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수학의 세계
드니 반 와레베크 지음, 다미앙 페르티에 그림, 샘 리 옮김, 김용관 감수 / 생각의길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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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안 작성한 리뷰입니다. ]




다크 모드, 검은 바탕에 감각적인 일러스트와 해설이라니, 완전 제 취향이네요.

빨간 X , 그 사이에 위치한 눈동자와 딱 눈이 마주쳤네요. 책 표지부터 강렬하게 시선을 사로잡는 이 책의 정체는 '수학책'이네요.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에겐 빨간 두 선이 교차하는 모양이 '틀림'이나 '아니다'라는 경고의 의미로 보일 수 있지만, 수학에서 미지수 X 는 우리가 찾아야 할 '어떤 수', 목적지라고 할 수 있어요. 진짜 수학의 나라로 모험을 떠나는 느낌이네요.

첫 장에는 멋진 지도와 함께 우리가 만나게 될 열여섯 개의 영역이 표시되어 있어요. 로마 숫자로 표시된 1은 해석학의 계곡, 2는 위상수학의 호수, 3은 논리와 기초의 늪, 4는 최적화 ··· 14는 기하학의 산맥 ··· "도대체 뭐였는지 더는 기억나지 않는 산들?", 추상적 난센스의 사막과 위대한 진리의 대양 너머로 이름을 알 수 없는 섬이 보이네요. 지도의 효과 덕분인지 차례에 적혀 있는 '무한소의 산책', '푸앵카레의 추측', '리만 가설', '비유클리드 기하학' 등등 수학 용어들이 신비로운 미지의 대륙 어딘가처럼 느껴져요.

《청소년을 위한 수학의 세계》는 드니 반 와레베크가 쓰고, 다미앙 페르티에가 그린 수학책이네요.

두 사람은 수학자나 과학자가 아니지만 그저 궁금해 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수학에 대한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원래 이 책은 유럽의 권위 있는 문화 채널 ARTE 에서 조회수 2,000만 회를 기록한 화제의 과학 애니메이션 시리즈 <수학의 세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대요. 저자 드니 반 와레베크는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를 결합해 지식의 경계를 허무는 영상 연출가이며, 처음 <수학의 세계> 시리즈 작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 시리즈가 인기를 끌고 이렇게 책으로 탄생하게 될 줄 몰랐다고 하네요. 학창 시절에 수학 시간이 너무 지루했다는 저자는 이 시리즈를 작업하면서 '수학의 나라'에 사는 진짜 주민들(수학자들)을 만나는 행운을 누렸고, 수학자들이 살아가는 그 기묘한 대륙이 얼마나 아름답고 시적인지, 우리의 생각과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하네요. 그래서 저자가 선택한 방식은 수학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안내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낯설고 신기한 곳으로 우리를 데려가는 거예요. 처음엔 어렵고 어지러울 수 있지만 그래픽 아티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다미앙 페르티에의 독특한 그림들이 시각적인 즐거움을 줘서, 비유클리드 공간이나 여러 차원의 세계, 끝이 없는 무한을 상상하도록 이끌어주네요. 수학이라고 하면 기겁하는 독자들도 호기심을 품고 수학이라는 낯선 대륙에 첫발을 내딛게 만든다는 점에서 놀라운 것 같아요. 현대 수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열여섯 개의 주제를 골라 수학이라는 나라의 산맥과 강줄기를 탐험하는 데에 안내자 역할을 해주네요. 이곳에서는 잠시 길을 잃어도, 신기하고 아름다운 이정표 덕분에 당황하지 않고 모험을 즐길 수 있네요. 현대미술의 개성 넘치는 예술 작품을 관람하듯이, 이제껏 본 적 없는 수학의 매혹적인 세계 속으로 빠져드는 경험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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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용기가 없지, 질문이 없냐
구정화 지음 / 해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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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생각 교실, 질문하는 힘을 기를 수 있네요~ 청소년 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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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용기가 없지, 질문이 없냐
구정화 지음 / 해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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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안 작성한 리뷰입니다. ]



단순한 질문 하나에 기분이 나빠졌네요.

