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내가 죽었다 - 끌로드씨의 시간여행
이즈미 우타마로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1년 9월
절판


측백나무에 둘러싸인 조금 높은 묘지에서 조용한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다. 조문객 맨 끝에 줄을 서서, 나는 나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로 시작되며, 끌로드씨는 자신의 장례식을 지켜보고 있다. 지켜보고 있는 것은 끌로드씨의 영혼. 그리고 그의 곁에는 세명의 천사가 함께 그 모습을 지켜모고 있다.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가는 그곳에서 끌로드 씨는 세명의 천사와 함께 죽어서 거꾸로 자신이 살았던 '끌로드의 인생회상 체험기행'을 시작한다.

삶에서 중요한, 자신이 하고자 하는 꿈과, 영혼속에 깃든 그 사람만이 하고자 하는 빛을 발견해내는일. 그리고 그것을 삶 속에서 실현해내고 찾아내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끌로드씨의 인생 회상 체험기행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끌로드 씨는 그림을 좋아하는 소년이었고, 화가가 꿈이었지만, 형의 그림자에 감추어져 부모님으로부터 그 꿈을 꺽여버렸고, 결혼하고, 아내와 딸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만 했다. 물론 그것은 그녀의 아내도 마찬가지였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다 자신의 꿈을 스스로 접어야 하고, 또는 그 꿈을 찾지 못한 사람도 수 없이 많다. 그것을 어떻게 찾아야 할 것인가. 어떻게 그 기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지,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죽고 다시 태어나고, 또 죽고 또 다시 태어나고.. 수없이 많은 횟수를 더해가며 찾기도 하고 또 잃어버리기도 하는 존재의 꿈들. 끌로드 씨는 이 체험기행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기회를 잡아야 했었는지, 알게 되지만, 그가 다시 태어나면 또 잊어버리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이야말로 영혼이 점점 더 깊이를 더해가는 시간들이 아닐런지.. 끌로드 씨는 또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스토리만 본다면 조금 유치할수도 있는데, 전혀 그런 생각 없이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읽은 책인것 같아 조금은 의미 있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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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6일 - 유괴, 감금, 노예생활 그리고 8년 만에 되찾은 자유
나타샤 캄푸쉬 지음, 박민숙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9월
절판


지금 내 앞에 인간성이 결여된 한 인간이 서 있었다. 겉모습은 부서질 듯 보이고, 그의 눈빛은 한 연햑한 인간을 향하고 있었다. 현실 세계에서는 낙오자이며, 작은 아이를 억압하는 것으로 힘을 과시하려는 인간. 연민을 느끼게 하는 광경이었다. 나에게 자신을 "주인님"이라고 부르라고 강요하는 철면피 같으니라고!-127쪽

어쩔 수 없이 강요된 삶에 가능한 한 만족하려고 노력했지만, 항상 쉬운 일은 아니었다. 범인의 통제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인터폰을 통해 들리는 그의 목소리가 내 신경을 긁었다. 마치 사람들이 나의 모든 행동을 지켜보는 가운데 유리 상자에서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146쪽

범인이 끔찍한 범죄라는 우회로를 거쳐 그의 작은 세계, 행복한 세계,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있는 그런 세계를 창조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절대 그것을 이룰 수 없었기에 누군가에게 그 세계를 강요하고 그 목적에 맞게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다.-151쪽

이 사회는 볼프강 프리클로필과 같은 범인을 필요로 한다. 그 사회 안에 존재하는 악에 형상을 부여하고 그 악을 자신으로부터 분리해내기 위해서, 사회는 지하감방과 같은 배경을 필요로 한다. 폭력이 그 파렴치하고 악랄한 얼굴을 무수한 방이나 앞마당에서 드러내는 광경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범죄의 수많은 익명의 피해자들, 아무리 도움을 요청해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희생자들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나와 같은 엽기적 사건의 피해자를 교묘하게 이용한다-2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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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6일 - 유괴, 감금, 노예생활 그리고 8년 만에 되찾은 자유
나타샤 캄푸쉬 지음, 박민숙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9월
절판


이 이야기가 실화라니, 믿기가 너무나 힘겨웠다. 책 표지 여자의 사진은 그냥 가상의 인물을 찍었거니 라고 생각하면서 처음에는 그 눈빛에서 뿜어내는 알 수 없는 강렬함에 몸이 떨렸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표지를 장식한 그녀는 이 실화속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저 알 수 없는 눈빛의 강렬함은 그래서였구나. 라고.. 이제야 수긍을 할 수 있었다. 1998년 3월 2일 열 살의 나타샤 캄푸쉬 여자아이는 등교길에 서른살의 한 남자에 의해 납치를 당한다. 그리고.... 8년. 정확하게는 3096일동안 범인의 지하방에 감금해 있었다. 그리고 그 믿기지 않는 시간들의 일들. 읽으면서도 감당하기 힘든 그 일들 때문에 숨이 턱턱 막혀 왔다. 그리고 드디어 2006년 8월 23일 그녀 스스로의 힘으로 자유를 찾게 되고, 그녀 스스로 이 책을 펴내게 되었는데, 표지 사진까지 널리 보여주다니.. 그녀의 대단한 용기에.. 놀랍기만 하다.

