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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입문- 제7판
양창수 지음 / 박영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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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神- 일본 요식업계의 전설, 술장사의 신, 우노 다카시가 들려주는 장사에 대한 모든 것!
우노 다카시 지음, 김문정 옮김 / 쌤앤파커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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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야기
세스 고딘 지음, 박세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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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 - 빅 데이터에서 찾아낸 70억 욕망의 지도
송길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빅 데이터를 모르고 비즈니스를 논하지 말라! 이 책을 안 읽고 빅 데이터를 논하지 말라!”

위와 같은 띠지에 적힌 문구를 보고 우리는 도대체 빅데이터가 어떤 것이 길래, 현대 사회에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의 도구라고 주장할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다.

 

 과거의 데이터는 개별의 주체만이 가질 수 있는 한계에, 과거 지향적이었다. 어떤 한 기업에서 시장을 발견하고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자사가 가지고 있는 정보와 데이터는 그 기업에서만 확인이 가능하고, 오로지 과거의 정보만을 기반으로 향후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으며, 미래의 예측은 오로지 과거의 분석만으로 추측하여야만 했다. 하지만, 인터넷을 기반으로 정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제공자와 사용자간의 단방향성이 아닌 양방향성을 가지고 의견을 온라인에 피력하게 되면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실마리는 이러한 데이터들의 거대한 조합, 그 중에서도 인간이 개별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과 의견을 보여주는 소셜미디어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증거는 바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작은 단서의 조각들이다. 이 조각들 하나의 자체는 어떤 현상을 나타나기에는 미약하지만, 단서들을 모아 조합을 하여 큰 덩어리로 만든 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거기에 미래가 보인다는 의미다.

 

 이 빅데이터로 미래의 잠재적 시장을 예측한다는 것이 어떤 효용으로 작용을 하는지 추가적으로 설명한다.

 첫째, 소비자들이 어떤 상품을 구매하는데 있어서의 중점적 이유를 알려준다. 소셜미디어에서 각각이 다루는 아이패드에 대한 이야기들은 소비자들이 다른 태블릿 PC를 구매하지 않고 아이패드를 선택했는지에 대해 알려준다.

 둘째, 현재 형성된 시장의 빈 곳을 알려 준다. 고가와 중저가 브랜드의 화장품이 소비자들이 무의식 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포지셔닝을 빅데이터 안에서 수집한 뒤 비어있는 시장으로 자사의 브랜드가 들어가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단 이미 형성된 포지셔닝에서 무리하게 다른 시장으로 중복되어 들어가면 원래의 소비자마저 외면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셋째, 문제해결의 메시지를 찾는다. 기존 경우에서는 매출감소나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때에 일반적으로 그 상황을 타개할 해결책을 강구하곤 했다. 가격을 낮춘다던지, 신제품을 출시해본다던지, 제품기능의 홍보에 더 집중한다던지 해결책으로 상황을 극복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집중해야 할 것은 바로 자사의 상품의 메시지라고 한다.. 상품의 기능적인 면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왜 소비자가 이 상품을 수용해야하는지에 대한 상품이 가진 메시지를 형성하는 것이 곧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이 메시지가 소비자에게 도달하여 수용이 높게 된다면, 이 메시지 의도는 성공한 것이다.

 

 또한 기존 시장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기 위한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막걸리를 예로써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러한 시장진출을 위해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을 그대로 읽는 것이 아닌 해석을 해야 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

