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신간평가단 도서로 조이스 캐럴 오츠의 『그들』과 주제 사라마구의 『카인』이 선정되었다. 선정될 것은 예상한 바였고, 『카인』은 나도 5위에 올렸던 소설이긴 하지만 조금 씁쓸하다. 내가 밀었던 소설들은 그냥 사서 보고, 선정 도서도 읽고 하라는 뜻인가 보다.
신간 목록을 살펴보고 있는데 『마르타』가 눈에 띈다. 1873년 출간된 폴란드 소설로, 15개 국어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요즘 쇼팽을 열심히 듣다보니 뭐든 반갑다. 근대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여성과 교육, 사회적 불평등을 다루는 작품. "이 세상에서 여자란 무엇인지 너 자신에게 물어본 적 있어?"
옮긴이 소개를 보니, 폴란드어-에스페란토어-한국어 번역일 가능성이 높겠다. 아직 작품을 보기 전이고, 여전히 중역인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주제 사라마구의 작품들도 중역이지 않은가. 아닌가?) 조금은 기대된다. 유럽인들 중 에스페란토어 사용자가 많기도 하니... 그건 그렇고 표지에 마젠타 폰트 이것이 최선이었나요? ㅠㅠ
이탈로 칼비노, 움베르토 에코, 프리모 레비의 작품을 번역했던 이현경의 역서가 두 권 출간되었다. 타부키의 『다마세누 몬테이루의 잃어버린 머리』는 『페레이라가 주장하다』의 맥을 잇는 작품으로 실제 살인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부패한 공권력을 비판하는 범죄소설이라 한다. 단눈치오의 『쾌락』은 내가 좋아하는 을유세계문학선이라 더 반갑다. 직전에 나온 작품은 파스테르나크의 자전적 에세이 『안전 통행증·사람들과 상황』이었다. 이 작품은 추천글이 대단하다.
I. N. 수히흐 (문학 박사,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 대학 교수, 상트 페테르부르크 작가 동맹 일원)
: 노벨문학상 수상자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대개 시인이면서 장편 소설 『닥터 지바고』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산문 작품에는 『닥터 지바고』만 있는 게 아니다. 『안전 통행증』(1931)과 『사람들과 상황』(1957)은 그의 창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두 작품은 초기 파스테르나크의 창작적 전기(傳記)로, 1900~1920년대 러시아의 사회적·문학적 삶에 대한 폭넓은 그림을 기록하고 있다. 그 가운데 마야콥스키에 대한 묘사, 마야콥스키와 파스테르나크의 관계, 그리고 러시아 문학 전개에서 마야콥스키의 위상은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
역자 임혜영의 번역 출간을 모든 점에서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이 번역은 세계적으로 가장 저명한 러시아 작가 중 하나이자 위대한 시인에 대한 한국 독자의 지식을 확장시켜 줄 것이다.
어려우면서도 흥미로운 이 번역 텍스트에 실릴, 수많은 일상적 문학적 현실을 설명해 주는 주석과, 나아가 파스테르나크와 그의 주인공들을 소개하는 해설 부분은 틀림없이 값진 것이 될 것이다.
아니 근데 줄거리를 보니 파스테르나크가 스크랴빈을 흠모했었다고? 아 근데 그랬던 것 같다. 예전에 파스테르나크에 대해 찾아봤었는데 그땐 클래식에 관심이 없었던 때라…
마야콥스키는 뭔가 익숙한 이름인데 생각해보니… 석영중 교수의 강의를 감명깊게 보고 역서들을 찾아본 적이 있었다. 그 때 봤던 작품이었다. 창비에서 나온 『삶은 시작도 끝도 없다』에는 마야꼽스키로 실렸다. 이상하게 마야콥스키나 마야코프스키보다 마야꼽스키라고 하면 더 고풍스런 맛이다. 뭔가 러시아 느낌이 물씬 난다… 그리고 책세상에서 나온 『대중의 취향에 따귀를 때려라』 제목 예술… 3장 선언문 중 하나인 듯 하다.
다시 신간 얘기로 돌아오자면,
단눈치오도 어딘가 익숙한 이름이라 찾아보니 피우메 점령했던 바로 그 사람…
공허한 기존 가치와 파멸로 치닫는 현실 세계의 불화를
그린 이탈리아 유미주의 문학의 걸작
원전 완역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 작품은 토마스 만, 제임스 조이스 등에 큰 영향을 준 탐미주의 문학의 백미다. 단눈치오는 『쾌락』과 『죄 없는 자(L’innocente)』, 『죽음의 승리(Il trionfo della morte)』 자신의 세 작품에 “장미소설”이라는 이름을 붙여 3부작임을 밝혔다. (중략)
단눈치오로 인해 이탈리아 문학계에 처음으로 데카당스한 인물이 등장한다. 단눈치오는 주인공 안드레아 스페렐리가 겪는 연애 사건들을 통해 기존 가치의 공허함과 쾌락주의에 병들어 위기에 빠진 귀족 세계와 파멸로 치닫는 현실 세계를 보여 준다. 안드레아는 귀족이며 유미주의자이다. 단눈치오는 안드레아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동시에 비판하고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기도 한다. 안드레아는 단눈치오이자 단눈치오가 꿈꾸는 존재이다. (중략)
아티초크 픽션 1권은 스웨덴 문학이다. 알마르 쇠데르베리의 『닥터 글라스』. 감각적인 표지는 여전하며, 수전 손택과 마거릿 애트우드의 추천사가 실려 있다. '낙태와 안락사를 옹호하며 죽을 권리를 합리화하는 것으로 비친 소설'이 1905년에 출간되었습니다. 네… 놀랍습니다… 역자는 믿고 보는 공진호, 쇠데르베리의 작품은 (출판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두 권 더 출간예정이다. 더 있을 수도 있고…
『빨강의 자서전』과 『알리와 니노』도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책소개는 조금 지쳐서 생략한다.
+) 마거릿 애트우드의 작품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