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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라이프 - 마지막까지 후회 없는 삶,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위한 인생철학
마크 롤랜즈 지음, 강수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저자 마크 롤렌즈는 <철학자의 늑대>를 통해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분이지만, 이번에 만나게 된 <굿 라이프>는 철학과 픽션의 절묘한 하이브리드라는 찬사를
받으면서 출간된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기대를 많이 하고 읽게 된 책이다.
철학하면
너무나 어렵고 고리타분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싶다. 하지만, 철학은
인류가 생존해 오면서 발전을 이룬 기본이며,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성찰을 해 볼 수 있는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철학관련 서적들은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책은 도스토예프스티의 소서 [백치]에 나오는 주인공인 ‘미시킨’의 죽음 이후, 그의
아들 ‘니콜라이’가 아버지의 기록을 정리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그런데, 그 기록물 하나 하나가 철학적인 것들이다.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존재에 대하여’는 왜 글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아래의 글로 보여 주고 있다,
“내 실제성을
부정할 확실한 근거가 없으므로 내게 이름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모든 단어들이 녹아 있는 하나의 말, 내 이름은 미시킨이다. 남은 것은 글일 뿐, 그 글을 이제 시작하려 한다.”
이렇게 글을 시작함을 알린 미시킨은 다음 장에서 실레노스를 불러낸다. 그러면서
인간은 태어나지 않았어야 했다? 라는 화두를 독자들에게 던진다.
그리고, 동물, 거짓말, 신, 대칭, 인격체, 선 등의 화두를 가지고 동정심과 낙태에 대해서, 그리고 윤리적인
것들에 대해서 예기해 주고 있다. 신은 없으면 안되는가? 라는
강렬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부자와 빈자, 그리고 규칙과
사고, 사랑 등에 대한 화두도 던지고 있다. 부의 분배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저자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랑에 대한 시각이 아닌 철학자의 시각임을 생각하면서 읽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죽음과 자살에 대한 부분은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묘미가 아닐까 한다. 언제나 생각해 보길 꺼려하는 이 단어들을 하나의 화두로 붙잡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한: 구원”
부분에서 만나게 되는 다음의 글은 또다른 울림을 준다.
한 알의 모래에서 세상을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라.
그대의 손바닥에 무한을 쥐고, 한순간에 영원을 담으라, - 윌리엄 블레이크 <순수의 전조>
‘죽음은 삶의 한계이므로 그 바깥에 있다. 따라서 나는 내 죽음을
이해할 수 없다. 타인의 죽음은 큰 어려움없이 이해할 수 있다. 왜냐면
타인의 죽음은 내 삶 속의 사건이기 때문이다.’
정말 죽음에 대한 명쾌한 정의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이 마지막 장을 통해 책의 처음에 나왔던 실존인물과 허구인물에 대한 생각으로 다시 돌아간다. 이 책의 관통하는 것은 아마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사유가 아닐까 한다. 우리가
존재하는 것인지, 존재한다면 그것을 실증할 것은 무엇인지,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존재하면서 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에 대한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니
말이다.
이
책을 통해서 철학적 사유의 유희를 즐길 수 있어서 무척이나 좋았다. 넘쳐나는 자기계발서나 재테크 관련
서적이 아닌, 이러한 철학관련 서적은 늘 먹던 음식이 아닌, 어느
여행지에서 처음 맛보는 음식과도 같다. 익숙하지 않은 맛에 약간 멈칫하게 되지만, 그래도 그 매력에 빠져서 다시 맛보게 되는 그런 것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통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