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처럼 생각하기 - 기후 위기의 지구에서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벤 롤런스 지음, 김주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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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너희가 경험하는 세상은 부모 세대가 살아온 세상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졌어. 두 세상 사이에는 내게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로 거대한 간극이 존재하지. 원래도 다른 사람이 어떤 삶을 사는지 상상하는 일은 대단히 어렵단다. 만약 세대 간 경험 차이가 너무 벌어지게 된다면 과거 세상을 바탕으로 쓰인 책과 이야기가 더는 현실을 설명할 수 없게 될 거야. 한 세대와 다음 세대가 같은 세상을 공유한다는 개념도 무너지겠지.              p.63~64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 대해서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다가올 10년 후나 20년 후에 내 아이가 안정된 직장에서 보람 있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살기 좋은 나라에서, 건강하게 아프지 않고 지내길 바라기 때문에, 내가 없더라도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 전례 없는 폭염을 겪었던 올해 여름을 지나면서 나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극단적인 기상 현상으로 인해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 심각한 홍수 등 지구 곳곳이 기후 위기로 인한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이니 말이다. 북극의 기온은 지구상 다른 지역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50년 만에 찾아오던 폭염이 이제는 10년에 한번 꼴로 찾아온다. 게다가 더 길고, 더 뜨겁다. 


이 책은 바로 기후 위기라논 폭력적인 현실 속에서 아이들에게 뼈아픈 진실을 마주하고 다정하게 연대하는 법을 알려 준다. 생태 활동가이자 작가, 기후 대안 학교의 설립자인 저자는 두 딸이 태어나기 전부터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부모로서 아이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다 괜찮아질 거야, 라는 말대신 지금 우리 세계가 겪고 있는 변화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알려주기로 한 것이다. 현대 사회는 기술과 의학 등에서 눈부신 발전을 성취했지만, 동시에 우리의 서식지와 생명 유지 시스템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고 오염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인류의 생존이 걸린 실존적 위기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에는 미래에 대한 감각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이들은 앞으로 무엇을 알아야 할까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하는 것이 결국 부모가 되는 일이라고 말이다. 




생물권이 파괴되어 가는 부당한 현실이 새삼 뼈아프게 다가오더구나. 1970년대 내가 태어났을 때 존재했던 야생동물 개체수의 80퍼센트 이상이 내 생애 동안 사라졌어. 막대한 양의 탄소 오염 물질도 이 시기에 배출되었고, 그중 절반 이상은 2000년 이후 발생했지. 플라스틱 쓰레기 역시 마찬가지다. 환경 파괴는 이처럼 최근 들어 급격히 가속화된 거야. 시시, 네 말이 맞다. 이건 너무 불공평하다. 왜 하필 너는 이런 시대에 태어나, 이런 가혹한 지식을 안고 어른이 되어야 하는 걸까?               p.248


기후 변화 때문에 계절이 뒤섞이고 있다. 기후 변화는 모든 게 더 따뜻해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세상이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고 망가져 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날씨와 계절과 연관된 기존 상식이 무너진 새로운 시대가 열렸고, 홍수와 산불이 일상화된 시대는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뒤바꿀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면 어른으로서, 부모로서 아이들 세대가 걱정되는 게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 변화는 인간이 멈추기 어려울 만큼 규모가 크고 영향 범위가 넓어서,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게 생존이 걸린 문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이 책은 기후 재난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는 모든 어른들에게, 자녀를 염려하며 미래의 불확실성을 두려워하는 세상의 모든 부모들에게,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상실을 슬퍼하는 법을 배우고, 멸종해 가는 생명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될 아이들을 위한 선물과도 같다. 


인류는 언제나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지식과 전통을 전해왔고, 역사적으로 부모의 역할 또한 생명 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일이다. 이 책이 크게 와 닿고 공감되는 이유 중 하나는 아이들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쓰였다는 점이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아주 오래된 인간의 습성이고, 부모들이 늘 해온 일이기도 하니 말이다. 이야기는 세상을 이해하게 해주고, 우리 마음을 감싸안아 주며, 상상력의 문을 열어주고, 지도처럼 길을 안내하기도 한다. 인간들이 자연을 파괴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삶은 계속되어야 하니까. 우리가 서로 연결된 생태계의 일부이며, '숲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법을 일깨워주기 위해서 기댈 수 있는 건 이야기뿐이라는 저자의 말이 크게 와 닿았다. 동물에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의 세계를 이해하기 시작하고, 숲과 바다처럼 생각하는 생태적 사고 속에서 그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이 책이 다정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 같다. 누구나 알기 쉬운 말로 기후 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에 관한 기본적인 사실을 명확하게 설명해주고, 삶은 언제나 무엇이 옳은지 고민하며 살아가는 과정이므로 결코 늦지 않았다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일상을 위협하는 재앙 수준이 된 지금, 꼭 읽어봐야할 책이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기후 위기 시대를 헤쳐 나갈 지헤를 배우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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