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미래와 기본소득 - 21세기 빈곤 없는 사회를 위하여
앤디 스턴.리 크래비츠 지음, 박영준 옮김 / 갈마바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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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미래와 기본소득>, 책을 다 읽고 나니 원제가 더욱 눈에 들어오더군요. ‘Raising The Floor’, 기본소득이라는 것은 어쩌면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에 필요한 사회적 안전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의 저자인 앤디 스턴은 노동운동가입니다. 그는 미국의 서비스 노동조합의 조합장으로, 그 규모를 미국 최대로 성장시킬 정도로 열정적으로 활동한 인물인데요. 은퇴를 한 이후, 5년 여간의 시간의 인터뷰와 연구를 통해 노동의 미래를 기본소득에서 찾게 된 것이죠. 미국은 상대적으로 노동조합의 조직률이 낮은 편이고,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는 주장이기도 했고요. 그는 미래에 노동조합의 역할이 도리어 축소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것이 시대의 흐름이라고 보는 것이죠. 지금의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기회복에는 일자리나 임금 즉 인간의 자리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는 사람, 그런 기술을 활용하여 자동화로 나아가려는 기업들, 그리고 그들을 비호하며 기술의 발전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정치가들의 머리 속에 노동자의 자리는 없습니다. 어쩌면 노동운동가이기에 더욱 현실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이 것은 절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보다 열심히 노력하면 그래도 자신의 자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사실 저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고요. 하지만 과연 자동화로부터 안전한 일자리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파급력은 엄청나더군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것은 구조의 문제가 되어버린 것이죠.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내놓은 대안을 조목조목 짚으며 그 문제점을 설명하는 부분은 도리어 노동력이 필요 없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보다 더욱 스산한 느낌마저 들더군요. 그렇다면 여기에 대한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책 제목에 분명히 명시되어 있듯이 그가 제안하는 것은 바로 기본소득입니다. 기본소득이 만들어낼 미래, 그리고 기본소득을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단계까지 잘 정리가 되어 있는데, 일단은 기본소득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의 책이 더 많이 출간되면서, 자연스럽게 토론의 장이 펼쳐지기를 바라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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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 간 멍청한 경제학자 - 행동경제학으로 바라본 비합리적 선택의 비밀
고석균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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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구리를 슬쩍 찌른다는 뜻의 ‘넛지’는 부드럽게 개입하여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전에 넛지심플러를 읽고 나서 저도 지금까지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정말 효과적이더군요. 이를 활용한 기업의 마케팅, 그리고 소비자의 심리를 들여다 본 <편의점에 간 멍청한 경제학자>를 읽으며 넛지의 힘을 또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아마 제가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얼마 전에 쇼핑을 했을 때 이전과 비슷한 행동을 반복했을 것입니다. 얼마 이상 구매를 하면 받게 되는 캐쉬백, 마치 제가 남들보다 조금 더 싸게 물건을 구입하는 듯 한 착각을 갖게 하죠. 필요한 금액이 정말 소액이었는데, 그 매장에는 그렇게 소액의 상품이 없었고, 저에게 필요 없는 상품이 그나마 조금 비슷한 가격대였어요. 예전이었으면 그걸 구매해서 그냥 가볍게 선물을 하던지 했을 것 같은데, 순간 이게 얼마나 비합리적인 소비인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물건을 구매할 때 필요한 것은 그 무엇도 아니고 나의 필요와 나의 취향이니까요. 예전에는 그런 소비를 하면서 나는 나름 알뜰해라고 생각했는데 덕분에 그런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네요.