 이는 우리가 한정된 이슈, 이벤트 또는 제품군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서 하나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것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것을 선행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신종플루’라는 이슈를 통해 성장한 손 세정제의 브랜드 ‘데톨’을 예로 들고 있다. 기존의 ‘비누’와는 겹치는 시장이었으나, ‘살균’이란 키워드로써 독자적으로 시장을 형성하여 이득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선행’ 예측은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면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정보는 우리의 소셜미디어 분석으로 정보를 짜 맞추면 우리가하는 고민이 나오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와 상품이 선행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책에서는 ‘커피’와 ‘캠핑’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이는 빅데이터, 더 자세히 말하면 소셜미디어를 통한 분석이 현대 사회를 볼 수 있는 눈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단순히 시장과 소비자로 바라본다면 발견될 수 없는 기회들을 사람으로서 본다면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소셜미디어는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담론이 형성되어 있는 공간이다. 따라서 소셜미디어 분석 또한 브랜드 키워드에 한정된 협의의 분석을 넘어 시장의 이해와 소비자 U&A 분석 등 업종과 사회를 전체적 시각을 기반으로 한 분석을 해야 한다." p215

 

 음식 중의 한 상품에 국한되어 시장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식생활’에 대한 소셜미디어 분석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로써 방대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로써 설명할 수 없는 사실들을 여러 학문의 통합적인 시각으로 진행해야 사람의 감정을 어느 정도 해석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사람은 소득, 직업, 성, 학력, 역할, 사회적 지위로써 나눠서 분석할 수 없다. 여기서는 ‘다중 자아’로써 설명한다. 한 아이의 엄마는 싱글 맘일 수도 있고, 맞벌이 일수도 있고 고소득자일 수도 있고 공장 노동자일 수도 있으며, 그러나 대졸자일 수도 있고, 중졸자일 수도 있으며 정치적 성향이 보수적일 수도 있으나 반대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을 하려면 단편적 시장 조사로써는 불가능하고 최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소셜미디어 분석을 통한 정보 해석이라고 결론짓는다. 다만 이 결론은 단편적인 시각이 아닌 통섭적인 여러 시각을 통해야만 종합적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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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향기 - 머무름의 기술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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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언제나 시간을 잡고, 지배하기를 원한다. 지금 소비하고 있는 시간을 더 소중하게 아껴가며 일하며 여가를 즐기고, 초와 초 단위까지 쪼개서 아낌없이 열심히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우리는 또한 후회한다. 흘러가는 시간은 내가 통제를 할 수 있기를 바람에도 가속화되어 한참 뒤에 돌아보면 과거의 나는 작은 점으로 변하다가 이윽고 보이지 않는다. 더 열심히 충실한 자세로 시간을 사용하려고 하면 할수록 시간은 더 빨리 가버리고 의미는 사라기제 되는 것인지.

 

 저자는 이미 현대인이 소유하고자 하는 시간은 휩쓸러 가고 현재는 덧없이 쪼그라든다고 표현한다. 인간은 적절한 시간에 대한 감각을 잃고 제때죽지 못하는 시간에 종속되는 존재로 전락해버렸다. 이 현재(Present)는 불시성이 강화되어 인생 밖으로 와서 삶을 불시에 종결시키는 폭력을 행사한다. 이것은 삶을 의미 있게 완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잃어버렸다는 것에 있다. 유리는 우리의 소질, 능력을 발휘하여 인생을 성공적으로 사는 것이 삶의 전범이라고 착각하였다. 하지만 그만큼 죽음이라는 것은 쉽게 극복되지 않는다.

 

 시간의 개념을 나눠보면 여기에서 신화적 시간과 역사적 시간의 개념을 발견할 수 있다. 신화적인 관점에서 시간이란, 의미를 가지고 질서 속에 놓여있었다. 하지만 역사적 시간은 이와 다르다. 시간은 앞으로 달려가며 정적이지 않다. 과거를 반복하지 않고 미래로 변화되어 간다. 그리하여 목표를 향해 선을 그리며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긴 하지만, 이 서사적 긴장 및 목적이 없어지면 이 선은 점으로 흩어질 뿐이다.

