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년 전인가요? "앵두를 찾아라" 수필집을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리뷰도 썼던 기억이 납니다. 왜 모르겠습니까. 읽었던 책이나 리뷰했던 책은 거의 대부분 기억하고 있는 편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새로운 책을 내셨다는 소식을 전해 주더군요. 흐.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저자가 책 이웃들에게 자신의 책을 내며 신고식 하듯이 한 권씩 돌려보라고 주는 거. 잊지 않고 신간을 알린다는 의미가 남다르거든요. 그럼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알려야 정상이거든요. 1년 가도 책 한 권 안(못) 읽는 사람들에겐 책 소식이야 그냥 지나치는 꼭지 뉴스일 뿐입니다만, 독서인 이라면 특히 온라인에서 자주 뵙는 이웃의 책이라면 관심이 안갈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알려야 하죠. '앵두를 찾아라'라는 전작 책에서도 일부분에 걸쳐 영화 이야기가 잠깐 나왔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영화를 상당히 유심하게 보는 분이셨구나로 기억되었지요. 그런데 이제 아예 단행본의 책이 '고마워 영화'라니까 영화 이야기책이었으니까요.

 

기쁜 마음으로 책을 열었는데요. 목차에 나온 영화 제목을 보니 51편의 영화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내가 본 영화가 딱 한편뿐이었다는 부끄러운 사실입니다. 본 적이 없는 영화에 대한 글을 읽어서 감상할 재간이 없었다는 난감함이 먼저 휘감습니다. 그렇다고 일간 모두 한번 시청을 하고 나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 선 순서는 아닐까 했으나, 이 영화를 언제 다보겠는가 입니다. 최소한의 등장인물이나 스토리는 알아야 글쓴이의 공감이나 느낌 정도를 이입할 수 있을듯했습니다. 목록에 나온 영화도 안본 채로 책을 읽어 무슨 의미인지 알아먹을 수도 없었습니다. 물론 포탈의 검색하면 나오지 않을 영화가 없겠지요. 하지만 그런 피상적인 정보만 가지고 영화에 대한 감상글을 읽기만 했다 해서 쓸 수 있는 부분도 아니었습니다. 역시 예상대로 책을 다 읽고도 멍했습니다. 이런 걸 보고 읽어도 겉돈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흡사 기어가 맞물리지 않아서 동력이 전달되지 않고 겉돌듯이 말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영화 보러 간지가 언젠지 기억도 나질 않았습니다. 집 앞 걸어서 5분도 되지 않는 거리에 멀티플렉스 영화 상영관이 있습니다. 아주 가까이 있어도 최근 들어가 본 적이 없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5분의 거리가 50분처럼 멀리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게다가 요즘은 iptv로도 얼마든지 동시상영하는 영화도 볼 수 있죠. 그렇다고 영화를 싫어하는냐, 이것도 아니거든요. 가장 최근에 본 영화가 스타워즈 시리즈였던 걸로 기억납니다만, 영화도 대부분 sf류만 봤던 걸로 기억납니다.

 

핑계를 대자면 영화도 대부분은 여가생활의 일부분이라는 측면에서 영화보다는 사진을 담으로 나가기에 시간도 부족하고 휴일날 집에 있는 시간은 대부분이 책과 음악이 전부였으니 영화에 할애할 만한 시간 부족이 정확한 형편이었을 것입니다. 아는 분들은 알죠. 우리나라 근로시간이 세계에서 손꼽히게 길다는 거요. 늘 수면부족에 시달린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술집은 얼마나 많습니까. 하루의 피로를 술로 푸는 곳이 지천인데 그 시간에 영화를 보러 가겠습니까, 술 마시러 가겠습니까. 마찬가지로 독서율이 떨어지는 이유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먹고사는 일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해도 겨우 사는 마당에 놓은 처지에 영화가 웬 말인가. 혹은 연극이 왠 말이겠습니까. 하다못해 일 년에 딱 한편의 뮤지컬을 보러 가겠습니까. 그래서 어렵습니다. 결국 영화는 삶의 질적 수준에 걸려 있는 문제이기도 하거든요. 더불어 영화산업은 또 어떻습니까. 또 하나는 집 앞의 멀티플렉스형 영화 상영관이 대부분 할리우드 액션형 영화입니다. 이른바 돈 되는 영화만 상영한다는 점이죠. 느낌 쎄한 영화. 또는 예술성 담긴 영화의 상영이 거의 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얼마 전인가요.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뮤지션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러 멀리까지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밥 말리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였거든요. 네 상영관이 흔하지 않거든요. 영화 상영하는 곳은 많은데 정작 책에서 언급한 영화는 적습니다. 역시 영화의 상영관이 적으면 접할 기회도 당연히 줄어들 것입니다. 아마 우리나라 영화산업 대부분은 대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 그야말로 돈벌이 잘 될만한 영화만 만들고 상영관도 마찬가지로 도심의 노른자 땅에 거대 건물로 지어진 자본이 상당히 많이 들어간 상영관입니다. 영화의 다양성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고 보니 할리우드 액션 영화만 보게 되는 이치가 아닐까 싶어요.

