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 간 해부학자 - 그들의 뼈는 어떻게 금메달이 되었나
이재호 지음 / 어바웃어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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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을 숨길 순 있어도 눈빛을 감추긴 어려워요.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이 향하는 쪽으로 눈길이 가더라고요.

《올림픽에 간 해부학자》는 해부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스포츠 속 인체를 다룬 책이에요. 저자는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는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상처, 그 아픔의 원인을 해부학의 언어로 풀어내고 있어요. 해부학자가 된 이후 저자는 올림픽을 보면서 즐거움보다는 아쉬움,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더 많았다고 해요.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오랜 시간 노력해온 선수들이 갑작스러운 부상 탓에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선수들의 다친 뼈와 근육에서 시선이 떠나지 않았고, 올림픽 스포츠 영웅들의 상처와 아픔에 주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부학적 여정으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 책은 해부학과 스포츠의학을 결합한 인체 이야기와 올림픽 세계 속에 숨겨진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책의 구성은 크게 알리의 주먹, 조던의 무릎, 볼트의 근육, 태극궁사의 입술, 펠프스의 허파로 나누어 각각 올림픽 영웅들의 몸을 해부학적 구조로 설명하고 치명상의 원인을 자세히 분석해주고 있어요. 하계 올림픽 중 스물여덟 개 종목(복싱, 레슬링, 유도, 태권도, 펜싱, 축구, 럭비, 농구, 핸드볼, 배구, 육상, 체조, 역도, 승마, 사이클,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골프, 필드하키, 사격, 양궁, 수영, 다이빙, 수구, 요트, 조정, 서핑)에 관한 해부학적인 설명 외에도 각 스포츠에 관한 역사, 정치, 외교, 자본의 논리 등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우리 몸에 관한 의학적인 지식뿐 아니라 스포츠의학과 스포츠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수업을 받는 느낌이에요. 우리의 몸도 아프기 전에는 그 내부를 들여다볼 일이 없잖아요. 물론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거나 정밀 검사를 해야만 자신의 뼈와 근육을 비롯한 몸속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것도 의사와 전문의료진이 설명해줘야 제대로 이해하고 알 수 있잖아요. 겉만 봐서도 절대로 알 수 없는 우리 몸의 구석구석을 해부학자의 친절한 설명과 그림을 통해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서 유익하고 즐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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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포유류 - 말캉말캉하고 복슬복슬한 포유류의 13가지 특성
리암 드류 지음, 고호관 옮김 / Mid(엠아이디)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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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포유류,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포유류.

최근 임상에 가장 근접한 인공자궁 개발에 관한 소식을 접하면서 새삼 우리가 포유동물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네요. 아직까지는 인공자궁 기술이 수정란을 완전히 아이로 키워내는 것보다는 인큐베이터에도 들어갈 수 없는 극미숙아를 살려내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가 계속 진행된다면 올더스 헉슬리의 SF소설 <멋진 신세계> 처럼 인공자궁을 통해 아기들이 태어나는 세상이 될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포유류》는 말캉말캉하고 복슬복슬한 포유류의 13가지 특성을 다룬 책이에요. 저자인 리암 드류는 신경생물학자로서 부모가 되는 과정을 통해 동물주의적 절박함을 넘어 본질적인 포유류적 특성을 보다 깊이 탐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요. 출산 예정일보다 8주 이르게 태어난 이사벨라가 젖을 빨 수 없을 정도로 미성숙한 상태라서 튜브로 초유를 섭취하다가 태어난 지 한 달쯤 처음 젖병을 시도하고, 일주일 뒤에는 직접 젖꼭지를 빨게 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당시에는 순수한 환희, 안도감, 행복, 경이로움을 느꼈고, 퇴원 후 현실 육아에서 아빠로서 심리적인 변화를 경험하면서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하네요. 20년 동안 생물학을 연구해온 자신이 바로 생물학이라는 것.

