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라면 흔들리는 순간조차 사랑이겠지
신기루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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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라면 흔들리는 순간조차 사랑이라니.... 이처럼 사람을 설레게 하는 말이 또 있을까. 나는 제목에서부터 이 책에 마음이 설레고 말았다. 책은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옆에 삽화가 있어 글을 더 잘 감상할 수 있었다.


제목처럼 이 책은 사랑을 말하고 있었다. 한 80%정도는 사랑을 20%정도 헤어졌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마음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이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느꼈던 때가 2번 있는데, 제목에 홀려서 이 책을 골랐을 때와 헤어지고 나서도 사랑을 말하고 있는 내용을 읽을 때였다.





글의 내용은 세상 달달했다. 가볍진 않아도 세상을 안았다니... 처음엔 가볍진 않아? 이 분이!!!!했다가 세상을 안았다에서 마음에 마구 설레는 나를 볼 수 있었다. 과연 내 남자가 될 분이 이정도 로맨틱력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보면서 설레고 말았다.


이 책은 삽화가 꽤나 많은데 주로 연인들의 달달한 모습을 그려놨다. 껴안고 키스하고 손잡고, 때론 결혼하는 것처럼 보이는 삽화들도 있었고 좀 야한(?) 삽화도 있었다. 속옷만 입고 안고 있는 연인을 그린 삽화도 있었고, 거사(?)에 진입하는(?) 그런 삽화도 있었고ㅡ 암튼, 내 친구들은 좋아했다.





보면서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은 느껴졌다. 내가 벌써 꼰대가 된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어떻게 보면 야한데 또 어떻게 보면 연인이면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심지어 저런 삽화는 몇 없었다. (내가 언급한 게 거의 다다...)





마지막에 작가의 말에 매우 인상깊었는데 끄적여온 글들을 다시 읽어보니 결국엔 다 사랑이었고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모든 것들을 사랑에 대입하면 한없이 유치해져요. 마음을 재고 따지고 평가하게 되죠. 내가 상처받을 게 두려워 사랑을 자꾸 아끼게 됩니다. 이런 갈등은 언제라도 어디에서라도 생겨요.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저도 그래요. 이럴 때일수록 나는 어떤 말을 듣고 싶었던 걸까 생각해보게 됐어요. 당신 곁에 있는 사람들도 이런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당신도 말이에요. 다 필요 없고 그저 내가 널 사랑한다고. 너와 함께하면 흔들리는 순간조차 사랑일 거라고. -302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는데 왜 어릴적에는 아무렇지 않게 되던 것이 진정 해야할 어른이 되어서는 왜 이렇게 힘들어지는 걸까? 조금은 오글거린다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도 표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 너와 함께하면 흔들리는 순간조차 사랑일 거라고'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 겠다. 또 이렇게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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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별이 만날 때
글렌디 벤더라 지음, 한원희 옮김 / 걷는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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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별이 만날 때라는 책을 첫인상은 뭔가 나무가 우거진 곳에 은하수가 쏟아지는 하늘이, 뭔가 신비한 일이 생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존 작가 1위, 아마존 베셀이라는 이 소설은 생각보다 잘 읽혔고, 재밌었다.

이 소설은 한 아이가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그 아이는 요정이 버리고 간 아이일지도 모른다. 파리한 얼굴, 헐렁한 후드 티와 바지를 입은 모습이 노을 진 숲으로 희미하게 번져갔다. 발은 맨발이었다.(...)조는 시동을 끄면서도 아이에게 눈을 떼지 않았다. 쳐다보지 않으면 요정 왕국으로 되돌아갈지도 모르니까. -8

 

요정이 버리고 간 아이같은 느낌을 준 얼사는 갑자기 숲속에서 작은곰이라는 개를 데리고 나타나서 본인은 외계인이고, 5가지 기적을 보기 위해 지구에 온 것이라고 말한다. 이 아이는 소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계속에서 궁금증을 일으킨다. 아이의 정체는 무엇이며, 왜 숲속에 갑자기 나타났는가. 진짜 외계인일까? 나는 얼사를 보면서 어린왕자가 계속 생각났다. 물론 어린왕자는 사막에서, 얼사는 숲에서 나타났지만. 그 존재의 생뚱맞음과 그 창의력과... 기적을 말하는 것이나, 육체의 죽음이 별로 돌아가는 것을 암시하는 것 등등 많은 것이 연상되었다. 얼사의 정체에 대해서는 책을 읽으실 분들을 위해 물음표로 남겨두겠다.

