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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회화 X 원리 도감 - 외우지 않는 편안함
이정훈 지음 / 길벗이지톡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되는 '영어 도감' 시리즈 세 번째 책이다. <동사 X 전치사 도감>, <영단어 X 원리 도감> 편 모두 재미있게 읽었기에, 이번에 나온 <영어회화 X 원리 도감>도 매우 기대가 되었다. 기존의 영어 도감 시리즈에 비해 이번 책은 분량이 많지 않아 더 좋다. 매일 한 유닛씩 재미있게 읽으면 딱 30일에 완성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 책은 '비교 영어'에 기초한 종합 영어 교재이다. 말하기를 1차 목표로 하고 있지만, 리스닝, 리딩, 라이팅 등 영어의 모든 영역에 적용되는 원리를 담고 있다. 일상 회화에도 도움이 되는 표현 위주로 예문이 수록되어 있어 실제 회화실력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영어를 관통하는 6가지 핵심 원리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사물이 살아 움직여야 영어다, 공간 전치사를 잘 활용해야 진짜 영어다, 영어는 명사로 웬만한 건 다한다, 영어는 시간을 구체적으로 쪼개 쓴다, 영어는 조동사로 문장의 느낌을 살린다, 영어는 긴 절보다 짧은 구를 선호한다, 는 각각의 원리를 중심으로 정리가 되어 있다. 400컷 이상의 일러스트를 통해 추상적인 영어 개념을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이 시리즈만의 가장 큰 매력이다.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일러스트를 통해서 상황에 맞는 회화 표현을 시각적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억이 된다면, 더 이상 원어민과 영어로 대화하는 것이 두렵지 않아 질 것이다.

교통 표지판에 '멈춤'이라고 적혀 있다.는 말을 우리는 보통 "The traffic sign displays the word 'STOP'.이라고 한다. 반면 원어민은 "The traffic sign says 'STOP'. 이라고 말한다. '교통 표지판이 말을 한다'니 이게 무슨 소리일까 싶지만, 영어에서는 사물이 말을 하고 글을 쓰고 무언가를 가지기도 하고 보기도 하는 등 마치 사람처럼 움직이는 게 아주 흔하고 자연스러운 표현 방식이다. '사물이 살아 움직이는 것'이 모든 영어식 사고의 가장 근본적인 원리이다.
수잔은 사과를 두 번 깨물어 먹었어요, 라는 문장을 표현할 때 한국인은 "Susan bit into the apple twice."라고 하는데, 원어민은 "Susan took two bites of the apple."라는 표현도 함께 사용한다. 우리말은 동사 중심, 영어는 명사 중심이기에, 우리말은 동사를 꾸며주는 부사가 발달했고, 영어는 명사를 꾸며주는 형용사가 발달해왔기 때문이다. 영어는 사람과 사물이 대등한 언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영어 표현들이 꽤나 달라질 것이다.

이 책은 우리말과 영어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서 알려주고 있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말은 동양화처럼 생략이 미덕, 영어는 서양화처럼 덧칠이 미덕이라 우리가 보통 주어와 목적어를 생략하고 말하는데 비해 영어로는 주어와 목적어를 말하지 않으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는 식이다. 지구는 슈퍼맨이 지키고, 영어는 슈퍼동사 have가 지킨다, 동상에 방향감과 느낌을 더해주는 것은 공간 전치사, 동사 중심 우리말은 '부사' 사랑, 명사 중심 영어는 '형용사' 사랑, 영어 명사는 콩 심은 데 콩과 팥이 모두 나지.... 이런 식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정말 재미있게 영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개념들이 정리가 되어 있어 참 좋았다.
영어는 암기가 아니라, 원리를 깨닫는 과정이다. 언어는 사용자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반영하므로, 그 차이를 이해하면 학습이 훨씬 수월해진다. 영어와 한국어 역시 구조적 차이가 크기 때문에, 단순 암기를 넘어 언어 간 사고와 표현 방식의 차이를 깨닫는 학습 방식이 효과적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을 통해 단순한 단어의 일대일 대응이나 문장 암기를 넘어, 서로 다른 언어의 개념과 표현 방식을 깨닫고 그 원리를 배우는 시간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