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형사 : chapter 1. 쌍둥이 수표
알레스 K 지음 / 더스토리정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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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범죄는 끔찍하지만 그 범죄 사건을 수사해가는 이야기는 흥미롭네요.

현대판 셜록 홈즈 설정이라면 너무 과하다고 느꼈을 텐데 여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신참 막내 형사가 주인공이라서 꽤나 현실감이 있어요. 다만 연예인 뺨치는 외모에 키도 크고 다부진 몸매의 소유자라는 점은 다분히 의도가 보이지만 매력적인 주인공을 마다할 이유는 없겠지요.

《강남 형사 Chapter 1》는 알렉스 K 작가의 추리 미스터리 장편소설이에요. 우선 저자 알렉스 K 가 누구인지, 실명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력만 봐도 궁금해지는 인물이네요. 한양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 합격 후 경정으로 특채되어 서울 강남, 서초, 용산, 영등포, 강동서, 경기경찰청에서 형사· 수사 과장을 지냈고, 승진 후 경기평택경찰서장, 특수수사과장(현現 중대범죄수사과), 외사수사과장(인터폴), 지능범죄수사대장 등 경찰 중요 수사부서를 모두 거치며 17년간 수사현장 최전선에서 활약한 '최고의 수사통'으로 손꼽힌다고 해요. 경찰 퇴직 후에는 우리나라 최고 로펌인 김앤장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변호사이자 소설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하네요.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대략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 대단한 활약을 해왔다는 증거일 텐데,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창작의 영역까지 도전했다는 점이 놀라워요.

소설 제목에서 짐작했듯이, 이 소설은 《강남 형사》 시리즈 1탄이에요. '쌍둥이 수표'라는 부제가 특이하죠?

주인공 박동금 형사가 광수대 들어온 지 1년 만에 처음으로 담당 형사로 지정된 사건이 바로 '쌍둥이 수표' 사건이에요. A가 대한은행 명동지점에서 50억짜리 자기앞수표 두 장을 발급받았다가 나중에 찾으러 갔더니 불과 4일 전에 똑같은 수표 두 장이 대한은행 역삼역 지점에서 B라는 인물을 통해 전액 현금으로 인출된 거예요. 대개 수표와 관련된 사건은 위조된 가짜 수표가 문제가 되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희한하게도 B가 건넨 수표 두 장을 정밀감정 해보니 명동지점에서 발행한 진품이 확실하다는 거예요. 은행에서는 절대로 중복 발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A와 B 모두 진짜 수표라서 일명 '쌍둥이 수표' 사건이 된 거예요. 과연 사라진 100억은 어디로 갔을까요. 사건 자체가 특이해서 작가의 상상에서 탄생한 내용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대한민국 지능범죄수사대장 출신 변호사의 순도 200% 리얼 수사"라는 표현 그대로 실제 범죄 수사 내용을 토대로 했더라고요. 형사의 관점에서 수사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생생한 묘미가 있더라니, 역시나 현장감이 느껴지는 이유가 있었네요. 박 형사의 활약, 강남 형사의 다음 이야기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아참, 영상화 제작이 추진 중이라고 하니, 박 형사를 맡게 될 배우는 아무래도... 나만의 캐스팅을 상상해보는 재미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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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산책 2010년대편 1 - 증오와 혐오의 시대 한국 현대사 산책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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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대한민국 현대사의 모든 것,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이해할 수 있어요.

"우리가 이제 보게 될 2010년대는 과거 그 어느 때 못지 않게 '정치의 최소화'가 아닌 '최대화' 또는 '극대화'가 이루어진 시기였다. 진정한 정치는 없었기에 '정치'라는 말을 그런 식으로 써도 되느냐는 반론은 가능할 것이나, 나는 여기서 정치를 당위적 개념이 아니라 어떤 추악한 모습을 보였을지라도 정치인들이 하는 행위라는 현실적 의미로 쓰는 것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2010년대는 열정은 들끓고 눈에는 핏발이 선 시절이었다." (11-12p)

《한국 현대사 산책 2010년대편 1 : 증오와 혐오의 시대》는 강준만 교수님의 책이에요.

이 책은 2010년대사를 다룬 다섯 권 중 첫 번째이며 증오와 혐오의 시대로 명명하게 된 시대 흐름과 정치 사회 전반의 주요 이슈가 등장하네요.

