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재훈의 생각하는 식탁 - 착한 음식의 거짓말
정재훈 지음 / 다른세상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건강한 삶을 살고 있지 않지만 건강하게 살다가 죽고 싶은 삶을 살고 싶기에, 건강에 비교적 강한 집착(?)을 가지고 살고 있다. 특히 음식에 관련된 책에 엄청난 관심을 가지면서 살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세 가지 중에 하나가 바로 음식이기 때문이다.
많이 먹더라도 좀 알고 먹는게 모르는 것보다 낫다고 하더라. 특히 날이 갈수록 잦은 회식과 업무 스트레스에 몸보신도 할겸 없는 돈 들여서 여러 건강식품을 구매해 먹고 있는데, 한 석 달은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소리에 일단 한번 해보자 싶어 냉큼 구매하였는데 이 책을 보고 역시나 그런 결심이 헛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마트에서 사는 먹거리에 대한 대해 어떤 생각으로 장을 보는지, 건강에 대해 얼마나 예민한지에 대해 낱낱히 파헤치고 있다. 마트에서 제일 지위가 높은 단어를 꼽아보자. '유기농','자연','천연', '발효' 등등 식재료를 하나를 고르는 과정에도 이 것저것 표시성분 따져가며 고르게 마련이다. 특히 저런 단어가 들어 간 음식이 가격이 비싸면 그 가격은 무의식 적으로 타당성을 인정 받게 된다. 과연 그 만한 먹을거리가 맞는가?
"대중매체는 특정 성분의 유익성 및 유해성에 대한 논란과 시비를 끊임없이 부추긴다. 하지만 어떤 성분도 절대선 또는 절대악이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우리 몸은 대단히 정교하게 운영되는 화학공장이다 ."
p45
한 마디로 대중 매체는 자본의 입맛에 맞게 운영되기 때문에 우리들은 무의식 적으로 정보를 수정하기를 강요받고 있으며, 이는 결국 어떠한 선택을 하던지 소비를 하도록 만들고 있다.
마치 채식을 하더라도 조리된 것보다는 생식으로 먹으라고 하고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특정 성분이 마치 신의 선물이 되는 것처럼 호도하여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는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환경의 불안요소에 노출된 우리로 하여금 지갑을 열게 한다. 정말이지 많은 속설들 때문에 혼란스럽다.
아침사과는 금사과라는 광고는 사과농장주의 슬로건이기도 하며 장수국가에서 많이 먹는 다는 발효유를 먹는 사람들은 실제적으로 많은 잡다한 질환을 가지고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한 때는 저주의 음식이라고 불렸던 콜레스테롤이 잔뜩 들어간 계란은 단지 음식의 문제가 아니라 콜레스테롤 성분의 과잉이나 섭취문제에 따라 극복할 수 있으며 논란은 없어진지 오래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제일 많이 주장하는 바는 어떠한 한 가지 음식이나 성분을 맹신하게 되면 과잉공급에 따른 부작용이 반드시 발생한다고 한다. 우리들의 문제는 어떠한 한 가지 또는 몇 가지의 영양 부족이 아닌 영양 과잉에서 비롯된 문제들이 대부분이며, 이 영양과잉의 보통 불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우리몸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결핍은 예나 지금이나 가난한 사람들의 걱정거리다. 잡식동물인 인간에게 정말 치명적인 것은 비타민의 결핍이 아니라 빈곤이다. " P69
"음식은 골고루 함께 먹어야 한다. 이는 간단하지만 지혜로운 원칙이다. 채소와 과일의 섬유질이 장 운동을 활발히 해주고 배변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를 음식이 아닌 만병통치약을 대하듯 할 일은 아니다. 무엇이든 과하면 부작용이 생기는 법이다." P73
"건강때문에 굳이 발효음식을 챙겨먹어야 할 이유는 없다. 맛있는 음식을 즐겨라." P190
우리 인간은 과연 생식에 적합한 동물일까? 보통 건강한 식단이라고 여겨졌던 생야채 샐러드. 다이어트때문에 맨입에 먹기도 어렵고, 맛도 없다. 그러나 건강이라는 미명아래 우리의 미각은 희생해야한다. 과연 건강을 위한 길일까?
"시금치를 삶고 데처 나물로 먹는 우리의 전통적 음식문화에는 조상들의 지혜가 축적되어 있는 것이다." p95
야채를 날 것으로 먹다가 바이러스에 걸려 대량 사망사고가 있었던 유럽과 미국의 뉴스를 들어보았는가? 우리의 채소는 결코 유해물질로 부터 안전하지 못하다. 인간 자체의 위장은 이미 화식을 소화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에 익혀서 먹는 것이 건강을 위해 안전 할 수 잇다는 것을 알려둔다. 생식이 최고의 자연식이 되는 것은 유인원에 해당하는 말이다.
또한 우리는 기존 건강식품에 대해서는 잘못된 속설에 의해 정보를 받아 들였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MSG를 넣지 않았다는 음식물을 피하지만 정작 MSG는 자연식물에도 들어가 있다. 그리고 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인공 첨가물은 옥수수에서 나왔기 때문에 화학재료라고 보기에도 애매할 뿐더러 우유가 직접적으로 몸에 좋다고 하는 것은 북유럽에 사는지, 지중해에 사는지 한국에 사는지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낳는다. 장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요거트를 챙겨먹을 필요는 없으며 콜라겐은 먹으면 바로 소화가 되버리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양을 먹어도 부작용만 양산된다고 한다.
우리인간에게는 다양성은 꼭 생존에 필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과도한 다양성은 건강과는 무관하다고 말한다. 애초에 우리가 건강하게 살았었던 시대는 내 주위에서 나고 자란 것들을 먹었을 때에 한정지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현대에 살고 있으며 세계 어느 곳에서 생산되던지 그 것에 대한 접근성은 괄목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따라서 이는 우리의 건강에 해가 되는 길이 되는 것이다. 감각특정적 포만감을 충족시키기에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되고 우리는 점점 더 영양을 많이 섭취하게 된다. 건강의 길도 요원하게 되었다.
그래서 결론은 바로 다양하게 많은 음식을 맛있게 즐기되 적당히 소식하는 것이다. 나머지는 우리 몸에 맡기면 될 일이다.
"사람의 건강을 위해서 자신의 구성성분을 정하는 동물은 없다. 그러므로 생물이 자라나는 환경을 무시한 채 그것이 사람의 건강에 좋은지 나쁜지만 살피며, 음식과 영양 성분을 좁은 관점에서 판단하는 일은 기본 가정부터 잘못된 무의미한 일일 수 있다." p204
"육식이나 채식이냐하는 문제는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 그것보다 채소와 국물,과일,육류와 생선을 어떤 비중으로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
저자는 음식과 건강의 문제는 음식자체가 아닌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느냐 마느냐에 따른 사회적 문제가 더 크다고 짚고 있다. 더욱 많은 영양을 섭취할 수 있겠끔 조성된 환경이 우리를 건강으로부터 멀게 만들고 또한 열악한 영양 섭취만 강요당하는 사회에서도 건강에 관련된 길은 요원하기만 하다.
어쨌든 건강하고 싶으면 어떤 음식만 섭취하느냐 채식을 하느냐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골고루 먹었는지 식단을 점검해보는 것에서 부터 건강을 챙길 수가 있다고 주장한다. 마트 안에서 동일한 두부의영양표시를 보면서 어느 것이 더 내 몸에 도움이 될 지를 고민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고 얼만큼 골고루 먹는지가 더 내 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