 

 신화적 시간은 과거의 것으로 사라져버리고 역사적 시간은 목적의식을 가지고 시간의 가속화를 촉진시키고 현대로 들어서면서 수많은 정보의 바다에 휩쓸리게 되면서 향기를 잃어버렸다. 그러면 선은 점으로 시간 사이의 간극을 만들게 되고, 이것은 의미 없는 시간을 인간으로 하여금 극한 공허감을 느끼게 하였다. 그 공허감을 없애기 위해 각종 사건에 의미를 만들어 넣어 점을 잇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것은 사색적인 머무름 대신 불안정한 시간을 더욱 빨리 가게끔 촉진하는 셈이 되어버렸다.

 

 보드리야르에 의하면, 역사의 실체가 사라지는 이유를 정보의 과밀화와 급변하는 사회와 정보가 존재감을 지워버리게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자에 의하면 가속뿐만이 아닌 시간의 감속에도 포함된다고 말한다. 오히려 고착화되어 밀려드는 정보에 의해 역사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간을 더 이상 의미의 매듭으로 묶어 두지 않고, 점점 가벼워지면서 역사대신 아무것도 의미 없는 시간의 휘발성화를 발생시킨다.

 

 근대로 넘어가면서 아직 시간의 서사적 특성은 없어지지 않았다. 계획적으로 삶을 실천하면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존재였고, 희망을 향해 달려가면서 시간의 가속화는 필연적이었다. 그러나 사실은 시간의 가속화가 강화된 것이 아니고 시간적 중력의 부재가 삶에서 균형을 빼앗고 혼란을 초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시간 속에는 모든 사건들이 무의미해직 난비하는 상황이 되었다.

 

 “더 빨리 살려고 시도하는 사람은 결국 죽기도 빨리 죽고 만다. 삶을 충만하게 만드는 것은 사건들의 수가 아니라 지속성의 경험이다.” p65

 

 “인간은 짧은 나비의 단계를 넘기고 다시 걷는 자로서 땅 위로 돌아올 것 인가? 또는 땅의 무거움, 노동의 무거움을 아예 벗어던지고 가벼운 유영을, 유영하는 듯 느긋한 방랑을, 그러니까 부유하는 시간의 향기를 발견 할 것인가?” p66

 

 시간적으로 현재에서 미래를 넘어갈 때의 간극을 목표지향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그 간격을 극복해야할 고난과 걸림돌로 표현이 된다. 오직 내가 할 일은 이 간격을 빠른 시간에 넘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 사이 점과 점을 잇는 선은 의미가 없어져 버린다. 이는 우리가 순례를 할 때 목적지를 향해 있는 길에서의 참회, 사색, 기도하는 시공간 적인 의미를 둔 장소와는 대립되는 개념이다. 가속화는 이 사이공간을 없애버리려는 시도라고 말한다. 즉 현대사회에서는 이 불필요한 간극을 극복하고 최대한 빨리 목표를 실현하는 것이 믿음이 되었다. 현대 사회의 모든 과학기술은 다 이 개념을 자양분으로 개발된 것이다. 간격의 사라짐으로 ‘사이’의 의미는 퇴색되었고 그래서 생겨나는 것은 지향점이 없는 공간이다. 여기저기를 의미 없이 돌아다니는 모습은 웹에서의 브라우징을 하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이러면서 우리는 머무름의 미학대신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 돌아다니는 행위를 하는 인간이 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구절을 인용하며 시간이 지속성을 가질 수 있는 핵심을 논의하였다. 지속성을 위한 프루스트의 전략은 시간을 향기롭게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시간은 촉각, 시각, 미각, 후각 등의 감각의 힘을 빌려, 기억을 촉발시키고 이는 시간의 향기로 만들 수 있다고 표현한다. 이는 기억의 이미지와 이야기를 재생산하게 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시간의 지속성에 따른 그 순간의 조합의 혜택인 것이다. 내 시간의 사건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게 하여 시간의 중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삶은 끊임없이 …… 사건들 사이에서 새로운 실을 자아내며, …… 그리하여 우리가 살았던 과거의 극히 사소한 지점과 다른 모든 지점들 사이에 존재하는 풍요로운 추억의 망은 우리에게 단지 그 가운데 어떤 연결선을 택한 것인가 하는 결정만을 허용할 뿐이다.”

