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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퇴마록 신세편 1
이우혁 지음 / 반타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바로 그들이 이 사건에 주목했다. 그리고 경악했다.
20여 년간 초자연현상이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는 데 가장 안도한 것은 사실상 그들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이 사건이 과학의 견지에서 바라볼 일이 아닌 초자연적인 현상임을 즉시 눈치챘다. 이것은 단순히 한 사람의 죽음으로 그치는 작은 사건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이것은 하나의 '징조'였다. 수십 년의 긴 침묵이 깨진 것을 의미했다. 다시 어둠 속에서 긴 싸움이 벌어질 것을 예고하는, 달갑지 않은 징조였다. p.35~36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곧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노인이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리다 소리를 질러대다 몸 안에서부터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좁은 비행기 안이라 도망치려는 사람들로 기내는 아수라장이 되어갔고, 공포에 질린 승객들이 착륙하는 비행기 바깥으로 마구 떨어져 내렸다. 끔찍한 항공기 참사로 연결될 뻔했지만 다행히 사망자는 신체 발화를 일으킨 한 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 피해자가 이미 7일 전 세상을 떠나 매장된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양두는 어릴적부터 태권도장의 관장이었던 아버지에게서 태권도를 배웠다. 소질이 있었던 양두는 장래가 촉망되는 태권소년이었다. 남들은 몇 년씩 수련해서야 흉내라도 낼 수 있는 기술들을 주 단위로 마스터해냈다. 그런데 전국대회 결승 시합에서 갑작스럽게 '그 증상'이 터졌다. 몸이 산산조각 나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시작된 것이다. 아버지는 양두의 증상을 고쳐보려고 모든 힘을 기울였고, 온갖 검사를 다 했지만 통증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어떤 의사도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어머니는 양두가 아직 아기일 때 바람이 나서 도망쳐 버렸고, 아버지는 태권도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자살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괴질이 양두의 몸을 지배한 지도 2년이 넘었고, 더는 버틸 수 없어 그저 죽고만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양두를 찾아온다. 양두는 도망치기 시작했고, 자신을 쫓는 사람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움직임도, 기술도 프로의 그것이었던 거다. 양두는 그들로부터 무사히 도망칠 수 있을까. 그들은 왜 양두를 찾아온 것일까.

"간략하게 보면 악마가 이미 고대부터 꾸미던 음모지만, 실제로는 인간들이 자기 꾀에 빠져 신의 시험을 자초한 겁니다. 그 시험을 못 이겨냈다면 아마도 말세가 올 정도의 큰 징벌이 자동적으로 생겨났겠죠. 분명히 악마가 꾸미기 시작했다곤 해도 그 과정에서조차 악마가 직접적으로 큰 힘을 쓰지는 않았어요. 누군가를 해칠 때도 직접 죽이기보단 사람의 손을 빌렸고요. 그런데 사실 누군가를 죽이는 것보다는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편이 질서에는 더 위배되고 위험한 거죠."
"죽음은 항상 일어나지만, 부활은 일어난 적 없었으니까요." p.221~222
이 작품은 퇴마사 4인방이 목숨 걸고 세상을 지켜냈던 ‘말세의 위기’로부터 20여 년이 흐른 시점에서 시작된다.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악마를 탄생시킬 수 있는 마물 ‘그리모어’의 흔적이 발견되고, 전설이 된 선대 퇴마사 4인방은 차세대 퇴마사들을 이끄는 멘토이자 스승으로 등장한다. 다음 권에서부터 차세대 퇴마사로 활약할 양두의 에피소드가 나오는 장면에서, 쫓기던 양두를 도와주러 나타난 현암이 어찌나 반가웠던지.... 나처럼 퇴마록 시리즈를 좋아했던 독자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신 퇴마록>은 <퇴마록> 시리즈의 ‘말세편’ 및 ‘외전 제3권’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전작의 세계관을 계승하고 있지만, 완벽히 독립적인 서사라 배경지식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권두와 권말에 작가가 직접 집필한 특별 부록으로 전작과 신작을 아우르는 세계관 및 주요 인물들의 설정을 정리해두었다. 기존 팬들과, 신규 독자들을 위한 완벽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퇴마록> 시리즈는 무려 1,000만 부 누적 판매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보유한 K-오컬트의 바이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 역시 어린 시절에 마르고 닳도록 읽고 또 읽었던 시리즈라 정말 설레이는 마음으로 읽었다. 정말 많이 읽고, 좋아했던 시리즈지만 너무 오래 전에 읽었던 터라 권두 부록에 수록된 박 신부, 이현암, 장준후, 현승희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있는 부분부터 추억을 되새기며 읽었다. 하나하나 새록새록 떠오르는 사건들과 캐릭터의 성격, 관계들이 앞으로 새롭게 이어질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어 오르게 만들어 주었다. <신 퇴마록> 시리즈는 이번에 나온 신세편 3권에 이어 마세편 3권, 창세편 4권, 총 10권으로 완결될 예정이다. 원인 불명의 고통에 시달리던 태권 소년을 비롯해 앞으로 나올 차세대 퇴마사들도 궁금하고, 스승으로 활약할 박 신부, 이현암, 장준후, 현승희의 활약도 너무 기대가 된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무조건 다음 이야기를 읽을 수밖에 없는, 누구라도 푹 빠져 밤 새워 읽게 만드는 마성의 서사가 궁금하다면 새롭게 시작하는 <신 퇴마록> 시리즈를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