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사이드 업 Wow 그래픽노블
제니퍼 L. 홀름 지음, 매튜 홀름 그림, 조고은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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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Wow 그래픽노블의 세계!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적인 장르예요.

<써니 사이드 업>은 열 살 소녀 써니의 특별한 여름 이야기가 펼쳐져요.

써니의 원래 이름은 선샤인 르윈.

여름방학에 할아버지가 살고 계신 파인 팜즈에 혼자 놀러갔어요.

파인 팜즈는 플로리다주 웨스트팜 비치 근처에 위치한 55세 이상을 위한 은퇴자 마을이래요.

그곳에는 아이나 반려동물은 함께 살 수 없기 때문에, 써니처럼 놀러오는 아이는 방문자 출입증을 받아야 해요.

할아버지는 써니를 위해 수영장에 데려가지만 아무도 없어서 썰렁하니 재미가 없어요.

골프장에도 함께 갔지만 써니는 심심했어요. 혼자 음료수를 마시러 클럽 하우스에 들어갔다가 또래 남자애를 만났어요.

그 애 이름은 버즈, 아빠가 파인 팜즈에서 일하는 관리인이래요.

써니와 버즈는 뭘 하고 놀까 고민하지만 방문증이 없는 버즈는 수영장에 갈 수 없어요.

그때 버즈가 골프장에서 가서 골프공을 줍자고 제안해요. 골프용품점 아저씨가 한 개에 5센트씩 준다는 거예요.

열심히 골프공을 주워 돈으로 바꾼 두 아이는 그 돈으로  만화책을 샀어요.

버즈는 히어로물 만화책을 좋아한다면서 써니에게도 함께 보자고 했어요.


버즈 : 읽어 보니 어때?

써니 : 꽤 멋있어. 하지만 진짜 슬퍼. 그렇게 어린 나이에 부모님이 살해당하는 걸 목격했다니, 너무 끔찍하잖아.

버즈 : 그건 별것도 아니야!  스파이더맨은 벤 삼촌이 살해당할 때 삼촌을 구하지 못했거든.

써니 : 진짜?

버즈 : 그럼.  슈퍼맨도 마찬가지야.  그는 자기 행성을 통째로 잃어버렸지!

써니 : 다들 슈퍼 히어로잖아.  왜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거야?

버즈 : 슈퍼 히어로라고 해도 모든 사람을 구할 수는 없나 봐.  하지만 이봐! 우리가 문제를 해결했잖아.

써니 : 맞아, 우리가 히어로야.

버즈 : 넌 뭐 하고 싶어?

써니 : 난 배트맨 할 거야.


새로운 히어로물을 만날 때마다 써니의 마음에는 점점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생겨났어요.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 모두가 신분을 감추고 살고 있잖아요. 더군다나 헐크는 항상 모든 걸 때려 부수기만 하니까 착한 건지 나쁜 건지 알 수 없었어요.

써니는 문득 헐크가 변하는 장면에서 오빠 데일을 떠올려요.

사실 써니가 혼자 플로리다에 온 건 단순한 휴가가 아니었어요. 써니의 부모님과 어린 남동생은 오빠 데일 때문에 함께 올 수 없었던 거예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 써니는 버즈를 통해 알게 된 히어로를 보면서 자신이 히어로가 되어 가족을 구하고 싶었어요.  한편으론 데일이 겪는 심각한 문제가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고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어요. 할아버지께 그 모든 비밀을 털어놓은 써니는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써니는 그동안 할아버지가 몰래 담배를 피우는 걸 못 본 척 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참지 않기로 했어요. 할아버지도 안 피운다고 거짓말했던 걸 사과하면서 숨겨둔 담배를 몽땅 쓰레기통에 버렸어요. 써니에게 더 이상 담배를 숨기지 않고 피우지도 않기로 약속했어요. 그리고 할아버지와 파인 팜즈 친구들과 함께 써니가 그토록 원했던 디즈니월드에 갔어요.