p82 저자가 Marcel proust, Die wiedergefundene Zeit 에서 인용

 

 시간은 흘러감에 따라 아쉬움을 느낄 필요가 없다. 지속성을 가진 시간은 흘러가면서 향기를 남기고 이후에 오는 시간은 나름의 향기를 풍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간의 향기들은 서사적이지 않고 사색적이다.

 

 “좋은 시간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쓸데없는 것을 비워낸 정신이 바로 이러한 비움이 정신을 욕망에서 해방하고 시간에 깊이를 준다. 시간의 깊이는 모든 순간을 온 존재와 그 향기로운 영원성과 결합한다. 시간을 극도로 무상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욕망이다. 욕망으로 인해 정신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마구 내달리는 것이다. 정신이 가만히 서 있을 때, 정신이 자기 안에 편안히 머물러 있을 때, 좋은 시간이 생겨난다.” p100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접할 수 있는 미디어들은 이른바 세계의 탈거리 화를 일으킨다. 인터넷은 공간자체를 없애고 인간은 공간을 쉽게 머무르지 못하고 산만하게 돌아다니게 되었다. 그러면서 빠름을 추구하게 되었고 언제나 시간이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시간이 없는 까닭은 노동에 의미를 두고 소비하며 일의 노예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고유하지 못한 실존 속의 현존재는 자기 자신을 세계에 빼앗기는 까닭에 시간을 잃어버린다. 단호하지 못한 자는 염려의 대상에게 분주하게 매달리며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염려의 대상으로 인해 자기 시간을 잃어버린다. 따라서 그런 이들은 입버릇처럼 나는 시간이 없다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p108

 

 그러나 하이데거는 자신이 마구 산만하게 시간에 끌려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시간에 닻을 내리고 중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시간을 역사의 자장 안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시간이 흩날리는 것을 방지 하지 않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역사적 시간처럼 서사에 이끌려 어떠한 목적성으로 달려가는 것에서 한층 발전하여, 왕복과 회귀의 이미지로, 목표로 가버리는 것이 아니고 나를 이야기와 사건들의 중심으로 두고 한 사색적 머무름의 장소로 놓게 한다는 말이다.

 

 오늘날의 현대인은 이와 같은 시간의 간극의 허무함을 극복하기 위해 자기 자신에게 어떠한 역할,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고, 이런 과도하고 결연한 태도에서 오히려 권태라는 부작용을 맞는다. 반드시 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변화가 잃어나야 권태가 없어지고 충만한 시간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이렇게 난비하는 시간 속에서 매일 동일한 행동과 선택을 맞이한다는 것은 권태로 가는 지름길이다.

 

 이 책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유로운 인간이 따르는 삶의 양식중 제일 높게 평가하는 삶 중 진리의 사색적 고찰에 헌신하는 삶(비오스 테오레티코스)을 최고로 꼽았다. 오직 진리에 대한 사색적 헌신이 행복한 삶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노동은 삶의 욕구에 묶여있는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행복에 관여되어 있지 않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단순히 한가로움과 신경 끄기와는 연습이 아니다. 사색은 진리를 향한 노력이라는 말로써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의 인간의 모습은 이런 사색적 삶과는 거리가 먼 소비사회에서 시간에 의해 버림받는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시간의 향기는 사색적이고 정적인 활동이 아닌 노동 후 잉여 시간을 노동을 하기 위해 에너지를 충전하는 휘발적인 사건과 체험으로 채워가고 있다. 이러한 시간이 향기를 가지고 있을까? 자본주의로 들어섬에 따라 모든 사물과 정보는 가속화되고 의미가 없어지고, 현대인은 이러한 소비재에 길들여져 지속성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고 있다. 노동의 시간은 지속성이 없다 소비된다. 내 삶에서 벗어난다. 그러나 사색적 삶은 지속성을 실천한다. 노동을 중단시키고 또 다른 나의 시간을 정립한다. 사유 활동은 오히려 활동적 삶보다 한 단계 고차원적인 활발함을 가지고 있다. 사색하는 동안에는 좌우가 없고 깊이가 없고 높이 없이 무한하게 나아갈 수 있는 공간에 있기 때문이다.