엄청난 실화. 이 이야기의 시작은 바로 납치된 이야기로부터 시작할거라 생각했던 나의 예상을 깨고, 조용하게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와 가족과 함께한 시간들로 시작된다. 10살의 그녀는 보통보다 통통한 아이였고, 이쁜아이도 아니였다. 범인은 등교하는 이 아이를 자신의 차에 태워 납치한다. 납치후 이 아이가 범인에게 물었던 최초의 질문이 또 나를 놀라게 했다. 나타샤는 범인에게 이렇게 물었다.
"신발 사이즈가 얼마야?"
"나를 강간할꺼야?"
납치된 그 순간 한 최초의 질문으로 보기에는 얼마나 당돌한 아이인가? 신발 사이즈를 제일 먼저 물어본 것은 나중에 범인을 찾기 위해 경찰에게 말할때를 위해서였다. 그렇게 나타샤는 범인 프리클로필의 지하방에서 8년을 보내게 된다.

아이의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기 위한 것도 아닌, 10살의 여자아이를 납치한 이유는 무엇이었던가? 범인 볼프강 프리클로필은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타샤는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그의 악한면과 선한면을 모두 보았다고 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들이 보낸 이야기들을 보면 너무도 잘 알 수 있다. 5평방 미터의 방에서 범인은 나타샤와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었으며, 게임을 하기도 했다. 나타샤가 부모님을 그리워할때면, 너의 부모님은 너를 생각하지 않아. 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마음대로 나타샤가 하길 바랬으며, 심한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

나타샤는 어땠을까.. 어린아이들이 자신의 부모가 가끔씩 때려도 그 부모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처럼, 나타샤는 자신도 그 범인을 증오했지만, 자신이 그곳에 갖혀있는동안은 오직 프리클로필 단 한사람밖에 없었기 때문에 자신에게는 중요했다고 말했다. 8년의 시간. 감히 상상도 되지 않을 시간인데, 무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악몽이었다. 범인이 한 순간 나타샤에게 눈을 떼었을때, 용기를 내어 밖으로 뛰쳐나와 길가는 세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을때, 그들의 반응에 또 한번 경악했다.

나타샤에게 세상은 그 작은 지하방을 나와도 똑같았다고 얘기했다. 그런 그녀가 이렇게 용기있는 결심을 하고 사진을 찍는다는게, 소인인 나로서는 대단하다. 라는 말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범인이 저지른 죄는 정말 크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안타깝다..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인지. 범인도 그렇고 나타샤는.. 더 말해 무엇하랴.
이 일이 실화라서 더 끔찍하고, 엄청난 일을 겪은 그녀에게 이 세상에 나와서 더 큰 속박보다, 더 큰 자유를 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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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사랑한다 2
김이령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1년 8월
구판절판



린은 어떻게 되었을까? 죽은 것인지? 자신이 믿었던 오래된 친구이자 왕인 원에게 죽을만큼 상처를 입은 후 그의 종적이 묘연해졌다. 그리고 산은 어떻게 되었는지? 그것이 몹시도 궁금해 내달아 읽었는데, 린에 관한 이야기는 2권의 끝에서도 보여주질 않는다. 3권에서 시작하려나 보다. 그가 어찌되었는지. 권력이란 것이 그래서 무서운 것인지 모르겠다. 백성을 위한 정치를 위해 그토록 노력한 원이었지만, 왕의 자리에 올라앉자 한순간에 그는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된다. 다른 정치인들과 똑같이. 아니, 어쩌면 더 잔인하게 권력을 행사하게 된다. 하지만 왕인 원이 어떻게 변한것을 알게 된 그를 믿는 충실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등을 돌리게 된다.

원은 산을 궁 깊숙한 곳에 숨겨두고, 자주 그녀를 찾아간다. 그리고 계속되는 거짓말. 거짓말들. 하지만 원의 명령에 따라 산을 지키는 원의 하수 진관조차도 원의 실체를 알게 되고, 산이 도망가도록 도와주게 되고 마는데.. 과연 도망간 산과 그리고 종적이 묘연한 린은 다시 만날수 있을 것인가? 물론 당연히 스토리상으로는 만나게 되겠지만 그 두사람이 어떻게 만남을 이어가고, 원과의 우정은 어떻게 회복될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3권으로 빨리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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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사랑한다 2
김이령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1년 8월
구판절판


그의 미소가 묘하게 뒤틀렸다. 미소 속에서 뒤틀려 비명을 지르는 속내가 보인다. 질투와 우정과 사랑이 뒤범벅된 혼란의 도가니 속에서 피어난 독점욕. 그는 세간에 퍼진 찬사와 다르게 사랑을 나누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연민을 품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그들을 감싸는 모습은 그의 실체의 일부분, 일부러 보여 주려 드러낸 단면에 불과했다. 진짜 그는, 긴 송곳니를 감추고 있는 푸른 늑대 중에서도 가장 음흉한 짐승으로, 모든 관심과 애정과 찬미를 독차지하고 모든 이들을 손끝으로 관장해야 직성이 풀리는 압제자였다-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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