<써니 사이드 업>은 써니를 통해서 가족 내 중독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묘사해내고 있어요. 어린 써니는 오빠의 문제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오빠의 존재마저 감추려고 했어요. 그만큼 가족 모두가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뜻일 거예요. 하지만 여름방학 동안 가족과 잠시 떨어져 지내면서 써니는 써니답게 사는 법을 깨달았어요.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누군가에게 히어로가 될 수 있어요. 물론 모두를 구할 수는 없겠지만 진짜 중요한 자기 자신을 구할 수는 있어요. 어쨌든 더 이상 감출 필요없이 당당해진 써니를 보니 기쁘네요. 써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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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단 하나의 시 - 지치고 힘든 당신에게
조서희 지음 / 아마존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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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시가 주는 위로와 행복이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사랑과 상처, 눈물과 그리움, 슬픔과 고통, 화홰와 용서 그리고 행복에 관한 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시와 함께 저자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건 마치 시를 통해 나누는 대화 같습니다.

당신에게 이 한 편의 시는 어떻게 다가왔나요?


저자가 고른 '깊은 울림이 있는 시(詩)'들이 이 한 권의 책 속에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단 하나의 시>는 정성껏 준비한 선물 같은 책입니다.

만약 오랜만에 만나는 시(詩)라면 더더욱 특별하고 놀라운 선물이 될 것입니다.


십대 시절에 좋아하던 시를 발견했습니다.

유치환 시인의 <행복>이라는 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썼던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그때는 길가에 빨간 우체통이 흔한 거리의 풍경이었는데...

편지를 고이 접어 봉투에 넣고, 겉면에 꾹꾹 눌러 주소를 적고 나면 남은 건 빨간 우체통에 넣는 일.

그러나 편지를 쓴 후 진짜 남은 건 상대방의 편지를 받을 때까지 기다림의 시간들.

시인의 말처럼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는 사람은 알고 있을 겁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다는 걸.

솔직히 어릴 때는 이 시의 언어가 아름다워서 좋아했다면, 지금은 시에 담긴 감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시인 유치환은 20년간 연인인 이영도 시인에게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통영여자중학교 교사 시절 동료로 만난 두 사람은 오랜 세월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나눴으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유치환 시인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이후 이영도 시인이 유치환 시인으로부터 받은 200여 통의 편지를 정리하여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라는 제목의 서간집을 출간하였습니다. 지금 통영우체국 앞에는 <행복>이 새겨진 시비가 있습니다.

<행복>이라는 시 속에 애절한 사연이 있는 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행복은 다를 수 있지만, 사랑이 주는 행복만큼은 모두에게 공평한 것 같습니다. 동시에 사랑이 주는 아픔도...

살다보니 사랑 말고도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이 많아서 마음이 바짝 말라버린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시를 읽으면서 마음이 촉촉해졌습니다.

'아... 살아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살기 힘든 세상, 이런 때일수록 우리에겐 시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공감합니다.

수많은 시들이 저마다 필요한 순간에 우리의 마음 속으로 스며들 것이기에.

그래서 우리는 숨 쉴 수 있습니다. 시를 노래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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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헤이세이
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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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헤이세이>는...

도쿄에 사는 밀레니얼스*의 연애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밀레니얼스(Millennials)는 1980~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뜻해요.

주인공 아이(愛)는 올해(2018년)로 29살, 동갑의 히토나리(平成)와 함께 살고 있어요.

벌써 2년 가까이 같이 살고 있지만, 히토나리는 아이(愛)를 연인으로 부르고 싶어하지 않아요.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다정하게 대한다는 히토나리의 룰 속에는 어느 누구도 더 특별하게 취급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어요.

매일 어떤 일이든 마치 공식을 이용하여 연립방정식을 풀어가듯이 하나씩 처리해 가는 남자 히토나리와 자유분방한 여자 아이는 전혀 다른 부류지만 신기하게도 서로 갈등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아니 2018년 1월 21일까지는 그랬어요.