 

 오늘 날 사회에서는 과감한 결단력과 행동과 근면이 미덕인 사회로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그만큼 시간은 물처럼 흘러가 버린다. 내 삶의 시간이 침잠하고 사색하지 않는 삶에는 이러한 노동에 대하여 수동적인 동물로 전락해버리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마지막 부분의 니체의 말을 인용하면서 마무리를 짓기로 한다.

 

“우리 문명은 평온의 결핍으로 인해 새로운 야만 상태로 치닫고 있다. 활동하는 자 그러니까 부산한 자가 이렇게 높이 평가받은 시대는 일찍이 없었다. 따라서 관조적인 면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인간 교정 작업 가운데 하나이다.”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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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여행 당신에게 시리즈
최갑수 지음 / 꿈의지도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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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이야기가 이렇게 맛있는 느낌은 처음이다. 이 책을 그냥 읽을 때는 졸리기만 했는데, 음식을 먹으면서 볼 때는, 엄청난 식욕을 당기는 이야기 때문에 느끼는 풍족함에 행복했다. 게으름을 한창 피우며 느지막이 일어나 열무김치를 베어 먹으며 밥숟갈을 뜨는 느낌, 여유와 행복감이 바쁜 지하철의 통근시간보다는 일요일 늦은 아침 토스트와 커피 한 잔에 더 어울리는 책이다.

 

 여행하고 싶다. 그와 함께라면 소주 한잔이라도 할 수 있는 곳이 좋겠고, 그녀와 함께라면 따뜻한 차와 음악이 같이 있는 곳이 좋겠다. 나의 과거와 현재, 나의 미래가 그 곳에 있을 수도 있으니까. 여행을 통해서 우리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본다. 여행은 우리를 위로하는 또 다른 방법, 어찌 보면 나는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책과 여행과 춤이 있으니까, 인생이 권태로울 틈도 없다. 거창하고 웅장한 외국의 어느 곳이 아니더라도 내 마음을 쉬게 하고 힘들 줄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은 우리나라에도 있다.

 

 책을 읽을 경우, 빨리 읽어서 삼켜버리고 싶은 책도 있지만, 이 책과 같이 천천히 씹어서 맛을 음미하고픈 책도 있다. 오늘은 그 책을 다 소화해버린 날, 아쉬운 마음이 한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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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 - 헨리 포드부터 마사 스튜어트까지 현대를 창조한 사람들
전성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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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이 말하는 것은 한마디로 규정짓자면,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는 마치 우리 스스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펼쳐진 매트릭스에 살고 있다는 말이다. 다만 우리가 이런 매트릭스의 존재를 알고 살아가는 것과 모르고 살다가 허망하게 인생을 종료하는 것은 크나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자기 계몽을 통해, 자기계발의 덫에 갇혀 점점 차오르는 패배감에 빠지느니, 나 스스로를 인식하고 사물을 보고 파악할 줄 알며, 벌어진 사건의 앞과 뒷면의 본질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저자 전성원씨는 본인의 노력 내지, 사회경제적 환경의 기회를 미리 잘 발견하여, 현대를 구성하는 보이지 않는 힘을 만들어내는 저저가 생각하는 가장 적합한 인물들의 업적과 전기, 밝은 면에 가려서 보이지 않은 어두운 면을 알려주며, 시대정신에 비추어 그들의 행동이 어떻게 현대사회에 영향을 주었는지, 알고주고, 최종 판단은 독자들로 하여금 기회를 주고 있다.

