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되어 영원히 빛나고
이계영 지음 / 조아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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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그림의 힘은 놀라워요.

처음엔 명화라서, 모두가 좋아하는 그림이니까 끌리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예술이 지닌 감동이었네요. 《나는 내가 되어 영원히 빛나고》는 명화로 보는 마음 챙김 책이라고 하네요.

저자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둘째의 공개 입양을 계기로 호주에 정착한 지 17년째 되는 이민자라고 하네요. 해외에서 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그때문인지 극심한 위경련에 시달렸다고 해요. 그러던 어느 날 참을 수 없는 통증과 함께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순간을 마주했고, 의식이 몸을 빠져나가는 듯한 유체 이탈의 느낌, 아래에 누운 자신을 바라보며 더 이상 남의 시선에 갇혀 살지 말아야겠다고, 이 삶을 어떻게 마무리할지는 오직 자신의 선택임을 깨달았다고 해요. 신비한 경험 이후 마음의 울림에 귀 기울이며 조금씩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진짜 나를 마주하면서 마음 챙김이라는 지혜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 길 위에서 깨달았습니다. 고통은 결코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누군가도 같은 상처로 울고 있었고, 누군가도 위로를 원했고, 누군가도 마음 둘 곳을 간절히 찾고 있었습니다." (8p)

대부분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들이 인생을 이전과 다르게 바라본다고 하는데, 저자는 고통 속에서 깨달음을 얻고, 그림 속에서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방법을 체득했네요. 이 책은 이계영 작가님이 깊은 우울과 두려움의 터널에서 벗어나 스스로 빛을 다시 발견하는 여정을 담고 있어요. 멈춤의 쉼, 느낌의 결, 연결의 실, 빛의 길이라는 4개의 주제로 나누어 저자가 선택한 명화와 명상의 글을 만날 수 있어요. 호아킨 소로야의 <돛의 수선>은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정원에서 사람들이 모여 하얀 돛을 수선하는 모습이 평화롭게 느껴지네요. 눈부시게 맑은 날씨와 정원에 핀 예쁜 꽃들 사이에 정겹게 모여 수리하고 있는 사람들이 행복해 보여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요. "하늘이 누군가를 깊이 사랑할 때, 그의 돛을 찢는 바람을 강하게 불어보냅니다. 평온하던 바다는 거칠게 일렁이고, 안전한 항구를 떠난 배는 험한 파도 위를 나아가야 하지요. 돛은 찢기고 줄이 끊기며 방향을 잃은 듯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러나 하늘은 그 배를 가만히 지켜봅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 안에 숨겨진 힘이 돛을 다시 꿰매며 깨어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 바람을 견디며 수선한 돛은 예전보다 더 단단하고 더 유연해집니다. 그렇게 사람은 넓은 바다를 품을 수 있는 아름다운 항해자가 되어 갑니다. 삶이라는 항해를 통해 우리가 하늘의 마음을 알기를 원하나 봅니다." (126-127p)

다들 사정은 다르지만 스트레스나 고민이 전혀 없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번뇌, 괴로움, 고통은 삶의 옵션이라서 떼어내려고 애쓸수록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일렁이는 파도 위에 배처럼 가만히 그 흐름에 몸을 맡길 때 견디며 나아갈 수 있어요.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 안에서 조용히 소곤소곤, 마음의 소리가 들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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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음 지구로 간다
함은세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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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기성세대가 끌고 온 세상이 단 하루만에 뒤집히는 걸 목격한 그날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네요.

싫든 좋든간에 가라고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줄 알았고, 그렇게 살다 보니 밀려밀려 기성세대 축에 끼여 있네요. 기성세대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좌절할 때, MZ 세대들은 응원봉과 깃발을 흔들면서 신나게 노래를 불렀어요. 될 때까지 가면 된다고!

《우리는 다음 지구로 간다》는 MZ세대 함은세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학교 밖 청소년'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려고 했는데, 2024년 12월 3일을 지나면서 '나의 이야기' 말고, '우리의 이야기'를 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그리하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책이 나오게 됐네요. 저자는 그동안 살면서 떠올렸던 질문들을 정리하여 자신이 전 세계를 여행하며 만난 인연들, 또래 청년들에게 물었고, 그들의 답변과 함께 자신의 의견을 더했다고 하네요.

이 책은 "왜?"라는 물음으로 시작하고 있어요.