여주인공인 조는 얼마전 엄마가 암으로 돌아가셨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유방암초기라는 것을 알게 되어 가슴을 도려낸, 부모님을 잃은 상처와 자신의 병에 대한 피로가 아직 남아있는 조류를 연구하는 대학원생이다. 조는 둥지를 연구하는데, 연구를 위해 키니 교수의 집에 머물다가 얼사와 엮이게 되고, 근처 사는 게이브와 얽히게 된다.

이 소설에서 얼사는 자신이 5가지 기적을 보기 위해 지구에 왔다고 말한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가 얼사의 기적 찾기 였다. 첫 번째 기적은 둥지 찾기 중 봤던 아기새였고, 두 번째는 게이브 오두막에 새끼 고양이였고, 세 번째는 조의 룸메였던 태비를 만난 것이었다.

얼사가 양손에 각각 흰색과 회색 고양이를 올려놓고 몸을 일으켰다.

"줄리엣이랑 햄릿이 등장하는 희곡을 쓸거야."

"주익공이 고양이야, 사람이야?"

그가 물었다.

"사람. 줄리엣과 햄릿한테 나쁜 일들이 생기기 전에, 마법의 숲에서 만나게 할 거야. 그러면서 운명이 바뀌는 거지. 희극이고 마지막에 누구나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이야." -185

 

얼사가 하는 이야기 중 흥미로웠던 것 또 하나는 쿼그에 대한 것이었다. 얼사는 자신이 설명할 수는 없지만, 주변인들에게 쿼그로 행운을 준다고 했다. 그런 소소한 설정들이 이 소설이 더 재밌게 만들었다.

오히려 나는 이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담듬기 시작했을 때, 이 소설도 여타 다른 소설처럼 로맨스가 되는 건가 생각했다. 가슴 절제 후 여성으로서 자신감을 잃은 조와 어려서 엄마의 바람을 보게 되고 마음의 문을 닫은 게이브. 둘은 꽤 잘 어울리는 커플이 될 것 같다. 거기에 자기가 우주인이라고 하는 똑똑한 아이와 셰익스피어 비극의 이름을 가진 고양이들까지.

숲과 별이 만날 때, 그 곳에서 이루어진 만남이 이들을 어디로 이끌고 갈 지 궁금해지는 그런 소설이다. 책은 금방 읽혔고, 얼사는 아직까지 신비하고, 인생은 사랑으로 가득하다. 힐링과 위로가 필요할 때, 상처와 아픔으로 누군가를 만날 자신이 없을 때 좋은 책 같다. 오늘 밤, 숲과 별이 만남 때, 모두 힐링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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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수법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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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첫인상은 '표지가 예쁘네'였다. 기차역 같은 데에서 스크류바 같은 것을 먹고 있는 백곰과 책 읽는 소녀라니. 처음에 부제를 보고 나는 '이 이야기에 살인곰이 나오는 걸까? 설마 저 귀여운 곰이 살인곰인건가?'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제를 내가 잘못 읽은 것으로 이 책에서는 '살인곰 서점'이 나온다. 중고책방으로, 전직 탐정을 아르바이트생으로 쓰는, 그리고 가끔 중고책 판매진작을 위해 소소한 이벤트를 여는 그런 서점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히무라 아키라'라는 여성 탐정으로 전직탐정이었다가 어마무시한 불운으로 다시 탐정일을 맡게 되는(?) 그런 사람이다.

히무라는 살인곰 서점 주인의 명(?)으로 폐가에 책을 정리하러 갔다가 바닥이 무너져서 지면서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 그 무너진 바닥에서 백골이 나왔고, 그 백골의 주인과 그를 죽인 범인에 대해 추리로 경찰에 도움을 주게 된다. 그것을 들은 전직 여배우님이 히무라에게 의뢰를 하게 된다.

여배우님의 의뢰는 바로 20년 전 행방불명된 딸을 찾는 것. 처음에는 탐정 일을 하려면 신고해야 하는 것 때문에 거절하지만, 결국 받아들이게 된다. 여배우의 딸을 찾으면서, 20년 전에 이 사건을 맡았던 전직 형사 탐정 역시 실종되었다는 사실도 알게되고, 이 딸을 둘러싼 사건들을 파헤치게 된다.

