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의 세계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Future Publishing 지음, 강영준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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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푹푹 찌는 무더위로 지치는 여름에는 오싹한 공포 장르를 즐겨 보게 되네요.

최근에 봤던 드라마 '기리고'는 이름과 생년월일, 소원을 적어 전송하면 그 대가로 죽음을 예고하는 앱의 저주를 풀기 위해 무당을 찾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시대가 바뀌니 주술적 도구가 스마트폰 앱이 되었을 뿐이지, 인간 내면에 잠재된 원초적인 마술적 사고는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고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주문과 의식에 대한 이야기는 공포 장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인데, 바로 그 주제를 다루는 책이 나왔네요.

《주술의 세계》는 AK 트리비아 시리즈북으로 창작을 위한 자료집이라고 하네요.

일단 큼지막한 사이즈에 놀랐네요. 다양한 시각 자료들을 크고 넓게 볼 수 있어서 뭔가 더 강렬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이 책은 태고의 주술 신앙부터 실천 방법까지, 주술의 역사와 이론을 다룬 매력적인 주술 도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첫 장에는 주술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처럼 "WELCOME 주술의 세계에 어서 오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네요. 흥미로운 점은 주술의 세계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숨은 욕망을 자극한다는 점이네요. 주술의 힘을 손에 넣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면 먼저 그 역사와 이론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여기에 수록된 몇 가지 고대의 주술 문서와 그것들이 다루어지는 법, 주술에 필요한 재료를 모으는 법, 주술에 힘을 주는 도상과 제사를 배울 수 있고 실제로 도전할 수 있다고 알려주네요. 책의 구성을 보면 크게 역사, 이론, 실천이라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 각 장마다 풍부한 시각 자료와 설명이 나와 있네요. 신비로운 고전 문헌들이 어떻게 현대 마법의 뿌리가 되었는지 역사적 배경을 확인할 수 있고, 대중들이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만나는 판타지 마법의 배경이 된 주술적 사고를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네요. 오컬트 영화처럼 무섭고 소름끼치는 내용은 전혀 없네요. 오히려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겐 유용한 자료가 될 것 같네요. 공포보다 판타지 장르를 더 좋아하는 제 취향에는 지적 호기심과 상상력을 채울 수 있는 계기였네요.

"공동체 수준이든 개인 수준이든 샤먼은 남을 도움으로써 인간의 인생의 온갖 단계에 개입한다. 대부분의 경우 샤먼의 의식은 사회적이자 영적인 행사로 음악, 노래, 춤이 쓰이며 부족도 참가한다. 일부 문화에서는 출산을 돕거나 할례를 하는 것도 샤먼이 할 일이다. 샤먼은 어떤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을 통솔함과 동시에 그들을 선조의 영이나 자연계와 연결하는 중개역과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또한 사람이 죽을 때에도 사자의 혼을 내세로 이끄는 영혼술사로서 기능하기도 한다. 죽음마저 공동체와의 연결을 끊지 않는다. 다만 샤머니즘에 관한 논의에서 많은 연구자가 '샤먼'이라는 말에 회의적이라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문화와 행위를 하나의 말로 묶으면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27p)


실천 편을 보면 매우 인상적인 당부의 말이 적혀 있네요.

"주술을 건다면 부자로 만들어달라고 빌기보다 행운과 개운을 바라는 편이 이치에 합당하다. 물질에 사로잡히지 않는 사고방식을 가져보자. 주문은 기도와 비슷해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우리와 마음 깊은 곳과 우주를 향한 의지를 비추고 있다. '무지개의 기슭에 황금이 있기를'이라고 빌 수는 있을 것이다. 어쩌면 정말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은 정말 그 황금에 걸맞을까. 아마 '아니다'일 것이다. 적어도 주술을 통해 바로 돈을 바라는 사람이 그것을 가지기 합당할지는 의심스럽다. 무엇보다 그것으로 당신이 정말 행복할까. 돈보다 행운이 더 당신이나 사랑하는 사람, 주위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행운이라 단순한 부보다 더 넓고 풍부한 개념이다." (96p)