 

심취라고 하죠. 마음 심에 취할 취. 즉 마음으로 취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배혜경 작가는 영화에 심취했거든요. 심취하면 감상의 디테일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곧 어떤 것에 대해 심취할 때 나올 수 있는 것이니까요. 아마 이렇게 위에서처럼 영화에 심취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나열했지만 이런 난관을 이겨 내고서 취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보입니다. 그래서 영화 감상글에서 인생의 자세를 취하는 모양이 보이는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심취하면 디테일하게 표현됩니다. 책에 취해야만이 책의 리뷰라도 쓸 수 있겠지요. 마찬가지로 제가 사진에 심취했으니 사진 책이면 닥치는 대로 보게 되고 사진 글을 쓸 수 있고 사진을 찍어 댈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눈치 깠습니까. 심취는 왜 하겠습니까. 심취는 결국 행복감의 전단계이자 조건입니다. 우리가 태어난 이유도 행복하라고 태어난 이유입니다. 사랑받기 위해서라고도 하죠. 그런데 행복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결국 심취였더군요. 문제는 이게 심취에 있어서 어떤 것에 심취하느냐가 관건이기도 하겠지요. 누구는 돈에 심취할 수도 있고 누구는 음악에 누구는 부동산과 주식에 심취할 것입니다. 여기에 이런 심취에 작가는 영화에 심취했던 결정적인 이유가 다름 아닌 것일 테니까요.

 

영화를 자주 보러 갈 분들은 공감대나 영화 주제의 연대감 형성차원에서도 영화책 한 권 보셔도 좋을듯 합니다. 책에서 영화를 통한 감성의 디테일이 어찌나 오밀조밀하게 나오든지 이 책을 읽은 느낌이었거든요. 그나 저나 책에서 언급한 영화들을 언제 다 접할 수 있을까요? 책을 읽고 숙제 받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일단 다 보긴 봐야 겠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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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7-12-07 1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 기쁘고 감사합니다. 보지 않은 영화라도 상관없이 사실 영화를 빙자한 나와 우리의 이야기로 보셔도 좋을 거에요. ^^ 제가 바라는 바이기도 하구요.

yureka01 2017-12-07 10:31   좋아요 2 | URL
네 저도 그랬습니다..

영화이야기를 통한 너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였음을 공감되더군요..

책에서 디테일하게 서술한 영화는 ..꼭 한 번 보고,
감상을 이입하고 싶더라구요.....^^..

cyrus 2017-12-07 1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리뷰를 안 쓴 지 오래 됐어요. 영화리뷰 한 편 작성하려면 적어도 영화 두 번 정도는 봐야 해요. 한 번 보고 영화 속 장면과 대사를 기억할 수 없거든요. 책을 더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정말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영화를 안 봐요. ^^

yureka01 2017-12-07 10:36   좋아요 1 | URL
물론이죠..
본문에서도 서술했듯이 어느 정도 심취가 있는 분야가 아니면
디테일하기가 상당히 어렵죠..
사이러스님은 책 심취였잖습니까요..ㅎㅎㅎ
저도 영화 좋아하는데 언제 같이 영화 한편 보러 갑시다.!~

2017-12-07 10: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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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7 10: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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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7 11: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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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7 11: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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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7 11: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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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7 11: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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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7 11: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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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7 12: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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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7-12-07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에 실린 영화 중 본 건 몇 편 안됐어요.ㅠ 그래도 프레님 글솜씨에 반해서 꼼꼼하게 읽고 있어요~^^

yureka01 2017-12-07 13:09   좋아요 0 | URL
같은 심정이네요.저도 많지가 않았으니죠..^^.

