灼熱
아키요시 리카코 / PHP硏究所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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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본이 왔다. 설정이 재밌어 보이는 것도 있었지만, 일단 가제본이라는 것에 마음이 설렜다. 완성에 다가가기 전에 미완의 설렘이란. 아무튼 책이 왔을 때부터 설렜던 마음이 책을 보면서 점점 더 커졌다.

경찰서에서 다다토키가 죽었다는 연락이 온 것은 1년 반 전이었다. -19

이 소설은 남편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상처많은 두 남녀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다듬고 이제 부부가 되어 살아가고 있던 중 갑작스러운 부고. 심지어 그 연락이 경찰서에서 왔는데, 더해서 남편이 사기꾼이란다. 학창시절서부터 함께 지냈던 남편이 사기꾼이라니... 거기에 모르는 아파트에서 추락사를 했고, 모르는 명함도 나온다. 남편은 도대체 어떤 일에 휘말린 것일까. 거기에 용의자로 떠오른 것이 히데오였다.

사키코는 자살하려고 했으나 다른 여자로 사는 삶을 선택하고, 히데오와 결혼한다.

히데오는 본인이 살인 용의자라며 사키코를 거절했으나 결국 둘은 결혼한다. 전남편의 비밀과 현남편의 비밀과 여주인공 자신의 비밀. 비밀들로 점철된 이야기는 반전으로 끝난다. 조금은 뻔한(?) 반전일수도 있지만, 그것은 내 앞으로 이 책을 읽으실 분들을 위해 아껴두겠다.

남편의 복수를 위해 남편을 죽였을지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한 여자. 남편들에 대한 미스테리. 복수를 꿈꿨으나 결국 사랑에 빠진 여자. 그리고 몸이 아픈 여동생의 존재. 이 모든 것이 섞여서 반전을 만들어낸다.

책을 덮은 지금은 조금은 뻔하게 흘러가지 않았나 싶기는 하지만, 책은 생각보다 잘 읽히고 금방 읽혔다. 곧 가제본이 아니라 정발본이 예쁘게 나올 그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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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싶지 않았는데 못하게 되었다
정변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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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싶지 않았는데 못하게 되었다'라니... 너무 자극적인 제목인 것 같다. 요즘 비혼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삼십대 초반에 나는 이런 책들을 점점 많이 보고 있다. 이 책도 그런 관심으로 인해 보게 되었다. 왜 작가는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았고, 또 왜 못하게 되었을까. 안함과 못함의 차이는 꽤나 큰데 작가는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의 궁금증이 계속 일었다.

막연히 나도 하겠지의 시기가 지나고 웬지 나만 뒤처져가는 것 같은 비혼의 또는 미혼의 삼십대. 삼십대 후반의 예민희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조금은 슬펐다. 작가가 프롤로그에 '옛날옛적 어느 먼 나라에서 예민희라는 아주 예쁘고 착한 공주님이 살고 있었어요'가 아닌 '2020년 대한민국 서울에 별로 착하지도 그다지 예쁘지도 않은 30대 예민희가 숨은 쉬고 있어요'라는 이야기라는 글이 인상 깊었다. 비혼이 그저 평범한 이야기가 되고 있는 현실이 조금은 반갑다.



그래도 많은 때 내가 잘 살고 있는 건지 의심이 들고,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고, 외로움에 사무칠 때가 있다. 남들은 그냥 물어보는데 '결혼', '남자', '아이'라는 특정 단어에 예민해지거나 강하게 반응하게 되는 현실도 있다. 작중 예민희는 그러한 것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결국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이 조금 씁쓸해보이기도 했고 살짝 멋져보이기도 했고.... 내 미래같기도 했다.