주술 노트에는 열두 가지 주술을 직접 시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이 나와 있네요. 금전운, 행운과 자신감, 성공, 아름다워지기, 새 관계 축복하기, 관계 오래 지속시키기, 건강 유지, 건강 이상에 대처하기, 지구 치유, 자신을 위한 가호, 다른 사람을 위한 가호, 집의 가호까지 각자 소원하는 것들을 선택하여 주술을 걸 수 있네요. 진짜 효과가 있냐고요? 글쎄요, 그건 해봐야 알 수 있는 법이죠. 소원을 이루어주는 바위를 찾아가는 마음과 비슷한 것 같아요. 간절하게 바라는 소원이 있다면 도전해보시길. 믿든 안 믿든 간에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면서 주술을 통해 잠시나마 마법사가 되어보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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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안녕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영미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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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살 정유의 반짝이는 안녕, 황영미 작가의 성장통 3부작 완결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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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안녕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영미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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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 오열하다가... 눈물을 흘리며 깼던 기억이 나네요.

꿈이 어찌나 생생하던지 깨고 난 뒤에도 가슴이 먹먹했네요. 곁에 계셔도 늘 그립고 애틋한 존재, 언젠가부터 눈물 버튼이 되었네요.

나이 먹은 어른한테도 엄마는 커다란 존재인데, 겨우 열두 살 아이가 엄마를 떠나보낼 때는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황영미 작가의 장편소설 《반짝이는 안녕》은 헤어짐 이후의 마음을 다룬 이야기네요.

이번 작품은 전작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 다음으로 이어지는 '성장통 3부작' 완결판이라고 하네요. 각 작품은 독립된 이야기지만 교실 안팎에서 청소년들이 겪는 미묘한 관계의 갈등 속에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네요.

열여섯 살 정유에겐 절친 세 명이 있어요. 수지, 혜빈이, 승아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독서 논술 과외를 받으면서 친해졌고, 네 명 모두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 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네요. 근데 5학년 때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연달아 이별을 겪어야 했네요. 그다음 해에 승아가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고, 작년에는 혜빈이가 이사 가면서 다른 중학교에 배정되어 떨어졌네요. 수지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아서 반은 달라도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곧 떠날 예정이네요. 전교 1등인 수지가 얼마 전 전국구 자사고에 지원해서 1차 합격한 상태라서 이 겨울이 지나면 학교 기숙사로 들어갈 테니 말이에요. 숫기 없는 정유에겐 세 친구들이 가장 마음 편한 상대였는데 모두들 멀리 가게 되었으니 마음이 뻥 뚫린 것처럼 허전하고 힘드네요. 정유는 수지마저 떠나면 자신은 틀림없이 허물어질 거라고 걱정하고 있어요.

"다들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담담히 놓아주는 걸까. 엄마까지 떠나 보냈지만, 내게는 이별에 대한 면역이 없다." (17p)

정유의 절친들은 중학생이 된 뒤로 자주 만나지 못해서 서로 톡으로 안부를 주고 받고 있어요. 같은 반에 보나와 은비는 활달하고 나서기 좋아하는 데다가 살짝 얄미운 구석이 있지만 속 깊은 정유는 그 애들의 마음까지 헤아려주네요. 특별히 눈에 띄게 멋지거나 뭔가를 잘 해내는 능력과는 거리가 먼 친구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넓고 깊은 정유를 보면서 안타깝더라고요.

"어른이고 애들이고 보나 같은 애들을 비난하기만 한다. 비난은 쉽다. 이해하기 싫으면 비난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그러면 안 되는데. 혜빈이는 내게 깊은 속내를 털어놓은 적이 없다. 내가 그릇이 모자라서 그렇다. 그런 주제에 꾸벅꾸벅 졸고 있는 보나를 보고 웃다니, 나도 참 못됐다." (68p)

진짜 못됐으면 반성조차 하지 않을 텐데, 정유는 너무 착한 것 같아요.