이 책은 포유류적 특성이 어떻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으로 진화되었는지, 생물의 다양성 측면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지만 포유류 중 인간이 가장 잘났다는 인간 중심적 사고가 아닌 지구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포유류의 위치와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우리 포유류는 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단 한 가지 방식일 뿐이지, 최고의 방식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를 제대로 알고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인간을 포함한 현재 생태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포유류의 특징이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 살펴보고 독특한 포유류적 특성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신기하고 재미있는 포유류의 특징과 삶의 방식을 배울 수 있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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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기분파 이용사 필기 - 유튜브“미용관”채널 동영상강의 2025 기분파 시리즈
에듀웨이 R&D 연구소 지음 / 에듀웨이(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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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기분파 이용사 필기》는 에듀웨이의 기분파 시리즈 수험교재예요.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교재 선택이 중요한데 기분파 시리즈는 기출문제를 완벽하게 분석하여 핵심 이론과 예상문제, 최신 출제경향을 반영한 실전모의고사 문제를 제공하고, 네이버 에듀웨이 카페를 통해 자격증 관련 정보와 자료, 공부방법을 공유하고 있어요.

우선 이용사 자격증이란 이용 관련 직종의 운영이나 취업, 관련 학과 진학이나 이·미용교육계로의 진출 등 실무에 다양한 업스타일 연출, 전문 스타일리스트 과정에 필요한 필수 자격증이라고 해요. 얼핏 미용사와 같은 게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법적으로 이용사와 미용사는 그 업무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어요.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이용사의 업무는 이발, 아이론, 면도, 머리피부손질, 머리카락 염색 및 머리감기라고 되어 있고, 미용사의 업무는 파마, 머리카락 자르기, 머리카락 모양내기, 머리피부손질, 머리카락 염색, 머리감기, 의료기기나 의약품을 사용하지 아니하는 눈썹손질이라고 되어 있어요. 국가자격시험포털 큐넷에 따르면 이용사의 직무는 손님의 머리카락 및 수염을 깎거나 다듬는 등의 방법으로 손님의 용모를 단정하게 하는 업무를 수행하며, 면도 서비스는 이용사만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용사 업무와는 차별점이 있어요. 이러한 차이는 이용사와 미용사 자격 취득을 위해 치르는 시험내용을 들여다보면 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요. 커트 평가에 있어서 이용사 쪽 시험이 더 세분화되어 있고, 미용사와 달리 헤어 커트에 면도날을 사용할 수 있어서 짧은 머리 스타일을 매만지고 정밀하게 다듬는 데 유리해요. 자로 잰듯한 정교한 머리선이 포인트인데 바버숍이 포머드 스타일에 강한 이유이기도 해요. 요근래에 세련된 인테리어와 특화된 개인 맞춤 서비스를 도입한 고급 바버숍이 늘어나면서 이용사 자격시험 응시 인원도 증가 추세라고 하네요. 바버숍 창업을 위해 꼭 필요한 이용사 자격증, 그 필기 시험 대비 수험서예요.

이 교재에는 필기 응시절차부터 필기과목에 해당하는 이용이론, 공중보건학, 소독학, 피부학, 공중위생법규에 관한 핵심 이론이 정리되어 있고 각 장마다 연계된 기출문제, 최신경향 핵심문제가 나와 있고, 출제비율이 높은 문제를 엄선한 모의고사 6회분이 수록되어 있어서 합격을 위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요. 이론 이해를 돕기 위한 삽화, 이미지가 잘 나와 있어서 혼자 공부하는 데에 전혀 무리가 없네요. 맨뒤에 부록으로 '핵심이론 써머리노트'가 있어서 시험 직전에 한 번 더 체크해야 할 내용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요. 여기에 하나 더, 공중보건학 동영상강의까지 무료 제공한다는 점에서 합격을 위한 수험서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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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의 새 - 나는 잠이 들면 살인자를 만난다
김은채 지음 / 델피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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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의 새》는 김은채 작가님의 범죄 추적 미스터리 소설이에요.

