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청약통장 사용설명서 - 청약통장은 있는데 청약은 모르는 3040 무주택자를 위한 내 집 마련의 기본
눈을떠요 지음 / 세이지(世利知)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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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발표하는 부동산 정책,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

<내 청약통장 사용설명서>는 청약통장은 있으나 청약은 모르는 3040 무주택자를 위한 책이에요.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는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수도권 택지를 개발하여 총 84만 호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전체 물량의 90% 는 선호도가 높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공급하여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을 보장하겠다는 거예요. 2020년 공급되는 지역은 인천 검단, 과천지식정보타운, 화성 동탄, 오산 세교2, 영종 하늘도시 등이 있고, 2021년에는 성남 복정1, 시흥 거모, 안산 신길2, 과천 주암 등이 있어요. 3기 신도시인 부천 대장, 하남 교산, 인천 계양은 사전청약 지정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네요. 

이 책에서는 청약통장을 가입하고 언제 써야 될지 몰라 묻혀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고 있어요. 

우선 청약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주네요. 청약은 새 아파트를 가장 저렴하게 장만하는 방법이에요. 한 번에 목돈을 지불해야 하는 매매와 달리 계약금 10%만 내면 내 집이라는 도장을 찍고 아파트가 준공된느 3년의 시간을 벌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그 기간 동안 시세가 오른다면 그만큼 이익이 생기는 것이고, 부족한 금액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어요. 청약통장은 그 청약을 넣을 수 있게 해주는 통장이에요. 아파트 청약이라면 어떤 것이든 넣을 수 있어요. 공공분양, 민간분양, 장기전세, 행복주택 모두 가능해요. 

다들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정보일 수도 있지만, 청약에 관한 A부터 Z까지 꼼꼼하게 거의 모든 정보가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인 것 같아요.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청약이니까, 청약 당첨은 그저 운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해요. 저자는 청약에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청약통장은 적금통장처럼 만기가 있는 게 아니고 은행에서 관리해주는 통장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제대로 알아야 본래의 목적대로 원하는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거죠. 내가 갖춘 조건에 딱 들어맞는 아파트 청약을 찾거나 내가 원하는 아파트가 필요로 하는 조건을 준비하는 것, 이것이 바로 청약 성공 전략이에요.

본격적으로 청약 준비를 하려면 낯선 부동산 용어부터 알아야 해요. 

입주자 모집공고를 살펴볼 때는 면적 개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해요. 만약 세대별 공급면적에 비해 기타 공용 면적의 크기가 유난히 크다면 전체 계약면적에서 실제 세대가 사용하는 공간 크기가 작다는 것이므로 분양가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어요. 반대로 기타 공용면적이 너무 작다면 단지 내 커뮤니티 등이 잘 조성되지 않아 생활 편의가 좋지 않다는 뜻이라고 해요.  그래서 동일한 평형대의 아파트라도 도면을 비교해봐야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어요.

민간분양과 공공분양은 그 개념과 1순위 요건이 다르고 당첨자 선정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내가 어떤 분양에서 더 당첨 가능성이 높을지 확인해봐야 해요. 그리고 특별공급은 배려 대상을 위한 제도이며, 평생 한 세대 한 세대 한 번의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일반공급보다 당첨 가능성이 높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청양이에요. 일반적으로 많이 지원하는 세 가지 특별공급인 신혼부부, 다자녀, 노부모 부양 특병공급, 생애최초 특별공급, 중소기업 근로자 특별공급이 있다고 해요. 특별공급에 지원할 때는 중복 청약에 유의해야 해요. 무주택세대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특별공급을 신청할 수 있지만 한 세대에서 중복 당첨된 경우 모두 무효처리되니까 반드시 한 세대에서 한 명만 지원해야 해요.

이 책에서 설명하는 청약통장은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말해요. 2009년 5월부터 청약통장은 이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통합되었어요. 만약 그 전에 만든 청약통장이라면 청약을 넣는 데 몇 가지 제한이 있으니 확인이 필요해요. 

최근 바뀐 부동산정책에 따르면 추첨제 선정방식에 일부 규제가 적용되어 추첨제에서도 무주택자를 우선한다고 해요. 과거에는 주택 소유 여부에 상관없이 모두 동등한 기회로 추첨 대상이 되었지만 이제는 경쟁이 있으면 무주택자에게 75%를 우선 공급하고 남은 물량은 1주택자 가운데 기존 주택을 처분하기로 서약한 사람에게 공급하게 된 거예요. 사실상 청약은 무주택자들을 위한 제도가 되었기 때문에 현재 무주택자라면 더욱 청약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이 책에는 지역별, 연령별 청약 당첨 전략이 자세히 나와 있어서, 진짜 청약통장을 200% 활용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필독서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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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부모를 위한 SNS 심리학 - 소셜 미디어는 아이들의 마음과 인간관계,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케이트 아이크혼 지음, 이종민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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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알아야 통제를 하지요.