그런데 바로 그날, 히토나리는 아이(愛)에게 안락사를 생각하고 있다고 고백했어요.


주인공의 동거남 히토나리(平成)가 1989년 1월에 태어났을 때, 헤이세이(平成)라는 연호를 쓰기 시작해서 똑같은 이름을 얻게 되었대요.

일본어에서는 한자를 음으로도 읽고 뜻으로 읽어서, '히토나리'는 뜻으로 읽은 사람 이름이고, '헤이세이'는 같은 '평성(平成)'을 음으로 읽은 일왕의 연호인 거예요.

일본 연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한 잠깐 상식!

연호는 군주 시대에 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는 해의 차례를 나타내기 위해 붙이는 칭호라고 해요.

새로운 왕이 즉위하면 연호가 바뀌는데, 이번에는 아키히토 일왕이 살아있으면서 2019년 아들 나루히토에게 양위했어요.

휴우~~ 몰랐던 사실이라서, 이 책 제목이 가진 중의적 의미를 지나칠 뻔 했어요.

마침 2018년 일본은 헤이세이(平成)라는 연호를 내리고 새로운 연호를 시작한다고 하여 온 나라가 떠들썩하던 때였고, 실제로 히토나리는 자신의 이름 덕을 톡톡히 본 경우라서 히토나리의 '안락사 선언'은 뭔가 헤이세이 시대의 종말을 고하는 느낌이었어요. 처음에는 아이도 농담인 줄 알고, "응, 좋아"라고 대답했어요.


흔히 안락사를 원하는 사람은 고령이나 불치병에 걸린 환자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히토나리는 젊고 잘생긴 데다가 작가로서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고, 미디어에서 잘나가는 문화인으로 자리 잡았어요.

무엇보다도 지금 곁에는 아이(愛)가 있는데, 아무리 연인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서로에겐 둘도 없는 친밀한 동거인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요.

그런 아이를 두고 안락사를 선택한다는 건 좀처럼 납득하기 힘든 일이에요.

아이는 침착하게 히토나리의 안락사를 막기 위해서 그와 함께 안락사 취재도 가고, 히토나리의 어릴 적 친구도 만나면서 온갖 노력을 해요.

그와중에 아이의 오랜 반려묘 미라이가 세상을 떠나게 돼요. 슬픔에 빠진 아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히토나리를 보면서 둘 사이에 가로놓인 단절의 골이 생각보다 훨씬 깊었다는 걸 다시금 뼈저리게 느껴요.


요즘 연애와 동거를 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연애소설인 줄 알았는데, 이 소설은 '안락사'라는 죽음의 방식을 이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또한 두 사람의 관계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과거의 전통적인 가족 형태는 아니지만 분명 가족 못지 않은 친밀감과 믿음이 존재해요. 다만 다른점이 있다면 서로 간섭하거나 강요하지 않아요. 각자의 삶을 존중해줘요. 그래서 아이는 히토나리의 안락사를 막고 싶다고 해서 함부로 행동하지 않아요. 그 점이 매우 성숙한 관계로 보였어요.


"있지 히토나리, 정말 죽을 거야?"

"못됐어. 아이(愛)가 그렇게 물어보면, 난 미안해할 수밖에 없으니까."

...

"히토나리가 없어지면 지금이 헤이세이 몇 년인지 알 수 없게 돼서 불편한데."

농담 삼아 그렇게 말해봤다. 그의 나이에 1을 더하면 헤이세이 몇 년인지 알 수 있고, 헤이세이 연도에서 1을 빼면 그의 나이가 된다.

"우린 나이가 같잖아. 나 없어도 알 수 있어."

나는 그를 껴안은 채로 있었다. 그는 시선을 어두운 스모만으로 향한 채 내 쪽을 돌아보지 않는다.

어두운 바다를 바라보며 그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149-150p)


죽어가는 고양이, 죽으려는 남자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는 여자의 이야기.