곰곰생각하는발 2017-12-07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래커 님과 사이러스 님의 공통점은 진지하고 성실하다는 점일 겁니다. 그래서 전 종종
두 분의 만남의 풍경이 궁금합니다. 언제 함 두 분 만나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도 알려주십시오.. ㅎㅎ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ㅋㅋ

yureka01 2017-12-07 13:13   좋아요 1 | URL
알라딘 계기로 만났으니 책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그저 알쓸신잡이 아니라 알쓸신책 이랍니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선한 책이야기..ㅎㅎㅎ
주로 책 리뷰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화제 꺼리죠..

언제 시간 나서 만나면 알라디너의 유쾌한 잡다스러운 책에 대한 이야기 리뷰 한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stella.K 2017-12-07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제 검색이 되는군요. 그동안 안 되서 좀 답답하긴 했는데.
저도 받고 두 꼭지 정도 읽었는데 반성을 많이했어요.
전엔 영화 리뷰 쓰면 당선도 되고 해서 비교적 꼼꼼하게 썼는데
지금은 대충 쓰거든요. 그나마 보고도 안 쓴 리뷰도 있고.
잘 써서 모아두면 이렇게 근사한 책으로 나올 수도 있는데.
전 뭐든지 끈기가 부족해 포기가 빠르죠.
제가 안 본 영화도 많아 다소간 공감력이 떨어질 수도 있는데
프레이야님 워낙에 글빨이 좋으시니 능히 그것을 뛰어 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yureka01 2017-12-07 14:23   좋아요 2 | URL
글은 며칠 전부터 써놨는데, 알라딘은 어제부터 검색되더군요..
교보보다 며칠 늦더라구요...
(알라딘 직원들은 교보보다 일처리가 늦나? 했습니다.혹은 출판사들이 교보를 먼저 거래해서 올리는 경우도 있다고..하더군요.)

영화 한편 한편 그때그때 글로 기록하지 않으면 한꺼번에 글쓰기가 전업 작가나 평론가가 아닌담에야 상당히 어렵겠지요..맞습니다.어제 포스팅하신 30년 끈기의 책도 있는데 말입니다..ㅎㅎㅎ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께서 영화에 관한 책도 많이 읽혀졌음 좋겠네요..^^..

강옥 2017-12-07 17: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 리뷰를 써본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대부분의 영화를 킬링타임용으로 보니 리뷰를 쓸수가 있나요 ㅎ
책을 정독하듯이 영화를 진지하게 봐야 할텐데.

수필세계사, 출판사가 대구에 있죠 아마. 홍억선 샘이 운영하시는.
대구가 문화쪽이 강세인 것 같아요. 전국 유일의 수필문학관도 대구에 있지요 ^^*
배작가의 책이 수필세계사 출판이라 문득 생각나서

yureka01 2017-12-07 17:27   좋아요 1 | URL
앗 유심히도 보셨네요..의외로 대구에 문화쪽 출판사가 몇몇군데 있더군요...
대형출판사에 비해 상당히 영세하지만 의외로 굳건하게 버티는 곳도 있으니 한편으론
독자로써 미안할 지경이라서요.
어느 시대든지 문화가 융성한 시대가 태평성대였으니
아마 요즘 어딜 가나 어렵다는 소리 심심찮게 듣고 있는데도 버티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 책을 계기로 IPTV 유료 영화관 가입하게 될듯합니다.
안보곤 못배기는 성미라서요..ㅎㅎㅎㅎ

2017-12-07 19: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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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8 09: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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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8 00: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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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8 10: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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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8 10: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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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8 10: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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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8 10: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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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7 18: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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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8 12: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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