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부모를 위한 SNS 심리학 - 소셜 미디어는 아이들의 마음과 인간관계,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케이트 아이크혼 지음, 이종민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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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알아야 통제를 하지요.

디지털 시대 부모들은 아이들보다 한참은 뒤져 있는 것 같아요.

너무나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소셜미디어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을까요.


<Z세대 부모를 위한 SNS 심리학>은 문화와 미디어를 가르치고 연구하는 케이트 아이크혼의 책이에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어요. 디지털 기술로 인해 망각이 사라진 세상에서 아이의 마음은 어떻게 성장하는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대부분의 교육자와 부모들은 아이들이 인터넷에 접근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자는 쪽을 택했다고 해요.

그리하여 밀레니엄 세대 아이들은 모든 사람의 삶을 바꿔 놓은 소셜 미디어와 공유경제 플랫폼을 만들어 냈어요. 1996년에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12살이었고, 에어비앤비 공동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는 15살이었어요. 구글부터 페이스북, 에어비앤비까지 이 시대 최고의 유비쿼터스 디지털 도구와 플랫폼은 모두 막 십대를 벗어난 청년들의 손에서 탄생했다는 건 무얼 의미하는 걸까요? 

오늘날 아이들은 자유롭게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더 나아가 그 세계를 자신만의 콘텐츠로 채워가고 있어요. 또한 자신이 만든 이미지를 성인들의 간섭을 받지 않고 퍼뜨리고 있어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성인의 감독을 거의 또는 전혀 받지 않은 채, 자기 삶을 표현하고 그 결과물을 퍼뜨리며 관계망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이 책에서 다루려는 문제는 이런 현상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한 결과라고 할 수 있어요. 잠재적 위험은 유년기의 실종이 아니라 그 반대라는 것. 유년기가 영원히 지속될 가능성이 더 위험하다는 거예요.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표현물이 대부분 시간 제약을 받지 않고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정보로 변화되면서 이전에는 상상도 못할 문제들이 생겼어요. 망각이 사라진 세상.


... 디지털 시대의 진짜 위기는 유년기가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유년기가 절대 잊히지 않고 유령처럼 되살아나는 데 있다.   (24p)


잊힐 권리, 디지털 장례식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솔직히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이 책을 읽고나니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일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심각한 문제라고 느꼈어요.

단순히 개인 기록물로 여기던 것들이 공유 기록물로 전환되는 세상, 이제는 과거와의 관계를 우리 손으로 통제할 수 없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어요.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잊는 것과 잊힌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해요. 어린 시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성인기까지 간직하고 싶지 않은 모습은 '잊고, 잊혀야' 성장할 수 있어요. 

저자는 이 책에서 디지털 미디어 기술이 바로 이 성장 과정을 방해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잠재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최근 '잊힐 권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률 제정을 시도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여기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아이들을 온라인 약탈자들에게서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보다 "아이들 본인에게서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라는 거예요. 더 구체적으로는 아이들이 성인기에 이르렀을 때, 벗어나고 싶을 수도 있는 자신의 모습으로부터 스스로 어떻게 지켜 낼 것인가라는 거예요.

왜냐하면 디지털 시대에 청소년들의 감수성과 향수가 망각을 거부하는 강력한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진정한 싸움은 망각과 정보 가치 사이의 대결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한때는 내재 가치라고는 전혀 없었던 정보들도 여기 포함되고 있어요. 어린이와 청소년은 성인들과는 다른 측면에서 이 같은 변화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어요.

아날로그 미디어에 비해 디지털 미디어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을 뿐더러 잊지도 않아요. 많은 사람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세상의 눈초리를 받지 않고 실수를 저지를 수 있어야 한다고 확신하지만, 디지털 미디어는 이 같은 심리사회적 유예라는 특권을 크게 약화시켰어요. 또한 기술 주도 경제에서는 청소년의 잊을 권리와 잊힐 권리를 보호해서는 얻을 수 있는 게 거의 없기 때문에, 디지털 소멸의 기회를 부여하려는 노력들을 크게 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요.

망각하려면 이제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해요. 과연 오늘날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궁극적으로 치러야 할 대가는 무엇일까요?

이 책은 디지털 망각을 위한 완벽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아요. 핵심은 문제 인식이므로, 부모와 자녀 그리고 이 사회가 다함께 노력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아는 거예요. 그래야 우리 모두가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으니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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