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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세계
마이크 언윈 지음, 류토 미야케 그림,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보라볏투라코는 에스와티니와 남아프리카 북동부 인근 지역에서 상당히 흥한 편이고 북쪽으로는 멀리 동아프리카의 케냐 남부까지 분포한다. 이들은 수줍음이 많은 새로, 상록림과 숲 지대에 자주 나타나고 강가의 숲을 따라 사바나까지 들어간다. 또한 주위에서 풍성하게 열리는 돌무화과나무의 열매를 따서 통째로 삼킨다. 눈에 쉽게 띄지 않지만 "꿔, 꿔, 꿔" 하는 크고 거슬리는 소리를 내며, 이는 이 지역의 대표적인 배경음이다. p.20~21
지구 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새들이 있다. 우리가 아는 새라고는 손에 꼽을 만큼이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종 수만 총 1만 1,000종 정도라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조류 종이 분포하는 10개 나라 중 6개 나라가 남아메리카 대륙 북부에 있고, 그중 1위는 1,950종의 보금자리인 콜롬비아라고 하니 모든 종이 골고루 분포해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새들은 사막과 산악지대에서부터 빙원과 외해까지, 지구에서 가장 살기 어려운 지역에도 있지만 가장 많이 서식하는 지역은 단연 열대림이다.
새들은 어디서나 볼 수 있기에 수백 년에 걸쳐 그 어떤 동물 집단보다도 많이 연구되었다. 진화론과 같은 근본적인 개념을 이해하는 수단이 되었고, 수많은 예술 작품에 영감을 주어 셀 수 없이 많은 음악과 그림과 문학을 낳았다. 이 책은 그렇게 수많은 새들 중 80종의 이야기를 담았다. 너무 너무 아름다운 삽화들이 특히나 시선을 사로잡는 덕분에 눈이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국민 새부터 바다를 떠도는 방랑자, 무시무시한 맹금류, 열대의 아름다운 새, 그리고 관심 대상종에서 절멸 위급종까지 희귀한 새들도 만날 수 있었다. 이름의 유래부터 생김새, 사는 곳, 둥지를 짓는 방식, 먹이를 사냥하는 전략 등 각각의 새가 살아남기 위해 진화시켜 온 고유한 특성들을 디테일하고 생생하게 그려진 일러스트들과 함께 만나볼 수 있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새를 보고 싶은 탐조가라면 코스타리카의 몬테베르데 운무림 보호 지역이 가장 잘 알려진 장소다. 활동 지역 전체에서 서식지 소실은 위협적이다. 케찰이 번식하려면 둥지에 적합한 그루터기가 있고 교란되지 않은 숲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주 출몰한다고 하는 지역에서도 이 새를 보기란 힘들다. 조용히 앉아 있을 때는 초록색 깃털이 축축한 숲 지붕에서 반짝이는 나뭇잎과 완벽하게 섞이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p.131
화려한 표지만큼이나 페이지를 펼치면 다양한 색감들을 만날 수 있다. 오랫동안 왕족의 지위를 상징하며 받을어진 보라볏투라코의 강렬한 붉은 날개깃, 호수를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꼬마홍학들, 친근한 행동으로 여러 세대 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꼬까울새의 주황빛 가슴, 다정한 지저귐으로 여름의 아이콘이 된 제비의 푸른 빛깔, 긴 에메랄드색 바깥 꼬리 덮개가 인상적인 케찰의 초록빛이 페이지마다 색의 향연을 보여주고 있다. 넘겨가며 일러스트만 구경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만드는 아름다운 조류 도감이다.
이 책의 저자 마이크 언윈은 새와 야생 동물을 찾아 지구 곳곳을 여행하며 자연사 책을 펴내는 작가이다. 이 책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행은 물론이고 외출마저 어려웠던 시기에 쓰였다고 한다. 그가 어려서 처음으로 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런던 자연사 박물관의 빅토리아 시대 전시실에서였다고 한다. 지금은 수많은 문학 작품, TV 다큐멘터리, 유튜브 동영상 등 새를 다른 멋진 매체들이 많아 방구석에서도 새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이 책도 큰 역할을 해줄 테고 말이다. 마당과 동네 공원, 출근길, 휴가철 바닷가 등 새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던 새들조차 전부 존재감이 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 새들이 살아가는 경이로운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자연과 맺고 있는 깊은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새들을 지키고, 그들과 함께 공존하는 지구가 되도록 환경을 생각하는 우리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