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가 내 부엌으로 걸어 들어왔다 1 하루키가 내 부엌으로 걸어 들어왔다 1
부엌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모임 지음, 김난주 옮김 / 작가정신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부엌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모임이 있다. 하루키의 책을 한 손에 들고 요리를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오카모토 노부카츠가 만든 모임인데, 이들은 하루키의 작품에 나오는 모든 요리를 레시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권에서는 스파게티와 샌드위치와 메인디시 그리고 술안주와 디저트를 소개하고 있는데, 책을 읽다 보면 하루키의 소설을 다시 읽고 싶어지는 마력이 있었다.

사실 <댄스 댄스 댄스>라는 소설을 아주 좋아한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그 소설에 나오는 요리마다 눈길이 갔다. 소설에 등장하는 향긋한 스파게티, 제대로 만든 햄버거, 상큼한 스테이크가 자꾸 생각난다. 물론 요리법이 자세히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에도 레시피를 구성해내고, 또 응용하기도 한다. 마음이 어긋나서 힘들어하는 유키에게 일본식 저녁을 차려주겠다며, 양파와 간장이 어우러지는 상큼한 스테이크를 준비한다. 양파를 강판에 갈 거라는 생각과 달리, 아삭거리는 양파의 식감을 살려내는 스테이크 레시피를 제시하는데, 간장과 잘 어울린다며 스테이크를 참기름에 구워보라는 팁도 등장한다. 처음에는 낯설다 싶었는데, 간장으로 맛을 내는 궁중떡볶이에 참기름이 더해지면 풍미가 확 살아나는 것이 떠올라서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겉은 바삭바삭하면서도 안에는 육즙이 흐르는 고기에, 토마토케첩을 듬뿍 바른이라는 묘사가 더해지는 제대로 만든 햄버거도 있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하와이에 갔기 때문에 분명 이런 햄버거를 먹으러 갈 수 있을 거라고 이 모임 사람들은 생각한다. 나는 이 묘사를 읽고 동양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먹었던 햄버거가 떠올라서 재미있다는 생각도 했다. 물론 직접 그 맛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레시피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나를 놀라게 했던 코카콜라와 핫케이크. 평소 핫케이크를 좋아해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 등장하는 쥐는 막 구워낸 핫케이크를 겹겹이 쌓아놓고 거기에 코카콜라 한 병을 다 부은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솔직히 나로서는 용기조차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다음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이 기상천외한 음식에 대해 쥐는 먹을 것과 마실 것이 일체화되어 있어서 좋다고 하는데.” 핫케이크를 먹을 때면 늘 신선한 우유를 곁들이는데, 쥐가 아닌 나만의 먹을 것과 마실 것이 일체화를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음식이 있는 풍경이라고 해서, 소설 속의 외식(?) 장면들을 따로 소개하기도 하고, 정말 하루키와 음식을 제대로 연구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과 함께라면 정말 하루키가 내 부엌으로 걸어 들어올 거 같다. 2권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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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7-01-14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책을 읽어보지 못해서. 그 작가님의 명성을 아직 느껴보지 못했지만 요 책이 눈에 띄더라고요.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는데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