디지털 시대 부모들은 아이들보다 한참은 뒤져 있는 것 같아요.

너무나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소셜미디어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을까요.


<Z세대 부모를 위한 SNS 심리학>은 문화와 미디어를 가르치고 연구하는 케이트 아이크혼의 책이에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어요. 디지털 기술로 인해 망각이 사라진 세상에서 아이의 마음은 어떻게 성장하는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대부분의 교육자와 부모들은 아이들이 인터넷에 접근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자는 쪽을 택했다고 해요.

그리하여 밀레니엄 세대 아이들은 모든 사람의 삶을 바꿔 놓은 소셜 미디어와 공유경제 플랫폼을 만들어 냈어요. 1996년에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12살이었고, 에어비앤비 공동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는 15살이었어요. 구글부터 페이스북, 에어비앤비까지 이 시대 최고의 유비쿼터스 디지털 도구와 플랫폼은 모두 막 십대를 벗어난 청년들의 손에서 탄생했다는 건 무얼 의미하는 걸까요? 

오늘날 아이들은 자유롭게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더 나아가 그 세계를 자신만의 콘텐츠로 채워가고 있어요. 또한 자신이 만든 이미지를 성인들의 간섭을 받지 않고 퍼뜨리고 있어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성인의 감독을 거의 또는 전혀 받지 않은 채, 자기 삶을 표현하고 그 결과물을 퍼뜨리며 관계망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이 책에서 다루려는 문제는 이런 현상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한 결과라고 할 수 있어요. 잠재적 위험은 유년기의 실종이 아니라 그 반대라는 것. 유년기가 영원히 지속될 가능성이 더 위험하다는 거예요.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표현물이 대부분 시간 제약을 받지 않고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정보로 변화되면서 이전에는 상상도 못할 문제들이 생겼어요. 망각이 사라진 세상.


... 디지털 시대의 진짜 위기는 유년기가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유년기가 절대 잊히지 않고 유령처럼 되살아나는 데 있다.   (24p)


잊힐 권리, 디지털 장례식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솔직히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이 책을 읽고나니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일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심각한 문제라고 느꼈어요.

단순히 개인 기록물로 여기던 것들이 공유 기록물로 전환되는 세상, 이제는 과거와의 관계를 우리 손으로 통제할 수 없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어요.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잊는 것과 잊힌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해요. 어린 시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성인기까지 간직하고 싶지 않은 모습은 '잊고, 잊혀야' 성장할 수 있어요. 

저자는 이 책에서 디지털 미디어 기술이 바로 이 성장 과정을 방해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잠재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최근 '잊힐 권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률 제정을 시도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여기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아이들을 온라인 약탈자들에게서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보다 "아이들 본인에게서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라는 거예요. 더 구체적으로는 아이들이 성인기에 이르렀을 때, 벗어나고 싶을 수도 있는 자신의 모습으로부터 스스로 어떻게 지켜 낼 것인가라는 거예요.

왜냐하면 디지털 시대에 청소년들의 감수성과 향수가 망각을 거부하는 강력한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진정한 싸움은 망각과 정보 가치 사이의 대결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한때는 내재 가치라고는 전혀 없었던 정보들도 여기 포함되고 있어요. 어린이와 청소년은 성인들과는 다른 측면에서 이 같은 변화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어요.

아날로그 미디어에 비해 디지털 미디어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을 뿐더러 잊지도 않아요. 많은 사람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세상의 눈초리를 받지 않고 실수를 저지를 수 있어야 한다고 확신하지만, 디지털 미디어는 이 같은 심리사회적 유예라는 특권을 크게 약화시켰어요. 또한 기술 주도 경제에서는 청소년의 잊을 권리와 잊힐 권리를 보호해서는 얻을 수 있는 게 거의 없기 때문에, 디지털 소멸의 기회를 부여하려는 노력들을 크게 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요.

망각하려면 이제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해요. 과연 오늘날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궁극적으로 치러야 할 대가는 무엇일까요?

