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논어 읽기 - 현대 심리학의 눈으로 본 논어
김명근 지음 / 개마고원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에 영원한 초 베스트셀러 책이 있다. 직접 헤아려 볼 수는 없지만 거의 2000년 전 부터 다듬어 진 것이니 성경과 논어일 것이다. 그러나 베스트셀러보다 몇 곱절인 책이라도 읽히는 것은 상당히 못 미칠 것만 같다. 이제 누가 논어를 읽겠는가? 공자라는 성현의 그 시대와 지금의 시대를 비교도 할 수 없을뿐더러 그 때의 공자가 지금 세상을 봤더라면 어떠했을까? 오래전 조상들은 관직에 나가기 위해서라도 논어를 위시한 경전을 교과서처럼 공부하기 위해서 매일 접했던 책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논어를 이야기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그러니까 아직도 공자왈 맹자왈 식의 진부한 이야기로 급진 전락하기 딱 맞을 정도로 우리는 조상이 매일 공부했던 책을 버린 후세대가 된 것이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논어 따위를 거론 하느냐라는 핀잔을 듣기도 전에 외면 부터 당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읽은 책은 "이기적인 논어 읽기"라는 논어를 진화 심리학의 이론에 접목시켜 현대적으로 풀어서 진화적 이기라는 관점으로 해석이 상당히 흥미를 유발하였다. 해석 차원에서 현대 심리학에 진화론을 가져 와서 적용 시킨 점에서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자연적인 진화 과정과 심리학에서 생존이라는 결정적인 인자로써 작용했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시대는 변하고 사회적 구조 시스템은 공자가 살았던 2000년 전의 시대와는 물리적인 환경이야 당연히 다르다고는 하나 수천 수만 년 동안 걸쳐서 진화론적인 입장에서 인류는 여전히 그때의 삶의 생존이라는 메커니즘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 확실하다고 본다면, 이에 따른 논어의 이야기가 결국은 인간의 진화적 입장에서 성립된 삶의 방식을 이야기 한다. 아무래도 이 책을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이 읽었더라면 놀라서 자빠링할 뻔한 일이었을 것이다.


저자는 논어를 "욕망의 진화론"이라고 했다. 논어를 이기적으로 읽는다는 것은 욕망의 "충(忠)"이라고 여겼다. "욕망을 충실하게, 다가오는 욕망을 따르며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었다. 이 욕망에 충실하기 위한 논어. 이것이 이기적인 논어의 해석이었다."억만 장자도, 절대권력자의 독재자도 마음대로 살기는 어렵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한사람, 도덕군자의 상징인 공자는 이 욕망에 충실하게 살았다고 호언한다. 공자도 사람인데 욕망에 따른 고충을 겪지 않았을 리 없지만,, 수많은 욕망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조정하는 어떤 묘수의 경지, 즉, 욕망의 시대에 욕망을 달래는 일에 지친 현대인이 이기적으로 논어를 읽는 이유"라고 저자는 논지하였다.


이 책은 10가지의 논어의 주제를 가지고 이기적 해석을 나열하였다. 소유, 경쟁, 비교, 독선, 다름, 자존, 옳음, 곧음, 어짊, 배움. 이와 같은 주제는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간이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데 있어서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성을 구축해나감에 따른 생존적인 전략이었다. 어쩌면 한 종이 멸종하지 않고 번성하기 위한 자발적이며 자연적인 진화의 한 형태로써 설명한다. 이 주제에서 틀어지는 순간 야기되는 혼란과 절망이 인간의 생존에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명시한다. 소유와 경쟁. 비교와 독선. 다름의 자존. 옳고 어질고 곧고 바름의 배움이야 말로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불안을 제거하고 각자가 가진 행복의 소박한 삶을 유도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논어에서 공자의 글이 현대에 새롭게 해석돼야 할 명분이 생긴다고 보았다.