또한 마음의 회계라는 것도 제가 잘 걸리는 함정인데요. 저도 생각해보면 결국 제가 낸 돈을 환급 받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공돈이 생겼다며 좋아하곤 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공돈이 절대 아니잖아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들을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나름대로 똑똑하게 선택한다고 생각했지만 과연 그 주체가 나였는지를 고민해보게 됩니다. 솔직히 제가 여러 기업들의 전략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은 힘들 것이라는 걸 잘 알지만, 적어도 한 번은 더 생각해볼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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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요리책 - 헤밍웨이의 삶과 문학을 빛나게 한 요리들
크레이그 보어스 지음, 박은영 옮김 / 윌스타일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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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삶과 문학에 녹아 있는 요리와 술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 <헤밍웨이의 요리책> 저는 헤밍웨이 하면 모히토가 떠오르는데요. 그가 찬사를 보냈던 라 보데기타 델 메디오가 저에게는 하나의 로망 같은 곳이 되어서 인 거 같아요. 물론 헤밍웨이의 바를 읽으며, 그의 스타성을 활용한 마케팅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 아쉽지만 말이죠. 다행인 것은 그래도 나의 다이끼리는 엘 플로리디타에는 진짜라니 다시 꿈을 꾸게 되네요. 심지어 헤밍웨이와 함께 술을 마신 호치너가 그 레시피를 남겼다니 한번 만들어봐야겠어요. 그가 남긴 편지를 보면 열다섯 살 때부터 술을 마셨다며, 술이 주는 즐거움 만한 것이 많지 않았다고 고백할 정도죠. 술이 그에게 좋은 영향만 준 것은 아니지만, 왠지 음식과 술을 만끽하며 살아간 헤밍웨이이 모습이 더욱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제가 그의 작품에서 느낀 것들 역시 비슷해서일까요?  

 그리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가 즐긴 음식들을 만나보았는데요. 열정적으로 살았기에, 자신의 삶에서 영감을 받으며 작품을 쓴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어요. 끼니를 거를 만큼 궁핍한 시절을 보냈던 파리에서도 음식에 대한 이야기로 부인을 위로해줄 정도였으니 말이죠. 어쩌면 평범한 것 조차 거창하고 유명하게 만들어내는 재주가 그때부터 빛났던 것일까요?  레시피를 보면서 지금의 환경에서도 가능할까 싶었던 바닷물로 삶은 새우가 그의 펜 끝에서는 어떻게 묘사될지 궁금해질 정도네요. 쿠바에서 함께했던 부인 메리가 만들었던 코코넛 아이스크림도 만들어보고 싶고 말이죠.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바나나 튀김의 진실도 알게 되고, 헤밍웨이가 어린 조카를 위해 쓴 단편소설 착한 사자 이야기까지 수록되어 있어요. 음식과 술에 대한 헤밍웨이의 순수한 열정에 대한 책을 마무리하기에 딱인 소설이더군요. 정말이지 헤밍웨이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헤밍웨이가 즐겨먹거나, 작품에 그려냈거나, 그와 관련 있는 음식을 당시의 맛으로 재현해내기 위한 다양한 레시피를 연구했던 작가의 노력이 빛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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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시나공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고급(1.2급) - 최다.최신! 기출 수록! 압축! 60개념! 2019 시나공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이건홍.허진.이희명 지음 / 길벗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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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보고 싶은데, 학창시절에 암기했던 것만 믿고 보는 것은 너무 무리일 것 같았어요. 그래서 11회부터 41회까지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핵심 키워드와 60가지의 압축개념으로 정리한 시나공의 <한국사능력검정시험>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일단 고급으로 도전하는데, 60점을 맞으면 2급이고 70점을 맞으면 1급이라고 하더라고요. 1급을 따고 싶은 열정이 가득하지만 시험문제를 보니 확실히 제가 학교를 다닐 때 접했던 문제와 많이 다르더라고요. 문헌과 사진과 같은 사료를 활용하는 문제 그리고 단편적인 암기보다 그 시대를 이해해야 하는 문제들도 많이 보였어요. 다행히 이 책에는 그런 부분들이 충분하게 수록되어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그저 단편적으로 암기했던 것들을 사진으로 볼 수 있어서 더욱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이 전에 길벗의 책으로 어학시험을 준비했었을 때, ‘독자의 시간을 아껴주는 정성이라는 말을 좋아했었어요. 이번 수험서를 보니 시험에 나오는 것만 공부한다라는 문구가 눈에 딱 들어오더군요. 책을 보고 나서 정말 핵심에 집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요한 개념에는 줄이 그어져 있고, 반드시 암기해야 할 부분에는 형광펜으로 그은 것처럼 되어 있어요. 전문가의 조언이라고 하여 마치 과외를 받고 있는 것처럼 콕콕 집어서 풀이를 해주기도 하고요. 또한 요약정리표가 정말 잘 되어 있는데요. ‘삼국과 가야의 발전과 항쟁’, ‘세도 정치와 삼정의 문란등 매장마다 요약정리가 되어 있는데요. 이 부분은 따로 발췌해서 시험장에 들고 가고 싶어져요. ‘그림으로 읽는 한국사 연표‘2급이 1급 되는 한국사 전개 과정으로도 충분할 수 있도록 미리 공부를 잘 해놔야겠지만 말이죠. 올해의 하고 싶은 일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집중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문제를 풀다 알게 된 민족주의 사학자 박은식의 말로 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저를 응원하고 싶네요.