"왜요?"

한두 살 아이의 질문이라면 기특할 테지만 십대 아이의 입에서 나온 이 말은, 뭔가 다르게 해석이 되더라고요. 감정의 문제는 오해가 풀렸지만 원점으로 돌아가, 똑같은 상황에서 다르게 표현할 수는 없었냐고 물었더니, 질문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단순히 말하기 능력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생각하는 힘, 사유에 관한 문제였네요. 청소년들이 꼭 읽어봐야 할 '질문과 생각'에 관한 책이 나왔네요.

《우리가 용기가 없지, 질문이 없냐》는 사회학 멘토 구정화 교수의 청소년 인문교양서네요.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질문을 잘하지 않는 이유를 사회구조적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네요. 한국의 학교 교육이 대부분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이라서 학생들에게 질문은 필요 없는 행위이며, 이런 구조에서 학생이 질문하면 모르는 것을 묻는 셈이고, 수업 진도에 방해가 되니 암묵적으로 질문하지 않는 문화와 질문이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 쌓이게 되었다는 거예요. 최근에는 개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는 질문 목록이 공유되면서 무엇이든 남에게 질문하는 것이 문제라는 인식 때문에 일상적인 질문조차 꺼리는 분위기라는 거예요. 하지만 전환의 시기에 질문은 더욱 더 중요해지고, 질문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질문을 잘하기 위한 준비 과정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거죠.

이 책에서는 모두 일곱 가지의 질문을 다루고 있어요. 질문의 필요와 쓸모를 생각해보는 '질문을 위한 질문'으로 시작해서, 생성형 인공지능에 제대로 질문하는 '컴퓨팅 사고력 질문', 인간을 이해하는 데에 필요한 '소통하는 질문', 자신을 분석하고 이해하기 위한 '메타인지 질문', 문제해결을 목표로 하는 '의사결정을 위한 질문', 주어진 것을 한번 더 생각하는 '자료분석을 위한 질문', 자기 말만 하는 사람에서 벗어나 민주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토의토론을 위한 질문'으로 나누어 각각 질문의 기술을 알려주네요. 우리는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새로운 사람과 접촉하고 상호작용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상대방을 존중하며 다가가는 방식을 익혀야 해요.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서 원활한 관계를 맺으려면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요. 인류학자들의 방법을 참고하자면, 표정은 온화하게 하고 상대에게 집중하며 시선을 맞추고,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질문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야 한다고 하네요. 질문의 내용은 판단 대신에 호기심을 가진 질문이 낫고, 정답형보다는 개방형으로 각자 의견을 낼 수 있는 질문으로, 상대방에 관한 질문이라면 칭찬과 관심을 동시에 드러내면서 상대방이 말한 내용을 이해했음을 표현하고 공감해야 유익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어요. 인상적인 부분은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 던져야 할 질문인데, 그 답을 1997년 심리학 실험 결과에서 찾았네요. 사람들은 세 가지 영역의 질문에서 친밀감을 느꼈대요. 첫 번째 영역은 가볍게 자신을 공개하는 질문, 두 번째 영역은 개인적이면서도 의미 있는 것을 공유하는 질문, 셋째 영역은 감정적으로 더 친밀한 부분을 공유하는 질문이며, 세 영역의 질문을 순서대로 이야기하면서 점진적으로 감정을 공유하면 결과적으로 두 사람 사이에 친밀감이 형성되어 신뢰할 수 있는 사이가 된다는 거예요. 연구팀은 후속 연구에서 이러한 질문이 연인뿐 아니라 친구, 동료 등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하네요. 이 연구팀의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만든 서른여섯 개의 질문으로 실제 사랑에 빠진 사람이 있네요. 2015년 <뉴욕타임스>의 한 기자가 자신의 경험을 기사를 썼다는데, 여기에는 그 중 열네 개의 질문이 나와 있네요. 역시나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만들고, 마침내 삶을 바꾸는 힘을 지녔네요. 나 자신을 알고, 타인을 이해하며,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로운 인간이 되려면 스스로 질문하는 인간, 호모 콰렌스(Homo quaerens)가 되어야 해요. 청소년의 생각과 질문하는 힘을 쑥쑥 키울 수 있는 구정화 교수의 생각 교실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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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시적인 과학,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우주
우주플리즈 지음 / 모티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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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안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요즘은 드론으로 공중에서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종종 보게 되네요.

