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힘껏 껴안다 - 러블리 온 더 산티아고
문종성 지음 / 어문학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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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란 누군가의 사상이자 인생이잖아? 그러니까 저자와 대화하는 거랑 별반 다를 게 없어. 그 세계는 정말 놀라워. 책을 읽다가 그다지 관련 없을 것 같은 두 분야의 연결점을 찾았을 때나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희열감은 정말 짜릿하지. 생각해봐. 모르고 죽는 것만큼 억울한 게 또 어디 있겠어?-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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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한 끼의 간식
박지숙 지음 / 지훈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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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5개월이 지났다. 살림이라고는 '살'자도 몰랐던 나는 어느새 끼니때가 다가오면, 오늘 반찬은 뭐할까. 국이나 찌개없이는 밥을 안먹는 신랑 덕분에 매끼 국과 찌개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간식 고민. 주야간 2교대로 일하는 신랑은 퇴근하면 시간이 애매해서 간식을 챙겨줘야 했다. 초반에는 실패와 실패를 거듭했다. 저녁먹기 전 간식을 너무 부담되게 준비해서 저녁밥맛이 없는가하면, 완전히 시도하지 않은 메뉴를 한답시고, 시도했다가 실패보기도 일쑤. 약 5개월 지나니, 이제 조금은 매끼니 반찬걱정, 국걱정, 찌개걱정도 조금 덜하게 되었고, 특히나 간식은 아직도 조금 다양한 메뉴를 하려고 하니 고민도 됐지만,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났다.

저자는 역시 주부였구나. 싶었다. 지금에서야 간식을 후딱후딱 어느정도 빠른 시간에 만들게 되었지만, 초반에는 간식 만드는 시간이 2시간 넘게는 기본이었다. 그러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정식 밥을 준비하는데 2시간이 걸린다 해도 스트레스였을 텐데 매일 매일 준비하는 간식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리니.. 근데 이 책에는 정말 간단간단한 레시피들뿐이었다. 완성된 간식들을 보면 우와~~ 라고 탄성이 터져 나오는데, 레시피를 읽다 보면, 정말 간단하다.


첨부한 사진들은 내가 만든 신랑 간식들~ 이 책을 통해서 도움을 받은 것들도 몇개 있다. 소중한 한개 한개의 레시피들이 앞으로 신랑의 살찐(마른 체질이라..^^) 살들이 될 것임을 굳게 믿으면서.. 그리고 나의 간식 스트레스를 벗어나고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 주방에서 나와 죽 함께할 책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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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의 도시 사계절 1318 문고 90
장징훙 지음, 허유영 옮김 / 사계절 / 2014년 1월
절판


사람의 기억이란 참으로 이상한 것이다. 뇌를 기억을 담아 놓는 서랍장이라고 치자. 버스 번호나 전화번호처럼 매일 쓰는 기억들은 속옷을 넣어 두는 서랍처럼 열자마자 원하는 걸 찾을 수 있다. 어떤 기억은 다른 기억에 치여 거의 열지 않는 서랍에 쑤셔 박히는데 그런 잡동사니 같은 기억이 점점 많아지면 나중에는 서랍 밖으로 불쑥 비어져 나오거나 서랍 뒤 컴컴한 틈바구니로 떨어지곤 한다. 그러면 서랍이 닫히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서랍 뒤에 물건이 끼어 있다는 걸 발견하는 것이다.-28쪽

음악이란 아주 기묘한 것이어서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을 사방으로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음악을 틀어 놓으면 사방의 벽이 저절로 뒤로 밀려나 그안에서 숨을 쉬고 돌아다니는 것이 훨씬 더 편하게 느껴진다. 그런 오후는 느른하고 평온했다. 음악을 듣다 보면 이 냄새 고약하고 지저분하고 비좁은 골목 뒤로 햇빛 찬연한 바다가 펼쳐져 있고 그 바다도 나와 함께 음악에 맞추어 일렁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3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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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의 도시 사계절 1318 문고 90
장징훙 지음, 허유영 옮김 / 사계절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두툼한 책을 지루하지 않게 끝까지 쉼없이 읽어 내려갔다. 스릴러 책도 아니었고, 탐험소설도 아니었고, 전체적으로 보면 조금은 지루할수 있었을 스토리인데도 이상하게 집중되는 매력이 있는 글이었다. 책의 저자인 장징훙 씨는 고등학교 선생님이라고 한다. 선생님의 자리에서 한참 사춘기인. 자신의 제자의 입장인 고등학생 2학년의 시선에서 책을 써나간다. 매일 보는 학생들이라 그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는건지도 모르겠지만, 고등학생에 다니는 남학생의 시선으로 쓴 책이 고등학교 선생님이라니. 참으로 아이러니 하면서도 놀랍다. 책을 읽다보면 무수히 선생님들에 관한 곱지 않은 시선들을 읽을 수 있었는데, 다른 선생님들로부터 질타를 받지나 않을런가 살짝 걱정스럽기도 했다.

17살인 고등학생 2학년 우지룬. 큰아버지네 댁에서 살고 있는 아이. 문제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밝은 아이도 아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거의 누워있다시피 오는 아이였다.
학교에서 우지룬은 친구도 없었고, 선생들은 그를 싫어한다. 겉과 속이 다른 가증스럽다고 여겨지는 선생들에게 회의를 느끼고 게임기를 끼고 사는 친구들에게서도 그렇다. 그러던 중 수위실에 책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수위실 영감을 알게 되고, 학교안에서 수위실만이 그가 좋아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교가 아닌 밖에서 수위실 영감의 낮뜨거운 현장을 발견하고. 그 역시 발길을 끊는다.