"정유야, 나 막 나가지 않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 나는 멀리 가지도 못해. 너희들이 언제나 내 발목을 잡고 있거든." (200p)

수지처럼 똑부러진 조언은 할 줄 모르지만 위태로워 보이는 혜빈이도 정유의 진심을 알고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다 싶었네요.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으로 연결된 사이, 그게 진짜 친구와의 우정일 거예요. 정유가 준비하는 '반짝이는 안녕'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토닥토닥, 잘 해낼 거라고 응원을 보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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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혼자 울지 않는다 - 감정의 소용돌이를 다독이는 뇌과학의 위로
송주현 지음 / 어바웃어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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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사소한 말 한마디에 버럭 화가 날 때가 있어요.

평소에는 그냥 넘겼던 말이 왜 그때 그 순간에는 그토록 참기 힘들었는지 모르겠어요. 이 나이에 감정 조절도 못하다니, 스스로를 탓하며 위축되어 있었는데, 원인은 의지 부족이나 약한 멘탈 때문이 아니라 몸의 신호를 읽지 못해서 벌어진 문제였네요.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뇌의 작동 원리를 살펴봐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이 나왔네요.

《뇌는 혼자 울지 않는다》는 뇌과학자 송주현 교수의 책이네요.

'감정의 소용돌이를 다독이는 뇌과학의 위로'라는 부제를 보면서 매우 공감했네요. 최신 뇌과학을 통해 밝혀진 사실들이 진짜 위로가 되었거든요. 내 몸 어디에서 울고 있었는지, 그동안 감정에 휘둘려서 자책하며 상처받은 마음을 돌아보고 어루만지는 시간이 되었네요.

저자는 우리가 감정이라고 불렀던 것들의 실체는 멘탈이 아니라 몸과 뇌과 함께 만들어낸 생존을 위한 신호라고 설명하네요. 본인도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쓸리는 이유는 뇌가 몸에서 올라오는 신호를 정확히 읽지 못해서라는 거예요. 몸의 신호를 해석하는 능력인 내부감각 문해력이 떨어지면 극심한 피로를 우울로 착각하고, 공복을 타인을 향한 분노로 오인하며, 요동치는 심장 박동을 막연한 불안으로 오역한다는 거예요.

이 책은 나도 모르는 내 마음, 흔들리는 감정의 비밀을 최신 신경과학, 뇌과학 지식으로 풀어내고 있네요. 딱딱한 이론 수업이 아닌 말랑말랑 적절한 비유와 친절한 설명 덕분에 뇌와 감정의 메커니즘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몸과 뇌를 잇는 긴밀한 소통 방식에 대해 알아갈수록,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에서 유미의 감정을 조절하는 '사랑 세포', '불안 세포', '이성 세포'들이 머릿속 마을에서 동분서주하는 장면들이 떠올랐네요. 내 안에도 유미의 세포들처럼 나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세포들이 있다고 상상하니, 내 몸의 다정한 보호자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네요. 저자의 조언대로 푹 자고, 제대로 먹고, 척추를 곧게 펴며 깊게 숨 쉬는 물리적 행위들, 그리고 눈물과 떨림, 한숨을 기꺼이 허락하는 일, 생체 리듬을 되돌리는 루틴으로 내 몸의 질서를 찾는 노력을 해야겠네요. 혼자 울지 않는 뇌처럼 우리도 서로 연결되어 함께 나아가는 존재임을 잊으면 안 될 것 같네요.


"감정은 뇌의 한 부위가 단독으로 만들어내는 산물이 아니라,

몸 전체에서 올라오는 수많은 신호를 뇌가 수집하고 의미를 부여해 엮어낸 하나의 '편집본'에 가깝다. 뇌는 결코 혼자 울지 않는다.

우리가 시각, 청각, 촉각으로 세상을 탐색하듯 

내부감각은 몸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감지하는 레이더다.

심박, 호흡, 위장의 움직임, 근육의 긴장도, 혈중 산소 농도, 체온 변화 같은 몸 내부의 모든 상황은 이 감각 시스템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비유하자면, 우리 몸속의 장기들은 각각 뇌에 실시간 리포트를 보내는 '현장 기자'다. 