 

 역사가 시작함에 따라 권력은 문화와 국방력에 의해 주도적으로 넘어갔지만, 결구 현 시대의 지배적인 힘은 소비자본주의를 표방하는 거대 기업들의 금력이 쥐고 있다. 여기에 나온 인물들은, 마치 자신의 꿈을 이루고 사회에 변혁을 일으킬 존재가 되기를 원했을지는 모르지만, 실상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반대편에 있는 대다수의 삶을 거리낌 없이 짓밟는 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 문제는 그들이 죽어서라도 그것을 알지 못하고, 죽었고, 아직도 그들이 남긴 겉만 번지르르한 신화에 열광하며, 제 2외의 그들이 되기를 바라고 개인의 영달을 위한 때로는 그 욕심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짓밟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헨리 포드를 통해, 우리는 높은 생산력과 절대적 기준으로써의 수입이 증가했지만, 스스로의 시간을 포기해야했으며, 애국적 목적으로 발명한 소총이 아직도 지구상의 수많은 목숨을 서로 빼앗아 수 있게 만들었다. 날고 싶은 욕망을 실현 시켜주었던 보잉의 비행기는 또 다른 곳에서 전쟁의 첨단화를 촉진하여, 인간의 존엄함을 위협하고 있고, 유통의 선진화를 이끈 샘 월튼의 탁월한 유통방식은 한편으로는 빈곤한 일자리를 양산하고, 소규모 상권을 침해하여, 경제를 지탱하는 서민들의 삶을 고단하게 만드는 결정적 기여를 하였다.

 

 소니의 워크맨은 개인주의를 심화하여 자칫 공동체의 벽을 허물고, 개인의 고립화를 통해 서로간의 장벽을 단단하게 세우게 할 수 있는 역할을 하였다. 갤럽은 여론조사의 과학적 기법 개발로 예측의 정확성을 높였으나, 공공의 힘을 무력화 하고 자칫 대다수로 하여금 잘못된 여론조사의 권위에 굴복할 수도 있을 여지를 보여주었다. 또한 에드워드 버네이스는 대중을 자발적 복종을 이끌어낸 희대의 PR 전문가 이었으며, 이는 기업의 홍보에 이용되어, 기업의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대중으로 하여금 무의식적인 수용을 요구하였다. 로버트 우드러프는 콜라를 미군에다가 판매하여 애국적 기업의 명성을 얻었으나, 적국인 독일에는 자체 개발한 환타를 판매하여, 매출을 올리는 무조건적인 상업행위를 하였다. 새뮤얼 제머리는 바나나 수입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그 부를 정치권력에 이용하여, 중남미 국가들의 민주주의를 파괴하였으며, 록펠러 재단은 석유를 팔아 이룬 부를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기업을 파괴했고, 파멸시킨 이미지를 희석하고자, 자선사업을 크게 일으켰다. 뒤폰은 현대 석유화학산업을 발전시켰지만, 군산복합체의 오명을 지우지 못했으며,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을 자본으로 구속시켰다. 또한, 독자 개발한 화학상품들이 지구를 병들게 하는 주범으로 낙인 찍혔다.

 

 월트 디즈니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디즈니 월드의 선구자로 기록되기를 원했지만 사실상, 다양한 문화산업을 뒤에서 조종하는 빅브라더의 역할 뿐만이 아니라, 예술가들을 착취하고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콘래드 힐튼은 자본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인간으로써 사회적인 지위와 명성에 욕망을 갖는 소비자와 시장을 잘 이용하여 성장하는 환대산업의 주인이 되었으며, 휴 헤프너 또한 자본주의로 발달하는 성관련 산업으로 억만장자가 된 암흑의 제왕으로 군림했다. 마사 스튜어트는 가사 노동을 예술로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며, 여성의 사회적 지위의 의미를 축소화시켰고, 프리츠 하버는 애국이란 이름으로 독가스무기를 발명한 한편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화학비료 발명에 일조했다.