평범하지 않은 두 사람의 관계가 히토나리의 '안락사 선언'으로 인해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냈어요. 늘 함께 할 거라고 믿었던 사람과 이별한다는 건, 그것도 다시는 볼 수 없는 죽음이라면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 거예요.

과연 히토나리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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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고치질 않니? - 38만 명을 진단한 전문의가 알려주는 스스로 치질을 고치는 법
히라타 마사히코 지음, 김은하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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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게 말못할 병, 치질에 관한 책이에요.

책 제목부터 센스 넘치네요 ㅎㅎㅎ

왜 고치질 않니?

대부분의 치질 환자들이 참고, 숨기다가 병을 키우고야 말아요.

이 책에서는 치질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려줘요.

누가?  바로 일본의 항문과 전문의 히라타 마사히코 원장님이요.


사실 항문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기가 매우 껄끄러운 주제인데, 이 책은 제목부터 내용까지 유쾌하게 만화로 풀어내고 있어요.

책 크기가 작다는 건 금세 읽을 수 있다는 뜻.

그만큼 핵심만 쏙쏙, 내용이 정말 알찬 것 같아요.


치질은 왜 생길까요?

변비 유형, 설사 유형, 운동 부족 유형, 음주 유형, 출산 후유증 유형, 냉증 유형, 스트레스 유형, 냉증 유형, 생리 유형.

8가지 유형으로 설명할 수 있어요.

치질이 의심된다면 그 원인을 파악할 수 있어요.

다음 항목을 체크해보세요.

① 하루에 몇 시간이나 앉아 있나요?

② 변비 증상이 있나요?

③ 설사 증상이 있나요?

위의 3가지는 모두 치질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자각 증세 없이 치질 위험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어요.

일본도 치질은 성인의 70퍼센트가 앓는 국민병이라고 하네요. 역시나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는 점.


치질이 의심된다면,

이것 한 가지를 기억하세요.


"수술해야 낫는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   (68p)


오늘날 치질은 '수술없이 치료하는 것'이 세계적인 진료 지침이라고 해요.

제대로 된 항문외과 의사라면, 수술 여부는 3개월 후에 판단한다는 것.

치질 치료에서 중요한 사실은 생활습관을 고치면 수술이나 약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고칠 수 있다는 거예요.

그 구체적인 방법이 책에 잘 나와 있어요.

모든 병이 그렇겠지만,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라는 것.

무엇보다도 생활습관을 고치면 자가 치유력이 강해져서 치질뿐 아니라 다른 병도 나을 수 있어요.


혹시나 치질에 걸린 것 같다는 자각 증세가 나타난다면,

이 책을 읽을 것이 아니라 먼저 빠른 시일 내에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야 해요.

이 책은 어디까지나 치질 예방을 목적으로 했으니까, 올바른 의학 지식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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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이기적으로 살걸 그랬습니다 - 진심, 긍정, 노력이 내 삶을 배신한다
김영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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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가 알려주는 충고 한 가지!

"나는 나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에게 '이기적'이라는 말은 굉장히 부정적으로 사용됩니다.

하물며 글을 쓸 때도 '나'라는 표현보다 '우리'라는 말이 더 편하게 느껴질 정도로, '나'보다는 '우리'의 관점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리하여 '나'의 삶은 늘 주변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착해서 양보하는 게 아니라, 이기적으로 보일까봐 참아왔던 것 같습니다. 호구처럼...


이 책의 저자는 미국에서 사회심리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긍정심리센터 연구원을 지냈으며, 미국 동료들과 공동 연구를 해온 심리학과 교수입니다.

평소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책들을 보면 기존의 유명한 심리학 연구들이 종종 소개될 때가 있습니다.

예쁜 여자가 더 따뜻하고 친절하다?  과연 그럴까요?

1972년 심리학자 카렌 디온의 실험, 1977년 심리학자 마크 스나이더의 실험에서 공통된 결과를 얻었습니다.

사람들은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 좋은 성격적 특성을 소유하고 있다고 믿는다는 것.