우선 SNS· 스마트폰 혁명 시대의 개막으로 시작해 세종시 탄생을 둘러싼 갈등, 내전이 된 천안함 피격 사건, 6 · 2 지방선거와 성남 시장 이재명, "노무현 정신"을 외친 유시민의 국민참여당, '민간인 사찰'과 '정치 사찰' 파동, "민주당 심판" 7· 28 재보선, "영남 편중" 8 · 8 개각,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12 · 8 예산 파동과 12 · 31 인사 파동, 강남좌파 조국의 '진보집권플랜', SNS로 이뤄진 제2한류, 이명박 정권의 '부패 스캔들', '국책사업 입지 선정' · '공기업 지방 이전' 논란, '노(무현)빠' · '유(시민)빠'도 '박(근혜)빠'엔 밀린다, 4· 27 재 · 보궐선거와 손학규의 재기, 왜 문재인은 정치에 뛰어들었는가, 팬덤정치 문재인 · 김어준의 만남, 서울시장 오세훈의 '무상급식 투표' 도박,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박원순 · 안철수, '나는 꼼수다' 열풍과 종합편성채널 개국, 여덟 개의 부동산 계급이 있는 나라, '오디션 열풍'과 한류 스타 육성 시스템까지의 이야기를 드려주고 있어요. 불과 10여 년 전이지만 '손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등장은 너무도 획기적인 변화라서 그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어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은 우리 사회 전반을 뒤흔드는 강력한 변수였어요. 저자는 그 소셜미디어가 증오와 혐오를 키우고 퍼뜨리는 온상이었다고 분석하고 있는데 여전히 그 부작용은 심각하지만 의외로 반작용이 뉴미디어 채널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요. 불과 한 달 전에 벌어진 12 · 3 내란 사태의 전말을 되짚어보면 10년 전 뿌려진 증오와 혐오가 어떻게 우리 사회에 고착되었는지, 반대로 어떻게 빛의 혁명이 드러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어요. 시대와 지역을 넘어 어떤 역사적인 격변의 현장 속에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어요. 그런 맥락에서 한국 현대사 산책 2010년대편은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 필요한 밑거름이자 더 나은 현실로 바꾸기 위한 연료라고 생각해요. 과거의 사실과 기억은 쉽게 잊어서는 안 되고, 끊임없이 소환하여 우리 모두의 피를 끓게 만들어야 해요. 썩고 곪은 것들은 반드시 도려내야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돋아나는 법, 우리는 치유의 고통을 견뎌내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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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수집가들
피에르 르탕 지음, 이재형 옮김 / 오프더레코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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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르탕의 마지막 회고록, 아주 멋진 이야기와 그림으로 감동까지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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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수집가들
피에르 르탕 지음, 이재형 옮김 / 오프더레코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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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수집가들》은 피에르 르탕의 마지막 회고록이자 '수집하는 마음'을 기록한 유일한 책이라고 해요. 우선 피에르 르탕이 누구인가, 어떤 사람인지가 궁금했어요. 책에는 "'20세기 일러스트레이션의 마스터'로 칭송받는 아티스트이자, 수많은 예술 애호가들의 취향을 사로잡은 컬렉터." 라고 적혀 있는데, 크게 와닿지 않는 설명이었죠. 근데 피에르 르탕이 자신을 사로잡았던 컬렉션과 그 소유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순간, '아하, 컬렉터!'라는 느낌적인 의미가 전해졌어요. 예술작품과 흥미로운 물건을 보고, 찾고, 욕망하고, 획득하는 일이 그리 낯설고 먼 나라 얘기가 아니라는 걸 알겠더라고요. 왠지 컬렉터라고 하면 그가 소장한 컬렉션의 가치에만 눈길이 가서 정작 중요한 마음은 보질 못했는데, 르탕은 진지하고 유쾌한 안내자가 되어 우리를 수집가들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네요. 재미있는 건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르탕이 직접 그림으로 그려서 소개한 컬렉션들과 수집하는 마음 그 자체인 것 같아요. 순전히 좋아서 하나씩 모았던 물건들을 꽤나 오랫동안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수집가라고 여겼던 적은 없어요. 대단한 예술작품이나 값비싼 물건이 아니라는 이유였는데, 잘못 생각했던 것 같아요. 찾아내는 열정이나 선택한 물건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자면 이미 수집가인 걸, 나만 모르고 있었네요. 바로 그 점에 대해서 르탕은 다음과 같이 설명해주고 있어요.