이 책은 디지털 망각을 위한 완벽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아요. 핵심은 문제 인식이므로, 부모와 자녀 그리고 이 사회가 다함께 노력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아는 거예요. 그래야 우리 모두가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으니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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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 - 일, 육아, 교육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유
파울 페르하에허 지음, 이승욱 외 옮김 / 반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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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는 벨기에 정신분석학자가 쓴 책이에요.

일, 육아, 교육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자는 권위의 부재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기존의 가부장적 권위는 사라졌으며, 그것에서 생겨난 수많은 관습에 대한 자발적인 복종도 사라지고 있다는 거예요. 전통적인 권위가 이미 기본적인 인간 관계 속에서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더욱 자명해지고 있다는 것. 이에 따른 변화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어요. 동시에 해결책을 찾으려는 시도가 진행 중인데 근본적으로 다른 두 반응이 나타나고 있어요.

첫 번째 반응은 과거의 권위 모델로 돌아가자는 것인데, 이는 옛 권위가 이미 사라졌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어요. 권위 없는 권력, 즉 복종이 강요된 권력이 경제, 정치, 교육, 심지어 의료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증가하면서 도리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어요.

두 번째 반응은 새로운 권위를 약속하는 것인데, 여기서 새롭다는 건 기존의 가부장제와 다른 근거와 작동 방식을 의미해요. 저자는 이 새로운 권위가 분명히 기존 질서에 대한 급진적인 역전을 포함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새로운 권위는 단 하나의 고결한 기구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수평적이고 집단적인 토대 위에 세워질 거라고 전망하고 있어요. 


이 책은 새로운 권위가 무엇이며, 이 시대에 왜 필요한지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어요.

우선 권위와 권력이 다르다는 것부터 알아야 해요. 그 차이를 알아야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있어요.  

전통적인 권위는 가부장적 권위와 같은 말이었어요. 둘 다 하향식이며 남성의 전유물이었어요. 하지만 시대가 변했어요. 권위의 구조적으로 개인의 외부에서 와야 하며 대다수가 인정해야 해요. 권위를 행사하는 주체가 누구이든, 또는 무엇이든 그것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면 그 권위는 제거되어 다른 사람에게 넘겨져요. 즉 대다수가 권위에 복종하기를 거부하면, 권위의 근거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기 때문에 권위는 무너지는 거예요. 이를 기점으로 전에는 정당화된 폭력이었던 것이 순수 폭력으로 작동하기 시작하고, 곳곳에서 폭력과 강제적 복종이 일어나요.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반란이 일어난다는 것을 역사는 보여주고 있어요. 많은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권위가 등장해 사후적으로 최초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거예요. 예전에는 반란이라 불렸던 것이 이제는 자유를 위한 싸움이라 불리는 거죠. 

우리는 이미 한 시대의 종말을 겪고 있다는 것. 가부장적 권위의 시대가 사라지고 있어요. 권위의 실종에 따른 가장 뚜렷한 결과 중 하나가 이른바 '규제 설사병'이라고 해요. 권위가 부족해지면 규칙과 통제 체계가 넘쳐나게 되며,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규칙이 생겨났다는 거예요. 그러나 과잉 규제는 전통적인 권위가 사라지고 있는 것과 같은 이유로 실패할 거라고 이야기해요. 그 이유는 외부에서 보증해줘야 할 근거가 사라졌다는 거예요. 강제가 저항과 반발을 일으키면 더 많은 규칙이 필요하고, 그것을 지키도록 더 많이 통제하면서 도돌이표 같은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거죠.

그러므로 우리 시대는 큰 과제를 마주하고 있어요. 과거를 돌아가지 않으면서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권위를 어떻게 세울 수 있을 것인가.

저자는 우리에게 밀접한 양육, 교육, 젠더와 섹슈얼리티, 경제와 정치 이야기를 통해 권위가 어떻게 작동되며, 권위의 실종이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지 알려주고 있어요. 저자가 설명하고 있는 권위는 기술이나 제도가 아니에요. 이 권위는 이미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근거한 신념이며, 수평적 공동체에 기반을 둔 우리 정체성의 일부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수평적 본질을 지닌 이 권위의 핵심에는 개인의 자율성이 자리하며, 이 자율성은 다른 사람들과의 연대를 필요로 하고 있어요. 집단이 권위의 원천이 될 수 있으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해요. 이 조건들은 여러 정치 개혁안에서 찾아 볼 수 있다고 해요. 