여기에서 특히 주목했던 부분이 있었다. 한나 아렌트(독일 태생의 유태인 철학자. 1906.10.14, - 1975.12.04 )의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에서 보면 독일 전범 재판에서 아이히만에게서 가한 그의 죄목이 눈길을 끈다. 평범하기 이를 때 없는 공무원의 죄는 다름 아닌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한 죄"라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적 논어 읽기에 있어서 인류가 가져야 할 보편적인 삶에 있어서 미래의 불안과 현실의 불만을 공자의 논어의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사유하고 그럼으로써 인류가 가진 스스로의 자기 학대에서 벗어남을 강조하는 것을 아닐까 하는 시선에 도달하게 된다. 종교와 자본과 사상 등으로 인류는 큰 위기에 직면하고 현대인은 앓아 아프고 상처 입어 아픈 증상은 전 지구적으로 도처에 깔려 있다. 병도 중증이고 질환도 급성으로 번지는 형국에서 2000년 전의 논어가 현대적으로 시사하는 바는 자못 준엄하기까지 하다. 특히 자기의 스스로 의심도 없는 맹목성에 대한 반진화론적인 사태는 인간이 지구 상에서 살아 가야할 존재적 근거를 사유하도록 요구한다는 측면에서도 특히 더더욱 그러하다.



시대는 과거를 자기식의 유리한 해석이다. 논어도 후세대들에 의해서 입맛대로 변용되어 왔다. 자칫 권력의 도구를 뒷받침하는 이론으로 수립되기도 했으며 현실 정치의 밑바탕의 역할도 했었다.  따라서 지금의 현실에 대한 논어의 해석 또한 저자의 논지처럼 이기적이라는 해석도 걸맞게 정립된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 이기적이라는 것의 관점은 인간의 번영과 확대가 순전히 개개인의 이기와 에고이즘에 기반을 둔 해석이 아님을 책을 통해 강변한다. 너무나도 이기적인 개인의 행태에 대한 반론적인 이기성에 주목하였던 이유이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논어에서 나오는 공자의 충은 권력에 대한 충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중심을 이야기 한다. 그 마음의 중심 잡기가 바로 충이었으며  이 충이라 함은 어짊과 바름과 곧음과 배움을 기반으로 한다는 이야기다. 권력의 개가 되라는 것이 아니었다. 따라서 아이히만의 충은 충이 아니었던 셈이다. 이 충의 바른 마음은 곧 사유를 통해서 배움을 실천하게 되어야 하지만 그는 곧이 곧대로 자발적인 개가 되어 버렸으니 얼마나 이 충이 후세대들에게 호도되고 왜곡 되었던 것인지 말해 준다. 결국 그들의 충으로 인해서 제국은 명말의 길로 가버린 것이 되므로 진화론적인 입장에서 이기적이지 못하다는 결론이다.



ps : 이 책은 서재 이웃인 김**님의 책 선물을 받고 꾸준하게 읽었고 다시 되세김질하는듯이 생각해 보는 리뷰로 간략히 정리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아직 이웃분들의 책이 대기 중이네요.


책을 읽고 후기 쓰는 행복감도 역시 좋습니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16-01-03 13: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에 선물받으셨다던 그 책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유레카님 좋은하루되세요^^

yureka01 2016-01-03 21:01   좋아요 1 | URL
감사히 읽게 되었습니다.논어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점이 상당히 읽기가 편했답니다..~~^^..

세실 2016-01-03 13: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기 많으신 유레카님^^
이기적 논어라 제목이 끌립니다.
논어는 한구절만 골라 읽어도 힘이 나지요.
물론 해석된 글로요^^

yureka01 2016-01-03 21:01   좋아요 1 | URL
현대의 이기성이라는 심리학적 해석이 아주 딱 들어 맞는 나사같았어요.
저도 올해는 채 선물 좀 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ㅎㅎㅎ

cyrus 2016-01-03 18: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논어》를 제멋대로 해석해놓고선 인문교양서적처럼 뻔뻔하게 내는 지식 사이비들보다 자신만의 해석을 `이기적`이라고 솔직하게 보여주는 저자가 더 믿음직스러워 보입니다.

yureka01 2016-01-03 21:03   좋아요 1 | URL
권력자의 이론가들의 논어 해석은 ㅎㅎㅎ공자선생이 봤더라면 기절할겁니다.
내가 언제 그러라고 하드나..라고 물을 것이 확실하겠다 싶더라구요...
아마도 저자는 공자 선생과 대화하면 참 재미나겠다 싶었습니다.~

AgalmA 2016-01-03 2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이기적 유전자> 생각을 했는데 서체도 비슷한 것이ㅎ, 진화심리학 연결을 해서 그런 제목이..공자의 내외적 다스림에 대한 뜻을 생각할 때 책의 관점이 흥미롭긴 합니다.

yureka01 2016-01-03 22:27   좋아요 2 | URL
해석이 상당히 재미나더군요.그런데 상당히 일리있는 이야기 였더군요.
이기심만으로 원시시대부터 인간이 존재 했더라면 인류는 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관계형성론이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