"컬렉션의 끝은 어떤 모습일까? 가장 크고 비싸지만, 가장 의미 없는 컬렉션은 결국 박물관에 소장되거나 재단으로 향한다. 그러한 컬렉션은 애처롭게도 오직 컬렉터의 재산이나 허영심을 반영할 뿐이다. 최상의 컬렉션이란 안목과 취향, 시대를 대변한다. 리스본의 칼루스테 굴벤키안 컬렉션을 비롯한 몇몇 컬렉션은 실로 다채롭고 완벽하여, 모범이라 할 수 있다. 나이와 함께 머릿속에 붙어버린 환멸과 지혜의 결합은 세상의 그 무엇도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엄연한 사실을 알게 해주었다. 보물과 함께 땅속에 묻혔던 불쌍한 군주들의 무덤은 모두 파헤쳐졌고 보물은 약탈당하지 않았는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나는 오직 나만의 즐거움을 위해 발견과 획득의 유혹에 기꺼이 굴복할 생각이다. 미지未知는 늘 그렇듯 내게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테니까. 그리고 나는, 내가 그토록 바라는 바이기도 하지만, 언제든 그 모든 것을 한순간에 버릴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내가 남겨 두고 싶은 것들은 이런 것들이다. 과거에 내 아이들이 만들었거나 내게 선사한 작은 것들, 상태가 형편없을 수도 있지만 소중한 것들, 점토 모형이나 어딘가에서 오려낸 그림, 깨진 조개껍데기를 내 뒤에 남겨 두고 싶다. 그리고 나의 담뱃갑 로즈버드도···." (105-106p)

놀랍게도 최고의 컬렉터인 르탕은 얼마든지 모든 걸 놓아버릴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자신이 남겨 두고 싶은 것들은 세속적인 기준으로 보면 대단할 것 없이 소소한 것들이라고, 그러니까 르탕은 진짜 소중한 것이 뭔지 아는 멋진 사람이었던 거죠. 르탕이 표현했듯이, 진정한 수집가는 물고기를 놓아주는 낚시꾼인 거예요. 우리에게 풍요로운 삶이란 쌓여있는 물건들이 아니라 마음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온기, 사랑, 열정, 기쁨, 즐거움으로 정해지는 게 아닐까 싶네요. 앞으로 내가 기억하게 될 피에르 르탕은 아티스트, 컬렉터 그리고 현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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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강 웅진 세계그림책 271
에런 베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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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면서, "우와, 그림 같네!"라고 말하곤 했는데,

진짜로 자연의 신비로움을 보여주는 그림책을 만났어요. 그 어떤 말도 필요 없는,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그림책이에요.

《나무와 강》은 에런 베커 작가님의 그림책으로, 원제는 "The Tree and the River" 2023년 작품이에요. 웅진 세계그림책 시리즈 271번째 책이자 2024년 화이트 레이븐스 수상작, 2024 요토 카네기 일러스트 부분 수상작이라고 하네요.

이 그림책은 제목 외에 글자가 전혀 없이 그림으로만 구성되어 있어요. 책 표지 가운데 자리잡은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보일 거예요. 첫 장을 펼치면 그 나무 주위로 드넓은 숲과 굽이굽이 돌아가는 강, 높은 산 그리고 여러 동물들과 사람들을 볼 수 있어요. 다음 장을 넘기면 똑같은 장소인데 뭔가 달라진 것들을 발견할 수 있어요. 공간을 바꾸는 힘은 바로 시간이에요. 나무와 강을 품고 있는 세상이 조금씩 시간의 흐름을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묵묵히 보여주고 있어요. 마치 우리 인생처럼 눈깜짝할 사이에 많은 것들이 바뀌는 모습을 그림으로 마주하니 신기하게도 자연과 생명의 이치가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어떻게 살아가고, 살아가야 하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삶'을 보여주고 있네요. 작은 도토리 열매 하나가 툭, 땅에 떨어져 이리저리 굴러다니다가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모든 게 사라진 듯 황폐해진 대지 너머에 무지개를 보니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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