심장은 혈액 순환 상태를, 장은 소화 진행 상황을, 폐는 산소 수급 상황을, 근육은 긴장도를 끊임없이 뇌에 실시간으로 보고한다. 뇌는 각종 장기에서 들어오는 이러한 리포트를 종합해 오늘자 '기분'이라는 헤드라인을 뽑아내는 '편집장'이다. ··· 흥미로운 점은 위장의 리듬이 뇌이 신경 활동 변화보다 시간상으로 약간 앞선다는 것이다. 위장의 리듬이 뇌의 활동 타이밍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분명한 것은 뇌가 결코 혼자 박자를 맞추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뇌는 장기들의 리듬에 끊임없이 귀 기울인다. 직감은 이성적 놀리보다 한발 앞서 도착하는 몸의 보고서다." (17-20p)


"우리의 뇌는 두개골이라는 어두운 상자 속에 갇혀 있지만, 아래에서 올라오는 세 개의 메트로놈 소리에 맞춰 끊임없이 세상을 해석하는 '시간적 틀'을 구성한다. 가장 빠른 메트로놈은 '심장(약 1Hz)'이다. 심장은 1초에 한 번씩 뛰며 뇌의 감각 문을 정교하게 여닫는다. 중간 메트로놈은 '호흡(약 0.25Hz)'이다. 폐는 약 4초 주기로 인지와 감정의 모드를 전환하는 스위치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행위 자체가 세상을 받아들이고 내면을 가라앉히는 4초 주기의 감정 호흡인 셈이다. 가장 느린 메트로놈은 '위장(약 0.05Hz)'이다. 위장은 약 20초에 한 번씩 '나'라는 존재의 톤을 결정하는 묵직한 배경음과 같다. 이 세 가지 리듬은 각기 다른 주기로 동시에 작동하며 우리의 '현재'를 형성한다. 이를 기상 현상에 비유하자면 이렇다. 위장 리듬은 하루의 날씨를 근본적으로 결정하는 묵직한 '대기압', 호흡 리듬은 시시각각 방향을 바꾸어 불어오는 '바람', 그리고 심장 리듬은 그 바람에 따라 쉴 새 없이 흔들리는 '나뭇잎'이다. 세 개의 메트로놈이 이루는 완벽한 합주, 그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마음의 평화'라고 부르는 감정의 생물학적 실체다." (212-21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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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나 하라고요? 세상이 이 모양인데? - 청소년 독립 언론 <토끼풀> 기사 모음
토끼풀 지음, 방상호 그림 / 풀빛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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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요즘 아이들에 대한 걱정들, 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 내려놓았네요.

세상에 이런 기특하고 똑똑한 친구들이 있었다니, 참으로 기분 좋은 발견이네요.

《공부나 하라고요? 세상이 이 모양인데?》는 청소년 독립 언론 <토끼풀>의 기자들이 사회의 부조리와 현실에 대해 직접 취재하고 쓴 청소년 시사 비평집이네요. 기성세대 어른들이 바라보는 청소년은 아직 어린 철부지일 텐데,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생각이 달라질 거예요. 우선 <토끼풀>은 서울 은평구의 한 중학교에서 같은 반 친구들이 자율 동아리로 '신문부'를 만든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하네요. 이 신문은 친구들을 통해 몇 달 되지 않아 은평구 내 여러 중학교들로 퍼졌는데 한편에선 학교의 탄압이 있었다고 해요. 아마도 '학생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왜 이런 걸 만드냐!'라는 분위기였겠지요. 학교에서 신문을 압수·폐기한 것이 공론화되면서 도리어 세상에 <토끼풀>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내란 당시 호외처럼 기존 기사들이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었네요. 저 역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토끼풀>의 존재를 알게 되었네요. 자율 동아리로 시작해서 학교의 탄압 때문에 반강제로 독립언론이 되었다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네요. 청소년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가진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 우리 교육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요. 여기에 수록된 기사들을 보면서 청소년들이 단순히 보호나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의 일원이자 동등한 주체라는 사실을 상기했네요. 다방면의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비판하며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네요. 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아이들이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관심도 갖지 않은 채 그저 공부에 매달리는 모습은 원치 않네요. 청소년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과정은 민주주의 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해요. 현재 <토끼풀> · <이음>기자들이 청소년 언론 금지하는 신문·잡지법 헌법소원을 청구했다고 하네요. 지난 2012년 헌법소원 판결에서는 청구를 기각했지만 이번에는 청소년 언론도 그 권리를 인정받는 헌재 결정이 내려지기를 바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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