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체인
에이드리언 매킨티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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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체인은 책 소개를 봤을 때부터 기대가 됐던 소설이다. 이 소설 소개에서 “내 딸, 조금만 기다려. 엄마가 널 대신할 희생자를 찾았으니까.”라는 말이 써 있었는데, 이 글이 이 소설의 전체를 통과하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2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1부는 목요일 오전부터 월요일 오후까지의 5일의 이야기이고 2부는 그 이후의 이야기이다. 고작 5일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개는 아주 긴박하고 흥미롭게 진행된다.

목요일 오전 7시 55분 한 소녀는 한 부부에게 납치를 당한다. 그리고 그 부부는 그 소녀의 엄마에게 연락하여 먼저 돈을 가상계좌로 보내고, 그 뒤 다른 아이를 납치해야 할 것을 명령한다.

"두 가지를 기억해라." 음성 변조를 한 듯한 목소리가 말한다. "첫째, 네가 처음도 아니고 분명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둘째, 명심해라, 이건 돈 때문이 아니라 체인 때문이라는 걸."

p.19

이 소설의 흥미로운 점은 일상의 사람이, 평범하다고 믿었던 사람이 또는 본인이 어느 짓까지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것도 모성애를 이용해서 말이다.

어린 아이를 유괴해야 한다고? 쓴웃음이 절로 나온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미친 짓이다. 완전하고도 완벽반 광기라고밖에 할 수 없다. 어떱게 그런 짓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이 대체 왜 그녀를 골랐는지 레이철은 다시 한 번 궁금해진다. 그녀에게서 어떤 면을 보았기에 유괴같은 사악한 짓을 저지를 수 있다고 판단한 걸까?......과속도 절대 하지 않고 세금도 꼬박꼬박 내고 그 어디에도 지각하는 법이 없다. 주차 위반 딱지라도 받으면 몹시 괴로워한다. 그런데 이젠 한 가족에게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범죄를 저질러야 한다고? 창밖을 내다 본다. 아름답고 청명한 가을날이다.

p.76

소설 속 엄마인 레이철은 하버드를 다녔지만, 우버택시기사와 웨이트리스트를 하며 남편의 뒷바라지하고, 남편이 변호사가 됐지만 레이철이 암에 걸려 투병하자 바람이 나 이혼 한, 그런 우여곡절을 겪은 여자이다. 레이철은 본인이 거짓말을 잘 못하고, 과속도 하지 않으며, 세금도 꼬박고박 내고, 지각도 안 하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렇다. 레이철은 옆집 아이에게 평범한 친구 엄마이고, 이웃집 아줌마일 뿐이다. 그러나 그녀가 자신의 아이를 납치 당했을 때, 누군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아이를 위해 다른 아이를 납치하고, 협박하게 된다.

예전의 레이철이라면 평생을 바쳐야 사람이 그렇게 사악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이제는 아니다. 그러는 너 자신은 어때, 레이철? 납치범에 아동 학대범에, 무능한 엄마, 이게 다 너잖아. 속으론 너도 알고 있어. 어밀리아가 죽도록 그냥 내버려뒀을 거란 사실을. 그럴 의도가 분명 있었고, 그거야말로 도덕 철학, 법, 인생에서 중요한 거잖아. 네 타락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됐지. 넌 지금 지옥으로 곤두박질치는 우리에 갇혀 있어. 그런데 앞으론 더 나빠질 거야. 늘 그런 식이잖아. 처음엔 암, 그 다음엔 이혼이었지. 그러더니 딸이 납치됐고,넌 괴물이 됐어

