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교류되어야 서로, 그래서 공의 감각을 말한다. 오늘이 5.18. 광주에서 죽어간 사람들을 위로하는 제삿날. 최근에 헬기에서 국민을 상대로 전투를 하듯이 기총소사를 했다는 뉴스가 나온 거 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무차별로 죽었는가 기막힌 현실이었을 것이다.

 

오늘 정부기념식이 있었다. 정부 기념식 보고 눈물 고인적이 없었는데, 내 살다 살다 정부 기념식보고 이렇게 마음 뭉클한 감정은 처음이다. 문재인, 그래 내가 왜 소위 빠돌이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인지를, 그는 교감과 공감을 안다. 아픔의 상처에 눈물 흘릴 줄 안다. 전직의 누구처럼 그저 세월호의 가식적 눈물에서 보이는, 눈물의 이후의 행태에서 눈물은 가치 하락일 수밖에 없다. 진정성이란 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저 행동에서 나온다. 유가족들에게 포옹하며 등을 도닥이는 그 마음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현실이 왜 괴로울까? 실제로는 너무 깊이 공감되니 괴로운 거다. 파렴치한처럼 넌 너고 난 나다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은 죽었다 깨나도 모르는 공감일 테다. 네가 아프면 마치 내가 아픈 듯이 눈물 흘리게 되는 전심은 이심이 되는 것. 심리학 이론이 전이라는 개념이 있다. 학습에서도 전이. 존재적 각성에서도 전이. 그러니까 전이는 심리적 상태가 퍼져 옮겨간다는 말이다. 이게 교감의 첫 번째 덕목이다. 이 전이가 되지 않는 것이 우리들이 아프게 사는 이유가 아닐까. 사람은 객체적이고 개별성이지만 우리는 이런 전이를 통해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교류가 되고 이야기를 하고 대화로써 시간을 엮어 나간다. 이런 전이가 부재할 때 세상은 탁하고 아픈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가 아닐까.

 

언제부터인가 혼자 하는 걸 차라리 낫다고 생각했다. 전이가 되지 않는 사회일수록 혼자 밥 먹는 사회다. 함께 먹고 함께 나눔을 가질 때 혼자서는 밥을 못 먹는다. 청와대에서 요리 비서가 차려주는 밥을 혼자 먹었을 그분이 떠오른다. 얼마나 공감력이 없던 것인지 행동에서 나오지 않는가. 우리들의 정서에는 아직도 혼자 먹는 밥.혼자 마시는 술을 그리 달갑지 않았다. 물론 나도 혼자 먹는 밥이 맛이 없고 혼자 마시는 술이 더 쓰고 독했다. 친구와 권커니 잔커니 하는 그 자리에서 나눌 수 있는 교감의 안주는 술맛을 더 배가시키고 밥맛을 더 밥맛답게 했다. 이렇게 우리가 가진 정서의 교감이라는 것은 사회성의 기본이자 첫째이다. 결코 혼자 밥 먹는 것은 단순히 먹는다는 행위로써 배고파서 먹는 1차원적이지만 함께 먹는다는 것은 나눠서 같이 먹는다는 공유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정서와 마음. 이 두 개의 교감도 마찬가지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우리는 전직 대통령 한 분을 자살로 잃었다. 연세가 많아 연로해서 이별하는 거야 어쩔 도리가 없는 삶이겠지만 이게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들었다. 결국 그를 함께 밥을 먹듯이 교감되지 못했던 그 아픈 실수를 배운 학습효과가 있다. 다시는 그렇게 잃고 싶지 않다는 각오와 각성. 그를 외롭게 두지 않겠다는 교감과 공감. 이것이 현재의 대통령을 지켜줘야 하고 이 지켜줌으로써 그의 원칙론이 한껏 힘을 받고 우리가 바라는 사회를 그를 통해서 실현하는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에서 그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게 된다. 누누이 주장했지만 사람의 마음은 행동에서 나온 것이라면 이 기준과 원칙에 맞게 그의 행동을 보고자 한다. 내가 생각하는 행동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에서 신뢰감이 쌓이고 믿음을 줄 수밖에 없다. 다짐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다짐을 뒷받침하는 기초가 되는 행동. 그래서 믿게 되는 것이야말로 내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자 원칙이다. 이런 기준에서 그는 틀리지 않고 있다는 것.

 

오늘도 참 가슴이 먹먹하다. 문재인대통령 당사자가 벌써 5.18 유공자라는 사실.

 

PS : 후문이 또 나온다.

안아주었던 분의 아버님 묘소까지 따라간 것은 더 놀랍다.

행사를 마치고 그냥 돌아 가지 않았다는 거.

결국 성묘까지 하러 갔다는 거,

또 울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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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11: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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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11: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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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5-18 11: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눈물이 계속 쏟아졌습니다...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함께 하는 마음이 먼저라는 것을 많이 느끼게되는 지난 일주일이었습니다...

yureka01 2017-05-18 11:56   좋아요 3 | URL
네 사람이 먼저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된다는 점이죠..

2017-05-18 12: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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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12: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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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12: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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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12: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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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7-05-18 12: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 진짜 이러다 정말 문빠 되겠습니다. 하하

yureka01 2017-05-18 12:50   좋아요 2 | URL
실수는 한번으로 그쳐야죠,,,
다시는 잃고 싶지 않아서요....

stella.K 2017-05-18 14: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거의 끝부분을 봤는데, 대통령께서 항쟁에 죽어간 꽃다운 젊은 청춘의 이름을 부를 때 마음이 아프더군요. 다들 20대 중반도 채 못 넘긴 사람들. 저는 그들의 거의 배의 삶을 살고 있는데 그들의 이름 하나 기억하지 못하고 살았구나 싶더군요. 뒤에 5.18둥이의 생전 보지도 못했을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읽는데 눈물이 주르륵...

yureka01 2017-05-18 15:30   좋아요 3 | URL
어찌나 울컥하던지요..
자신의 생일이 부친의 제사 기일이었으니 오죽 했을까요.
살면서 얼마나 회한에 사무쳤을런지 싶었습니다...

cyrus 2017-05-18 15: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503번이 물러나지 않았으면, 기념식이 엄숙하게 진행되지 못했을 거예요. 기세등등한 극우세력들이 민중항쟁을 왜곡 선동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yureka01 2017-05-18 16:27   좋아요 2 | URL
어느 동네는 한 집 건너 한 집에서 제사 기일이 같은 날 이라고 하더군요...
얼마나 기막히겠습니까요..

2017-05-18 20: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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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21: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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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05-18 2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9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절대로 결코 다시는 당신을 잃지 않은것이라는 다짐이였어요..

yureka01 2017-05-18 23:26   좋아요 1 | URL
네 학습효과....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란 각성....
물론입니다...

2017-05-24 15: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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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4 15: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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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4 16: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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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4 17: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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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4 21: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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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4 23: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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