결국 저자가 주장하는 새로운 권위의 형태는 수평적 권위라고 할 수 있어요.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고, 우리가 할 일은 어떻게 도울지 고민하고, 어떤 세력이 이 변화를 막으려 하는지 감시하는 것이라고. 낡은 권위는 버리고 새로운 권위를 찾아, 이제는 권위 있는 어른이 되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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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그림 일러스트 연습장 - 따라만 그려도 저절로 실력이 느는 마법의 테크닉 손그림 일러스트 연습장 1
쿠도 노조미 지음, 김진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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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면, 아니 그려보고 싶다면?

예전에는 종이만 있으면 언제든지 쓱쓱 낙서하는 걸 즐겼는데, 언제부턴가 잊어버린 것 같아요.

손에는 스마트폰... 이제는 내려놓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아서,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영 안 그려지더라고요. 멋지게 그리고 싶은데 말이죠.


<손그림 일러스트 연습장>은 연필 한 자루만 있으면 바로 따라 그릴 수 있는 손그림 일러스트 익힘책이에요.

오호, 뭐가 다른가 했더니 '연습장' 기능이 있어요. 초보자를 위한 연습용 안내선뿐 아니라 직접 그려볼 수 있는 빈 칸이 있어서 좋아요.

일부러 스케치북이나 연습장을 준비할 필요가 없으니 편하네요.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짬짬이 시간에 얼마든지 다양한 일러스트 그림을 그릴 수 있어요.

책의 구성은 860개의 귀여운 손그림 일러스트가 주제별로 나뉘어 있어요. 여러 가지 음식, 가재도구, 사람과 반려동물, 길거리 모습, 여러 가지 생물, 학교와 사무실, 외출과 이벤트까지 자연과 일상의 모습이 담긴 손그림 일러스트를 연습할 수 있어요.

그림을 그리는 방법은 다음의 순서대로 따라 하면 돼요.

각 손그림 일러스트마다 그리는 순서가 나와 있어요. 예를 들어 양배추를 그린다고 하면 먼저 동그란 만두 모양을 그리고, 그 안에 몰려오는 커다란 파도 모양에 잎맥을 표현하면 완성돼요. 전체 완성된 그림이 옅은 회색선으로 되어 있어서 그 위에 연필로 따라 그리고, 다시 빈 칸에 직접 그리면서 익히는 거예요.

아주 간단하게 몇 개의 선으로 표현되는 그림이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기본적인 선, 곡선 긋기만 잘해도 멋진 그림을 완성할 수 있어요. 어려운 테크닉 없이 쉽게, 예쁜 그림이 그려지니까 그리는 자체가 놀이처럼 느껴지네요. 전반적으로 책 속에 담긴 손그림이 동글동글 귀엽고 아기자기해서 마음에 들어요. 특히 여러 가지 생물이 그리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 같아서 좋았어요.

사람을 그릴 때는 정면으로 서 있는 경직된 모습만 그렸는데, 다양한 동작과 패션, 성별이나 나이, 계절, 장소에 맞는 설정까지 표현할 수 있는 그림들이 많아서 골라 그리는 재미가 있어요. 그림은 개별적인데, 그림 자체가 귀여우니까 뭔가 이야기를 만들어서 그려보고 싶은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물론 좀더 연습이 필요한 수준이라서 이 책으로 꾸준히 그려볼 생각이에요. 

어찌됐든 이 책으로 그리다보니, 손그림 그리기가 즐거워졌어요. 그림 초보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알찬 그림 연습장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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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만지다 - 삶이 물리학을 만나는 순간들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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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하늘을 올려다보며 가리키는 저 멀리 어디쯤?

그런데 바로 그 우주를 만진다고?

이럴 수가, 이 책을 읽고나니 어렴풋이 우주를 만진 느낌이에요.

눈 감고 더듬더듬... 그래도 우주 속의 나, 내 안의 우주를 아주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아요.


이 책은 '우주'를 주제로 이야기하지만 딱딱하고 지루한 과학 수업은 아니에요.

오히려 너무 쉽게 과학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서, 뭔가 모르면서도 아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워낙 과학 분야는 전문가들의 영역이라서 일반인에게는 그 벽이 높게만 느껴졌는데, 이 책 덕분에 그 벽이 와르르 허물어진 것 같아요.

그 벽의 실체는 마음의 거리였나봐요. 벽이 높아서 넘어가지 못한 게 아니라 스스로 벽을 쌓고 무심했던 게 아닌가라는.

아무래도 저자가 쓴 시들이 한몫을 한 것 같아요. 물리학자의 감성으로 우주를 노래하다!


