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하루는 뇌에서 시작된다
벤트 프라이발트 지음, 곽지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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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빛의 파장이 전기화학적 신호로 변환되고, 신호가 전달되고, 사물과 사람이 인식된다. 그러면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 만세! 우리는 있는 그대로를 보고, 있는 그대로를 말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뇌에 도달한 신호로부터 '객관적 진실'이 만들어지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뇌는 신호를 해석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주 많은 일이 어긋날 수 있다.              p.77~78


새벽 3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너 시간 째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상태일 것이다. 몸은 완전히 이완되어 있고, 가슴은 느린 리듬에 따라 오르내리고, 근육에는 힘이 풀려 있다. 잠이 들면 심장박동 조차 분당 40~60회까지 떨어지며 조용한 리듬을 유지한다. 그럴 때, 뇌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얼핏 종일 바쁘게 일한 우리의 뇌도 수면을 취하며 쉬고 있을 것만 같다. 그런데 우리가 잠든 동안 뇌는 조용해지기는커녕, 그 고유의 전기적 리듬을 드러내며 완전히 다른 세계를 펼치고 있다. 결코 '쉬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자는 동안에도 뇌가 높은 수준으로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시작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동안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이야기한다.


독일의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뇌과학 연구 성과를 매주 소개하는 뉴스레터 <뇌의 삶>을 창간했다. 이 뉴스레터는 이후 동명의 팟캐스트로도 발전해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 책은 바로 그 뉴스레터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업무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엔 무엇이 있을까? 자기 전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규칙적으로 운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침에 눈을 뜨고 잠들어 꿈꿀 때까지 우리의 감정, 습관, 행동을 좌우하는 뇌의 메커니즘을 친근한 사례와 함께 쉽게 풀어내는 책이라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뉴스레터와 팟캐스트를 통해 최신 뇌과학 연구를 소개해 온 저자는 방대한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동안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설명해준다. 




독서는 뇌 안에서 터지는 '불꽃놀이'와 같다. 이 상태에 도달하면 우리가 기억하는 수많은 것들이 호출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연결망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 연결망은 새로운 사고, 진정한 이해, 그리고 창의성의 근간이 된다. 문제는 나조차도 이런 깊이 있는 독서 상태에 진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매일 몇 시간씩 디지털 기기로 글을 읽다 보니 읽는 방식 자체가 변해버렸다.                 p.343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구성이다. 뇌의 하루를 시간대 별로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목차부터 새벽 3시 당신이 잠든 사이에, 아침 6시 30 커피 한 잔으로 깨우는 하루, 아침 8시 뇌가 원하는 아침 식사, 아침 9시 집중이 필요한 업무 시간, 낮 1시 30분 짧은 낮잠과 아쉬운 회의, 저녁 6시 퇴근 후 운동하는 뇌, 저녁 8시 친구와 함께하는 맥주 한잔, 밤 9시 떠오르는 첫사랑의 기억, 밤 10시 잠들기 전, 스마트폰 대신 책 한 권, 밤 11시 이제는 잠에 들 시간으로 완벽한 하루를 경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우리가 잠든 한밤중에서 시작되어 꿈을 꾸고, 잠에서 깨어 커피를 마시고, 아침 식사를 하고, 직장으로 걸어서 출근하고, 회의에 참석하며, 퇴근 후에는 운동을 하고, 친구와 맥주 한잔을 곁들이며 추억에 잠기기도 하는 누구나의 평범한 하루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하루를 살아내는 우리의 뇌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다. 커피를 완전히 끊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왜 아침에는 어김없이 뜨거운 커피 한 잔이 당기는 것인지, 꿈을 꾸고 있는 그 현장에서 꿈의 진행 방향을 바꾸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왜 우리는 아이스크림은 좋아하면서 브로콜리는 싫어하는 것일지 말이다. 우리가 이성적으로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게 될 때 흔히 그렇듯,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관여하기 때문에, 건강한 식단을 실천하는 일을 생각보다 더 어렵게 느끼는 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뇌가 신체 신호를 바탕으로 비로소 하나의 '감정'을 빚어내는 과정, 운동이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원리, 자제력은 무엇에 좌우되는지, 의지력도 훈련으로 가능한 것인지, 술을 많이 마시면 왜 필름이 끊기는 것인지 등등 당신이 궁금해 하는 일상 속 모든 것들이 다 이 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우리의 감정, 습관, 행동을 좌우하는 뇌의 메커니즘을 정말 쉬운 언어와 다양한 예시를 통해 파헤치고 있다. 우리의 24시간을 전지적 뇌의 시점으로 구성한 방식 또한 유쾌하게 뇌과학의 세계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더 나은 하루를 만드는 쓸모 있는 뇌과학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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