나도 아직은 결혼은 하고 싶지 않다. 앞으로 결혼이 하고 싶어질지 아니면 나도 예민희처럼 못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뭐 지금껏 살아왔던 대로 매일을 살아가면 되는 거 아닐까. 신박하고 롤러코스터같은 이야기는 없었지만,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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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곤 우화 - 교훈 없는 일러스트 현실 동화
이곤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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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곤 우화의 첫인상은 핸디북같다는 것이었다. 작고 아담한 크기가 들고다니기 부담스럽지 않았고, 표지도 예뻤다. 잠깐 훑어 봤는데도 컬러에 그림이 많아 누구나 읽기 쉽게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표지에 "교훈 없는 일러스트 현실 동화"라고 적어놨는데, '현실 동화'라는 쪽은 맞는 말 같지만, '교훈 없는'이라는 말은 동의하지 못하겠다.

표지에는 북극곰, 개구리, 조개, 장미꽃이 그려져 있는데, 모두의 이야기가 다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다. 작가는 이게 현실 동화고 잔혹 동화라고 말했지만, 현실이 잔혹한 걸 어쩌란 말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메인 주인공 4의 에피소드들도 다 인상 깊었지만, 제일 신박했던 것은 계륵이랑 개미와 베짱이였다.

 

 

닭과 병아리가 수업을 하는데, 계륵의 의미에 대하여 퀴즈를 맞춘다. 사람에게 계륵은 큰 쓸모는 없으나 버리기에는 아까운 것이나 닭에게는 갈비뼈로 매우 중요한 것이라는 것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나도 남의 기준에 맞추어 내 것, 혹은 나를 바라보지는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어 반성하게 되었다. 또 내가 나의 잣대로 다른 사람의 어떠함을 보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또 다른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 중에는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가 있다. 개미와 베짱이는 솔직히 너무 많은 패러디들이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큰 기대가 없이 봤지만, 정말 정말 와닿는 내용이었다.

 

 

 

'꿈이 없어서 개미였던 것도 아니고, 현실을 몰라 베짱이가 된 것도 아닌데, 내 꿈도, 현실도 아무것도 모르는 건 당신 아닌지.'라는 문장이 묵직하다. 개미들도 다 꿈이 있고, 베짱이들도 현실을 안다. 사람들은 왜 없는 것을 찾는 걸까. 있는 것들을 긍정하기에도 너무나 짧은 세월인데 말이다. 개미와 베짱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이 뚠뚠한 개미들이 얼마나 꿈 많게 현실 가운데 열심히 살고 있으며, 베짱이들도 현실에 치여가며 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여성에 대해 다룬 에피소드들도 꽤 있었다. 공주 시리즈라든가, 동물의 왕국시리즈라든가.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동화들은 많았지만, 현실과 접목해서 만들어낸 작가의 우화는 때론 신선했고, 때론 현실적이었고, 때론 마음이 아팠다. 현실 동화라는 말이 이 책에 참 맞는 것 같다. 동화는 늘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현실에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이러나 저러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다. 환경, 여성, 자기개발, 현실....가볍게 시작했으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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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싶니 마음, 심리툰 - 사람 마음이 약으로만 치료 되나요?
팔호광장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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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싶니 마음, 심리툰을 읽으면서 정말 내 마음이 알고 싶어졌다. 이 책의 소개에 '정신과 심리 만화'라는 말이 있었는데, 딱 이 책을 지칭하는 말 같다. 심리툰에는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그 주제에 관련된 해시태그, 내용, 그리고 작가의 말로 이루어져있다. 각 주제마다 간단간단히 정신과 심리에 대해서 써있다.

책의 처음에 "오직 불행한 자만이 행복의 존재를 확신한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사람은 대부분 행복할 때는 행복한지 모르다가 불행해지고 나서야 '그때가 좋았는데, 그때가 행복했던 거구나'하고 깨닫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도 그런 사람이라서인지 이 말이 참 오래 남았다.


학습된 무기력에 대한 내용도 기억에 남았는데 패기가 없거나 나약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무기력해 지는 상황이 반복되면 학습이 되어서 무기력해진다는 그런 내용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취업박람회에 취준생들이 서류봉투를 하나씩 들고 들어가는 그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것은 간결함이었다.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간결하고 그림으로 보여주니 이해하기 쉬워서 좋았다. 심리학이라는 것이 보통 어렵게만 다가왔는데, 쉽게 쉽게 볼 수 있는데 내용도 나름 알차서 매우 좋았다. 이 책의 최고 강점인 것 같다.

