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카뮈의 인생 수업
알베르 카뮈 지음, 정영훈 엮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카뮈 철학의 매력은 절망을 말하면서도 우리를 절망에 묶어 두지 않는 데 있습니다.
그는 세계가 본질적으로 부조리하다는 사실을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것을 정지하게 받아들임으로써 인간은 오히려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조리를 껴안는 순간, 삶은 투명해지고 지금 여기의 빛과 감각이 새롭게 드러납니다. 카뮈에게 행복은 어떤 미래의 보상이 아니라, 햇빛을 느끼는 단순한 경험 속에 있었습니다. 그는 죽음을 두려움 없이 직시했지만, 그럼에도 삶을 사랑했습니다. 아니, 죽음을 직시했기에 더욱 삶을 노래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_ 엮은이 정영훈 (7p)
어려운 카뮈의 철학을 쉽게 풀어낸 책이 나왔네요. 《카뮈의 인생 수업》은 카뮈의 철학이 담긴 아포리즘 북이네요.
소설가로서의 알베르 카뮈는 <이방인>과 <페스트>와 같은 작품을 읽으면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의 철학서인 <시지프 신화>와 <반항하는 인간>은 읽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카뮈의 사상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네요. 엮은이들은 이 책이 단순히 멋진 문장 모음집이 아니라 카뮈 철학의 논리적 발전 단계인 '부조리 인식 - 실존적 자유 쟁취 - 고독과 반항 - 연대와 사랑'이라는 여섯 단계의 서사 구조를 뼈대로 삼아 정교하게 기획된 철학적 분석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세상의 부조리를 인식한 인간이 절망 대신 반항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존엄을 연대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을 그의 모든 주요 문학과 철학 저술에서 발췌한 문장들로 깔끔하게 요약 정리해준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이 책은 카뮈 사상의 핵심을 여섯 개의 장으로 나누어, 1장은 삶이 부조리하다는 것을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한다, 2장은 부조리를 온전히 수용해 실존적 자유를 쟁취하라, 3장은 고통과 죽음까지도 인내하며 존엄을 발견하라, 4장은 고독 속에 홀로 서서 주체적인 반항을 시작하라, 5장은 태양과 바람처럼 삶의 모든 순간을 긍정하라, 6장은 개인적 반항을 넘어 타인과 연대하며 사랑하라, 라는 주제에 해당하는 카뮈의 문장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삶의 의미는 없지만 사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 살아가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의미를 갖지 않는다. 삶의 무의미함을 아는 순간, 우리는 삶의 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대신, '삶의 존재 그 자체'가 모든 이유의 합과 같음을 깨닫는다. 따라서 남김없이 살아야 한다. 유일한 진실은 바로 삶 그 자체이다. 우리는 삶을 판단하거나 설명할 필요 없이, 오직 그 앞에서 경탄하고 그 깊이와 넓이를 온전히 경험해야 한다." (32p)
가장 첫 단계인 부조리 인식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인간은 본능적으로 삶의 의미와 목적이 있기를 바라며 세상을 이성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세상은 아무런 답을 주지 않아요. 이것이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불안의 실체인 거예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카뮈의 문장들을 읽으면서 무의미한 세계에 맞서야 하는 이유를 찾았네요. "나는 반항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존재한다." (157p)에서 진정한 반항이야말로 근본적인 자유에 이르는 길이고 , "정의롭다는 것은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다." (161p) 에서 우리가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정의가 무엇인지를 알려줬고, "사랑한다는 것은 타인을 자유로운 존재로 인정하는 것이다." (166p)에서 소유와 집착과는 차별화된 사랑의 의미를, "다정함은 폭력보다 강하다. 명료하게 재앙을 직시하면서도 타인에게 다정함을 잃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고통을 분담하고 인간적 한계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반항이다." (170p) 에서 왜 다정함이 무기인가를 알려줬고, "파도는 끊임없이 밀려왔고, 그 푸르름은 내 가슴을 찢어놓았다. 그 바다 앞에서 나는 알았다. 비록 삶이 비극일지라도 그것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175p) 에서 궁극적인 삶의 태도를 말하고 있어요. 결국 우리는 '그럼에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