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에서의 낮잠 - 김형술

 

 

서풍이 오는 지붕 위로 올라가
바람을 읽으려하네
불완전한 문장으로 가득찬 가슴 열어
바람에게 읽혀야겠네
기다리지 않아도
나꿔 채듯 앗아가 그저 한 번 훑어본 후
허공에 날려버리고 달아나는 바람의 가벼움
배우려 하네 광장의 시계탑 너머
지붕들 사이로 흩어지는 말의 그림자
 
서풍이 오는 지붕 위에 누우면
늘 젖던 소매끝 빨래처럼 말라가고
흰 낮별들 무심히 이마에 얹히니
손바닥으로 하늘 받치지 않아도 좋아
등 떠밀어 떠나보낸 말의 빈 자리에
따뜻한 문신을 새기는 햇빛
오래 쌓여 다져진 말들의 무덤에서
비로소 바람은 솟아 흔들리던 시간은
멈추네
 
서풍이 오지 않아도 지붕 위로 올라가
바람을 맞으려 하네
지상에서 가장 낮은 지붕 위에서
지상에 가장 느린 바람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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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충실하게 산다면
견딜 수 없다는 말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다.

견딜 수 없는 것은 몸은 오전 열 시에 여기 있는데,

마음은 오후 여섯 시에 저기 있는 것이며,

몸은 봄베이에 있는데,

마음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것이다.                                        

    앤소니 드 멜로의“ 개구리의 기도 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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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못된 것들 - 이재무

 

 

저 환장하게 빛나는 햇살

나를 꼬드기네

어깨에 둘러맨 가방 그만 내려놓고

오는 차 아무거나 잡아타라네

저 도화지처럼 푸르고 하얗고 높은

하늘 나를 충동질하네

멀쩡한 아내 버리고 젊은 새 여자 얻어

살림을 차려보라네

저 못된 것들 좀 보소

흐르는 냇물 시켜

가지 밖으로 얼굴 내민 연초록 시켜

지갑 속 명함을 버리라네

기어이 문제아가 되라 하네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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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각국 추리문학상에는

 미국에는 에드거상으로 알려진 미국추리작가협회상

 하드보일드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셰이머스상

 흑인작가들에게 수여하는 체스터하임스상

 성소수자 추리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레즈비언미스터리와

 게이남성미스터리부분의 람다문학상

 영국에는 골든대거상

 한국의 경우에는 1985년 부터 한국추리작가협회에서

 주관하는 한국추리문학상이 유일. 2006년 총회에서 발의

 2007년  최우수단편부문인 황금펜상 신설

 황금펜상이 있는 걸 처음 알았다.

 

 

 

 

황세연 : 흉가(2020)

           하얀꽃송이들이 가득한 마당을 보고 무슨 꽃인지 묻자 수국

           이라는 아내의 대답에 수국은 파란색이잖아 하니까

           토양이 산성일때 청색 알칼리성일때는 붉은색이라고 부동산

           중개인이 한마디 한다.

           집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아내는 재개발되면 한 몫 챙길 수

           있다고 집주인이 마음 변하기전에 계약하자고 한다.

           이사 온 첫 날밤에 악몽을 꾼다.

 

김유철 : 국선 변호사 - 그해 여름(2007)

           애인을 살해했다고 자백하는 현직 젊은 경찰. 정황이 의심스러워

           삶을 포기한 이유를 찾는 변호사


 박하익 : 무는 남자 (2010)

            여학생을 무는 남자라니 사건을 파헤치는 여고생들

            뜻하지 않게 사학비리가 튀어나온다.


 황세연 : 스탠리 밀그램의 법칙(2011)

            사소한 일이 어떻게 사람들의 인생을 망치게 되는지 그 과정을 그린다.


 송시우 : 아이의 뼈(2012)

            변호사를 통하여 감옥에 있는 살인자와 협상하는 피해자.


 조동신 : 보화도(2013)

             임진왜란


 홍성호 : 각인(2014)

            우연히 블로그에서 가해자 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보게 된다.


 공민철 : 낯선 아들(2015)

           감옥에서 출소를 앞두고 있는 재소자의 이야기를 엿듣고 재소자의 엄마를

           찾아간다.


 공민철 : 유일한 범인(2016)

            자기사람이라고 여긴 사람에게는 아낌없이 퍼 준 남자 그 속에 가족은 없다.

            유가족은 시신 인계를 거부


 한이 : 귀양다리(2017)

         제주도. 귀양 왔으면 조용히 있지 


 정가일 : 소나기(2018)

            키스에서 벚꽃향기가 난다. 옛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다가 뛰쳐나가

            키스를 했던 장소 정자로 간다.


 조동신 : 일각수의 뿔(2019)

            밀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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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이란 흔히 여행에 비유하기도 합니다만

일생동안에 가장 먼 여행은 바로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이성과 감성의 거리를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고

지식과 품성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의 먼 여행인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신영복의 처음처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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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3-26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에 핀 꽃이 너무 곱네요! 집과도 분위가 너무 잘 어울리는것 같아요!ㅎ

바람과나 2021-03-29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골목길을 좋아하는데 어느 봄날의 선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