예전에는 올려다 보던 풍경을 이젠 넓은 시야로 볼 수 있게 된 거죠. 시선이 바뀌니까 생각도 달라지더라고요. 우주는, 우리 머리 위 하늘 너머의 세계라서 시각적인 자료를 봐도 왠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는데, 우리나라 초소형 위성 'K-라드큐브'가 미국 항공우주국의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에 탑재되었다는 사실이 남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우리 위성과의 교신은 불발되었지만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선 창을 통해 촬영한 우리 은하는 무척 아름다웠네요. 우주에 대해서는 딱히 아는 바 없지만 뉴스로 접하는 소식들 덕분에 관심이 생겼네요. 우주를 잘 모르지만 알고 싶어하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친절한 우주 안내서가 나왔네요.

《이토록 시적인 과학,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우주》는 이보다 더 쉬울 수 없을 정도로, 쉽고 재미난 우주 이야기 책이네요.

우선 저자는 태양을 '축구공 크기'로 줄여 광화문 한가운데 놓고, 축소된 태양계를 소개하고 있네요. 지름 약 22cm짜리 축구공이 태양이라면, 지구의 크기는 약 2mm, 겨우 참깨 한 알 크기예요. 축소된 스케일에서 태양과 지구의 거리는 무려 23m, 축구공에서 성인 보폭으로 서른 걸음을 걸어야 닿는 거리네요. 이런 방식으로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의 크기와 거리를 측정가능한 위치에서 보여주니, 새삼 참깨 한 알의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를 실감하게 되네요. 축구공 크기의 태양에서 시작하여 우주의 크기를 이해하고 나니, 태양계의 이웃들과 태양계 너머 은하, 그리고 우주의 처음과 끝인 빅뱅과 미래 이야기까지 흥미롭게 몰입이 되더라고요. 저자의 말처럼 작은 존재가 큰 세계를 바라볼 때, 거대한 세계를 마주한다는 것은 나의 진짜 자리를 알게 되는 숭고한 과정이며, 세상을 향해 조금 더 다정해지고, 스스로에게 조금 더 겸손해지는 일이네요. 우리는 그저 참깨 한 알 위를 잠시 스쳐 지나가는 우주적 먼지에 불과할지라도, 작다고 해서 결코 하찮은 것은 아님을 깨닫는 계기였네요. 다정한 침묵의 우주 이야기와 함께 하는 특별한 우주여행을 했네요. 반짝반짝 은박의 표지 속에 비치는 내 얼굴을 보면서, 더 넓은 우주의 눈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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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사랑은 오해다 세계척학전집 4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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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주제만큼 흥미로운 수수께끼가 또 있을까요.

사람들은 왜 사랑을 하고 싶어 할까요, 사랑은 꼭 해야만 하는 걸까요. 누군가에게 끌리는 것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성적인 사람일수록 바보가 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되네요. 도대체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해 완벽한 해답을 찾지 못했지만 사랑에 대한 연구는 인문학적 담론을 넘어 뇌과학, 생물학, 심리학이 결합한 과학적 영역으로 폭넓게 발전해왔네요. 저자 이클립스는 훔친 철학편에서 생각하는 방식을, 훔친 심리학편에서는 인간의 작동 원리를 매뉴얼로, 훔친 부 편에서는 돈의 문법을 정리하더니, 이번엔 '사랑'을 감정이 아닌 매커니즘으로 설명해주고 있네요.

《세계척학전집 : 사랑은 오해다》는 세계척학전집 시리즈 네 번째 책이네요.

