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입문서로 추천하고 싶다.

 

 

 

 

 

 

 

 

 

 

 

 

어떤 책도 정치적 편견으로부터 진정 자유롭지 않다.

예술은 정치와 상관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 자체도 정치적 태도이다.

 

모든 작가는 허영심이 강하고, 이기적이며, 게으르고, 가장 밑바닥에 깔린 동기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책을 쓰는 것은 고통스럽고 기나긴 병치레와 같아서 끔찍하고 기진맥진한 싸움이다. 저항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악마에게 사로잡히지 않는다면 우리는 절대 그런 일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아는 한 이 악마는 아기가 관심을 끌려고 울부짖는 것과 똑같은 본능이다. 그러나 작가가 자신의 존재를 지우려고 끊임없이 싸우지 않는 한 읽을 만한 글을 쓸 수 없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좋은 산문은 창유리와 같다. 나는 어떤 동기가 가장 강한지 단언할 수 없지만 어느 동기를 따라야 하는지는 안다. 내 작품들을 돌이켜 보면 항상 〈정치적〉 목적이 없을 때는 생명력 없는 글을 썼고 화려한 문단, 의미 없는 문장, 장식적인 형용사에 현혹되어 전체적으로 실없는 글이 되었다.
- "나는 왜 쓰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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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미황사에서) - 박남준

동백의 숲까지 나는 간다
저 붉은 것
피를 토하며 매달리는 간절한 고통 같은 것
어떤 격렬한 열망이 이 겨울 꽃을 피우게 하는지
내 욕망의 그늘에도 동백이 숨어 피고 지고 있겠지
지는 것들이 길위에 누워 꽃길을 만드는 구나
동백의 숲에서는 꽃의 무상함도 일별 해야 했으나
견딜 수 없는 몸의 무게로 무너져 내린 동백을 보는일이란
곤두박질한 주검의 속살을 기웃거리는 일 같아서
두 눈은 동백 너머 푸른 바다 더듬이를 곤두세운다
옛날은 이렇게도 끈질기구나
동백을 보러갔던 건
거기 내안의 동백을 부리고자 했던 것
동백의 숲을 되짚어 나오네
부리지 못한 동백꽃송이 내 진창의 바닥에 떨어지네
무수한 칼날을 들어 동백의 가지를 치고 또 친들
나를 아예 죽고 죽이지 않은들
저 동백 다시 피어나지 않겠는가
동백의 숲을 되짚어 나오네
부리지 못한 동백꽃송이 내 진창의 바닥에 피어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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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은 잘 잤다.

나의 불행도 잠이 들었으니까.

아마도 불행은 침대 밑 깔개 위에서

웅크리고 밤을 지낸 것 같다.

나는 그보다 먼저 일어났다.

그래서 잠시 동안 형언할 수 없는 행복을 맛보았다.

나는 세상의 첫 아침을 향하여

눈을 뜬 최초의 인간이었다.

- 미셸 투르니에의 짧은 글 긴 침묵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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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 요구하는 건

 

 사랑은

 많은 걸 요구하지 않는다.

 

 많은 걸 요구하는 건

 사랑이 아니다

 

 그저 따스한 관심만

 필요할 뿐이다

            

 

 

연애중인 사람이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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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란 - 오세영

 

 

타박타박 들길을 간다.

자갈밭 틈새 호올로 타오르는

들꽃 같은 것,

 

절뚝절뚝 사막을 걷는다.

모래바람 흐린 허공에

살폿 내비치는 별빛 같은 것,

 

헤적헤적 강을 건넌다.

안개, 물안개, 갈대가 서걱인다.

대안(對岸)에 버려야 할 뗏목 같은 것,

 

쉬엄쉬엄 고개를 오른다.

() 너머 어두워지는 겨울 하늘

스러지는 노을 같은 것,

 

불꽃이라고 한다.

이슬이라고 한다.

바람에 날리는 흙먼지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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