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 이야기 - 다윈에서 뇌과학까지 생물학의 모든 것
김웅진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생물학은 우리에게 친숙한 과학 중에 하나이긴 하지만, 피상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학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생물학의 전반적인 흐름과 꼭 알아야 하는 것들을 정리해서 묶은 <생물학 이야기>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물론 처음부터 시대적 순서에 맞게 읽어나가는 것도 좋겠지만, 나처럼 궁금한 이야기들을 먼저 찾아보고, 다시 정리하는 것도 괜찮은 접근법이다. 좀 더 깊이 있는 지식을 원하거나 탐구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생물학 단상이나 더 깊게 이해하기같은 중간코너도 있지만, 어렵게 느껴진다면 읽지 않아도 책을 이해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내가 이 책에서 관심 있게 본 것은 바로 진화에 대한 것이다. 진화론 하면 필연적으로 떠오르는 다윈과 그를 지지하고 수호한 헉슬리 가문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재미있었는데, 디스토피아 소설 멋진 신세계를 쓴 작가 올더스 헉슬리 역시 이 가문 출신이었다. 하지만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진화는 멋진 신세계에 구현되어 있는 인간의 구상과는 또 어쩌면 진화론 하면 사람들의 머릿속에 막연히 떠오르는 적자생존 같은 형태와도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되기도 했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진화는 물론 효율성을 추구하지만 그를 통해 다양성을 만들어낸다. 즉 우성한 종류만을 남기겠다라는 식의 접근과는 다르다. 물론 생존과 생식에 필요 없는 기능을 퇴화시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환경에 맞게 최적화된 상태로 적응할 수 있게 진화해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생태계의 서식공간이 다양해지면서 종의 다양성이 증가하고, 거기에 맞추어 생태계의 공간이 세밀화되는 선 순환이 이루어져 온 것이다.

물론 이런 진화는 아주 긴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단순한 유전 형질의 분포는 짧은 시간 내에 변하기도 한다. 예를 들자면, 부모가 키가 작지만 충분한 영양공급이라는 환경을 통해 아이들의 키가 클 수 있는 것이다. 내 사촌동생들만 해도 부모님은 키가 그 시대에도 작은 편이었지만, 동생들은 180보다 약간 작거나 약간 크다. 그리고 이모와 이모부가 얼마나 아이들을 잘 먹였는지는 내가 더 잘 알고 있으니, 이 역시 진화의 한 형태인 것이다. 물론 걸어 다니는 고문서라는 표현처럼 우리의 뇌는 문명 이전의 삶에서 진화하지 못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는 유연하고 수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진화이기도 했다. 그래서 자연은 시계 같은 정밀기계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그것을 만들 수 있는 인간의 진화를 가능하게 했다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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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2-26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찰스 다윈의 할아버지 에라스무스 다윈이 이미 동물 발생에 대한 진화설에 기초를 두고 이론을 전개했더군요. 그러니까 찰스 다윈이 짠~한 것도 아니라는...우리는 앞세대의 모든 걸 계승발전시키는 단계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