p.229

레이철의 모성과 악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은 납치한 아이에게 알레르기 반응이 올라왔을 때이다. 당장 약이 없는 상황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온 아이를 위해 의사를 부를 것인가 아니면 약이 오기를 기다릴 것인가. 이 소설은 '엄마'의 위대함과 '엄마'의 이기심과 '엄마'의 강함 그리고 '엄마'의 약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엄마가 아니지만 엄마란 얼마나 강하고도 약한 존재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1부가 딸을 되찾기 위한 여정이었다면 2부는 그런 납치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한 한 가정의 발버둥이라고 생각한다. 납치에서 풀려났지만, 레이철은 카일리가 다시 납치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에 잠 못 이뤘고, 체인에서 보복이 올까 두려웠으며, 카일리는 악몽으로 식은땀으로 침대를 적셨다. 2부에서는 그런 트라우마들과 체인의 실제가 나오기 시작한다. 체인에 대한 것은 소설을 볼 분들의 즐거움을 위해 밝히지 않겠다.

그녀는 알 것 같다. 체인은 우리 모두를 친구와 가족으로 묶는 끈에 대한 은유다. 체인은 어머니와 자식의 탯줄이요, 영웅이 모험 길에서 지나야할 길 혹은 방향이자, 가느다란 실타래, 즉 아리아드네가 미궁이라는 문제에 직면하여 생각해낸 해결책인 것이다.

p.463-4

레이철은 계속 왜 자신일까하는 생각을 한다. 그것 또한 소설의 말미에 다 밝혀진다. 이 소설이 흥미로웠던 것은 모성을 이용해서 끊기지 않는 납치의 체인을 만들고자 했다는 것이다. 납치도, 모성도 신선한 소재가 아니었지만 그것이 잘 버무려지자 신선하고 흥미로운 소설이 되었다. 꽤 두꺼운 소설이었지만 순식간에 읽혔다. 서평을 쓰면서도 이 소설을 다시 읽고 싶다. 재밌어서 천천히 읽는 건 힘들겠지만, 다시 이것저것 생각해보며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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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합시다 새소설 6
배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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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책을 받았을 때 흥미로웠던 것은 복수를 합시다라는 그 제목과 "가징 보통의 복수를 상상하다"라는 띠지의 글이었다. 치밀하진 않지만 치열하고 가장 보통인 복수는 어떤 것일까? 표지의 사람은 왜 케이크에 얼굴을 묻고 있는 것일까? 과연 이 책은 어떤 내용을 품고 있으며 화자는 어떤 복수를 꿈꾸는 것일까?

소설의 내용은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총평을 살짝 해보자면 미약하게 시작해서 스펙터클하게 끝난달까. 일상에서 시작해서 007로 끝난달까하는 기분이다. 띠지의 글대로 치밀하지 못한 이들이 모여서 복수의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기록한다.

내가 하는 일은 온갖 사연들이 올라오는 게시판을 관리하는 것이다. 중소 규모의 포털 사이트이다 보니 사연 게시판에 올라온는 각종 사연이 우리 회사가 내세우는 중요한 콘텐츠 중 하나다. 게시판 조회수가 저조한 남이면 사연을 창작해서 올리기도 한다. 나는 특히 이혼을 앞준 여자를 주인공으로 삼을 때가 많다.

p.9

이 소설의 시작은 갑질 사장 아래에서 온갖 사연들을 올라오는 게시판을 관리하는 화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처음에는 사연을 올라오는 게시판을 관리하는 것이지만, 올라오는 글의 관리가 아니라 오히려 글을 창작해서 다른 이의 공감을 이끌어내야 하는 고충을 가진 화자의 이야기를 보며 과연 어떻게 전개가 될까 흥미로웠다.

창작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화자의 본인의 이야기로 넘어갔고, 고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왕따를 당했는데, 그 친구가 왕따를 당하게 된 원인이자 왕따를 주도하면서 돈을 뜯길 뿐아니라, 변기에 머리를 박게 하고, 심지어 편을 들어줬던 유일한 친구와 서로 때리게 하여 화자는 외롭고 고통스러운 학창시절을 보내게 된다.

우연히 침대를 사러 갔다가 자신을 왕따시켰던 그 친구가 가구 설치 기사라는 것을 알게되고 화자는 소소한 일상의 복수를 꿈꾼다.