탐문 상대가 항상 이런 식으로 주저리주저리 가르쳐주는 사람들뿐이라면 좋을 텐데. 이 또한 '히무라 아키라의 운'인 걸까, 아니면 일을 키우는 것을 좋아하는 여우에게 홀린 걸까. ㅡ184

 

요즘 여성이 주인공들인 소설은 많이 늘었지만, 여탐정은 정말 오랜만에 본 것 같다. 그것도 이렇게 불운하면서도, 운이 좋은(?), 그리고 훌륭한 추리력을 가진 여탐정이라니!

그 백골에 대한 추리로 에피타이저를, 그리고 여배우의 딸의 행방을 수사하면서 메인디쉬를 살인곰 서점의 내용으로 후식까지 완벽했달까?

두꺼운 책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잘 읽히고 금방읽혔다. 백골 사건이나, 여배우의 딸의 행방이나, 그 딸을 쫓던 전직 형사 탐정의 행방, 미혼모 여배우 딸의 아빠가 누구일까라든가, 마미의 정체라든가, 살인곰 서점의 주인 정체 같은 것은 책을 통해 확인하시길 바란다. 책을 읽으실 분들을 위하여 스포는 하지 않겠다.

나는 원래 책을 읽으면서 많이 적고, 찍는 사람인데 이 책은 인용할 것도, 사진 첨부도 거의 없다. 그저 스토리에 빨려 들어가 꽤 두꺼운 책을 생각보다 빨리 봤다. 처음엔 표지에 끌려봤는데, 덮고나선 스토리와 반전에 대해 음미했달까... 잔잔하면서도 흥미로운 그런 추리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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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커벨 죽이기 죽이기 시리즈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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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커벨 죽이기는 앨리스죽이기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로 피터 팬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미스터리 소설인데, 솔직히 처음엔 설정이 뭐 이러나 싶었다. 피터 팬은 폭력에 무감하고 살인에도 무감하며 때론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피터 팬은 웬디에게 웬디는 피터 팬에게 푹 빠져있다. 여기에 원작에 없는 인물이 있는데 바로 도마뱀 빌이다. 이 빌은 처음에는 잡아먹힐뻔 한 존재이지만, 소설 내내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소설이 처음에 좀 혼란스러웠던 것은 피터 팬의 폭력성과 현실 세계와의 이어짐이었다.

이모리와 빌의 관계는 기묘하다. 완전히 다른 인격, 신체, 능력을 지녔지만 둘은 기억을 공유한다. 즉 이모리가 체험한 일은 빌의 기억에도 남아 있으며, 반대로 빌이 체험한 일을 이모리도 기억한다. 구체적으로는 각자가 상대의 체험을 꿈속의 일이라고 느낀다. p.29

현실의 이과대학생 이모리는 꿈 속에서 도마뱀 빌이다. 이상한 나라로 가고 싶어하는 빌은 앨리스 죽이기에 나왔던 그 빌이라고 한다. 앨리스 죽이기를 보진 않았지만소설을 읽는데 아무런 지장은 없었다.

 

                       

이모리도 자기가 빌의 아바타라고 밝혔다. 그리고 어제 실려간 야가하시는 네버랜드의 '8번'이 아니겠냐는 추측을 내놓았다. 덧붙여 네버랜드의 누군가 죽으면 지구에 있는 아바타라도 죽는다는, 자신이 발견한 법칙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p.86

이 소설은 네버랜드 속 이야기와 현실의 동창회가 서로 교차하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현실의 동창회의 멤버와 숙소의 직원들 등등이 꿈 속의 네버랜드의 아바타라인 것이다. 여기에 중요한 규칙 하나가 나오는데, 꿈 속의 즉 네버랜드의 아바타라가 다치거나 죽음에 이르면 현실의 아바타라도 다치거나 죽는다는 것이다.

그 예로 현실의 첫 장면에서 빌이 '먹히자' 이모리는 얼굴을 다쳤고 피가 많이 났다. 네버랜드에서 8번이 죽자 현실의 야가하시가 죽었고, 네버랜드의 팅커벨이 죽자 현실의 히지리가 죽었다.

 

                           

여기에 또 다른 법칙이 있는데 꿈 속의 아바타라가 살아있으면 현실의 인물도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모리가 히지리를 구하려 죽었는데 그것이 꿈으로 처리되어 다른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두 규칙은 소설의 후반부에 꽤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 소설의 주된 물음표는 '팅커벨을 누가 죽였는가?'와 '과연 웬디는 누구인가'인 것 같다. 네버랜드에서 많은 인물이 죽지만, 웬디의 요청으로 피터 팬은 왓슨 역할을 맡은 도마뱀 빌과 함께 탐정이 되어 범인을 찾는다. 소설의 모든 설정과 전개를 보면 그냥 피터 팬이 범인인데 왜 피터 팬에게 모든 권력을 주는가 하는 궁금증을 갖게 한다.