이 책은 사랑을 네 개의 공식, 즉 사랑의 정체, 끌림의 구조, 파국의 공식, 사랑의 기술로 정리하고 있어요. 사랑의 공식을 안다고 해서 연애 고수가 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반복되는 연애 실패를 끝내는 팁을 얻을 수는 있네요.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것들의 정체를 파악하려면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알아야 해요. 각 장에는 여러 가지 'INSIGHT'가 나와 있어서, 직접 자신에게 적용해볼 수 있네요. 미국의 심리학 교수 테노브는 1979년 저서 『Love and Limerence』 에서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 안에 전혀 다른 두 가지 감정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네요. 하나는 상대를 진심으로 아끼고, 함께 있고 싶고, 그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는 감정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의 반응에 따라 좌우되고, 상대 생각이 의지와 무관하게 침입하고, 확신이 없을 때 가장 강렬해지는 감정인데, 이 두 번째 감정에 대해 '리머런스'라는 이름을 붙였네요. 리머런스는 내 기대와 욕망, 환상으로 만들어진 빔 프로젝트이며, 상대는 스크린이라는 거예요. 리머런스는 '내가 만든 당신'을 향하는 것이고, 사랑은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향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네요. "상대가 잘 되기를 바랐는가, 아니면 상대가 나를 원해주기를 바랐는가." (22p) 라는 질문으로 사랑과 리머런스를 가를 수 있네요. 자신의 감정이 리머런스인지 사랑인지 알면 끌려가지 않을 수 있네요. 사랑에 대한 모든 탐구는,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의 정체를 아는 것에서 출발하네요.

"좋아하는데 설레지 않을 때가 있다. 설레는데 함께 있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떠나려다가 막상 잃을 것 같으면 미칠 것 같을 때가 있다. 같은 사랑이 아니다. 피셔의 뇌과학을 안다는 것은 도파민이나 옥시토신이라는 화학물질 이름을 외우는 게 아니다.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이 끌림인지, 애착인지, 욕망인지를 구별하는 것이다." (90p)

피셔는 우리 안에 성욕, 끌림, 애착이라는 세 개의 스위치가 있어서 각각의 속도와 방향으로 작동한다면서, 이것을 아는 사람은 끌림에 휩쓸릴 때 자신이 휩쓸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끌림이 식었을 때 끝이 아니라 하나의 스위치가 꺼진 것임을 인지하네요. 세 개의 스위치를 읽을 수 있어야 진짜 감정의 정체를 볼 수 있네요. 가트맨의 40년 연구에서는 행복한 커플과 불행한 커플의 차이는 문제의 유무가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방식에 있다고 이야기하네요. 커플 갈등의 69%는 해결되지 않는 영구적인 문제라서 같은 문제로 수십 년을 싸우게 된다는 거예요. 그러니 갈등이 문제가 아니라 갈등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믿음이 문제인 거예요. 해결되지 않는 갈등과 함께 잘 살아가는 것이 가트맨이 말하는 관계의 기술이네요. 최근 방송을 통해 실제 커플들의 모습을 보면서 소통과 관계의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반면교사로 배우고 있네요. 현대인은 사랑에서 강렬한 감정과 안전한 출구,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원하는데, 바디우는 출구가 항상 열려 있어야 하는 관계에서는 완전히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것이 사랑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말하네요. 흔들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세계를 흔드는 만남은 일어나지 않아요. 강렬함은 원하되 취약함은 원하지 않고, 연결은 원하되 의존은 원하지 않는 것을 바디우는 사랑이 아니라 사랑의 시뮬레이션이라고 했네요. 그래서 바디우가 정의한 사랑은 충실함이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네요. 충실함은 감정의 지속이 아닌 선택의 지속, 처음에 일어난 사건이 열어놓은 세계를 계속 살아가기로 선택하는 거예요. 설렘이 사라져도, 갈등이 생겨도, 상대가 처음과 다르게 보여도, 그 만남이 열어놓은 세계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사랑이라는 거예요. 연애는 즐거움만을 좇는 것이기에 짧고 덧없지만, 사랑은 위험을 감수하고, 차이를 견디며, 충실함을 선택하여 날마다 극복한다는 점에서 위대하네요. 진짜 사랑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질문과 직결되어, 사랑하는 방식이 곧 살아가는 방식이네요. 결국 우리는 사랑을 배운 적 없지만 이미 사랑을 경험했고, 사랑으로 살고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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