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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고요하길 바랍니다 - 108번의 비움으로 나를 다스리는 부처의 말 필사집 ㅣ 원명 스님의 필사집
원명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요즘 부쩍 화를 조절하지 못해 괴로웠는데, 꾹꾹 눌러 놓았던 화를 지혜롭게 풀어내는 방법을 찾았네요.
《내 마음이 고요하길 바랍니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필사하는 마음수행법이 담긴 책이에요.
이 책을 쓴 원명 스님은 평생 참선과 나눔의 길을 걷고 있는 수행자이자 천년 고찰 봉은사를 이끄는 주지 스님이라고 하네요.
원명 스님은 살다 보면 분노라는 감정이 불쑥불쑥 솟아올라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탐욕과 무지라는 번뇌와 깊이 연결 되어 있는데, 이 탐욕은 끝없이 요구하기 때문에 결코 채워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네요. 내 마음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스스로 알아채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으니까요.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요. 방법은 부처님의 가르침 안에 있었네요. 이 책에서는 108개의 지혜를 통해 탐욕, 분노, 무지라는 세 가지 독을 인식하고, 108번의 비움으로 내려놓고 비워내는 연습의 방법으로 '필사'를 권하고 있어요. 여기에 수록된 구절들은 주로 <법구경>, <숫타니파타>, <아함경류> 같은 초기 경전에서 가져온 것으로, 원명 스님이 쉽게 현대어로 풀어내어 누구나 쉽게 부처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네요. 책의 구성은 4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수행법의 단계를 순차적으로 따라간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첫 번째 단계는 탐욕, 분노, 무지 (탐진치)를 알아차리기, 두 번째 단계는 탐욕을 멈추기, 세 번째 단계는 분노를 내려놓기, 네 번째 단계는 어리석음을 비워내기이며, 각각의 문장에는 숫자 001부터 108까지 표시되어 있어서 처음 나오는 문장부터 읽고 쓰면서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새기면 돼요.
001
인생이 혼란하게 느껴진다면
"논밭의 잡초가 농사를 망치듯 사람의 마음을 해치는 것이 있습니다.
예컨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거짓말로 남을 속이면 당장 이익이 되는 것 같지만 남을 속였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사소한 일에 화를 참지 못하고 분노를 터뜨리면 언뜻 남에게만 피해를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자신의 마음을 시커멓게 태우는 것입니다."
_ <숫타니파타> 70-71 (18p)
시끄러운 세상 속 소란한 마음을 안고 사느라 무엇이 중요한지를 놓치고 있었네요. 쉽게 화를 낸다는 건 마음이 약해졌다는 증거, 스스로 돌보지 않으니 마음 밭에 잡초가 무성해진 것을 몰랐던 거예요. 가만히 숨을 고르고 마음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어요. 아이들도 조용히 생각할 시간을 가지라고 하면 스스로 분별하는데, 그동안 어른답지 못했던 언행들이 떠올라서 조금 부끄러웠네요. 부처님의 말씀을 읽고 필사하면서 내 마음과 만나는 시간이 되었네요.
084
변한다는 것은 변치 않는 진리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 괴로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지혜롭게 통찰하고 깨달을 때 우리는 괴로움에 마음속 깊이 싫증을 느끼고 그로부터 벗어나고자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마음을 진정으로 맑고 깨끗하게 하는 길입니다.
이러한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마음을 닦아야 할 때 닦지 않는다면 어떻게 지혜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습니다.
죽음이 눈앞에 닥쳐서야 게으르고 나약했던 과거를 후회하는 것은 이미 너무 늦은 일이 됩니다.
지금이야말로 마음을 돌이켜 깨달음의 길을 걷고, 실천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늦지 않게 스스로를 일깨우고 행동으로 옮기세요."
_ <법구경> 278-280 (222-224p)
뒤늦게 깨달은 진리,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을 무시한 채 바뀌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으니 어리석었네요. 괴로움이 마음속에서 왜 생겨났는지, 변치 않는 진리를 통해 사유하며 지난 잘못을 반추하며 새롭게 마음을 다잡게 되네요. 부처님의 말씀을 적어가면서, 어제보다는 오늘이 조금 나아졌고, 점점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보이네요. 고요한 마음으로 향하는 여정, 든든한 마음 수행법을 알게 되었으니 꾸준히 정진해보려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