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우지 않아도 괜찮아 물리학 ㅣ 물화생지 문해력 기르기
이승재.오영훈 지음, 오얼수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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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물리학의 진짜 묘미는 바로 이 세상의 어떠한 복잡한 현상도 단순하고 친숙한 현상에 비유해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용수철의 조화운동은 사실 수많은 물리 현상과 유사한 수학적 규칙을 따릅니다. 예를 들어 단진자라고 부르는, 쇠구슬을 실에 매달아놓은 장치는 모습이 용수철과는 매우 다르지만 용수철과 같은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p.79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 우리가 아는 물질은 전체의 약 5퍼센트밖에 되지 않고, 우주에 존재하는 것의 대부분을 직접 보지도 못했으며, 정체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에게 과학이 필요하다. 현대물리학에서 설명하지 못하는 95퍼센트는 그만큼 앞으로 우리가 탐험해야 할 영역이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 말이다. '물화생지 문해력 기르기' 시리즈로 지구과학에 이어 물리학 편이 나왔다. <외우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제목처럼 암기하는 원리가 아니라,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책이다. 100여 컷의 사이언티픽 일러스트가 컬러로 수록되어 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인 '4대 역학'을 다루고 있다. 고전역학, 전자기학, 양자역학, 열역학, 그리고 현대 우주론까지 담았다. 갈릴레이의 관성의 법칙, 뉴턴 역학을 시작으로 전자 기기가 작동하는 원리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전자기학, 오늘날 현대물리학의 두 기둥인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엔트로피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는 열역학을 살펴본다. 양자역학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던 덕분에 과학책이 관심이 많은 나도 다양한 버전의 양자역학 책들을 읽어 왔다. 그럼에도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건 쉽지 않았다. 리처드 파인먼도 '양자역학을 이해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난해한 학문이니 말이다. 이 책 속에서도 양자역학 파트가 있어 굉장히 기대하며 읽었다. 확실히 친근하고 쉽게 풀어내고 있어 양자역학에 한층 더 가까이 가게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모든 것이 우리에게 한 가지 여운을 남깁니다. '존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흐릿하고 역동적인 개념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물리학에서 무無도 이와 비슷합니다.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진공에서 가상 입자가 태어나고 소멸하는 가장 역동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양자역학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아무도 답을 알지 못하는 질문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질문들이 열려 있는 한, 양자역학은 계속될 것입니다.               p.255


과학의 진짜 매력은 '상상하는 즐거움'에 있다. 위대한 과학적 발견들 또한 끊임없이 고민하고, 상상하며 만들어진 생각에서 출발한 것들이고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새삼 그 즐거움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물리학을 한다는 것은 우리의 세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일이라는 것, 세상 만물의 이치를 탐구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디서 왔는지를 궁금해하며 수많은 사유를 통해 더 나은 이론들을 쌓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말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물리학은 어렵고 딱딱한 학문이다. 흔히 떠오르는 어려운 수식들 때문일 것이다. 수식은 분명 물리학의 중요한 도구이지만, 이것 또한 결국 세상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다. 물리학의 진짜 재미는 수식 너머에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 


수학과 친하지 않더라도 괜찮다. 공식과 원리들을 외우지 않아도 괜찮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속에 담긴 사유를 이해하고 고민하는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물리학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물리학이 막막하게 느껴졌었다면 암기해야 할 지식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물리학을 통해 상상하며 고민하는 즐거움을 되찾게 만들어 준다. 방금 읽은 개념들을 바로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잘 정리된 그림들이 이끌어 주고, 복잡한 과학 원리들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간단하게 정리되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뉴턴, 아인슈타인 등 곳곳에 깨알같이 등장하는 '고양이 과학자' 캐릭터들을 만나는 재미도 집중도를 높여준다. 초중고 교과서 핵심 개념을 바탕으로 최신 데이터까지 모두 담긴 버전이라 청소년들의 문해력에도 도움이 되고, 성인들의 과학 교양서로도 훌륭하다. 읽다 보면 저절로 쌓이는 지식과 교양! 부담없이 물리학을 시작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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