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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평점 :
인간의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
한 인간의 행복, 더 나아가 각 개인은 벗어날 수 없는 사슬로 연결되어
서로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그들은 적어도 서로 해하지 않으면서
주어진 시간과 삶을 잘 영위해 갈 수 있게 만들게 하는 것이 있는 것일까?
시험지를 마주하며
나를 스쳐간 사람의 입을 통해 때로는 내가 겪은 경험이 주는 깨닫음을 통해서
문제하나하나의 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오히려 반대다.
점점 흐릿해진다.
질문이란,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의 시작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답을 넘어서는 역행의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번이 도리스 레싱님의 두번째 책,
'19호실로 가다' 는 이야기가 신기해서
비슷한 환경에 있는 분들에게 책 이야기를 하면서
정말 주인공 여자처럼 잠시라도 혼자서 지낼 곳이 있다면- 그곳이 허름한 '여관'일지도-
가고싶냐 했더니, 전원 극하게 공감했다.
그리고 보니 종종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했던 것 같다.
많은 시간을 혼자 지내는 나에게는 이미 주어진 것들이
그들에게는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공감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표현되는 어려움의 깊이는 쉬이 가늠하지 못했다.
아..그렇구나의 영혼없는 말을 한마디 건네는 정도.
책, 아니 이야기의 힘은 있는 것 같다.
도리스 레싱님의 글을 읽고
이야기로 구체화되는 삶의 모습, 감정.
시간과 공간의 차이로 인해
그들 이야기가 더욱 생경해야할텐데...
다섯번째 아이 때문에
안절부절하고 책장을 넘겨야만 했다.
서사의 힘이 있다.
나 역시 삶을 이야기로 풀어내야하고
글로 써내야 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