첫 번째 질문은 "학교는 꼭 다녀야 할까?"예요. 저자는 열일곱 살에 학교를 관두고 아르바이트를 해 모은 돈으로 혼자 배낭여행을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했고, 현재는 기획자로서 활동하며 잘 살고 있기에 학교는 필수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요. 다만 똑같은 집안에서 커온 남동생은 부모님이 누나처럼 고등학교 진학을 하지 않는 게 어떠냐는 권유에 단호하게 "No."를 외쳤고,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 진학이라는 일반적인 삶을 선택했다고 하네요. 결국 학교를 다닐까, 아니면 자퇴할까를 고민한다면 어느 쪽이 정답이 아니라, 전적으로 본인이 판단하여 결정하는 것이 최선의 답인 거예요. 내 인생은 다른 누가 대신 살아줄 수 없다는 것, 간혹 자녀의 삶을 좌지우지 하려는 부모들이 있는데 서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길이네요.

가장 인상적인 질문은, "세상은 정말 바뀔 수 있을까?" 였네요. 이 질문에 대해 스테파니는, "세상은 항상 변화하고 있어요. 문제는 변화의 가능 여부가 아닌, '누가 그 변화를 이끌 것이며 그 변화로 인한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예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권력자들은 현재의 질서가 필연적이라고 말하며, 억압을 합리화하고 저항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게 만들죠. 그러나 변화는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필요해요. 지금의 모든 사회적 시스템과 억압은 인간이 만든 거잖아요. 해체하고 바꿀 수 있는 것도 인간뿐이에요. 조직화한 움직임과 사람들의 집단적 의지, 그리고 그걸 통한 투쟁만이 변화를 불러와요. 권력은 그런 연대의 힘을 두려워해요. 억압받는 사람들이 똘똘 뭉쳐 역사를 바꾸고 기존의 체제를 무너뜨린 걸 이미 봤기 때문이죠. 세상은 바뀔 수 있고 바뀔 테지만, 변화는 주어지는 게 아니라 쟁취하는 거예요." (191p) 라고 답했고, 저자는 스테파니가 강조한 것은 연대의 힘이라고 이야기하네요. 지난 겨울, 광장에 나왔던 청년들은 기성세대들에게 몸소 보여줬어요. 함께 참여하고 연대함으로써 민주주의가 살아 움직인다는 걸. 개인의 삶에 대해서, 세상의 질서에 대해서, 인간 본질에 대해서, 저자가 던진 질문들은 조약돌만큼 작지만 그 파장은 적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미 제 안에서도 그 파장이 강하게 전해졌으니 말이에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목소리,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배웠고, 다음 세대가 이끌어갈 미래는 지금보다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생겼네요.


"우주는 그대의 편입니다. 그대가 우주이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우주를 마음껏 유영하며, 다음 은하계에서 만날 수 있기를, 그때가 오면, 서로에게 손 한 번 흔들며 웃어줄 수 있기를, 그렇게 계속해서, 우리가 우리인 채로 서로의 우주를 넘나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_ 2025년 가을, 여러분과 함께 은빛 세상을 만들고 싶은, 함은세 (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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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 하·화도편 - 춤 하나로 세상의 보물이 된 남자
요시다 슈이치 지음, 김진환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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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지난 달, 이순재 배우님이 아흔한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어요.

평생 성실하게 연기를 해온 배우로서, 지난해 열린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중문화예술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특별 연극을 선보인 그는 "예술이란 영원히 미완성"이라고, 사망 직전에도 "연기는 평생 해도 끝이 없다. 무대에서 쓰러지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는 말을 남기셨대요. 매 작품마다 혼을 담아내는 자세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었던 배우였기에 마지막까지 크나큰 감동을 남기고 가셨네요. 그 여운 때문인지,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배우님을 떠올리게 되었네요.

요시다 슈이치의 장편소설 《국보》 하권에서는 10년 만에 돌아온 오사카 집으로 돌아온 슌스케의 이야기로 시작되네요.

10년 전, 철부지 도련님인 줄 알았던 슌스케는 하루에를 찾아와 이렇게 말했어요.

"난 말이지, 도망치는 게 아냐. ······ 진짜 배우가 되고 싶어." (13p)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살아온 슌스케와 그의 곁을 지켜준 하루에는 순탄하지 삶을 살아왔고, 드디어 복귀 무대를 서게 되었네요. 같은 달에 같은 작품을 각기 다른 무대에서 보여주게 된 슌스케와 키쿠오, 이건 모두 대중들이 좋아하는 양자 대결 구도의 기획이었네요. 어쩐지 운명의 라이벌 관계 같은 느낌이었는데 점차 가부키에 푹 빠져 있는 두 사람의 열정 앞에서 부질없는 생각이란 걸 알게 되었네요. 진짜 배우가 되고자 했던 슌스케의 진심, 다리를 잃고도 굴하지 않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뭉클했네요.