누가 팅크 즉 팅커벨을 죽인 범인이고, 누가 웬디인지는 소설을 읽으실 분들을 위해 물음표로 남겨 놓겠다. 다만 한 가지 힌트를 주자면 '피터 팬'이다. 왜 붙여쓰기가 아니라 띄어쓰가 되어 있는지 나는 소설 후반부에 가서야 깨달았다.

현실과 꿈 속을 오가는 스토리가 별개인듯 잘 연결되어 있다. 초반에는 좀 혼란스러울 수 있던 설정이 중반을 넘어가면서 교묘하게 잘 연결되면서 흥미를 유발한다. 초반에는 잔혹동화라고 생각했지만, 읽을수록 잘 만들어진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작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팅커벨 죽이기는 가독성이 꽤나 좋은 소설이고, 시리즈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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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가장 높은 곳의 정원 라임 청소년 문학 44
버지니아 아론슨 지음, 김지애 옮김 / 라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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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가장 높은 곳의 정원은 지금은 건강한 음식과 지속 가능한 농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또 교육을 하는 비영리 기업인 ‘식품 영양 자원 재단’의 이사로 일하고 있는 버지니아 아론슨이라는 작가의 소설이다.



3D 미트로프 안에 고기가 들어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어쩌면 갖가지 화학 물질로 맛을 낸 소야콘으로 만든 고기일지도 몰랐다. 감자도 별반 다르지 않을 터였다. 이건 진짜 음식이 아니었다.

p.60

이 소설의 배경은 2066년인데, 그때의 인류의 대다수가 기후난민으로, 현재는 약 5만명 가량이 사는 그린란드같은 극지가 오히려 사람이 살만한 곳으로 변해 초고층의 거주지에서 살아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하며, 길거리에는 노숙자들이 가득하다. 살아있는 식물이나 곤충은 보기도 어렵고, '진짜 음식'을 먹는 것도 부유층이나 가능하다. 남성도 여성도 아닌 중성의 아이가 태어나 자신의 성별을 정한다.

슬픈 것은 자신의 성을 자신이 정하는 그 시대에도 여전히 남녀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주인공인 조니는 여성이 되려하지만, 취업에 있어 남자가 유리하고, 여성의 경우 집에서 가정을 돌보는 일이 많아 고민하면서 엄마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장면이 슬펐다. 남녀차별은 외국도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샤메드는 '부끄럽다'는 뜻이야. 세상은 이주민인 우리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우리는 무지의 상징이야. 재난이 다가오는 걸 알면서도 대책을 세우기는커녕 모른 척 했으니까. 그래서 이주민 지역을 보면 부끄러워서 잽싸게 외면해 버리는 거야."

p.76

조니가 살고 있는 마을의 이름은 '샤메드'이다. 책을 읽으면서 요즘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요즘 전세계가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뭄이 극화되어 산불이 심화되는 곳도 있고, 우리나라만 해도 전례없는 폭우가 쏟아졌다. 전에 겪어 보지 못한 스콜(열대성 폭우)같은 비에 인명피해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피해를 입었다.

기후의 문제는 현실이 되었고, 식량에 대한 문제와 기후난민의 문제도 우리의 코 앞에 다가와있다. 코로나에 이어 이런 자연재난까지 정말 '당연한 것들이 당연했던 때'가 얼마나 좋았는지 요즘 새삼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무얼로 만들어졌는지도 모를 3d프린터 음식을 안 먹고, 기후난민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작은, 또는 큰 노력들이 필요하다. 나는 작은 것들이 모여 큰 것이 된다는 말을 신뢰한다. 이 소설의 현실이 우리의 현실이 되기까지 많은 날이 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조니를 보면서 그레타 툰베리가 많이 생각났다. 아이들이 가끔은 어른보다 나을 때가 있다. 조니의 경우도, 툰베리의 경우도 그렇다. 세상에 적응하고 안주해버리는 어른들보다 때로는 깨인 생각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 같다.

한 작은 아이가 품었던 꿈은 레드 할아버지의 조력과 친구 쌍둥이의 도움으로 현실이 되었다. 늦었다고 느껴질 수 있는 우리의 환경도 이런 작은 꿈들과 각성들이 모여 변화를 늦추고 돌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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