중간챕터 표지인데, 챕터 제목인 르상티망이 뭔지 궁금해졌다. 르상티망은 원한, 복수감을 뜻하는 말이다.

대신 나는 진지하게 놈에 대한 복수를 생각했다. 그러다 불법적으로 복수하기 어렵다면, 합벅적으로 복수를 하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하는 데 생각이 미쳤다. '합법적인 복수'를 떠올리고 보니 '합법'과 '복수'의 결합이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이보다 안전하고 이상적인 복수가 어디 있을까. 문제는 연인으로 이상형을 만나기 어렵듯 이상적일수록 달성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p.48

화자의 복수는 과연 소소했다. 바로 가구 설치 관련하여 흠을 만들어 컴플레인을 거는 것. 그러나 이 소소하고 합법적이며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복수는 친구가 화자의 정체를 알고 그의 굴욕적인 사진을 보관하고 있음으로 실패하고, 심지어 처지가 역전되어 버린다. 화자에게 가구를 강매하고, 휴일에도 가구 배달 및 설치를 돕게 하고 사진으로 협박을 계속한다. 화자는 결국 복수를 돕는 모임에 가입하게 된다.

직접 당하지 않은 자가 그 고통을 어떻게 다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같은 고통이라도 아픔의 크기는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른 법이다. 그래서 나는 레몬의 고통이 그녀 자신에게 얼마나 클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전적으로 이해해줄 수는 있었다.

p.73-74

소소하게 시작했던 화자의 복수는 역풍을 맞고, 이 복수를 같이 생각하는 모임에 들어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다른 사람의 분노에 공감해주고, 익명의 그 사람들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음을 보여주며, 복수가 터닝포인트, 즉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소설에는 몇몇 복수들이 있다. 고등학교 때 왕따한 이에게의 복수, 자신에게 컴플레인 건 사람에게의 복수, 자신의 공을 가로채는 남편에게의 복수, 자신의 친구와 바람핀 약혼자에의 복수, 인생을 망친 이에게의 복수, 갑질 사장에의 복수 등등.

이 복수들이 전개되면서 화자의 인생은 점점 스펙터클해 진다. 어떻게 007이 되어가는지는 소설을 보면서 확인하시기 바란다. 재미를 위하여 스포는 자제하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결코 치밀하지 않다는 것에 공감했다. 이 소설에 치밀한 인간이 한 명도 없다. 나는 복수를 생각하는 모임에서 셜록에 모리어티같은 건가 하는 생각을 했으나 그런 생각이 부끄럽게도 그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복수였다. 등장인물 '앙칼'의 경우 치밀한 것 같으면서도 엉성한 매력을 보였고, 그것은 소설 전체에서도 매력이자 아쉬운 맛으로 남았다.

그러니까 복수의 대상은 뜻밖에도 가까이 있으며, 의외로 복수는 마음만 먹으면 시도 해볼 수 있는 만만한 것일지도 모릅니다.-245

힐링과 달리 복수는 격렬한 마음 씀이고, 복수에 성공해도 누군가를 상처 입혔다는 생각에 찜찜한 기분이 들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분노라는 감정이 존재하고, 복수라는 행동에 열광하려는 마음 역시 존재한다면, 우리의 삶에 그것이 필요하다는 반증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그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니까요. 힐링은 지갑을 비게 만들지만, 분노는 우리 삶의 조건을 바꿉니다. 깐족거리는 인간에게 치받았을 때, 잔소리하는 어른 앞에서 과감하게 짜증을 냈을 때, 그리고 거대한 분노가 촛불로 타올랐을 때,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떠올려보았으면 합니다. 그게 이 소설을 쓴 이유이기도 합니다.-246

p.245-246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은 바로 작가의 말이었다. 요즘의 트렌드는 분노보다는 힐링이고, 복수보다는 용서이다. 그런데 이런 시기에 용감하게(?) 복수를 말하고, 분노와 복수가 우리 삶에 필요하다고 말해준다. 가장 인상적인 글은 힐링은 지갑을 비게 만들지만, 분노는 우리 삶의 조건을 바꾼다는 것이었다.

