뿐 원망한번 하지 않더니 말을 하게 되고 다른 엄마들을 보니 울엄마 어딜봐도 뭔가 부족한 지  투정만 늘었다.

   결혼도 처음하는데 당연히 아기도 처음인지라 모든게 서툴었다.  태어난 지 몇달 안되(겨울이었다) 갑자기 열이 올랐는데 무서워서 옷도 제대로 갖춰입지 않고 무조건 병원으로 달려갔다.   물론 정신도 없어서 무엇부터 말을 해야 하는지 두서없이 얘길 하다보니 간호사가 대뜸 하는 소리가 아기 엄마가 어떻게 아기는 체온이 성인보다 1~2도 높은 것도  모르세요? 란다. 당연히 모를 수 밖에 당황하면 아무생각이 안나니까

  아이는 아무 이상이 없었고  춥다고 너무 방에서도 옷을 너무 껴입혀서 그런거라 적당히 입히라는 말만 듣고 왔다.  그때 입은 마음의 상처는 아직도 남아있다.

  큰아이에 비해 작은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좀 다를 줄 알았는데 모든게 다 새로워 다시 책을 들여다봐야했다. 그리고 육아는 늘 새롭다는 것을 느끼면서 아래층 애기엄마가 둘째를 가졌다는 데 왠지 내가 먼저 걱정이 되는건 또 뭔지..

  육아서는 아이를 낳고 기르는 집이라면 꼭 있게 마련이다. 만약 10년전에  <친절한 육아 이야기>(2011.5 꿈소담이)이 나왔다면 나같은 실수는 안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무엇보다 아기엄마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점이 마음에 든다. 대개 날이 밝아 병원에 가기까지 아기엄마는 밤을 꼴닥새게 마련이다.  다른 것보다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 그러한데 그러한 일은 거의 없다고 말이다. 물론 내경험으로 봐도 응급실에 가서 몇시간씩 기다려봐도 일단 아이를 진정시키는 일이 우선이었다.   지난해 우리아이가 앓았던 이름도 생소한 자반증이라는 병을 알고 큰 병원을 갔는데 아이보다 엄마인 나를 더 걱정해주시던 의사선생님, 원인도 치료법도 아직 나오지 않는 휘귀병이라 그저 지켜보고 신속히 대처하라는 차분한 말투가  시종일관  불안해 떨던 나를 약보다 더 진정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지난 시간 내게 있어서 육아는 모르는 것 투성이라 오히려 요즘에는 난무하는 정보들 틈에서 오히여 해가 되는 정보를 걸러 내는 것도 사실 힘든일이다.

  그런 요즘 보석같은 육아서를 만나니 아이엄마들에게 적극 권장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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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름은 사랑 - 톤즈의 돈 보스코 이태석 신부의 강론 모음집
이태석 지음, 한국천주교살레시오회 정리 / 다른우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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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려놓으십시오. 그래야만 마음도 몸도 모두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한주일을 살면서  내려놓고 싶어도 내려놓을 수 없는 근심,  늘 가슴을 묵직했던 사소한 걱정부터 큰 걱정까지 1시간여 걸리는 짧은 미사시간은 이 모든 일들을 내려놓는 시간이다. 땅에 내려놓는 물건은 아니지만 내려놓자는 결심하나만으로 가벼워지는 걸 느낀다.

  남부수단의 수단이라는 나라, 고 이태석신부님은 먼저  TV의 한 프로를 통해 먼저 알게 되었는데  그분의 죽음소식에  검은 피부의 사람들의 굵고 흰눈망울의 구슬같은 눈물은 가슴 아프게 했다.  낯설고 모든 것이 어려운 나라에 그야말로 맨손의 기적을 가진 고이태석 신부님은 마치 예수님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만들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수단사람과 함께한 강론을 모은 <당신의 이름은 사랑>(2011. 7 다른우리)는 이제 육성으로는 들을 수 없는 고 이태석신부님과 다시 만나게 되는 책이다.  수단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소박한 미소의 앰블런스에 타신 사진속의 모습도 볼 수 있어 좋다. 

  성경말씀과 나란히 소개된 강론일지는 한국인의 정서가 묻어나는 말씀과 수단의 어려운 상황이 전해진다. 망고가 한창 열려 마음까지 풍성하다 이때쯤 한국에서는 이런일까지 멀게만 느껴지는 이름만 알던 수단과 연결되는 느낌도 가지게 해준다.

  무엇보다 가슴이 먹먹해진 부분은  ( 특히나 그분의 이력에서 의과대학을 나와 사제의 길을 걷게된)은 솔직하게 말씀하신 부분이다. 자신을 위해 고생고생하여 아버지도 없이 의사공부에  전적으로 큰 힘이 된 어머니께  말을 하지 못하고  주저했던 부분이다. 한국에서 의사가 되어 이제 편히 사는가 보다 하고 여길 쯤 청천벽력같았을 그 큰 결심을 말할 수 없었던 그 마음을 왠지 알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데 무수히 많은 용서를 해야 할 때도 있다. 그때마다 나를 일으켜세우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생각나 다짐하게 만든다. 아니 이렇게 잠깐이라도 내려놓음을 경험할 수 있다면 종교를 떠나서 하루가 달라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부디 한때 열풍처럼 휘몰아치고 마는 그런 유행이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주는 책이 나와 무척 기쁘다. 그리고 영원히 그분을 통해 사랑이라는 의미를 되새기게 해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더욱 좋으리라 기대하게 만드는 강론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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