주인공 김하진은 "28세, 젊지만 농익은 피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스릴러계의 아이돌······." (18p)라는 수식어가 붙은 베스트셀러 작가인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어요. 그가 쓴 소설은 전부 꿈에서 봤던 내용이라는 거예요.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새가 되는 꿈을 자주 꿨고, 새의 눈으로 살인자가 누군가를 죽이고 도륙하는 것을 목격해왔는데 꿈속이라고 하기엔 소름 끼치게 선명한 감각이라 질겁하며 깨어나곤 했어요. 여기에 묘사되어 있는 꿈의 내용이 너무 섬뜩해서 소름이 돋았어요. 눈만 감으면 꿈에서 만나는 장면들이 온통 피로 물들어 있다면, 매일 시도때도 없이 이런 악몽에 시달린다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닐 것 같아요. 하진은 꿈에서의 고통을 견디기 위해 더 고통스럽게 자신의 몸에 칼질을 했고 거의 죽을 뻔한 사고를 겪은 뒤에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서 글쓰기를 권유받아 꿈을 기록하면서 본의아니게 소설가로 살게 된 거예요. 한편으론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벌벌 떨면서 깨어나는 악몽을 다시 되짚어가며 글을 써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안타까웠어요. 꿈을 꾸지 않는 것이 꿈이 된 하진에게 그 꿈이 생계수단이 되어 스스로 가두고 있는 꼴이 된 거예요. 그래서 꿈속에서 새가 되는 하진의 심리 상태가 묘하게 납득되는 부분이 있어요. 까마귀, 올빼미, 뻐꾸기, 참새, 앵무새, 그리고 쥐도 새도 모를 새... 새가 되어 멀리 날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남아 있으니 말이에요. 아참, 하진은 새가 되는 꿈 말고도 새가 아닌 자신이 되는 꿈을 꾸기도 하는데 그 꿈 역시 악몽이에요. 가위에 눌린 것처럼 꼼짝할 수 없고, 늘 검은 형제가 나타나 덮쳐오는 꿈이에요. 뭔가 지독한 저주에 빠져버린 것 같은 주인공에게 일상을 흔드는 누군가가 등장하네요. 그는 바로 박 형사.

현실과 꿈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고 있던 하진에게 박 형사가 찾아오는데, 그의 소설에서 묘사된 연쇄살인 사건이 실제 현실에서 일어났고 아직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는 거예요. 분명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살인 현장이 진짜라면 대체 범인은 누구인 걸까요. 가장 끔찍스러운 공포는 '나'라는 존재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잃어버린 주인공 김하진은 스스로를 의심하면서 꿈속에 가리워진 누군가를 두려워하고 있어요. 꿈속의 그 사람의 정체가 내내 궁금했는데 역시나 그 꿈 안에 답이 있었네요. 연민과 의심을 오가며 추적해가는 과정, 그 끝에 이르러서야 진실을 마주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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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 쏙 과학사 - 한 컷마다 역사가 바뀐다 한 컷 쏙 시리즈
윤상석 지음, 박정섭 그림, 정인경 감수 / 풀빛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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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 쏙 과학사》는 한 컷마다 과학의 역사를 다룬 책이에요.

아이들에게 과학의 세계를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까를 고민한다면 이 책은 어떨까요.

강렬한 노란색 표지가 주는 느낌처럼 책의 내용도 명확하고 산뜻해서 좋았어요. 과학의 역사를 쭉 설명하려면 무진장 긴 내용인 데다가 썩 재미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이 책은 좀 달라요. 그림으로 보여주는 이미지와 깔끔하게 요약된 설명 덕분에 한눈에 어떤 내용인지를 이해할 수 있거든요. 이 책에서는 과학의 역사를 이끌어온 중요한 사건 60가지를 한 컷 뉴스처럼 보여주고 있어요. 첫 번째 컷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 철학으로 기원전 4세기경,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아르키메데스, 프톨레마이오스,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케플러, 윌리엄 하비, 토리첼리, 보일, 로버트 훅, 뉴턴 등등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인물들과 사건들을 만날 수 있어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과 양자 물리학을 제대로 이해하기엔 부족할 수 있지만 과학사의 거대한 흐름을 단숨에 살펴보는 맛보기 수업으로는 적절한 것 같아요. 아무리 유익하고 좋은 내용도 어렵고 지루하면 외면하게 되는게 이 책은 지루할 틈이 없네요. 한 컷마다 세상을 뒤바꾼 결정적 장면이 담겨 있어서, 휘리릭 과학의 역사를 한 권으로 살펴볼 수 있으니까요. 다만 마지막 60번째 컷이 2003년 인간 게놈의 모든 염기 배열 정보가 밝혀진 인간 게놈 프로젝트로 끝나서 조금 아쉬웠어요. 아무래도 2탄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 이후에도 주목할 만한 과학적 사건이 많고, 최근에는 놀라운 인공지능의 발전을 보여주는 챗GPT-4o 와 인류 최초로 달의 뒤 표면 샘플을 채취한 중국의 창어 6호가 있었고, 11월에 발사되는 미국의 달 탐사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가 기다리고 있네요. 암튼 한 컷 쏙 과학사 덕분에 과학의 세계로 빠져드는 계기가 되었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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