요즘 우리 사회는 분노가 조절이 안 되는 사람과 분노를 표출하지 못해 다른 돌파구를 찾는 사람들로 양분되어 있는 것만 같다. 이 소설은 소소하고 합법적인 복수에서 시작해서 창대하게 끝이 났지만, 우리의 일상에서 작은 것들에 당당히 이야기하는 그런 것이야말로 소소한 복수가 아닐까. 때로는 소소한 복수가 힐링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게 된 소설이었다. 그런 소소한 일상이 내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 수 있고, 결국 스펙터클 해지지 않게 도와주지 않을까.

누구나 복수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복수는 거창할 것일수도 있지만, 때론 너무나 평범하고 사소한 것일 수 있다. 분노가 조절이 안 될 때까지 눌러 담지 말고, 사소한 터트림으로 삶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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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이 느린 하루라도 괜찮아!
이안정 지음, 이호숙 그림 / 바른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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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랜만에 책을 읽었다. 근 일 년 만인가... 오랜만에 읽는 책이고, 힐링이 필요했기에 원래 자주 읽던 소설류보다는 에세이류로 골랐던 것 같다. 책을 받고 첫 느낌은 책이 예쁘고 뭔가 힐링 될 거 같다는 것이었다.

책 표지도 그랬지만, 책 속에도 꽃 그림과 소소한 여러 그림들이 반겨주었다. 약간은 투박한 그림들이었지만, 뭔가 느낌이 좋았다.

내용은 주로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였다. 일상에서의 작은 깨달음, 스쳐지나갔던 것들의 소중함, 그리고 남들과 다른 속도여도 괜찮다는 위로. 모두가 같은 속도로 달리는 것이 정상이 아니라 그저 앞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면 그것이 옳다는 그런... 제목에서 맛봤던 위로였다.

책은 홀로서기라는 챕터로 나누어져 있었다. 홀로서기를 위한 1,2,3 단계를 통해서 나에 대해 돌아보게 되고, 나를 알게 되고, 드디어 누군가에 의지해서가 아닌 홀로 서기를 배울 수 있는 그런 시간이었다.



책의 중간 중간에는 내가 써 볼 수 있는 공간들이 있었다.나에 대해서 써보고 나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편지를 쓰고, 나를 다시 일어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하고, 나만의 행복 레시피를 만들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시를 써보는 그런 공간들이 있어 좋았던 것 같다. 요즘은 글을 다만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읽은 후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보고 쓸 수 있게 해주는 그런 것까지 생각해 주는 배려가 참 좋다.



글의 내용은 그렇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담담한 느낌이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각각 학교에서 국어와 미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라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책의 내용들도 때로는 젊은 청춘을 응원했고, 때로는 청년의 시기를 이미 지난 이로서 이야기했다. 선생님이 쓰셨지만 책은 그냥 술술 넘어갔다.



가나다라마바사 n행시같은 작은 재치와 일상의 어떠함과 응원이 섞여있는 글이 많았다. 사색하게 만드는 글은 아니었지만 그냥 아는 선생님이 인생에 고민이 많은 나에게 나는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어떠니하고 묻는 느낌이랄까...


가끔은 나도 내가 모르겠는 순간이 있고, 내 행복을 모르겠는 때가 있는 것 같다. 남들과 같은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나만 뒤처져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어느 날,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이런 책 한 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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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로맨스 소설로 대박 작가가 되면 소원이 없겠네 - 쌩초보도 5주면 쓸 수 있는 돈 버는 로맨스 글쓰기
제리안 지음 / 앵글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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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에 고양이들의 행차를 그려놓은 표지에 이 책은 뭐지? 했는데, 제목이 '나도 로맨스 소설로 대박 작가가 되면 소원이 없겠네.'이다. 할리퀸 시장이나 로맨스 소설 시장이 전부터 없진 않았지만, 요즘 카카오페이지때문인지 웹소설과 웹만화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나도 꼬박꼬박 챙겨보는 소설들과 만화들이 있고, 결재도 심심찮게 한다.