 

“ 사회적 자본이란 개인들 사이의 연계, 그리고 이로부터 발생하는 사회적 네크워크, 호혜성과 신뢰의 규범을 가리키는 말로, 다시 말해서 각각의 개인이 지닌 시민적 품성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서로 고립되어 있다면 이들이 공동체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개념이다.”

-p175

 

“그러나 오늘날 정치권력의 선전과 정보조작보다 위험하고 심각한 문제는 오랜 기간 피 흘리며 만들고 지켜온 민주주의가 기업 권력에 의해 위협받는 현실이다. 기업의 권력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은 충분한 비용을 지불할 능력과 의지가 있으며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있다. 우리는 자본주의가 제공하는 상품의 민주화를 누리고 있다.” p238

 

"기업 권력은 과거 비판이론의 근거지이자 생산지 이었다 대학을 장악했고, 지식인을 고용해 기업체 산하의 연구소에서 권위 있는 지식을 생산하고 유포시킨다. 기업이 자본을 대고, 기업이 연구하고,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는 자본이 장악한 언론을 타고 대중에게 전달된다. 대중은 이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생태운동가 반다나 시바는 이런 지식을 ‘정복당한 지식’이라고 부른다. p239

 

“우리는 슈퍼마켓이나 대형 할인점 과일 앞에서 스스로 선택의 자유를 구가하는 자유시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진실은 아니다. 실제로는 유통 자본과 생산 자본이 결정해 공급한 몇 안 되는 소수의 품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수많은 품종이 상품성이 없다는 이유로 배제되고, 특별히 가뭄이나 해충에 강하다거나 당도가 높다는 이유 등으로 선택된 품종만이 남는다. 이렇듯 인간에 의해 선택되고 배제된 종자들은 유전적으로 단일해지고, 단일 품종에 의한 대규모 재배 방식은 그 품종에 기생하거나 공생하며 살아가는 하부 생태계를 교란한다.” p288

 

“카네기와 록펠러엣 버핏과 빌 게이츠로 이어지는 부의 사회적 환원 전통은 매우 부러운 현상이자만, 국가가 세금을 통해 사회적 인프라와 복지 체계를 구축하는 대신 부자들의 자선과 기부에 의존하는 사회가 과연 우리 국민이 바라는 국가 공동체의 모습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p331

 

“그러나 오늘날 과학은 대중의 이해관계보다 기업의 이익에 더욱 충실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신자유주의 이후 공공자금의 대학 지원, 공공 영역을 통한 연구비 조달이 줄어드는 가운데 기업에 의한 대학과 연구기관에 대한 지원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P362

 

“만약 인류가 좀 더 정확하게 말해서 육류 소비를 즐기는 선진국 시민이 현재의 식습관을 변화시키지 않는 한, 이미 구조화된 굶주림은 변할 수 없다. 고에너지를 소비하는 질소비료 남용과 화석연료를 태워야만 작동하는 현대의 산업화된 농업에 대한 경고는 그런 의미에서 과잉 소비되는 에너지를 충족하기 위해서 미래 세대의 환경을 파괴해야만 가능한 원자력 발전에 대한 반대가 그 궤를 같이한다." P515

 

 위와 같이 이 책은 우리 현대 사회를 만들어왔던 인물과 사건과 현상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제시해 준다. 자본주의의 발달은 부의 편중을 가져왔고 권력과 힘 또한 돈줄을 장악한 세력이 지배하게 되었다. 순수한 학문은 기업의 돈 아래 굴복하게 되었고, 정부의 규제와 통제마저도 자유로운 자본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비난받았다. 우리가 할 일은 지금부터라도 사건에 대한 문제의식을 키워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키워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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