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에 빠질 때 나누는 말들 ㅣ 사계절 1318 문고 119
탁경은 지음 / 사계절 / 2019년 5월
평점 :
"우리, 사귈래?"
봄날 눈부시게 흩날리는 벚꽃처럼,
이 말이 심장을 두근두근 떨리게 만들었다면 그건 사랑이겠죠.
<사랑에 빠질 때 나누는 말들>은 탁경은 작가님의 두 번째 작품이자 10대들의 이야기를 그린 청소년 소설이에요.
'앗, 10대들이 무슨 사랑 타령이야?'라는 반응이라면 당신은 꼰대...
세상에나, '사랑'을 겨우 연애감정으로 축소해버리면 어떡해요.
뜨거운 심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언제든지 사랑을 느끼는 게 당연하잖아요.
그러니까 쓸데없는 잔소리는 넣어두고, 10대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볼까요.
주인공 서현이는 열일곱, 고등학교 2학년생이에요.
가장 친한 지은이가 강력하게 권유하는 바람에 소논문 동아리에 같이 가입했어요. 생기부에 올라가면 수시 원서 쓸 때 유리하다는 이유를 댔지만 속내는 그게 아니에요.
학교에서 잘생긴 외모로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동주를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바로 그 동주가 소논문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거든요.
동아리 모임 첫날, 서현이와 지은이는 동주와 같은 조가 되었어요.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현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범죄 심리학으로 주제를 정하게 됐어요. "사람을 범죄자로 만드는 건 유전자일까, 아니면 성장 환경일까?"라는 서현이의 질문에 동주의 두 눈이 반짝였어요.
각자 어떤 자료 조사를 할지 말하다가, 동주가 수감자들에게 편지를 보내자는 제안을 했어요.
문득 얼마 전에 본 소년교도소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떠올랐어요. 그래서 서현이가 소년교도소에 편지를 보내기로 했어요. 지은이는 연쇄 살인범들에 대한 자료 조사를 하기로 했고, 동주는 범죄학에 관한 책들을 조사하기로 했어요.
동아리 활동 내내 동주를 수줍게 바라보는 지은이를 보면서 서현이는 친구의 사랑을 응원해주고 싶었어요.
하교 길에 서현이는 마음이 급해졌어요. 이번 버스를 놓치면 수학 학원에 지각이라 후다닥 뛰어가는데, 뒤에서 동주가 달려와 함께 버스를 탔어요.
알고보니 동주는 오늘부터 같은 수학 학원을 다니게 된 거예요. 버스 안에서 휘청거리는 서현이를 동주가 잡아줬어요. 그리고 더워하는 서현이에게 미니 선풍기를 빌려주는 거예요. 학원 끝나고 돌려달라고... 환하게 쏟아지는 햇빛처럼 미소짓는 동주의 얼굴이 금세 진지해지더니 갑자기 드라마 주인공처럼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우리, 사귈래?" (17p)
이럴 수가, 지은이와 동주 그리고 서현이의 삼각관계라니...
진로 문제만으로도 골치 아픈 열일곱 서현이에게 닥친 사랑과 우정 사이의 문제는 풀기가 너무 어렵네요.
또한 소년교도소로 보낸 편지의 주인공 현수와는 계속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가슴 아픈 사연이 드러나네요.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10대들의 이야기, 그 안에서 사랑을 보았네요. 힘들지만 꿋꿋하게 이겨낼 수 있는 건 역시 사랑의 힘인 것 같아요.
마치 이 소설이 나에게 말을 걸어준 것 같아서 읽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518/pimg_770266113219764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