  '대박작가' 소위 말하는 그런 작가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건 무엇일까? 저자는 이 책이 실패담이라고 말한다. 본인은 실패했던 기억이지만, 다른 사람은 그 길을 걷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에서 과연 로맨스 소설에 대해서, 대박작가가 되는 조건들에 대해서 어떻게 써 놓았을지 정말 궁금했다.

  초반에 느낀 느낌은 이 책이 심리학 책 같다는 것이었다.

 

 

   초반에 이 책은 남자에 대해, 여자에 대해, 독자층인 10대, 20대, 30대, 40대 여성들에 대해 말한다. 현직에서 뛰는 작가가 쓴 글이라서 그런지 통통 튀는 표현들이 많았다.


로맨스의 정의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남녀가 만나 서로 사랑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혹자는 로맨스를 일컬어 '내 남자가 절대 해줄리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20

같은 여자라고 해도 욕구는 저마다 다르다. 로맨스를 좋아하는 공통 분모가 존재하지만, 세대에 따라 관심사가 다르고 우리가 흔히 '로망'이라 부르는 요소도 각양각색이다. 로맨스라는 장르가 여자의 욕망과 갈증이 날은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10대와 40대가 추구하는 이상향과 욕망이 결코 같을 수 없다는 의미이야. 로맨스 중에서도 선호하는 장르 역시 다르다. - 24

지금까지 살펴본 남녀의 성적인식 차이, 연애관, 생물학적 특징 등등을 종합해보면, 목표지향적인 남자에 반해 여자는 목적보다는 관계를 중요시하며, 관계맺기의 핵심은 정서라는 결론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서'가 바로 여성들이 추구하는 로맨스의 모티브다. -64


   내 남자가 절대 해줄리 없는 일이라는 표현에 정말 빵 터졌다. 이만큼 로맨스 소설에 대한 정의에 합당한 표현이 또 있을까! '남편'은 '남의 편'이라는 표현 이후로 이렇게 적당한 표현은 오랜만인 것 같다. 남자와 여자는 화성과 금성만큼이나 멀고도 다른 존재라는 것을 현실에서 우리는 많은 때 깨닫는다. 그러나 로맨스는 현실이 아니라 판타지라는 것이 다행이랄까 함정이랄까. 저자가 로맨스 소설은 여자를 위한, 여자를 위한, 여자의 소설이라는 식으로 말했는데 완전 동감이다. 로맨스를 보면서 울고 웃는 남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런 남자는 솔직히 동인지에나 존재하는 것 같다.)

  핵심 주인공이 될 남녀에 대해 알고, 독자들에 대해 알고 나면 소설의 법칙들에 대해 알아봐야 한다. 저자는 '백전백승 할리우드 플롯 따라잡기', 탈고전 마지막 체크리스트, 웹소설 10계명들을 통해서 참고하고 주의해야 할 점을 계속적으로 말한다.

 

 

   나도 취미로 글을 쓰곤 했었다. 이 책을 보면서 실용 글쓰기 책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소설을 쓰는 방법을 보다 실용적으로 설명하고 있었고, 소설 중에서도 로맨스 소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웹소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만 보고 나는 책의 내용이 진부하게 소설에 대한 이론을 써놓거나 로맨스가 뭔가에 대해서만 떠들거나, 웹소설에 진입하는 방법에 대해서만 떠들거라 생각했는데, 이 책에는 이 내용들이 다 있었다.

