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드라큘라 +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 프랑켄슈타인 - 전3권 열린책들 테마 컬렉션 : 호러
메리 W.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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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계문학의 서로 다른 작품들을 하나의 테마로 엮어 새롭게 선보이는 시리즈, <열린책들 테마 컬렉션>이 새롭게 출간되었다. 여름의 한가운데 처음 선보이는 〈테마 컬렉션〉의 첫 번째 테마는 〈호러〉이다. 고딕 호러의 대표작인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추리 소설의 기틀을 마련한 에드거 앨런 포의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그리고 최초의 SF 소설인 메리 W.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을 한자리에 모았는데, 표지 디자인이 너무 너무 예쁘게 나왔다. 실물을 받아보면,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지는 수준이다. 바코드 스티커까지 근사한, 올해 출간된 책 중에서 단연코 가장 아름다운 장정이다.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목숨 따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만일 패한다면,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에만 그치는 게 아닙니다. 지는 날에는 우리도 그자처럼 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 뒤로는 그자처럼 더러운 밤의 자식들이 되어 감정도 양심도 없이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의 몸과 영혼을 덮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천국으로 가는 문은 영원히 닫히고, 우리에게 그 문을 다시 열어 줄 이는 아무도 없겠지요..."               p.411


‘흡혈귀 문학의 원조’라고 일컬어질 만큼 후대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트란실바니아에 위치한 음산한 고성을 배경으로 고딕 소설 특유의 공포심을 한껏 자아낸다. 과학적인 합리성이 중요시되는 현대적인 런던과 미신이 난무하는 트란실바니아가 교차로 보여지는데 600페이지를 훌쩍 넘는 분량이지만 가독성도 뛰어나다. 대부분 원작을 읽어 보지 않았더라도 수차례 영화, 뮤지컬 등으로 접했던 작품이라 내용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시대를 앞서간 상상력으로 빚어낸 세심한 묘사들과 ‘죽지 않는 자’로 살고 있는 드라큘라 백작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소설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매력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이 문장을 다 읽었을 때 나는 흠칫 놀라서 잠시 낭독을 멈추었다. 저택의 아주 먼 곳에서 랜슬롯 경이 그렇게 자세히 묘사한 바로 그 나무 쪼개지는 소리와 아주 비슷한 소리(하지만 분명히 둔탁하고 희미한 소리)의 메아리가 내 귀에 어렴풋이 들려온 것 같았다(물론 흥분한 내 상상력이 나를 속인 거라고 결론짓기는 했지만)..."                p.53


폭풍우와 비바람이 거세지는 밤에 창틀이 덜커덩거리는 소리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읽으면 딱 좋을 만한 작품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대표작을 비롯해 섬뜩하고 기괴한 분위기의 단편 열두 편이 수록되어 있다. 포의 작품들은 어둡고 그로테스크하지만, 그럼에도 놀랍도록 시적인 문장들로 인해 섬세하고 아름답기도 하다. 그의 어두운 상상력으로 빚어낸 초현실적인 이야기들은 수백 년을 거슬러 올라와 생생한 공포를 선사한다. 펜과 잉크를 사용한 아름다운 삽화들이 수록되어 있어 강렬한 포의 작품 분위기를 고스란히 체감할 수 있게 해준다. 공포와 미스터리를 넘나드는 추리 문학의 원형이 궁금하다면 놓치지 말아야 하는 작품이다. 




메리 W.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나한테는 한 가지 비밀이, 아주 무서운 비밀이 있어. 내가 그걸 털어놓는다면 네 몸은 공포로 오싹해질 거야. 그런 다음에 너는 내 불행을 놀라워하기는커녕 그걸 견디고 살아온 것이 신기하기만 하겠지. 그 참담하고 끔찍한 이야기는 우리가 결혼한 다음 날 해줄 생각이야. 우리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서로를 믿어야 가능한 이야기니까. 하지만 그때까지는 그 얘기를 꺼내지도 말고 떠보지도 말아 주었으면 해..."                p.257~258


영화로 여러 번 각색되었을 뿐 아니라 이후에 등장한 여러 과학소설과 공포영화에 큰 영향을 끼친, 최초의 과학소설이다. 극중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창조해냈고, 프랑켄슈타인을 창조한 메리 셸리는 그야말로 괴물 같은 소설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생명 과학과 생명 복제 기술이 발달한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프랑켄슈타인은 단순히 공포를 불러오는 괴물로만 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보기 흉한 모습 때문에, 사람들과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인간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핍박 받으며 고립되어 살게 만든 사회가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을 진짜 괴물로 만들어 낸 것이니 말이다. 인간의 본성에 내재된 두려움을 건드리는 오싹한 작품이다. 




고전을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수많은 작품 중에서 어떤 작품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지루하지 않고, 현대적인 감성으로 공감이 되며, 내 취향에 잘 맞는 재미있는 고전 찾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니 말이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누군가 내 대신 골라 주는 것이다. 거기다 보는 즐거움과 소장하는 즐거움까지 더해주는 작품이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표지 디자인 잘 뽑기로 유명한 열린책들에서 이번에 나온 <테마 컬렉션>은 방대한 고전 서가에서 지금 읽기 딱 좋은 작품들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전이 왜 끊임없이 다시 책으로 출간되고, 왜 여러 매체를 통해서 계속 변주되는 것인지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들을 골라 만듦새에 각별히 공을 들여 장정과 표지를 새롭게 만들었다. 


오래도록 곁에 두고 꺼내 보는 것이 '고전'이라면, 이 시리즈만큼 그에 잘 어울리는 작품도 없을 것이다. 3백 권에 달하는 열린책들의 세계문학 전집 중에서 '호러'라는 테마 아래 모인 세 작품은 전면도, 측면도 너무 아름답게 만들어져 읽는 동안에도, 서재에 나란히 세워 두어도 근사하다. 독서를 하면서 가장 설레는 것은 하나의 책이 계속 다른 작품을 불러 오는 순간이 아닐까. 그렇게 연결해서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든든한 나만의 서재가 구축되어 있을 것이다. 그 시작을 이 아름다운 시리즈로 해보길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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