'외모가 매력적인 사람은 좋고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우리의 작은 믿음 때문에 외모가 매력적인 사람의 현실을 바꾸어놓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외모의 후광효과'로 많이 알려진 내용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 다음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당신의 작은 믿음이 어떻게 당신을 배신하는지를 설명해줍니다.

우리의 머릿속에 머물고 있는 타인에 대한 생각과 믿음은 결국 우리와 타인 모두를 배신할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지금까지 그 믿음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고, 자신의 오해와 편견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미국의 심리학적 도구를 이용하여 한국적인 특수성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습니다.

똑같은 심리학 실험을 한국인과 미국인을 대상으로 했을 때,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된다는 것.

이 연구 결과가 보여준 것은 우리나라처럼 집단주의가 강한 사회에서는 개인보다 '우리' 혹은 '공동체'를 강조하기 때문에 개인의 희생을 담보로 가정, 사회, 국가가 운영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실수와 실패를 피하려는 회피 동기가 더 강하게 작용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력에 대한 과도한 믿음이 있어서 누구나 노력을 통해 변할 수 있다는 믿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일이 더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 사회는 지나칠 정도로 노력을 강조하는 걸까요? 

그건 노력을 강조하면 성과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쉽게 전가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 책임을 강조함으로써 사회와 집단을 쉽게 통제하려는 정치적 속셈입니다. 낮은계층의 사람들은 자기들의 지위와 부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대신 노력하지 않는 자신을 탓해야 합니다. 높은 계층의 사람들이 누리는 부와 권력에 불만을 가져서도 안 됩니다. 성공과 높은 지위가 노력이 아닌 다른 요인들, 즉 부모와 인맥, 경제적 지위, 사회적 상황, 지인의 도움 등으로 설명된다면 난감한 일이 벌어집니다. 기득권층이 누리고 있는 수많은 혜택의 명분을 잃게 될테니까. 그들이 원하는 운영 체계를 위해서, 무엇이든 노력이라는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시키면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그래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도 성공하지 못한 개인은 패배감이라는 불필요한 아픔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노력의 배신!!!

따라서 내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방법은 모든 일에 노력할 게 아니라 나에게 맞는 분야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됩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학력, 재산, 명성, 사회적 지위, 건강, 외모 등 우리가 갖춘 조건을 우리의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믿음은 사실이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 개개인이 책임지기에는 태어나면서부터 결정된 유전적 특성과 환경적 요인이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먼저 유전적 영향력과 가정적·사회적 환경을 이해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나의 인생이 전적으로 내 선택이 아니듯이, 타인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뿐 아니라 타인의 성공과 실패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왜 항상 나만 힘들고 억울할까?

질문은, '누가 더 많이 기여했는가?'라는 문제로 전환해볼 수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다툼은 대부분 본인이 더 기여를 많이 했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들의 주장만큼 기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느끼는 데에 비롯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절대 풀리지 않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다른 환경에 사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지도 못합니다. 우리가 처한 환경과 상황이 가장 힘들고 아플 뿐입니다. 전지전능한 신이 아닌 이상 누구도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가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기대를 품기 때문에 배신의 쓴맛을 보는 것입니다.

다행히 배신과 오해의 아픔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막연히 열심히 하면 언젠가 타인이 이해해줄거라는 기대와 믿음을 갖지 않을 것, 남들의 이해가 꼭 필요하다면 평소 내가 하는 일들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제공할 것, 가까운 관계일수록 사랑과 감사를 자주 표현할 것, 누군가와 협업할 때는 시작 전에 반드시 각자의 역할과 이익 분배를 정확히 정해놓을 것. 관계 개선을 위한 건전한 소통, 즉 대화를 나눌 것.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공감할 만한 사례와 설득력 있는 연구 결과 덕분에 몰입하며 읽었습니다.

마지막에 나온 '집단의 배신'은 묵직한 한 방이라서 아직도 얼얼합니다. 내 삶을 배신한 것들을 깨닫는 순간 더 나은 삶의 길이 보일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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