"키쿠짱, 이제 글렀어······. 분하지만 여기까지야."

'그렇지 않아.'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의 눈앞에 있는 건 무릎 밑으로 양다리를 잃어야 하는 가부키 배우입니다.

그때 어째서인지 뇌리에 떠오른 것은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 선대 백호의 양손을 잡고 분장실에서 무대까지 안내하던 날들이었습니다. 아아, 그래. 그건 선생님이 아들인 슌스케에게 보여주기 위해, 대신 나한테 보여주셨던 배우의 의지였구나, 하는 생각에 이릅니다.

"슌도령. 선생님은 말이지,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무대에 서셨어."

키쿠오는 그저 그렇게 말했습니다. (225p)


키쿠오 역시 똑같은 마음이었기에 두 사람은 경쟁자가 아니라 예술이라는 길을 함께 걷고 있는 친구였네요. 일본의 전통예술공연인 가부키를 잘 모르는 독자 입장에서도 진정한 예술가들의 면모는 경이로웠네요. 세상의 보물, 국보라고 불릴만 하네요.


무슨 이유든 광인이 행복하다는 헛소리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고 타케노는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를 거부하려고 하면 할수록 먼 옛날 몸싸움을 벌인 그 소년이 나타나서 ······.

"난 좀 더 할 수 있어. 난 좀 더 춤출 수 있어. 그러니까 좀 더 좋은 무대에, 훨씬 아름다운 세계에 설 수 있게 해줘!" 그렇게 말하며 눈을 빛내는 것이었습니다.

광인의 눈에 보이는 것이 만약 완벽한 세계라고 한다면, 키쿠오는 이제야 그토록 원하던 세계에 서 있는 거겠지요. 연기만으로 살아온 남자가 결코 막이 내리지 않는 무대에 서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누가 일반인의 가치관을 그에게 강요하고, 제정신으로 돌아와 그가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서 살아가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33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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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고요하길 바랍니다 - 108번의 비움으로 나를 다스리는 부처의 말 필사집 원명 스님의 필사집
원명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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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요즘 부쩍 화를 조절하지 못해 괴로웠는데, 꾹꾹 눌러 놓았던 화를 지혜롭게 풀어내는 방법을 찾았네요.

《내 마음이 고요하길 바랍니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필사하는 마음수행법이 담긴 책이에요.

이 책을 쓴 원명 스님은 평생 참선과 나눔의 길을 걷고 있는 수행자이자 천년 고찰 봉은사를 이끄는 주지 스님이라고 하네요.

원명 스님은 살다 보면 분노라는 감정이 불쑥불쑥 솟아올라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탐욕과 무지라는 번뇌와 깊이 연결 되어 있는데, 이 탐욕은 끝없이 요구하기 때문에 결코 채워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네요. 내 마음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스스로 알아채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으니까요.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요. 방법은 부처님의 가르침 안에 있었네요. 이 책에서는 108개의 지혜를 통해 탐욕, 분노, 무지라는 세 가지 독을 인식하고, 108번의 비움으로 내려놓고 비워내는 연습의 방법으로 '필사'를 권하고 있어요. 여기에 수록된 구절들은 주로 <법구경>, <숫타니파타>, <아함경류> 같은 초기 경전에서 가져온 것으로, 원명 스님이 쉽게 현대어로 풀어내어 누구나 쉽게 부처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네요. 책의 구성은 4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수행법의 단계를 순차적으로 따라간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첫 번째 단계는 탐욕, 분노, 무지 (탐진치)를 알아차리기, 두 번째 단계는 탐욕을 멈추기, 세 번째 단계는 분노를 내려놓기, 네 번째 단계는 어리석음을 비워내기이며, 각각의 문장에는 숫자 001부터 108까지 표시되어 있어서 처음 나오는 문장부터 읽고 쓰면서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새기면 돼요.


001

인생이 혼란하게 느껴진다면

"논밭의 잡초가 농사를 망치듯 사람의 마음을 해치는 것이 있습니다.

예컨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거짓말로 남을 속이면 당장 이익이 되는 것 같지만 남을 속였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사소한 일에 화를 참지 못하고 분노를 터뜨리면 언뜻 남에게만 피해를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자신의 마음을 시커멓게 태우는 것입니다."