교실에서 폭죽을 터뜨렸다는 누명을 쓰게 되고, 일이 벌어지게 되면서 우지룬은 스스로 학교를 나오게 된다. 그리고 잘 보살펴 주던 큰아버지 댁도 나오면서 가출 아닌 가출을 하게 된다. 퇴학을 한 친구 아카오의 소개로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사회로 뛰어 들게 된다.

책의 제목이 '모텔의 도시' 이고 소개글에서 모텔에서 일하는 우지룬의 이야기가 나와서 주 이야기가 그곳에서 일하면서 생긴 여러가지 일들 쯤.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우지룬이 모텔에서 일하면서 그 관련 이야기들은 책의 4분의 3 시작에서 나온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조금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책의 제목을 조금 소홀히 다룬것이 아닌가 하고. 레스토랑에서 일하게 된 우지룬은 세상으로 잘 적응해 간다. 그러다 모텔보이로 일하면서 자신이 학교에서 본 선생님들을 그곳에서 보며, 더 회의를 느끼고, 믿었던 친구가 자신의 엄마를 사촌누나로 소개한 것에 대해서 회의를 느낀다.

고등학생 2학년생의 아직은 서툰 세상으로 나온 이야기. 그리고 방황하는 십대의 이야기를 담은 책. 조금은 처질수도 있는 이야기였는데, 쉼없이 읽어 내려갈수 있었던 것은 작가의 글 솜씨 덕분이었을까? 번역하시는 분의 솜씨 덕분인걸까. 작가의 다음 책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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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른이 좋다 - 행복한 서른을 찾아 떠난 인도.네팔 그림 여행기
최창연 지음 / 넥서스BOOKS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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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30대가 좋기도 하지만, 지나간 20대의 시간들이 솔직히 그립다. 현재의 30대의 좋음보다도 20대의 청춘의 시간들로 다시 돌아가고 싶고, 마냥 그때로 가면 해보고 싶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후회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작가 최창연씨가 한달동안 북인도와 네팔을 여행하며 느낀점을 엮은 책으로 여행에세이 정도 되겠다.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그녀의 성격이 나와 상당히 비슷했다. 어떤 일에서나 용기를 잘 내지 못하는 것도 그렇고, 선택을 확고히 내리는 일에서도 그렇고, 마음 내키지 않거나 미안스러운 일에 버럭버럭 화를 내버리는 것도 그랬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글들이 상당히 솔직하고 가식없이 담백한 글로 다가왔다.

인도는 나에게도 삶이 끝나기 전까지는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인데, 아직 해외여행은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해외에 나가면 혹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는 않을까? 라는 내 성격의 용기없는 망설임이 나를 붙잡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30대이건만 비행기도 딱 한번 타봤다. 제주도에 가봤을때. 제주도도 딱 한번 가본것이 전부이다. 그런 나에게 인도에서의 한달을 보여준 이 책은 로망이자, 부러움. 시샘. 그 전부였다. 에세이를 읽는 것이 아니라, 소설을 읽어 내려가는 것처럼 죽-죽- 읽어 내려갔고, 그녀의 그림과 사진을 훔쳐보느라, 시간 가는줄을 몰랐다.

창연씨는 인도를 책으로만 접하다, 인도에 첫발을 내딛은 순간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책에서 보던 인도와는 너무도 달라서. 하지만 점차 인도의 매력에 빠져 들게 되었다. 인도는 특히 영화의 나라라고 해도 될 만큼 영화를 세계에서 제일 많이 만드는 곳이라고 한다. 할리우드가 아니라 인도라니. 일년에 두세번 정도 인도 영화를 찾아보고는 하는데, 솔직히 헐리우드의 화려한 액션신들이 난무하는 영화들보다는 잔잔한 영화들이 거의다. 하지만 인도 영화는 뭐랄까. 감성들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감성이라고 하면 맞지 않을 것 같고, 인도의 감성이라고 해야 딱 맞을것 같은데,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할것 같다.

여행지에 대한 역사적 이야기들도 간간히 빼먹지 않고 곁들여 있어서 읽는 내내 지식도 함께 해서 참 좋았다. 그녀가 맛보았다는 달달한 짜이와, 고소하고 담백한 도사도 군침돌도록 맛보고 싶었다. 나도 언젠가 인도 여행을 하게 되면 꼭 맛볼 것이다. 아니, 맛보게 되겠지?

행복했던 그녀의 여행이 끝났지만, 곧 다시 용기내어 시작될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행복했던 글들과 그녀의 그림과 사진들을 또 다시 만날날을 기다리며.. 나도 용기를 내보아야 겠다. 아! 그리고 그녀의 외침. 인도여행을 갈때는 팬티는 검정색으로 준비하시라. ㅋㅋㅋ


어쩌면 나는 외로웠던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발을 밟거나 털썩 어깨를 부딪히고 난 뒤에도, 사과 한마디 없이,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바삐 발을 움직이던 서울 사람들 틈에서, 어쩌면 나는 외로웠던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그래서 남들은 부담스러워서 싫다는 저 인도 사람들의 눈빛이 반가웠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p.46)

사막의 별은 수가 적었지만, 온 힘을 다해 반짝이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수가 아니라 반짝인다는 것이다. 삶을 지탱하는 것은 크고 어마어마한 것이 아니라, 이런 작은 순간들인지도 모른다. 따뜻한 말 한마디, 손 편지, 노래 한 구절, 우연히 만난 친구 그리고 조용한 사막의 새벽, 그 반짝이는 순간들이 삶으로 흘러들어 영혼이라는 뿌리에 힘을 실어준다.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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