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처럼 노래하라 - 물속 생명을 조율하는 소리,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아모리나 킹던 지음, 김지원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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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소리는 수중에서 소통하는 아주 훌륭한 방법이다. 소리는 주파수, 지속 시간, 타이밍, 진폭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동물의 청각 능력에 따라서 다른 개체들로부터의 음정이나 소리를 구분할 수도 있다. 인간은 주로 시각적 생물이지만(이것은 주관적이고, 아마도 문화적인 평가다) 우리 역시 핵심적인 인간적 소통의 특성으로 소리를 사용한다. 바로 언어다. 파도 아래에서 그저 해양 포유류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동물들이 소리로 소통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p.114


우리 모두 욕조에 머리를 담그거나, 수영장에서 물 속에 들어갔을 때 소리가 희미해지거나 왜곡되어 잘 들리지 않는 경험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그래서 보통 물속에서는 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혹은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자신이 감지하지 못하는 세계가 존재한다고 상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귀를 사용해서 소리를 들었고, 인간의 귀는 수중에서 작동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물속에 사는 생물들은 침묵의 세계에 사는 것일까. 물속에는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이 책은 인간이 여태껏 놓쳐왔던, 놀랍도록 다양한 수중 소리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학자들은 많은 수중 동물들의 경우 다른 감각들(시각, 미각, 후각, 촉각)은 물속에서 종종 약해지는 반면에 청각은 강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물속에서 소리는 공기 중에서보다 4.5배 더 빠르게 움직이고, 적절한 조건에서 전달되는 적절한 소리는 바다를 건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래와 물고기가 많은 소리를 내고, 심지어 노래를 한다는 사실부터 산호초, 문어, 가재처럼 소리를 거의 내지 못하는 것 같거나 귀라고 부를만한 것을 갖지 않은 동물들조차 물아래에서 소리를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부터 매우 놀라웠다. 동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인간의 인지 너머에 있는 주파수대에서 서로 소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왜 소리가 물속 동물들에게 중요한지, 소리가 물속에서 공기 중에서와는 어떻게 다르게 움직이는지, 왜 우리가 파도 아래에서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는지, 듣게 된다면 어떤 것을 배우고, 듣지 못하면 어떤 것을 놓치는지에 관해 이야기해준다. 




새해의 바다는 어둡고 얼음으로 덮여있으며, 조용하지만 고요하지는 않다. 얼음이 빠직거린다. 물고기는 조용히 그르렁거리고 턱수염물범들은 떨리는 음을 낸다. 5월쯤 얼음이 깨지기 시작하면서 쿵쾅 소리가 나고, 바람과 파도의 휘파람 소리가 커진다. 벨루가가 울음을 울기 시작하고, 수염고래도 울고, 턱수염물범은 점점 조용해진다. 고래의 울음은 7월과 8월에 절정에 달하고, 선박 소음 역시 마찬가지다.               p.310


바다는 지구 면적의 70프로를 넘게 차지하고 있음에도, 우리가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은 5프로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바다는 항상 미지의 세계였다. 바다 속 세계가 결코 조용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 책이 흥미로웠던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우리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바다 생물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고, 물속 소리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너무도 매혹적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바다에서 심해의 긴수염고래가 발하는 울음소리는 무려 72킬로미터를 갈 수 있다고 한다. 고래들의 울음소리는 적절한 환경에서는 수백 킬로미터까지 닿는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어떻게 1,00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다른 개체와 소통하고 싶어하는지, 고래들의 신호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비롭게 느껴진다. 


사실 고래가 소리를 내는 방식이라던가 노래로 소통을 한다는 사실은 꽤 많이 알려져 있지만, 물고기가 소리를 낸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집에서 물고기들을 여러 마리 길러 보기도 했기 때문에 물고기가 소리를 낼 뿐만 아니라 어떤 장소에서는 합창도 한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깜짝 놀랄만한 사실이었다. 수중 의사소통의 대가 중 일부는 가장 단순한 '목소리'를 가진 존재인 물고기들인데, 그들은 놀랄 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소리를 내고, 굉장히 기발하다. 고래의 소리가 아마 가장 유명하겠지만, 물고기의 소리는 굉장히 일찌감치 진화했고, 소통의 원리를 가장 명료하게 보여준다. 이 책 속에서 저자가 어두운 밤에 작은 해안가 동네의 조용한 만에서 청음기를 물속에 넣고는, 소리를 듣는 장면이 있다. '확실하게, 착각할 수 없는 허밍이 들린다. 내 얼굴에 떠오른 미소가 너무 커다래서 뺨이 아플 지경이다." 라는 문장에 밑줄을 그으며 상상해 보았다. 청음기를 물에서 들어 올리자 소리는 즉시 사라지는데, 조용한 밤공기 속에서 물고기들이 바닷속에서 온힘을 다해 부르는 노래 소리를 직접 듣게 되면 어떤 기분일지 눈앞에 그려져 가슴이 두근거렸다. 자, 이 책을 통해 인간 중심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물속 생명이 내는 경이로운 소리의 세계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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