요즘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나도 mbti나 심리학에 대해 관심이 생겨서 이것 저것 찾아보고 있는데, 사람의 심리라는 게 신기하고도 또 재밌다. 심리와 심리학에 대해 궁금하지만 어려운 건 싫을 때 이런 책 하나 어떨까. 가볍고 알차게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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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여성, 아무튼 잘 살고 있습니다 - 같이는 아니지만 가치 있게 사는
권미주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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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여성에 대하여 사회적 시각이 점점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 비혼 여성이라 하면 노처녀라고 불리기 쉽상이었고, 그들은 히스테리를 부리고 못난 이미지가 강했다면 어느 순간 그들을 지칭하는 단어가 골드 미스가 되었다. 골드 미스인 그녀들은 결혼은 '못'했지만 당당하고, 자신을 꾸미고 살았다. 이제 오늘날의 그녀들을 지칭하는 단어는 비혼 여성이다. 못난 사람이나 잘난 사람만 비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우리도 비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나는 완전한 비혼주의자는 아니다. 작가도 말하지만, 처음부터 결혼이 싫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다. 그냥 멋진, 내 삶을 온전히 함께 해도 좋겠다 싶은 사람을 아직 못 만난 것이다. 만나면 결혼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그런 사람이 없고, 그래서 결혼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달까? 굳이 아무나 만나서 결혼해야 하는 걸까? 그런 생각 때문에 이 책이 눈에 들어온 것 같다. 이 여자는 같이 살지는 않지만, 어떻게 비혼 여성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잘 살고 있는 것일까하는 궁금증이 컸다.


내 나이가 어느덧 삼십을 넘고, 주변 친구들이 하나 둘 결혼을 하면서, 내가 결혼을 안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주변에 내가 비혼할 지도 모르겠다 말하기 시작할 즈음에 결심한 것이 하나 있다. 결혼은 못 한게 아니라 안 한 거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이 책의 저자도 그런 느낌인 것 같다. 혼자이기 때문에 내가 더 '나'를 잘 챙겨야 한다. 나를 책임질 사람이 나밖에 없기 때문에 나를 존중하고 나의 가치를 내가 더 찾는 것. 그것이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언제나 내가 가진 돈보다 훨씬 가치 있는 사람이다. 나는 결코 내가 가진 돈의 많고 적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나의 목표는 돈을 모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돈을 잘 가치 있게 사용하며 사는가에 있음을 기억하자. -248


싱글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때?-283



작가는 비혼 여성에 대해 말을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인생 전체를 통과하는 내용들이 많이 보였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내가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고 그런 것은 남녀를 떠나서 결혼하고 안 했고를 떠나서 중요한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내 집에서 여유롭게 지내며, 여행도 다니고, 돈도 모으고, 그 돈을 가계부 써가며 내 인생에 통제력을 갖는... 이런 것은 누구에나 필요한 것이 아닐까.


비혼 여성으로서 그녀가 살고 있는 삶과 내가 추구하는 삶이 온전히 같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앞서 간 선배가, 내가 갈지도 모를 길을 홀로 걷고 있는 한 여성을 보며, 그녀 또한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처녀가 골드 미스가 되고 이제는 비혼 여성이 되었다. 점점 1인 가구의 비중이 높아져 간다. 전에 비혼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면 "멀쩡한데 왜?"라고 물었다면, 요즘은 "그래, 누구나 그럴 수 있지."로 바뀌어 가는 것을 느낀다.

점차 비혼을 꿈꾸는 이들이 느는 것 같다. 그러나 뭐 이건 거창한 것이 아닌 나를 더 온전히 찾아가는 또 다른 길이라는 생각이 점점 더 들어났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면서 인생 선배가 "나 이렇게 잘 살고 있어. 너도 잘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내가 결혼 할 지 안 할지 내 미래를 나조차 알 수 없지만, 이런 책들이, 이런 여성들이 더 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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