_ <숫타니파타> 70-71 (18p)

시끄러운 세상 속 소란한 마음을 안고 사느라 무엇이 중요한지를 놓치고 있었네요. 쉽게 화를 낸다는 건 마음이 약해졌다는 증거, 스스로 돌보지 않으니 마음 밭에 잡초가 무성해진 것을 몰랐던 거예요. 가만히 숨을 고르고 마음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어요. 아이들도 조용히 생각할 시간을 가지라고 하면 스스로 분별하는데, 그동안 어른답지 못했던 언행들이 떠올라서 조금 부끄러웠네요. 부처님의 말씀을 읽고 필사하면서 내 마음과 만나는 시간이 되었네요.


084

변한다는 것은 변치 않는 진리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 괴로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지혜롭게 통찰하고 깨달을 때 우리는 괴로움에 마음속 깊이 싫증을 느끼고 그로부터 벗어나고자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마음을 진정으로 맑고 깨끗하게 하는 길입니다.

이러한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마음을 닦아야 할 때 닦지 않는다면 어떻게 지혜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습니다.

죽음이 눈앞에 닥쳐서야 게으르고 나약했던 과거를 후회하는 것은 이미 너무 늦은 일이 됩니다.

지금이야말로 마음을 돌이켜 깨달음의 길을 걷고, 실천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늦지 않게 스스로를 일깨우고 행동으로 옮기세요."

_ <법구경> 278-280 (222-224p)

뒤늦게 깨달은 진리,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을 무시한 채 바뀌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으니 어리석었네요. 괴로움이 마음속에서 왜 생겨났는지, 변치 않는 진리를 통해 사유하며 지난 잘못을 반추하며 새롭게 마음을 다잡게 되네요. 부처님의 말씀을 적어가면서, 어제보다는 오늘이 조금 나아졌고, 점점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보이네요. 고요한 마음으로 향하는 여정, 든든한 마음 수행법을 알게 되었으니 꾸준히 정진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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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좋은지 몰라 다 해보기로 했습니다
장성원 지음 / 비버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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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뭘 먹을까, 하나부터 열 가지 모든 것을 선택해야 하는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을 망설이고 있다면?

아무도 모를 거예요, 자신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말하기 전에는 알 수 없어요. 그래서 굉장히 자기 일을 척척 잘해내는 사람들은 선택의 어려움이 적을 거라고 생각했네요.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고민에 대해 당당하게 책을 펴낸 사람이 있네요.

《뭐가 좋은지 몰라 다 해보기로 했습니다》는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10년 살아온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장성원 님의 솔직한 자기 발견의 기록이네요. 일단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 작지만 분명한 용기가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저자는 자신의 학창 시절부터 방황하며 탐색했던 과정들을 들려주면서, 현명한 선택을 위한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질문 01.] 좋아하는 것은 '밖'에 있을까, '안'에 있을까?

우리는 흔히 "진짜 좋아하는 걸 찾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 말엔 암묵적인 전제가 깔려 있다. 어딘가에 나에게 딱 맞는 완벽한 '좋아함'이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정말 있을까? 나는 어릴 때 미나리를 싫어했다. 하지만 지금은 미나리를 넣은 제육볶음이나 비빔밥이 없으면 밥상이 허전하다. 맛의 기준이 바뀐 걸까? 아니면 내가 바뀐 걸까? 어릴 땐 미나리를 '나쁜 맛'이라 여겼지만, 지금은 '건강한 맛', '향긋한 맛'으로 느낀다. 내가 바뀌었고, 그 변화는 수많은 경험과 기억 속에서 이루어졌다. 좋아함은 발견되는 게 아니라 형성된다. 우연히 접한 계기, 반복된 경험, 좋은 기억, 의미 있는 순간들이 감정 + 기억 + 맥락으로 얽혀서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낸다. 그러니 좋아하는 걸 무언가 '딱 하나'로 정의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건 그 감정의 변화를 포착하는 힘이다. 좋아하는 것은 정체성이 아니라 여정이다. 우리는 그 여정 속에서 조금씩 자신을 발견해 간다. 그러니 '좋아하는 걸 아직 못 찾았다'라고 불안해하지 말자. 좋아함은 바깥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며 스스로 만들어 가는 감정이다. (52p)

첫 번째 질문을 붙잡고 한참이나 생각했네요. 예전에는 싫어했는데 지금은 좋아하게 된 것들을 생각해보니 꽤 많더라고요. 어릴 때는 본능적으로 맛있고, 재미있는 것을 우선 순위에 두었다면 어른이 된 뒤로는 진짜 나에게 유익하고 좋은 것이 무엇인가를 판단하게 된 거죠. 파고 또 파고, 점점 깊이 자신에 대해 탐구하게 만드는 질문들을 통해서 나 자신을 알아가고, 좋아하는 것들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운 것 같아요. 이제는 노트에 나 자신을 발견해가는 기록을 적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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