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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비즈니스에 철학이 필요한가 - 최고의 리더를 위한 경영 혁신의 인사이트
앤더스 인셋 지음, 이시은 옮김 / 책세상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원제는 Wild Knowledge, 야생적 지식이다. 영어로 번역하면 다소 의미가 모호하다. 그래서 출판사는 아마도 <왜 비즈니스에 철학이 필요한가>라고 의역을 한 것 같다. 아마 원제로 했으면 무슨 책인지 흥미를 끌지 못했을 듯 하다. 저자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즉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보거나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들을
찾아내는 사람들은 어디서든 야생적 지식을 찾아낸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강조한다.
저자
자신이 젊은 철학도 시절에 오래된 세계인 철학과 새로운 세계인 현재의 21세기 현실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고 이야기한다. 아마도 이것이 이 책의 한국 제목이 시사하는 바인 것
같다.
저자는
‘지금 아는 바와 원하는 바를 잊어라’고 외친다. 그래야만 새로운 모델, 아이디어,
구조 등의 야생적 지식을 받아들일 여지가 생긴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야생적 지식은 비밀처럼 숨겨진 채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한다. 야생적
지식은 인식의 변화이고, 알면서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야생적 지식은 뻔히 눈앞에 있지만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숨어 있음을 강조한다. 그 강조는 다음의 글로 이어진다.
“진정한 성공은
지식의 무의식적인 상태와 지혜의 의식적인 상태 사이의 사각지대에서 발견될 것이다.”
이어서 저자는 이러한 야생적 지식을 위해서 우리들에게 ‘실행’을 해야 함을 이야기한다. 마음 놓고 시도할 수 있는 안전지대를 확보하고, 야생적 지식을 길들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러한 실행을 함에 있어서,
‘베끼고 훔치라’는 이야기를 한 다음에, 세렌디피티를
이야기하면서 우연한 행운이 어떤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아마존닷컴의 창립자 제프 베조스, 워렌 버핏,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의 말들을 듣다 보면 정말 세렌디피티가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알게 된다. 그리고, 3M의 포스트잇, 페니시리린을 발견한 플레밍을 이야기하다 보면, 세렌디피티는 야성적
지식을 구하는 데 꼭 있어야 하는 것 중의 하나인 것 같다.
그런
다음 저자는 모델과 방법론의 실패에 관한 기본적인 조언을 하는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정말
실패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 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 보고, 실패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꿈과
몰입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만나게 되는 빈센트 반 고흐의 이야기에서부터, 무위(無爲) 상태를 읽다 보면, 저자의
폭넓은 식견에 감탄하게 된다. 그러면서, 몰입이 과연 야성적
지식을 찾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저자는
꿈, 몰입 상태의 유지, 계속(반복해서) 시작하기, 세렌디피티
등 이 모든 것이 결합되면 아이디어가 실현된다고 여기서 이야기하고 있다. 정말 아이디어가 어떻게 실현되는지
너무나도 명쾌하게 밝히고 있다.
다음으로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집중과 단순성은 또 한 번 더 나를 이 책의 매력으로 빠져들게 했다. 다음의
한 문장으로 이 부분을 요약할 수 있을 정도이지만, 그 함의는 향기가 가득한 화원에 들어선 느낌을 준다.
“21세기에 단순성보다 더 복잡한 것은
없다.”
여기서 저자는 소셜미디어에서의 단순성을 이야기하는데, 조금 뜨끔하였다.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고 좋아요를 누르는 것이
정말 우리에게 생각의 결여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닌지 하고 말이다.
집중과 단순성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저자는 ‘인지도 x 신뢰도 = 관심’이라는 등식을 도출하는데, 참으로 흥미롭다. 이어서, 속도를 더 빠르게 올리자고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다소 뒤통수를
맞기도 했지만 말이다. 집중과 단순화, 실행을 이야기하며
여기까지 와서 저자는 이제 속도를 낼 차례라고 이야기하니 말이다. 창업가와 기업은 속도에 투자해야 하며, 빅데이터가 아니라 적절한 데이터를 찾아야 한다는 지혜의 조각을 던져주고 있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무언가 섬뜩함을 느끼게 되어 뒤통수를
맞았다는 표현을 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완벽성을 추구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나는 다시 한 번 경영학의 대가 톰 피터스의
지혜를 만나게 된다.
‘누구든지 가장 많이 시도하는 사람이 승리한다’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명쾌하다. 야성적 지식을 찾기 위해서 우리는 집중과 단순화, 실행을 해야 하며, 이제는 속도를 그 어느 때보다 올려서 빨리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저자는 우리를 ‘가치와 감정’이라는
주제로 우리를 안내하면서, 칸트의 ‘정언명령categorical imperatives’를 이야기한다. 핵심 3요소로 ‘공감능력Empathy, 겸손함Humility, 정직성Honesty’을 이야기한다. 너무나 뻔한 것을 핵심 3요소로 들어서 실망스러울 것 같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야성적 지식을 향해 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중에서 공감능력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공감 능력이 있는 기업은 ‘브랜드의
배경 스토리를 판매한다’라는 부분이 눈에 확 들어왔다. 그리고, 저자가 이 공감능력을 강조하는 다음의 구절은 정말 뇌리를 때린다.
공감능력은 더 이상 ‘소프트
스킬’이 아니라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21세기의 중요한 자질이다.
그리고는 저자는 우리들로 하여금 ‘자신의 만트라’를 찾으라고 강권한다.
선불교에서 듣게 되는 만트라를 이 책에서 보게 되니, 저자의 식견에 다시 한 번 놀람을
금할 수 없다. 최근에는 점점 더 많은 서양의 책들에서 이러한 만트라,
마음챙김, 명상 등을 보게 되는 듯 하다.
저자는 기업에서 진짜 해야 할 일로 만트라를 정하여 기업 내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한다. 기업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를 두 세 단어로 표현하라고 하니, 정말 이것도 단순성이 연결되는 부분인 것 같다.
“기업의 일은 한
단어로 요약된다. 바로 멘쉬다.” 라는 문장으로 기업의 심장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기업의 문화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강한 문화는 강한 사람들에서 나온다는 지혜를 들려준다. 결국에는 사람이다. 역시나 사람이 모든 것의 원점이 된다. 그래서, 저자는 멘쉬라고 요약한 것 같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은
변화를 앞질러 사고할 것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철학은
삶의 기술과 생각의 기술로 나눌 수 있으며, 철학이 우리 삶을 바로잡는 길로 안내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이야기한다. 정말 철학자가 내다본 미래, 앞으로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미래는
이러하구나 하면서 감탄하면서 읽게 된다.
그리고, 저자는 맺음말에서
그 어느 시대보다 철학이 필요한 시대에 우리들은 살아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과거의 철학을 미래의 과학
지식 및 기술과 접목시켜서, 앞으로 발전하는 세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이다.
정말 광범위한 철학적인 사유와 비즈니스, 현대 사회의 실상들을 같이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책이다. 너무 많은
것들을 다루다 보니, 일관성이 없어 보이기도 하다. 그리고, 책의 후반부는 너무 급하게 마무리 한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철학을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와서 던지는 인사이트는 강력하다. 그러하기에, 이 책과 더불어 철학적 사유를 하는 이 밤이 기쁘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얻게 된 인사이트를 어떻게 나의 삶과 경영에 접목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또한 흥분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