  무엇보다 저자가 계속 강조하듯이, 책의 내용에 부합하는, 흥미를 끌 수 있는 제목을 썼고, 가독성이 좋아서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가독성 좋게 쓴다는 게 많은 글 쓰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지만, 솔직히 쉽지 않다. 문장은 간결하게!라는 주문보다 어려운 주문이 없다. 이 책은 그 법칙을 잘 지켜서 그런지 소설만큼이나 쉽게 잘 읽어졌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전에 내가 재밌게 봤던, 그리고 보고 있는 소설들에 대입을 해봤다. 법칙에서 살짝 예외거나 얼마 부분이 다른 글들이 있었지만, 적용해서 읽어 볼수록, 작가가 옳은 말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 지망생들은 보면서 희망과 함께 주의점을 참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초보 작가들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볼 수 있을 것이며, 중견 이상 작가들은 자신들이 빼놓았던 점들을 다시 체크해 볼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어느날에는 이 책이 로맨스소설의 바이블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나도 다시 글을 쓰게 되면, 쓰기 전 이 책을 정독하고, 주의 할 점을 체크하면서 글을 써 봐야겠다. 뭐, 가장 중요한 건 최초의 독자인 작가 자신이 읽기 쉽고 재밌어야 하는 거 아닐까. 웹소설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요즘, '대박작가'까지는 아니더라도 웹소설 작가로서 당당하게 이름 석자 내밀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다. 오랜만에 글이나 써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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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 독해유형비법 MSG 시리즈
한승훈 지음 / 도서출판SION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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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요리에 숨을 불어 넣는 MSG처럼 죽은 영어 실력을 소생시키는 비법서가 있다는 말에 이 문제집을 보게되었다. 나는 독해만 있는 줄 알았는데, 독해말고도 문법, 어휘, 기초, 단기, 공시 등등 많은 버전이 있었다. 나는 독해에 대해서 많이 풀어보는 게 장땡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법서가 과연 어떤 내용일지 정말 궁금했다.

 

 


   이 책은 총 10파트로 되어 있고, 60가지의 MSG가 있었다. 첫 번째 MSG는 영문독해의 유형을 소개했는데, 이것부터 유용했다, 먼저 5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그 안에서 각 유형에서 어떤 식으로 문장이 이루어지며, 주제가 어디 있는지 친절하게 TIP까지 첨부해서 유형화해 놓았다. 

  그동안 나는 많은 영어 문제를 풀었다. 그런데 그 많던 문제들이 이렇게 단순하게 정리될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독해 문제의 유형을 정리학고 나서 가장 먼저 할 연습은 끊어읽기였다. 끊어읽기도 초급자, 중급자, 고급자 용으로 나눠 있었다. 초급자는 좀 더 많이 자르고, 중급자는 보다 덜, 고급자는 조금만 자른다. 나는 중급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이렇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비법을 설명하고, 연습할 수 있도록 많은 장치를 해 놓았다.

 

 


  기본확인문제, 실전문제분석, 기출연습문제로 이루어져 연습 및 확인을 할 수 있게 해놨다. 문제의 난이도는 기본 확인 문제<실전문제<기출문제 순으로 문제를 풀다보면 문제의 유형을 이해하게끔 구성되어 있다. 기본 확인 문제는 주로 단문이거나 예제로 보기 쉽고 이해 하기 쉽게 문제가 이루어져 있고, 실전문제의 경우에는 어떤 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HOW TO SOLVE와 직독직해, TIP을 통해 문제를 이해할 수 있게 했다.

 

 

   한 파트씩 풀고 있는 중이라 이 책을 다 풀고 나서 과연 나의 독해 실력이 얼마나 변화 될지 가능할 수는 없다. 그러나 풀면서 이 책이 꽤나 논리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초반이지만, MSG양념의 맛을 느낀다. 꾸준하게 한 파트씩 풀어나가서 마무리쯤엔 독해가 맛있는 요리로 느껴졌으면 좋겠다. 아직은 맛없기만 한 영어이지만, 많은 MSG로 맛있는 영어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직까진 꽤나 먹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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