아내의 뒷면


달의 뒷면

안 보인다고 없으랴


나쁜 놈의 예쁜 뒷면

착한 놈의 미운 뒷면


입자인 빛도 가끔은 파동이고

파동인 빛도 가끔은 입자이고


요즈음 들어 자꾸 

짜증만 늘어가는 아내


달의 뒷면처럼

내가 몰랐던


아내의 뒷면 

   (159p)


우주는 저 머나먼 세계가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가 머무는 시공간 속에 존재하고 있어요.

이 세상 만물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우리는 알고 있어요. 그러나 그 원자가 무엇이며, 얼마나 작은지는 잘 몰라요.

원자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어요. 모양도 색깔도 감촉도 없는 원자를 상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다만 원자들이 무리 지어 있는 물체의 특성은 경험할 수 있어요. 그건 마치 군중들의 모습만 보이고 각 사람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아요. 

이런 원자가 궁금한가요? 만져보고 싶나요? 저자는 묻고 있어요. 

과학자들은 이런 원자를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가는 사람들이에요.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게서 온다는 걸, 과학자들은 알고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탐구하고 있는 거예요. 과학에서는 사물의 존재는 확실한 것이고 이보다 더 확실한 존재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현대 과학에서는 그 생각이 달라졌어요. 특히 양자역학은 뭔가 신비주의적 생각을 닮았어요. 재미있는 건 양자역학의 토대를 만든 슈뢰딩거가 양자역학의 가장 핵심인 불확정성원리, 양자중첩, 양자얽힘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거예요.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특이한 양자 현상을 반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낸 가상실험이에요. 상자 속에 고양이 한 마리가 있는데, 독가스통이 1분 이내에 터질 확률이 2분의 1이라고 하면, 1분이 되었을 때 고양이는 살았을까, 아니면 죽었을까? 라는 것이 문제예요. 이 문제는 확률이 아니라 고양이의 실제 상태가 무엇이겠냐는 거예요. 양자역학에서는 고양이가 반은 죽어 있고 반은 살아 있다고 주장해요. 이미 여러 번 들어 본 실험인데도 아리송해요. 슈뢰딩거는 이 가상실험을 통해 그런 상태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주장했지만 오히려 물리학자들은 양자중첩을 설명하는 아주 좋은 예화로 여겼고, 일반대중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켜서 더욱 유명해지는 결과가 되었어요. 양자중첩 현상은 여러 물리적 형태가 서로 섞여 있는 것을 의미하며, 자연 현상은 관측하기 전에는 다양한 상태가 중첩되어 있다가 관찰을 하는 순간 그중 하나의 상태로 나타난다고 해요. 이해가 되나요?  음, 확인할 수 없고 상상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거의 판타지 소설 같아요.

아인슈타인은 끝까지 이 불확정성을 믿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것인데, 아무리 아인슈타인이라고 아닌 건 아니라고.

현재 불확정성 원리는 양자역학의 굳건한 버팀목이 되었고, 이를 믿지 않는 과학자는 아무도 없다고 하네요.

사실 우리의 삶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불확정성 원리가 적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원자나 전자, 인간뿐 아니라 우주까지 우리가 아는 건 극히 일부라서, 앞으로 알아가야 할 것들이 무궁무진해요. 고정불변의 세계보다 언제든지 다양하게 변화하는 세계가 더 흥미로워요. 우주가 품은 어마어마한 비밀의 존재를 알고나니 과학이 좀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네요.



"... 우주에는 세 가지 종류의 물질이 있다. 

일상에서 우리가 접하고 있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는 물질, 암흑물질 그리고 암흑에너지가 그것이다.

... 놀라운 것은 이 우주에서 우리가 아는 물질은 겨우 5퍼센트 정도이고, 25퍼센트는 암흑물질, 70퍼센트는 암흑에너지라고 한다.

보이는 세상보다 보이지 않는 세상이 더 많다. 더 많은 정도가 아니라 우주는 거의 대부분 보이지 않는 물질로 되어 있고, 아주 조금 보이는 물질이 있다. 

과학자들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정체가 무엇인지 아직 전혀 모르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들이 우리가 알고 있는 원자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저 먼 우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방 안에도 있다.

바로 내 눈앞에, 아니 내 눈 속에도 있지만 결코 볼 수는 없다."    (146-149p)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서 온다. 

보이는 것은 허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이 실상이다.

보이지 않는 원자, 하지만 모든 보이는 것을 가능케 하는 원자!

그 원자보다 어마어마하게 작은 세상, 그런 세상이 존재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무슨 재미로 침침한 실험실에 처박혀 있는지 이해가 가는가?"   (3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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