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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1센티미터씩 바뀐다 - 장애 인권 조례를 만드는 사람들 이야기
노자와 가즈히로 지음, 정선철.김샘이 옮김 / 이매진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시각 장애인인 다카나시가 한 말이다.
"신의 장난으로 장애인은 어느 시대 어느 마을에나 일정한 비율로 태어납니다.
그런데 신의 장난이 지나쳐 사와라 시에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맣이 태어나면 어떻게 될까요?
여러분,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제가 사와라 시의 선거에 입후보한다고 합시다. 그러면 이 곳에는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아마 당선되겠지요. 선거 때는 이런 선거 공약을 내걸겠습니다.
'재정도 어렵고, 지구환경도 생각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마을의 전등을 모두 철거하겠습니다'라고.
그러면 눈이 보이는 사람들이 황당해하면서 항의하러 달려오겠지요.
'어떻게 그런 공약을 할 수 있는가, 밤에 위험해서 돌아다닐 수 없지 않는가;라고.
시장이 된 저는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당신들의 말은 이해하지만, 일부 사람들의 의견만 반영할 수는 없습니다. 일반 시민의 처지도 생각해주십시오.'
라고. 그렇습니다. 시각 장애인인 우리들 대다수 일반 시민에게 전등 따위는 아무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지구 환경이 이렇게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 왜 눈이 보이는 사람들은 제 공약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장애와 차별 그리고 차별의 여러가지 모습... 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이 책은 단순히 장애인인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쩌면 더 큰 그림을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빠는 어렸을때 나에게 보통으로 사는게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하셨고 그 때의 난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의미를 아주 잘 이해하고 몸소 느낀적도 있다. '소수자'라는 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보통이라는 이미지에서 어긋나는 순간 누구나 소수자가 될수 있고... 사회가 말하는 보통의 모습으로 사는 것은 쉬운일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학을 이야기할때... 사회를 바라보는 입장이 논란이 많이 된다. 그중에 나는 막스베버의 시선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는 인간을 합리적으로 행동한다고 보고... 인간의 사회적 행위에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사회제도 조직은 인간의 합리적 행위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 그의 생각을 그대로 느낄수 있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인간이 비합리적이라고 느껴지는 사회제도를 바꾸기 위한 발자취를 그대로 느낄수 있는 책이다. 바로... 장애인인권조례을 위한 모든 준비와 과정을 하나하나 꼼꼼히 기록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기록한 이 책의 존재는 참 특별하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장애인인권에 관한 법조례를 읽으라고 하면...그 필요성과 공익성을 알면서도 참 힘든 시간이 될것이였겠지만...그 법을 만들기 위한 과정을 하나하나 따라가다보니 나 역시 그 장애인 인권에 대해서 사회의 소수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