옛 사람이 말하기를 나라는 멸망할 수 있으나 그 역사는 없어질 수 없다고 했으니, 이는 나라가 형체라면 역사는 정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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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스빌 이야기 - 공장이 떠난 도시에서
에이미 골드스타인 지음, 이세영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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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사를 지으며 평화롭게 살아가던 소도시 제인스빌에 80여년 전 GM의 대형차 공장이 들어서면서 그 곳의 삶은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리고 2008GM이 폐쇄하기로 결정한 공장에 제인스빌 공장이 포함되면서, 그 곳의 삶은 또 다시 급변하기 시작합니다.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문제를 취재하며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한 에이미 골드스타인은 GM이 떠난 이후 제인스빌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5년간의 취재를 통해서 그려내고 있는데요.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가독성이 좋기는 하지만, 소설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펼쳐지고 있는 일이라는 안타까움이 오래 남기도 하네요.

 한 도시를 지탱하던 기업이 사라지고 너무나 당연하게 하청업체들도 붕괴하겠지요. 그 곳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하던 사람들은 실업자가 되었고, 이제는 더 이상 자신들을 중산층이라고 말할 수 없게 됩니다. 자선은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것으로 이해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자신이 자선의 대상이 되는 경험을 하기도 하죠.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문제들이 있습니다. 물론 미국에도 러스트벨트라고 하여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함께 쇠락한 공장지대가 있기도 하지만요. 그 곳의 노동자와 가족들은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정말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도 그렇지만 사람들은 쉽게 직업재교육 같은 것들을 떠올릴 거 같아요. 하지만 그 것이 말처럼 쉬울까요? 제인스빌에서도 기술전문학교를 통해서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지만, 그 현실을 들여다보면 또 그렇게 만만한 일은 아니더군요.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을 갖고 있기 때문에 2년간의 교육을 버틸 힘이 부족하고, 직업기술전문학교를 통해 재취업을 하는 경우 수입이 주는 경우가 많은 것도 문제이고요. 또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테니 말이죠.

 지역 공동체를 살리고 지역 경제를 다시 활성화하기 위한 많은 프로젝트가 펼쳐지고, 사람들도 자구책을 찾아서 다양한 방식을 자신의 삶을 이어나가기 시작하는 걸 보면 절로 응원을 하고 싶어집니다. 물론 사람 일이라는 것이 다 그렇듯이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다시 한번 좌절에 부딪치기도 하기도 하지만 말이죠. 개인이 또 지역이 하는 일의 한계를 국가가 조금 더 나서서 해줄 수는 없는 것인가 그런 의문이 들 때도 있어요. 이미 유사한 문제를 여러 번 경험했던 미국인데, 이에 대한 대비책은 아직도 마련되지 않은 것인가 하는 의문도 생기고요. 이러한 과정을 조금은 멀리서 지켜보면서도 솔직히 조금은 두렵기도 합니다. 4차 산업혁명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미래가 아닌가 싶기도 해서요. 하지만 그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든 찾아내는 희망을 보면서 다시 힘을 얻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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